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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사랑이라는 죄로: Chapter 341 - Chapter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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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화

유리 파편은 곧 유시아의 손바닥을 뚫고 들어왔다.피가 낭자해지면서 유시아는 밀려오는 통증에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임재욱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두 눈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칼날을 은근히 숨기고 있으나 놓으려고 하지 않았다.그저 덤덤한 목소리로 명령만 할 뿐.“유시아, 당장 손 놔.”그러자 유시아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입을 열었다.“목숨은 목숨으로 갚아야 한다고요.”말을 마치고 유시아는 뒤로 물러서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도움을 원하는 그녀의 시선에 사람들은 그제야 정신이 들면서 서둘러 다가왔다.임재욱 손에서 남은 유리 파편을 빼앗아 오고 그를 한쪽에 있는 소파로 끌고 갔다.그렇게 더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누군가의 전화로 도승우는 병원으로 실려 갔다. 머리에 피가 낭자하고 의식도 잃은 채로.도승우 곁을 따르던 이들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임재욱을 보더니 밖으로 나가서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그러고 나서 클럽 직원에게 치우라고 지시까지 내렸다.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고 들어온 임청하는 아수라장이 된 룸 안을 보게 된다.화려했던 불빛들은 모조리 사라진 채 흔히 볼 수 있는 조명이 룸 안을 밝게 비추고 있다.임청하는 주위를 살피다가 베이지 컬러 소파 옆에 피가 낭자한 것을 보게 된다.화들짝 놀라며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어머, 서준아...”놀라워 마지 못할 때 한서준이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만 집에 가자.”“갑자기? 무슨 일인데?”임청하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채 한서준의 옷을 살펴보기 시작한다.“넌 아니지?”한서진은 그런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말한다.“쉿, 일단 집에 가자.”룸에서 나오고 나서야 한서준은 조금 전의 일을 임청하에게 알려 주었다.“네 오빠 말이야 보기보다 꽤 순정남 같더라.”“그럴 리가.”임청하는 입을 삐죽거리며 덧붙였다.“순정남이었으면 유시아랑 저렇게 어울려 다니지 않겠지. 유시아도 참 왜 저딴 놈이랑 어울려 다니는 거야? 나라면 바로 차버렸을 건데. 절대 내 인생에 들어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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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그게 어딘데?”“우리 집.”임청하는 한서준을 바라보며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대답했다.“갈 수 있어.”...같은 시각, 룸 안에서.피가 낭자했던 바닥은 직원의 힘으로 어느 정도 깨끗해 졌다.많은 이들이 임재욱 곁에서 그를 달래고 있다.“원래 그런 놈이잖아. 그만 화 풀어.”“그래. 이미 화도 풀었고 정월 대보름에 이딴 일로 기분 잡치지 마.”임재욱은 피곤한지 소파에 기대어 미간을 찌푸렸다.이때 문득 무엇인가 떠오른 듯 고개를 번쩍 들어 주위를 살폈는데 유시아가 보이지 않았다.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이 즉시 자리에서 일어서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클럽 입구에 이르자 경찰차가 우르르 몰려드는 곳이 보였다.앞장선 경찰이 급히 달려 나온 임재욱의 앞을 막아선다.“임재욱 씨 되십니까? 폭행 사건이 있었다고 신고받고 왔습니다. 경찰서로 가셔야 하는 데 협조 부탁드립니다.”임재욱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경찰차에 올랐다.경찰차가 달리는 반대 방향으로 유시아는 다친 손을 부여잡은 채 병원을 찾고 있다.이곳은 재벌과 같은 상류 계층만 사는 동네로 버스도 택시도 없다.게다가 이쪽 동네는 처음이라 길도 제대로 모른다.그냥 멍하니 닥치는 대로 걷고 있는 것 뿐이다.텅 빈 거리를 유시아는 그렇게 외롭게 한참을 걸었다. 걷는 동안 개인 병원을 보긴 했으나 늦은 시간이라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다.멀지 않은 작은 광장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었다.명절이라 길거리에 있는 매점들도 모두 예쁘게 장식까지 했다.하지만 오직 사람만이 없다.정월 대보름이고 온 가족이 모이는 날이니 의사도 일찍 퇴근한 모양이다.유시아는 고개를 들어 조금 전 그들이 터뜨린 불꽃을 바라보았다.예쁘고 화려한 불꽃을 보면서 입꼬리가 올라갔는데 씁쓸하기 그지없었다.시끌벅적하고 화기애애한 정월 대보름에 혼자 외로이 서 있으니 말이다.가로등에 비친 그림자만이 유시아의 곁을 함께 하고 있다.그렇게 40여 분을 더 걷다가 마침내 택시에 오르게 되었다.유시아는 임재욱의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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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유시아는 핸드폰을 잡고 무언가를 길게 써내려갔다.그러고는 거듭 심사숙고하더니 다시 한 글자 한 글자씩 지우고 심지어 용재휘의 연락처를 차단하기까지 했다.모든 것을 마치고 난 다음에야 그녀는 핸드폰과 불을 끄고 잠이 들었다.이튿날 오전, 임재욱은 집에 돌아왔다.그때의 유시아는 테이블 옆에 앉아 아침을 먹고 있었다.이곳에 온 이후로 유시아는 생활 리듬이 무너져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 아침을 점심 겸 먹었다.손에 든 토스트를 막 한입 물자 부엌 창문에서 남자의 마이바흐가 천천히 별장 마당으로 들어서는 게 보였다. 곧이어 차에서 내린 남자의 그림자가 아스팔트 길에 비쳤다.서둘러 시선을 거둔 유시아는 입안의 달콤한 토스트마저 왠지 쓰게 느껴졌다.그러다 문득 예전 홍콩에 있을 때 그가 석 선생님으로부터 몸조리에 좋은 한약을 받아 자신에게 준 일이 떠올랐다. 너무 쓴 탓에 유시아가 마시기 힘들어하자 그는 측은한 마음에 마침 옆에 토스트가 있어 그 토스트를 쪼개 안에 있는 다디단 잼을 그녀에게 먹였었다.그 후 유시아는 자주 이 토스트를 아침 식사로 만들어 먹었다.아마 이것은 신서현을 비방하는 발언을 들을 시 임재욱이 바로 그 사람을 찾아 결판을 내는 것과 같은 원리일 것이다. 신서 현이 죽었더라도 임재욱은 계속해서 그녀의 명성을 지킬 것이다.습관이자 본능이기 때문에 어떻게 바꿀 수가 없다!곧 별장 문이 열리며 임재욱의 낮은 목소리가 함께 들려왔다.“시아는요?”이 짤막한 네 글자 안에는 그 어떤 감정도 없었다.“부엌에서 아침 식사하고 계십니다.”이것은 허씨 아주머니의 목소리이다.그 후 어떠한 인기척도 들려오지 않았다.임재욱은 위층으로 올라가 씻은 다음, 새 옷으로 정갈하게 갈아입은 후에야 아래층으로 다시 내려갔다.이미 아침 식사를 마친 유시아는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조금 나태한 모습으로 계속 채널을 돌리면서 말이다.임재욱의 시선은 곧 겹겹이 감싸여 있는 유시아의 오른손으로 향했다.“손은 어때?”“괜찮아요.”유시아는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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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유시아는 포크를 들고 묵묵히 먹은 후에야 말했다.“조금 이따 혼자 좀 나가서 걷고 싶어요. 재욱 씨 퇴근하기 전에는 서둘러 돌아올 거에요!”그러자 식기를 쥐고 있던 임재욱의 손이 멈칫했다.“4시 전에는 반드시 집에 돌아가야 해!”“네, 고마워요!”고맙다는 말에 임재욱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더니 이내 다시 고개를 숙이고 앞 접시에 있는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다.점심 식사를 끝마친 후, 임재욱은 직접 차를 몰고 출근했다. 떠나기 전 그는 유시아에게 카드 한 장을 쥐여주었다.“좋아하는 게 있으면 사. 대신 손 안 다치게 꼭 조심하고!”유시아는 그 카드를 손바닥에 넣어 꼭 쥐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고마워요.”임재욱의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고, 유시아는 길가에서 택시를 잡았다.“기사님, 효덕 추모 공원으로 가주세요!”유시아는 사실 어제 성묘하러 가고 싶었다. 그러나 어제는 임재욱이 계속 곁에 있었기에 딱히 언급하지 않았고 말한다 한들 그가 동의해줄 것도 아니었다.왜냐하면, 유시아가 성묘 갈 사람은 두 사람이었는데 한 사람은 아버지, 한 사람은 소현우였기 때문이다.이 두 사람은 임재욱이 가장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다.오늘은 그가 출근했고 게다가 소송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유시아는 비로소 몰래 추모 공원에 갈 기회를 얻었다.추모 공원에 들어가기에 앞서 유시아는 꽃과 상에 올릴 과일 등을 샀다.유병철의 산소는 잡초들이 많이 자라 매우 어지러웠다. 유시아는 한참을 벌초한 후에야 깨끗해진 산소 앞에 꽃과 음식들을 내려놓았다.반면 소현우의 산소는 꽤 깨끗했는데 아마도 그의 어머니가 자주 사람을 보내 벌초하도록 지시한 모양이었다. 그녀는 물건을 내려놓고 묘비 사진 위로 덮인 먼지를 쓱쓱 닦아낸 뒤 잠시 침묵한 후에야 작게 중얼거렸다.“미안해요, 현우 씨. 현우 씨가 준 구름이 내가 잘 지키지 못했어요. 혹시 구름이 지금 현우 씨가 있는 곳으로 갔어요?”사진 속의 남자는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아무런 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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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어느 한 해외의 남부, 호화로운 개인 별장.침실 침대에 앉아 핸드폰을 잡고 남자의 전례 없는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고 있지만, 정유라의 초조함은 해소할 수 없었다.그때, 침실 문이 열리고 그들과 함께 해외로 온 임씨 집안 하인이 손에 전복죽을 한 그릇 들고 침대 옆 테이블에 놓아주었다.“사모님, 방금 끓인 전복죽입니다. 한 번 맛보시고...”하지만 정유라는 그를 무시하고 다시 임재욱에게 물었다.“재욱 씨, 도대체 언제 나 데리러 와요? 나 언제 귀국할 수 있어요?”당시 임재욱은 출장을 간다며 해외에 그녀를 데리고 왔었다. 심지어 한동안은 이곳에서 살 것이라며 말이다.정유라는 임신한 몸을 이끌고 그와 함께 휴양도 할 겸 해외로 왔다.해외에 도착한 후, 임재욱은 그녀를 이 별장에 데려왔고 보모와 운전기사 심지어 개인 의사까지 고용했다. 게다가 이쪽의 치안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그녀에게 경호원까지 붙여주었다.정유라는 이 모든 것이 임재욱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다.그러나 임재욱은 해외에서 서너 일만 머물렀고 인사조차 하지 않은 채 그녀를 이곳에 버리고 혼자 정운시로 돌아갔다.현재의 별장 주위는 경호원이 엄격히 지키고 있고 정유라가 외출이라도 할 경우 그들은 항상 그녀를 따라다녔다.경호원이 아니라 그녀를 감시하러 온 사람처럼 보였다.어느새 배는 많이 커졌고 그와 함께 불안감도 많이 자랐다. 정유라는 어쩐지 자신이 임재욱에게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핸드폰 너머로 임재욱이 피식 웃었다.“왜요? 거기 좋지 않아요?”“전 재욱 씨가 보고 싶어요. 집에 가고 싶단 말이에요. 재욱 씨가 저 안 도와주면 직접 변호사 불러서 저 두 경호원 고소할 수밖에 없어요!”정유라는 말을 마치고 깊게 숨을 들이마신 다음 계속 말했다.“혹시 나한테 숨기는 일 있어요? 지금 재욱 씨 유시아 씨랑 있어요?”그렇다. 임재욱이 정유라를 해외에 남긴 이유는 바로 유시아와 함께 있기 위해서였다!이런 생각이 들자 정유라는 분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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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유시아는 케이크 상자를 힐끗 보고 “아.”라는 소리를 내었지만 고맙다는 인사는 하지 않았다.왜냐하면 임재욱이 사례의 의미로 이 케이크를 사준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젯밤 그녀가 임재욱의 손안에 있는 깨진 유리 조각을 잡아준 일에 관한 사례 말이다. 그 덕분에 임재욱은 큰 실수를 면하게 되지 않았는가!그녀는 손을 뻗어 상자를 열고 숟가락으로 케이크를 움푹 퍼 자신의 입에 넣었다.크림의 달콤함이 순식간에 입안에서 녹아 기분도 조금 좋아지는 것 같다.임재욱은 고개를 숙이고 크림이 남아있는 그녀의 입가에 가볍게 키스하며 웃는 듯 아닌 듯이 물었다.“달아?”유시아는 빙긋 웃었다.“당연하죠. 먹을래요?”임재욱은 고개를 저으며 또 물었다.“오후에 어디 어디 다녀왔어?”유시아는 눈을 깜빡거리더니 즉시 말했다.“백화점에서 옷 구경했어요. 봄옷도 두 벌 사서 위층 옷장에 뒀어요.”“유시아!”임재욱이 갑자기 성까지 붙여 이름을 부르는 바람에 그녀는 잔뜩 긴장했다.“네?”곧이어 그가 유시아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말했다.“거짓말할 때 자꾸 눈 깜빡이지 마!”“...”‘그걸 알아챈 거야? 그렇게 티가 나나?’조금 긴장한 후, 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저...”그러자 임재욱은 오히려 손을 뻗어 그녀를 밀었다.“됐어. 빨리 위층으로 올라가서 목욕물 받아줘!”“네.”유시아는 서둘러 그의 다리에서 일어나 위층으로 걸어 올라갔다.물이 콸콸 욕조 안으로 쏟아지고 유시아는 비로소 맞은편 거울을 보았다. 조금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그녀는 정말 거짓말에는 소질이 없는 사람이었다!...다음 날 저녁, 정유라가 탄 항공편이 정운국제공항에 착륙했다.봄이어도 여전히 조금 쌀쌀한지라 그녀는 깔끔한 버버리 트렌치코트를 입고 내츄럴한 스타일로 배를 가리고 같은 브랜드의 체크 스카프를 둘렀다. 그렇게 가정부와 경호원에 둘러싸여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그녀는 임씨 집안의 차를 향해 걸어갔다.차에 도착한 그녀는 강선만 있고 임재욱이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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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일 좀 미루면 어때요, 재욱 씨. 게다가 내일은 주말이잖아요. 가족들이 다 같이 모이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예요...”정유라는 이렇게 말하면서 손을 뻗어 자신의 배를 만졌다.“할아버지랑 아빠가 우리 아기한테 어떤 이름을 지어줄지 상의하고 싶어 하세요. 재욱 씨 아빠잖아요. 그러니 반드시 참석해야죠!”그 말을 들은 임재욱은 자신도 모르게 피식 냉소했다.“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름 짓는 건 조금 이르지 않아요?”“이건 할아버지 마음이에요!”정유라는 임재욱의 말투에서 이상함을 알아채지 못하고 애교를 부렸다.“아이한테 줄 금반지도 고르고 싶어요. 그리고... 나 재욱 씨 조금 보고 싶어요!”그녀가 혼자 해외에 머무르는 동안, 임재욱은 국내에서 유시아와 지냈다. 그런데 정유라가 어찌 임재욱을 미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오랜 세월이 흐르면 증오와 원망은 독이 되는 법이다.하지만 그 독으로 정유라는 자신을 죽일 리 없고 더욱이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를 죽일 리도 없다. 그 독은 반드시 그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유시아를 향해야 할 것이다!임재욱은 정유라의 말을 듣는 것조차 귀찮아 아예 두루뭉술하게 말했다.“이제 다시 얘기해요!”그러고는 이내 전화를 끊어버렸다.저녁 무렵, 임재욱은 웬일로 제때 집에 돌아왔다.문에 들어올 때 그의 손에는 작은 반려동물 켄넬이 들려 있었다.켄넬 안에는 작은 주황색 고양이 한 마리가 졸고 있었는데 몸에는 수건 한 장을 두르고 있었다. 축 늘어진 모습이 참 귀여웠다. 허씨 아주머니도 매우 기뻐하며 얼른 받아들었다.“아이코, 정말 귀엽네요. 시아 씨한테 주는 거예요?”때마침 위층에서 내려오던 유시아는 허씨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네?”“대표님께서 고양이 한 마리를 시아 씨한테 선물하셨어요!”곧이어 허씨 아주머니는 그 고양이를 받아 안고는 유시아를 향해 걸어갔다.“이거 봐요, 새끼 고양이에요. 아주 귀엽죠?”유시아는 힐끗 들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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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그는 또 손을 뻗어 고양이의 머리를 만졌다.“시아야, 사실 만물에는 영혼이 있어. 모든 반려동물도 마찬가지이지. 오래 기르면 감정이 생길 거야.”그 말을 들은 유시아의 창백한 얼굴에 미소가 띠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결코 찬성하지 않았다.그녀는 강아지를 좋아하고 소현우를 더 좋아한다. 그래서 소현우가 그녀에게 보낸 구름이를 유시아는 줄곧 보물로 여겼다.그런데 임재욱은 원래부터 좋아하지 않던 사람이 아닌가? 그런 그가 선물한 고양이를 유시아가 어떻게 좋아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감정이 생길 수 있겠는가?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유시아도 이 고양이의 존재에 대해 익숙해질 것이다. 그러나 그 감정은 익숙함에 불과할 뿐 좋아하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그녀가 아무 말 하지 않자 임재욱이 또 물었다.“혹시 내가 예전에 남운대 다닐 때 보살폈던 주황색 고양이 기억나? 얘랑 아주 많이 닮은 것 같지, 안 그래?”“네, 기억해요!”하지만 유시아가 그 주황색 고양이에게 먹이를 조금 먹였기 때문에, 임재욱은 화가 나서 그 뒤로 더 이상 보살피지 않았다. 마치 유시아가 준 간식이 그의 고양이를 더럽힌 것처럼 말이다.그 후 유시아는 한 번도 그 고양이를 본 적이 없었고 굶어 죽었는지 새로운 주인을 찾았는지도 알 길이 없었다!여기까지 생각되자 유시아는 더욱 흥미가 없어져 손을 뻗어 이 새끼 고양이를 임재욱의 품에 놓아주었다.“화장실 좀 다녀올게요!”임재욱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손을 뻗어 이 새끼 고양이의 귀를 만졌다.보아하니 이 뭉치라는 녀석은 유시아에게서 영원히 구름이만한 대우를 받지 못할 모양이었다.예전에 유시아는 항상 구름이를 안고 있었고 심지어 개 목줄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뭉치에 대해서는 마음 깊숙한 곳으로부터 싫어하는 티를 내고 있었다.늦은 밤, 뭉치는 침실 창턱에 놓여졌다.고양이는 아직 너무 어린 탓에 감히 아래로 뛰지 못했고 유시아는 침대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샤워타월을 감싸고 나온 임재욱은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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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당연히 모두 안 좋아하죠!’임재욱도, 이 고양이도 그녀는 모두 좋아하지 않았다!유시아는 지금이라도 당장 이곳을 떠나 멀리 가기를 원했다.구름이는 소현우가 키우던 강아지였다. 그는 유시아가 외로워할까 걱정되어 아무렇게나 핑계를 대고 그녀에게 구름이를 보냈다.그 뒤로 유시아는 소현우의 여자친구, 약혼녀가 되었고 구름이는 그들 두 사람이 함께 키우는 강아지가 되었다.구름이는 반려동물 이상으로 그들 두 사람의 사랑을 증명해주는 선물과 다름없었다. 그렇게 구름이는 유시아와 함께 수차례의 비바람을 겪었다.그러나 임재욱이 유시아에게 준 그 주황색 고양이는 그녀의 마음속에 있는 구름이의 기억을 지우기 위함이었다.그래서 유시아는 그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 평생 좋아할 일도 없을 것이다!유시아는 임재욱에게 압박을 당하다 못해 절벽 끝까지 밀려난 기분이었다. 조금만 더 가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녀는 왠지 모르게 용기가 생겨 고개를 들더니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진심을 듣고 싶어요, 아니면 거짓말을 듣고 싶어요?”“진심!”임재욱이 계속해서 말했다.“어쨌든 네 진심은 다 싫어한다고 말할 게 뻔해!”유시아의 온화하고 평온하던 모습도 이미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그렇게 바닥까지 찍고 돌아온 그녀가 매섭게 입꼬리를 씩 올렸다.“어떨 때는 후회하기도 해요. 반월별장에 있었을 때 당신 심장에 그 과도를 꽂아 넣었어야 하는데 하고 말이죠. 정월 대보름날 당신을 막은 것도 후회해요. 그냥 도승우를 죽이게 놔뒀어야 했는데!”임재욱은 조용히 그녀를 한참 바라보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피식 웃었다.“하지만 만약 시간을 돌려 되돌아갈 수 있다면 넌 여전히 그렇게 할 거야. 맞지?”유시아는 고개를 돌렸다.“아니요! 절대 안 그럴 거예요!”“아니야, 시아야...”그는 손을 뻗어 유시아의 턱을 들어 올렸다.“너는 내가 너를 감옥에 보내서 미워하고,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았던 것을 증오하지. 하지만 너는 여전히 내가 살아있기를 바래...”“그런 적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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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그의 마음을 다시 신서현에게서 가져올 수 있을까?하물며 임재욱이 하는 말을 유시아가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하지만 누군가가 너한테도 똑같이 대한다면, 나는 여전히 너를 위해 그렇게 할 거야!”임재욱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게다가 정월 대보름날, 난 너를 쫓아갈 생각까지 했었어...”그가 서둘러 클럽 입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경찰차가 와 있었기에 더 이상 유시아를 쫓아갈 방법이 없었다!다만 이제 와서 해명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유시아의 무관심한 표정을 보고 임재욱이 또 말했다.“앞으로 서현이보다 너한테 더 잘해줄게. 그러니까 너도 소현우 잊어, 응?”명령하는 것 같은 평소의 말투와는 달리 매우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마치 그녀와 잘 타협해보겠다는 듯이 말이다.하지만 그 말을 들은 유시아는 그저 피식 웃을 뿐이었다.“이제 신서현 씨를 잊을 수 있어요?”잠시 흠칫하는 임재욱을 보고 유시아는 그를 밀어낸 후 등을 돌려 옆으로 누웠다.임재욱이 잊을 수 없는지는 상관없다. 아무튼 유시아는 해내지 못할 테니 말이다. 그녀는 소현우에 관한 모든 것을 잊을 수 없다. 더욱이 자신이 감옥에서 보낸 3년의 세월을 잊을 수 없다!임재욱은 길고 탄탄한 팔을 뻗어 그녀를 허리를 감싸 안으며 자신의 품으로 끌어들이려 했다.유시아는 안기지 않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결국 벗어날 수 없었다.“시아야...”임재욱은 유시아의 허리를 꼭 감싸고 그녀의 희고 매끈한 어깨에 키스했다.“시아 네가 나를 믿지 않는다는 거 알고 있어. 하지만 소현우는 믿어야지, 안 그래? 소현우가 죽기 전에 무슨 말을 했는지... 아직 기억하고 있지?”유시아는 멈칫했다. 죽기 전 소현우가 했던 말을 그녀는 잊을 리 없었다.소현우는 죽기 전에 그녀를 임재욱에게 맡기며 그가 유시아를 잘 돌보도록 했다.사실 소현우가 죽은 이후부터 지금까지, 유시아는 왜 그가 생명의 마지막 순간에 임재욱에게 이런 부탁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그는 분명히 유시아에게 있어 가장 잔인하고 또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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