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아는 포크를 들고 묵묵히 먹은 후에야 말했다.“조금 이따 혼자 좀 나가서 걷고 싶어요. 재욱 씨 퇴근하기 전에는 서둘러 돌아올 거에요!”그러자 식기를 쥐고 있던 임재욱의 손이 멈칫했다.“4시 전에는 반드시 집에 돌아가야 해!”“네, 고마워요!”고맙다는 말에 임재욱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더니 이내 다시 고개를 숙이고 앞 접시에 있는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다.점심 식사를 끝마친 후, 임재욱은 직접 차를 몰고 출근했다. 떠나기 전 그는 유시아에게 카드 한 장을 쥐여주었다.“좋아하는 게 있으면 사. 대신 손 안 다치게 꼭 조심하고!”유시아는 그 카드를 손바닥에 넣어 꼭 쥐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고마워요.”임재욱의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고, 유시아는 길가에서 택시를 잡았다.“기사님, 효덕 추모 공원으로 가주세요!”유시아는 사실 어제 성묘하러 가고 싶었다. 그러나 어제는 임재욱이 계속 곁에 있었기에 딱히 언급하지 않았고 말한다 한들 그가 동의해줄 것도 아니었다.왜냐하면, 유시아가 성묘 갈 사람은 두 사람이었는데 한 사람은 아버지, 한 사람은 소현우였기 때문이다.이 두 사람은 임재욱이 가장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다.오늘은 그가 출근했고 게다가 소송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유시아는 비로소 몰래 추모 공원에 갈 기회를 얻었다.추모 공원에 들어가기에 앞서 유시아는 꽃과 상에 올릴 과일 등을 샀다.유병철의 산소는 잡초들이 많이 자라 매우 어지러웠다. 유시아는 한참을 벌초한 후에야 깨끗해진 산소 앞에 꽃과 음식들을 내려놓았다.반면 소현우의 산소는 꽤 깨끗했는데 아마도 그의 어머니가 자주 사람을 보내 벌초하도록 지시한 모양이었다. 그녀는 물건을 내려놓고 묘비 사진 위로 덮인 먼지를 쓱쓱 닦아낸 뒤 잠시 침묵한 후에야 작게 중얼거렸다.“미안해요, 현우 씨. 현우 씨가 준 구름이 내가 잘 지키지 못했어요. 혹시 구름이 지금 현우 씨가 있는 곳으로 갔어요?”사진 속의 남자는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아무런 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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