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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죄로의 모든 챕터: 챕터 331 - 챕터 340

485 챕터

제331화

그는 유시아의 신이고 그녀의 주인이다.그래서 유시아는 모욕이든, 고문이든, 심지어는 감옥살이일지라도 임재욱이 준 것이라면 뭐든 좋아할 것이다.유시아는 천천히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용재휘와 마주했다.“네, 맞아요! 재휘 씨, 저 이런 사람이에요. 제가 천하다고 생각해도 괜찮습니다.”말을 마치고 그녀는 고개를 돌려 임재욱을 바라보았다. 심지어 입가에 미소를 띤 채 말이다.“재욱 씨, 우리 집에 가요.”“응.”임재욱은 순종스러운 유시아의 모습에 만족하며 그녀의 작은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갔다.한쪽 다리가 부러졌는지 용재휘는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유시아가 임재욱에게 끌려 계단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며 용재휘는 마음속이 온통 잿빛이 된 것만 같았다.그는 유시아를 사랑했고 그녀에게 근심 걱정 없는 삶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현재의 용재휘는 그녀를 구할 능력이 없었고 그저 임재욱에게 수모를 당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마이바흐의 조수석이 열렸고, 막 올라타려던 유시아는 뒤에서 누군가가 세게 미는 바람에 뒷좌석에 엎어지고 말았다.곧이어 ‘쾅’하는 차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임재욱은 냉랭한 얼굴로 다른 쪽 차 문에서 올라 웃는 듯 아닌 듯한 말투로 말했다.“이성 관계가 참 좋나 봐. 여기저기 남자도 많네. 소현우 같은 엘리트 뿐만 아니라 용재휘 같은 열혈 청년까지... 넌 나를 참 우습게 보는구나?”“아니에요, 재욱 씨.”유시아은 창백한 얼굴로 그에게 해명했다.“재욱 씨 말 듣고 아저씨한테 물건 전달하러 왔었어요. 그리고 돌아가던 도중 엘리베이터에서 기절했고 용재휘 씨가 저를 발견하고 링거를 놔준 거예요...”링거를 맞을 때 그녀는 자신의 핸드폰 벨 소리를 얼떨결에 들었지만 일어나지 못했다.그렇게 의식이 완전히 회복한 뒤에는 자신이 너무 오래 밖에 나온 탓에 임재욱이 기분 나빠할까 봐 바로 주삿바늘을 뽑고 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병원 건물 입구에서 두 남자가 싸우는 것을 보게 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곧 고개를 숙인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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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그 말에 유시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다시 젓가락을 집어 한 입 한 입 먹어야 했다.하지만 가슴이 너무 꽉 막힌 듯한 기분이 들어 눈앞의 진수성찬도 독이 된 듯 삼키기가 힘들었다.보다 못한 임재욱이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먹고 싶지 않으면 먹지 마! 음식 낭비하지 말고.”이렇게 말하며 그는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갔다.유시아는 재빨리 따라가 그의 차에 올라탔다.“재욱 씨, 우리 집에 가요?”“아니.”임재욱은 그녀를 힐끗 보고 차에 시동을 걸더니 한 마디 툭 던졌다.“너랑 소현우가 살던 집으로 갈 거야. 네 물건 가져와야 할 것 아니야. 겸사겸사 그 개도 좀 처리하고!”유시아는 갑자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소현우가 그녀에게 준 다이아몬드 반지를 지키지 못한 건 물론, 이제 구름이도 위태로워졌다.유시아는 정말 어느 날 소현우가 그녀에게 남겨 놓은 모든 것들, 그 아름다웠던 추억까지 포함해 전부 임재욱에 의해 깨끗이 씻겨져 버릴까 봐 두려웠다.자기를 줄곧 사랑해줬던 남자에 대한 기억이 조금도 남지 않는다면...이것은 소현우에게나 유시아에게나, 모두에게 큰 슬픔이 될 것이다.임재욱은 백미러로 그녀를 힐끗 쳐다보며 피식 냉소했다.“왜? 섭섭해?”“아니요...”억지로 웃는 유시아의 모습이 참 안쓰러웠다.“재욱 씨가 원한다면 그렇게 해야죠. 전 재욱 씨가 기쁘면 좋겠어요!”진심이 담긴 말이 아니었지만, 임재욱은 입꼬리가 하늘로 승천할 듯했다.사랑을 받아서가 아니다. 그는 오로지 유시아를 정복했다는 생각에 기뻤다!반월 별장 단지 입구에 이르러 유시아가 내리자 임재욱도 함께 차에서 내렸다.“같이 가줄게.”“네.”뒤이어 유시아는 그를 데리고 별장 안으로 걸어갔다.비밀번호를 입력하여 문을 열리자 익숙한 기운이 감돌았다.오래 살았다 보니 유시아의 물건도 많아졌다. 게다가 혼자 살다 보니 조금 편해져서 소파 위에는 그녀의 잠옷이 놓여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머리끈, 머리핀과 반쯤 먹은 간식들이 놓여 있었다.구름이가 인기척을 듣고 즉시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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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물론 있었다!그래서 그 칼로 그녀는 임재욱의 심장이나 목구멍이 아닌 아랫배를 찔렀다.애초에 임재욱이 유시아를 매우 신뢰했기 때문에, 그녀는 그를 단칼에 절명할 기회가 있었다!하지만 이제 와 말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을 것 같았다.어차피 임재욱은 믿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는 여태껏 그녀를 믿은 적이 없었다.그때의 칼부림 사건이든 신서현의 일이든, 유시아의 해명은 늘 헛수고일 뿐이었다!유시아는 고개를 숙이고 맛있게 사료를 먹고 있는 구름이를 보다가 문득 생각했다.‘아마 구름이는 절대 모르겠지. 이게 최후의 만찬이라는걸...’임재욱은 쪼그려 앉아있는 그 작은 몸집을 보고 불현듯 마음이 아파왔다.“나중에 시간이 나면, 고양이 한 마리 사서 줄게.”그는 고양이를 좋아했다. 왜냐하면 장난기 많은 강아지와 달리 고양이는 온순하고 약삭빠르기 때문이다.학생이던 시절, 그는 길고양이 몇 마리에게 먹이를 주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 나중에 유시아에게 발견되었고 그녀는 자진해서 말린 생선을 사며 그와 함께 먹이를 주었다. 그 뒤로 화가 난 임재욱은 다시는 그 길고양이들을 돌보지 않았다.그의 말을 들은 유시아는 구름이에게 우유를 부어주며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알겠어요!”고양이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그가 준 것이 가시덤불이라 해도 유시아는 기꺼이 손에 힘껏 쥐어 피를 철철 흘릴 것이다!물건을 챙긴 후, 임재욱은 유시아를 데리고 돌아오며 고집을 부리는 구름이도 트렁크에 쑤셔 넣으라 했다. 다시는 도망가지 못하도록 말이다.소현우가 유시아에게 남긴 모든 것들이 임재욱은 눈에 거슬렸다.‘빨리 저것들 다 처리해야지!’유시아는 난처한 듯 그를 쳐다보더니 입술을 살짝 오므리고 순순히 구름이를 트렁크에 넣었다. 그러고는 구름이의 귀를 어루만져준 후에야 트렁크 뚜껑을 닫고 조수석에 올라탔다.그렇게 임재욱은 차를 몰아 그린레이크로 돌아왔다. 그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유시아를 도와 물건을 내려준 뒤 곧 차를 몰아 떠났다.백미러를 통해 임재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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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임재욱은 수화기를 들고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들어오게 하세요.” 몇 분 후에 마침내 사무실 문이 울렸다.임재욱은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을 살짝 멈칫하더니 입을 열었다.“들어오세요.”“대표님.”비서가 문을 열었다.“심하윤 씨께서 도착하셨습니다.”이내 비서가 옆으로 길을 내주었다.심하윤은 밝은 갈색 캐시미어 코트를 입고 있었고, 손에는 서류 봉투를 들고 있었다. 최근 줄곧 병원에서 지낸 탓인지 오밀조밀 예뻤던 그녀의 얼굴은 유난히 초췌하고 지저분해 보였다. 책상 뒤의 임재욱을 보고 심하윤은 고개를 더욱 숙였지만,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그를 향해 걸어갔다.“대표님...”그녀는 자신의 책상 위에 서류 봉투를 가져다 놓고 마치 대단한 용기를 낸 것처럼 말했다.“이건 대표님께서 시아에게 부탁해 저희 아버지께 전달한 것입니다. 다시 돌려드릴 테니 시아를 제발 놔주세요. 시아는 줄곧 이 일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어요!”유시아의 일에 대해 그녀는 이미 용재휘에게서 전해 들은 뒤였다.비록 심씨 가문이 현재 대우 그룹의 도움이 필요한 건 맞지만, 그녀는 유시아의 고통을 밟고 심씨 가문이 다시 일어나기를 원하지 않았다.서류 봉투는 그녀가 심송학에게서 훔친 것이다. 심하윤은 그것을 다시 임재욱에게 돌려줬다. 거래를 끊고 유시아에게 자유를 되찾아주려고 말이다.이미 3년 동안 감옥살이를 한 유시아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임재욱이라는 인간쓰레기에게 전부 낭비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임재욱은 이를 보고 피식 웃었다.“심하윤 씨가 이러는 거 가족들도 알아요?”“가족들은...”심하윤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이건 어차피 상관하실 필요 없습니다. 물건은 이미 돌려드렸으니 저희 심씨 가문은 대표님께 빚진 게 없습니다. 물론 시아도 빚진 건 없고요. 대표님, 제발 시아를 놓아주세요...”“제가 선물한 걸 다시 돌려주는 법이 어디 있나요!”임재욱은 계약서를 가리키며 입가에 조롱이 섞인 미소를 띠었다.“이건 도로 다시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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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임재욱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다.머릿속에는 조금 전 심하윤이 한 말이 여전히 울려 퍼지고 있다.“시아 꼭 잘 대해줘요...”임재욱 또한 그녀에게 조금 더 잘해줄 타산이었다. 그는 모든 것을 유시아에게 줄 수 있었다. 자신의 목숨을 포함해서 말이다.하지만 유일하게 줄 수 없는 것이 자유였다.왜냐하면 유시아가 일단 자유로워지기만 하면 그녀를 더 이상 사랑할 수 없기 때문이다.그렇게 되면 유시아는 떠날 것이고 임재욱의 삶에서 사라져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질지도 모른다.마치 한 마리의 새와 같이, 그녀는 임재욱이 일단 손을 놓기만 하면 멀리 훨훨 날아갈 것이다. 평생 뒤도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예전에는 소현우, 지금은 용재휘...임재욱은 이 두 남자가 유시아의 마음속에 자기보다 더욱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임재욱은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갔다.1층 홀은 오직 허씨 아주머니만이 몇 명의 하인들에게 일을 지휘하고 있을 뿐 매우 조용했다.내일이 바로 정월 대보름날이다. 허씨 아주머니는 미리 꽃집에 가서 신선한 꽃들을 사와 거실을 예쁘게 꾸몄다. 그래서인지 거실에는 명절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임재욱은 입고 있던 외투를 벗고는 한쪽 소파 등받이에 팔을 걸치고 앉아 물었다.“시아는요?”허씨 아주머니가 대답했다.“시아 씨는 저녁을 먹고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쉬고 있습니다!”“아, 네.”곧 임재욱은 빠른 걸음으로 위층으로 향했다.2층은 1층보다 더 조용했는데 그야말로 쥐죽은 듯이 고요하다고 표현할 수 있었다.침실 문을 열고 그가 안으로 들어갔다. 슬리퍼가 얇은 재질이라 카펫에 닿아도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다.유시아는 그들의 큰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가냘픈 몸체를 두꺼운 이불 아래에 감춘 채, 검은 머리카락만이 베개 옆으로 흘러나왔다. 윤기 나는 말꼬리와 같아 보였다.임재욱이 곁에 있을 때 유시아는 전혀 잠을 자지 못해 온종일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딱 보았을 때 병에 걸린 고양이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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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그런 거 아니에요.”유시아는 연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부정하기 바빴다.“그냥 좀 불편해서 그러는 거예요...”임재욱은 손을 그녀의 베개 위에 놓은 채 뚫어지라 바라보았다.그러고는 한참 지나고 나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웃는 듯 마는듯한 모습과 더불어 비아냥거리는 말투로.“요즘 심하윤한테서 전화 왔었어? 괜찮데? 빚쟁이들은 다시 찾아오지 않았고? 난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아. 공주님처럼 편하게 살다가 갑자기 바닥으로 훅 떨어진 심하윤의 꼴을. 얼마나 처량하고 비참할까?”유시아는 입술을 꽉 사리물었다. 숨 막히는 말과 행동에 얼굴빛도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늘 이렇듯 임재욱은 유시아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다. 어떻게 하면 그녀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울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그녀의 숨통을 조일 수 있는지.유시아를 자기 곁에 둠으로써 그가 얻을 수 있는 건 ‘쾌락’이다.마치 애완견처럼 임재욱한테 충성을 다하는 것이 유시아의 가치가 아닌가 싶다.유시아는 모든 걸 내려놓은 채 그에게로 온 것이다.하지만 임재욱은 단지 그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은 듯 계속 유시아를 아프게 하고 있다.임재욱으로 인해 용재휘가 다치고 임재욱으로 인해 구름이가 곁을 떠나야만 했음에도 불구하고.유시아는 지금 두렵기만 하다.심씨 가문이 파산 날까 봐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로 인해 다치게 될까 봐.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유시아는 떨리는 손으로 그의 목을 천천히 감싸안았다.그리고 차가운 입술로 천천히 다가가 그의 입술을 부딪혔다.입술이 닿자마자 임재욱은 순간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이에 유시아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한 손으로 그의 목을 감싸안은 채 다른 한 손으로 그의 옷 단추를 닥치는 대로 풀어 헤쳤다.맨 정신에 이러한 행동을 취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수치스러움에 유시아는 얼굴이 당장 터질 것만 같았다. 단추를 풀고 있는 손가락 끝도 어찌나 떨리는지 아무리 애를 써도 단추가 풀리지 않았다.이에 임재욱은 그만 참지 못한 채 혼자 손을 뻗어 단추를 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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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정유라가 아직 해외에 있다는 말을 듣고 임태훈은 순간 놀라워 마지 못했다.“유리가 아직 해외에 있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함께 해외로 떠났었던 두 사람이다.임재욱이 귀국했을 때 임태훈은 아내인 정유라도 당연히 함께 돌아온 줄 알았다.두 사람의 사이가 다시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응당 같이 지내고 있으리라 생각했다.근데 손주며느리와 증손주까지 해외에 두고 혼자서 돌아올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그 말을 듣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슬슬 퍼즐이 맞혀지기는 했다.‘그래. 귀국했으면 응당 집으로 찾아왔을 건데 말이지.’임태훈에게 있어서 정유라는 더없이 착하고 바른 이미지를 가진 손주며느리이다.귀국하자마자 선물을 들고 집안 어른들에게 인사하러 올 것인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속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그동안 임청하의 일로 하도 정신이 없어서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다.해외에 두고 온 것으로 모자라서 덤덤하기 그지없는 임재욱의 말투에 임태훈은 화가 더욱 치밀어 올랐다.“유라 혼자 해외에 두고 너 혼자 돌아왔단 말이냐? 같이 있어 주지는 못할망정 왜 혼자 기어들어 오고 난리야?”“제가 돌아오지 않으면 대우 그룹은 누가 나서서 챙기나요? 할아버지께서 직접 출근이라도 하시려는 거예요?”질문을 질문으로 돌려주는 여유와 더불어 임재욱은 피식 웃으며 덧붙였다.“그리고 유라는 홀몸이 아니잖아요. 해외에서 한 번 들어오려면 비행기도 오래 타야 하고 힘들어해요. 그래서 해외에 있는 요양 센터로 보냈어요. 편히 쉴 수 있게끔. 환경도 좋고 조건도 좋고 의료 자원까지 충족해서 정운시보다 훨씬 좋거든요.”임태훈은 본래 경계심이 많은 편이다.임재욱의 말을 듣고 난 뒤 그는 순간 이상함을 감지하고 대뜸 소리쳤다.“아니야! 너 지금 거짓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만약 네가 말한 대로라면 유라가 집으로 연락하지 않을 리가 없어. 그러고 보니 유라랑 통화한 지도 꽤 되는 것 같은데, 너 도대체 뭐 하고 다니는 거야?”귀가 잘 들리지 않는 임태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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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그러면서 유시아는 한 손으로 침대를 짚고 일어나려고 했다. 욕실로 샤워하러 가려고.이때 임재욱의 입가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이윽고 그는 두말없이 긴 팔을 내밀어 유시아를 품속으로 들어 안았다.그렇게 두 사람은 다정한 모습으로‘함께’ 욕실로 들어갔다....다음날이 바로 정월 대보름이다.임재욱은 말한 바와 같이 저택으로 가지 않았다.하인에게 음식을 준비하라고 지시를 내리고 유시아와 함께 자기 집에서 밥을 먹었다.그러고는 유시아와 함께 개인 클럽으로 향했다. 직접 운전대를 잡고서.조수석에 앉은 유시아는 그가 사준 코드로 스타일링을 했다.코드에 어울리는 귀걸이까지 하고 나니 미모가 한층 물오른 듯했다.워낙 백옥같은 피부라 밝은색의 코트까지 더해지니 유난히 세련되어 보인다.매번 주는 대로 예쁘게 차려입고 나오는 유시아의 모습에 임재욱은 흐뭇하기만 했다.인형 놀이를 하는 듯 마음대로 꾸밀 수 있으니 말이다.그런 그와 달리 유시아는 창밖만 바라보고 있는데,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심지어 걱정까지 하는 모습이다.개인 클럽은 유시아에게 사형장이나 다름없다. 트라우마가 있으니깐.지난번 개인 클럽에서 유시아는 ‘판돈’으로 베팅을 당한 적이 있다.소현우는 그때 게임에 이겼을 뿐더러 유시아의 마음까지 얻게 되었다.한 치 앞을 모를 미래에 유시아는 도저히 웃음이 나지 않았다.차는 곧 클럽에 도착하고 멈추자마자 누군가가 다가와서 문을 열어 주었다.임재욱은 유시아의 손을 잡고 당당한 걸음으로 들어갔다.그때와 같은 룸이다. 룸 안에는 여전히 형형색색의 인물로 가득하다.신인 연예인도 그중에 제법 끼어 있다.지난번과 다른 것이 있다면 구석에 있는 소파에 한서준과 임청하가 앉아 있다는 것이다.두 사람은 더없이 다정해 보인다.임청하는 입고 온 화이트 모피 외투를 소파 손잡이에 걸쳐 놓고 붉은색 니트만 입고 있다.화장도 하지 않았지만 생얼이 어찌나 청순한지 절로 넋이 나갈 지경이다.한서준에게 거의 기댄 채 길쭉한 두 다리를 꼬고 있었다.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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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들려오는 소리에 임청하는 고개를 돌렸다.자기를 향해 걸어오는 유시아를 보고 순간 경계하기 시작했다.“설마 저 따라서 나온 건 아니죠?”유시아는 두 어 걸음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제가 할 말이 있어서 그래요.”“무슨 일인데요?”“그 한서준 씨 말이에요...”그러자 임청하는 바로 말을 끊어버렸다.“설마 임재욱이 했던 말을 또 하려는 건 아니죠? 서준이가 나쁜 놈이라고 다른 꿍꿍이로 저를 만나고 있다고 당장 헤어지라고 그러고 싶은 거예요?”“얼추 비슷하긴 해요.”“그때 저로 재욱 씨를 협박했었거든요. 이유는 확실하게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임씨 가문을 겨냥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적대적인 느낌이 가득해서 그러는데...”유시아는 임청하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어릴 적부터 집안 어른들이 오냐오냐 키워서 좀 버릇이 없는 것이지 본질은 나쁘지 않다.임재욱을 싫어하는 이유도 그가 가장 사랑하는 아빠와 오빠의 자리를 대신 차지 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유시아는 결국 집안 사람이 아니니 지금껏 유시아에게 예절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지난번 야생가에서 임청하의 덕을 봤기에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하서준이라는 함정으로 빠져드는 것.유시아의 말을 듣고 임청하는 가볍게 웃기만 했다.“아무런 증거도 없이 이러시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나쁜 사람이라고 단정짓는 것도 그래요.”“근데 제 말이 진짜...”“그건 둘 사이의 일이고 저와는 상관없잖아요.”“서준이가 시아 씨를 싫어할 수도 아니면 임재욱을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우리 두 사람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 둘 사이에 대해서 시아 씨가 끼어들 바는 아닌 것 같은데.”말을 마치고 임청하는 화장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두어 걸음 걷다가 임청하는 문득 무엇인가 떠오른 듯 고개를 돌렸다.“참, 미리 경고하는 데 저에 대해서 할아버지한테 토씨 하나 꺼내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임재욱한테도 함부로 말하고 다니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할아버지께서 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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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순간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치욕에 여자는 벌떡 일어서서 밖으로 나갔다.레드 머리는 흥이 깨진 듯 들고 있던 술잔을 확 던지며 소리를 질렀다.“요즘 연예계 왜 저래? 뭐가 뭔지 다들 모르나?”그러자 다른 이들도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그러게 말입니다. 승우 도련님께서 요구하시면 영광으로 생각하고 잠자코 할 것이지 어디 감히 버릇없이! 저런 년은 저 바닥에서 뜨지도 못해요.”싫어하는 이가 있으면 하고 싶어 안달 난 이도 있는 법이다.곧 한 모델이 다가와 간드러지게 말한다.“승우 도련님, 제가 한 번 보여드려도 될까요?” 도승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몸매가 별로이긴 하지만 그럭저럭 볼 만할 것 같아.”그 말을 듣자마자 모델은 기뻐해 마지 못하며 바로 테이블 사이에서 쇼를 펼치기 시작했다.음악마저 스트립쇼와 어울리는 강한 빅트로 바뀌었다.춤을 추면 출수록 그와 더불어 옷이 하나씩 적어지고 있다.입고 있던 치마는 심지어 도승우의 품으로 날아가면서 사람들의 환호를 자아내기도 했다.일반인이 두 눈 뜨고 보기에는 차마 버거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유시아도 슬며시 고개를 돌리며 어처구니가 없는 광경으로 눈을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도승우는 모델이 벗어 던진 검은색 치마를 손에 들고 건방진 모습으로 자랑하기 시작했다.“나에 관한 기사를 본 적이 있어. 기레기들이 내가 그동안 만난 연예인이 수십 명이나 된다고 하던데, 그거 사실 오보야. 기분도 좋게 해서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정정하는데, 수십 명이 아니라 108명이야.”그러자 누군가가 너스레를 떨며 물었다.“그중에서 스트립쇼에 가장 능한 여자는 누구예요?”“설지현.”도승우는 망설임 없이 바로 이 이름을 뱉었다.그러더니 손으로 턱을 만지며 무엇인가 회상하고 있는 듯했다.“신서현도 괜찮았어. 기본기도 없고 몸도 좀 뻣뻣하고 그랬는데...”“...”유시아는 어안이 벙벙해졌다.졸음이 밀려왔던 그녀는 그 이름 석 자를 듣게 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이런 자리에서 임재욱의 옛 애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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