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유시아의 신이고 그녀의 주인이다.그래서 유시아는 모욕이든, 고문이든, 심지어는 감옥살이일지라도 임재욱이 준 것이라면 뭐든 좋아할 것이다.유시아는 천천히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용재휘와 마주했다.“네, 맞아요! 재휘 씨, 저 이런 사람이에요. 제가 천하다고 생각해도 괜찮습니다.”말을 마치고 그녀는 고개를 돌려 임재욱을 바라보았다. 심지어 입가에 미소를 띤 채 말이다.“재욱 씨, 우리 집에 가요.”“응.”임재욱은 순종스러운 유시아의 모습에 만족하며 그녀의 작은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갔다.한쪽 다리가 부러졌는지 용재휘는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유시아가 임재욱에게 끌려 계단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며 용재휘는 마음속이 온통 잿빛이 된 것만 같았다.그는 유시아를 사랑했고 그녀에게 근심 걱정 없는 삶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현재의 용재휘는 그녀를 구할 능력이 없었고 그저 임재욱에게 수모를 당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마이바흐의 조수석이 열렸고, 막 올라타려던 유시아는 뒤에서 누군가가 세게 미는 바람에 뒷좌석에 엎어지고 말았다.곧이어 ‘쾅’하는 차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임재욱은 냉랭한 얼굴로 다른 쪽 차 문에서 올라 웃는 듯 아닌 듯한 말투로 말했다.“이성 관계가 참 좋나 봐. 여기저기 남자도 많네. 소현우 같은 엘리트 뿐만 아니라 용재휘 같은 열혈 청년까지... 넌 나를 참 우습게 보는구나?”“아니에요, 재욱 씨.”유시아은 창백한 얼굴로 그에게 해명했다.“재욱 씨 말 듣고 아저씨한테 물건 전달하러 왔었어요. 그리고 돌아가던 도중 엘리베이터에서 기절했고 용재휘 씨가 저를 발견하고 링거를 놔준 거예요...”링거를 맞을 때 그녀는 자신의 핸드폰 벨 소리를 얼떨결에 들었지만 일어나지 못했다.그렇게 의식이 완전히 회복한 뒤에는 자신이 너무 오래 밖에 나온 탓에 임재욱이 기분 나빠할까 봐 바로 주삿바늘을 뽑고 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병원 건물 입구에서 두 남자가 싸우는 것을 보게 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곧 고개를 숙인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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