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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사랑이라는 죄로: Chapter 291 - Chapter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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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1화

임청아의 말에 한서준은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았다. “당연히... 아니지.”예쁘장하고 귀여운 임청아의 얼굴에 한서준은 자기도 모르게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임청아는 안 믿긴다는 듯 한서준의 옷자락을 꽉 쥐고 다시 물었다.“마지막 기회예요. 제대로 대답해줘요.”한서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몸을 임청아쪽으로 가까이 댔고 그러는 바람에 임청아는 뒤로 몇 걸음이나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임청아의 등이 벽에 닿자 한서준은 그제야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감쌌다. 임청아의 머리가 벽에 부딪히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런 보잘 것 없는 사소한 행동에도 임청아는 또 가슴이 두근대며 설렜다.임청아는 벽과 한서준 중간에 갇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가까이 붙어있는 한서준의 몸에서는 좋은 냄새가 풍겨와 임청아의 가슴을 더욱더 뛰게 하였다.“말... 말해 봐요.”말을 하는 임청아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서준씨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요?”한서준은 자신의 얼굴을 그녀의 얼굴에 가까이 갖다 대고 이미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귀에 입술을 대고 속삭였다.“청아야, 남자가 나쁘게 굴지 않으면 여자들이 별로 호감이 안 간대. 네 생각도 그렇니?”말을 끝마친 한서준이 입을 맞출 듯 다가오자 임청아는 살며시 고개를 돌려 피했다.“장난치지 말아요. 화장 다 무너지겠네.”“내가 너 일년동안 쓸 화장품 다 사줄게.”한서준은 임청아의 말에 대답해주고는 바로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키스를 했다.-깊은 밤, 그린레이크 아파트.임재욱은 서재에 앉아 컴퓨터 화면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그가 보고 있는 화면 속 유시아는 어떤 남자 두 명에 의해 복도에서부터 방안으로 끌려 들어가고 있었다.그 두 남자는 유시아를 향해 손찌검을 하려고 하였고 심지어는 그녀의 배에 올라타기도 했다.마우스를 잡고 있는 임재욱의 손은 급격히 떨려왔다. 화면 속 유시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두 남자에게 격렬히 반항만 할 뿐 어떠한 표정도 짓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임재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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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2화

유시아는 반월별장에서 생활한 며칠간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는 페기 된 작은 공원을 발견하였다.[눈 내린 후의 공원은 더 아름다울 거야.]설 명절 첫날, 유시아는 구름이와 함께 공원으로 산책 나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녀는 강아지 목줄과 함께 구름이한테 딱 맞는 귀여운 옷도 만들어 입혔다. 그래서인지 산책을 나갈 때마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곤 했다.구름이는 이렇게 큰 눈을 마주한 것이 처음인지 제대로 걷기는커녕 눈밭을 구르기만 하고 있었다. 온 몸의 털과 옷에 눈이 잔뜩 묻은 구름이를 본 유시아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하지만 곧 구름이가 감기에 걸릴 가봐 노심초사하며 신나있는 구름이를 들어 안고는 별장 입구로 발걸음을 재촉하였다.그 시각 반월 별장 입구 앞, 임재욱은 수많은 외제차 가운데 자신의 차를 주차하고 유시아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차에 앉아 멀리서 입구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구름이와 유시아를 발견하였다.유시아는 여전히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입고 있던 검은색 패딩을 입고 있었는데 발에는 부츠를, 머리에는 검은색 털모자를 쓴 채 걸어오면서 수시로 고개를 숙여 구름이에게 무슨 말을 해댔다. -그런 유시아의 모습은 아기를 안고 있는 어머니와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아기와 엄마...]단지 이 두 단어만 떠올렸을 뿐인데 임재욱은 또 다시 마음이 쓰라려 왔다.잠시 후, 임재욱은 차에서 내려 망설이다가 외쳤다.“유시아씨!”문 앞에 서있는 임재욱을 본 유시아는 살짝 놀라는 눈치였지만 곧이어 옅은 미소를 띠며 물었다.“여기는 갑자기 왜 오신 거죠?”왜 온 건지 가볍게 묻는 유시아를 보며 임재욱은 얼마 전 그녀의 뱃속에서 사라진 작은 생명이 자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오랜만 이예요.”임재욱은 손을 뻗어 차 문을 열어주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시아 씨, 먼저 타시죠. 우리 좋은 데로 가서 잘 얘기합시다.”유사아는 임재욱의 말에 응하지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대답했다.“할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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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3화

사실 임재욱은 어젯밤부터 별장에 도착해 있었지만 문을 열어줄 카드가 없어 출입이 불가능했다.임재욱은 늦은 새벽에 유시아를 찾아가 이런 우울한 주제로 대화하고도 싶지 않았기에 곧바로 연락하지도 않았다. 유시아의 휴식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전에 석 선생님은 여자가 잠이 부족하거나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한다면 몸이 빨리 상한다고 말씀하시면서 특히 유시아 같은 체질이 약한 여자들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하였다.임재욱은 이러한 이유들로 차에서 하룻밤을 지새웠다. 그러는 와중 드디어 유시아가 외출을 하는 것을 보자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녀와 약속을 잡았던 것이다.유시아는 밥을 먹었다고는 하지만 임재욱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녀 혼자 살면서 무조건 제대로 된 끼니가 아닌 라면, 인스턴트 제품, 혹은 간단한 과자 정도로만 배를 채울 것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모든 음식들이 차례대로 올라온 뒤, 조용히 기다리던 임재욱은 그릇에 국을 담아 유시아에게 건네주고 또 고기 완자 하나를 그녀 앞에 집어주며 입을 열었다.“두 가지 다 이 가게 메인입니다. 한입만이라도 드셔보죠?”“입맛이 없어서요. 재욱씨 많이 드세요.”유시아는 그의 말에 대답하며 젓가락으로 상위에 있는 소시지 하나를 집어 구름이에게 먹여주었다.유시아의 무릎에 얌전히 앉아있던 구름이는 소시지가 맛있었는지 앞발 두 개를 다 상위에 걸쳐놓고는 더 달라는 듯 유시아를 바라보았다.그 모습을 본 유시아는 웃으며 구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속삭였다.“구름아, 적당히 먹어야지. 더 먹으면 옷도 안 들어가서 못 입는다?”[참... 사람 무안하게 하는 데는 일등이라니까.]유시아의 대답에 표정이 굳어있던 임재욱은 직원 한명을 부르더니 명령하듯 말을 했다.“여기 젓가락 하나만 더 가져다주세요.”“저 진짜 입맛이 없다니까요?”참다못한 유시아가 쏘아 붙이듯 말을 계속 이어갔다.“할 말 있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지금 하시죠?”바로 그때,  문이 열리더니 직원한명이 임재욱에게 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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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4화

”안 먹겠다면 말고...”임재욱도 유시아를 따라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의자 등받이에 걸쳐진 외투를 집어들면서 말했다.“저랑 같이 병원 가서 검사 한번 받아보시죠.”“저 이미 퇴원했어요.”  “하지만 의사가 퇴원해도 된다고 동의 할 때 까지 기다린 것이  아니라 몰래 뛰쳐나온 거 아닙니까?”임재욱은 손을 뻗어 그녀의 가녀린 손목을 잡아채며 말했다.“이럴 때는 너무 제멋대로 하지마시죠. 안 그럼 그 병 못 고칩니다”유시아는 그를 보며 씩 웃더니 입을 뗐다.“이 일, 재욱 씨랑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거 같은데요?”임재욱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시아씨는 전에 내 아이를 임신하기까지 했는데도 저랑 상관이 없다고요?”임재욱은 말을 마치고는 그녀의 손을 잡고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유시아를 강제로 차에 밀어 넣은 후 에야 비로소 차에 시동을 걸고 정운시에 한 유명한 사립병원으로 갔다.그는 오늘 그녀를 대신해 최고의 산부인과 의사를 예약했다. 사립병원의 검사는 유난히 세밀하여 하나 또 하나의 검사가 이어지면서 유시아는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임재욱은 그녀의 손을 잡아주며 그녀를 달래듯이 말했다.“조금만 더 기다려요, 금방 끝날 거니까. 시아 씨 몸이 제일 중요합니다. 멋대로 굴지마세요!”“진짜 제멋대로 구는 건 당신 인것 같은데요?”유시아는 뒤를 돌아 그를 차갑게 쳐다보며 말했다.“재욱 씨는 항상 제멋대로 여서 여태껏 재욱 씨가 하고 싶은 대로 했잖아요, 다른 사람이 어떻게 되든 말든 전혀 상관하지도 않고.”임재욱은 그녀의 말에 정곡을 찔린 듯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저... 저는 시아 씨가 잘못 될 가봐 지금 이렇게 같이 병원에도 왔잖아요.” “신경 쓰지 마시라고요.”그는 개구리처럼 화가 나 볼이 빵빵한 유시아를 보며 웃음을 참을수가 없었다.“제가 신경 좀 쓰면 안 됩니까? 죽는 것도 아니잖아요.”유시아는 바로 대답했다.“죽는 것보다 더 싫어요.”이런 상황은 유시아로 하여금 자존심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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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5화

펑하는 소리와 함께 약이 담겨져 있던 통이 땅에 떨어지며 온 바닥에 약들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유시아는 여전히 분이 안 풀린다는 듯 아예 탁자위에 놓여있던 커피세트를 모두 땅에 쓸어 던졌다. 물건들이 땅에 떨어지며 내는 귀를 찌르는 소리들이 한참동안이나 멈추지 않았다.구름이는 선량하고 온화하던 주인이 미친 듯이 화를 내는 모습을 보고 놀란 나머지 안겨있던 도우미의 품으로 숨어들어가 벌벌 떨고만 있었다.손에 잡히는 대로 모든 것을 박살내고서야 유시아는 숨을 헐떡이며 임재욱을 노려보았다.임재욱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옆에 있던 허 씨아주머니에게 물었다.“유시아 씨 오늘도 뭘 부수고 있나본데 좀 잇다 사람들 불러서 모든 물건들을 다시 사놓고 제자리에 갖다 놓으세요.”임재욱은 알고 있었다. 유시아가 물건들을 부수다가 지치면 자기절로 멈춘다는 것을.허 씨아주머니에게 부탁을 마친 임재욱은 한쪽으로 자리를 피하고는 병원에 전화를 걸어 오늘 처방받은 약들을 더 보내달라고 말했다.침실 안, 유시아가 그린 그림 > 은 여전히 제일 눈에 띠는 곳에 걸려 있었다.그는 묵묵히 앉아 그 그림을 쳐다보다가 손을 뻗어 유리를 사이에 둔 채 그림을 어루만졌다.한창 멍을 때리며 그림을 보고 있던 때, 주머니 안에 있던 핸드폰이 울렸다.그는 핸드폰을 꺼내들더니 바로 전화를 받았다.그 전화는 강석호가 걸어온 것이다.“임 대표님, 전에 찾으시라고 하던 그 두 사람 찾았습니다.”-30분후, 시내와 멀리 떨어져있는 어느 한 페기 된 공장안.페기 된 공장은 사방에서 바람이 새고 천장에 있는 등불 하나만이 공장안을 환하게 비췄다.전에 유시아를 괴롭히던 두 남자는 마치 죄인들처럼 머리를 감싸 쥔 채 쭈그려 앉아 있었는데 그들 주변엔 흉악하게 생긴 임재욱의 보디가드로 추정되는 남자가 서있었다.추워서 인지, 두려워서 인지 두 남자는 벌벌 떨고만 있었다.한참이 지나서야 밖에서 차 한 대가 들어서는 소리가 들려왔다.입구 앞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던 강석호는 임재욱의 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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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6화

묻는 임재욱의 목소리는 마치 지옥에서 온 저승사자가 속삭이듯 매우 차가웠다.그들이 정유라의 돈을 받고 유시아를 괴롭힐 때 유시아는 얼마나 아프고 처참했을지 임재욱은 짐작이 갔다.아랫배가 그들에 의해 눌렸을 때, 얼마나 아팠을지 알기에 임재욱은 지금까지도 유시아에게 감히 그날의 일에 대해 자세히 묻지 못했다.어찌됐던 간에 유시아 뱃속에 있던 아이는 자기 핏줄 이였는데 당시 그는 두 모자를 보호하지도 못하였고 유시아를 대신해 크나큰 고통을 감당할 수조차 없었다.현재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녀를 위해 복수하는 것뿐.곧이어 임재욱이 보디가드들이 건네준 쇠몽둥이들을 끊임없이 휘두르자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두 남자의 몸에 떨어졌다.두 사람은 머리를 감싸 쥔 채 달아나려고 애썼지만 보디가드들이 막아서는 바람에 숨을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맞고만 있었다.원래 심하게 발버둥 치던 두 사람이 점차 움직임이 뜸해졌고, 따라서 내지르던 비명소리들도 조용해지자 임재욱은 그제야 들고 있던 몽둥이를 내려놓았다.쇠몽둥이가 떨어지며 내는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임재욱은 공장을 떠날 채비를 하였다. 그리고는 강석호에게 말했다.“집으로 가죠.”-깊은 밤, 임 씨네 저택.정유라는 요즘 불면증에 시달려 도통 잠에 들지 못했다.그녀는 간단히 SPA를 한 후 계속 자신의 방에서 TV만 보고 있었다.그 시각, 아래층에서 익숙한 엔진소리가 들려오자 정유라는 잠시 멍해졌다. 그러더니 황급히 얼굴에 붙이고 있던 팩을 떼고 창문으로 다가가 밖을 내다보았는데 마침 임재욱이 검은색 코트를 입고 집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것을 발견했다.[재욱 씨가 돌아왔네...]정유라는 멍해진 것도 잠시 곧장 화장실로 달려가 거울을 보며 자신의 머리를 정리했다.이때, 방문이 밖에서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재욱 씨, 오셨어요?”정유라는 화장실에서 달려 나와 임재욱을 맞이하며 말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웬 일이예요? 밖에 안 추워요?”임재욱은 그녀의 위선적인 얼굴을 마주하자 화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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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7화

임태훈은 늦은 밤 소란을 피워 자신의 잠을 방해한 두 사람에게 매우 화가 나 보였다.멀리서 임재욱과 정유라가 뒤엉켜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본 임태훈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 그러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희 둘, 당장 거실로 모여라.”정유라는 아주 당황한 기색으로 임재욱을 힐끗 바라보더니 바로 외투를 집어 들고 빠른 걸음으로 임태훈을 따라 거실로 향했다.“무슨 일인지 말해 보거라.”소파에 앉아있는 임태훈은 다소 불만스런 표정으로 임재욱을 쳐다보았다.“이렇게 늦은 밤 갑자기 찾아와서는 웬 소란인거냐?”그의 물음에 임재욱은 고개를 돌려 머리카락도 채 정리하지 못하고 목엔 멍 자국이 나있는 정유라를 죽일 듯 노려보며 대답했다.“당신 스스로 말해.”이렇게 된 이상 더는 숨길수가 없다고 생각한 정유라는 솔직하게 자백했다.“맞아요. 제가 사람을 찾아 유시아를 괴롭히라고 명령했어요. 걔는 재욱 씨 애를 밸 자격이 없으니까요. 그냥 조금 겁만 주려고 했어요. 내 남자한테 더는 귀찮게 굴지 말라고...”“정유라 씨, 당신 생각엔 당신이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까?”정유라의 말에 임재욱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정유라 씨, 처음부터 지금까지 저희는 혼인신고도 안한 사이입니다. 잊으셨어요?”그 말을 들은 정유라의 표정은 순간 굳어가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그러자 옆에 있던 임태훈이 입을 열었다.“뭐라고?”그는 고개를 들어 믿을 수 없다는 듯 임태훈을 바라보며 계속 말했다.“방금 말한 말... 다시 해봐.”“그래요. 다시 말해드리죠.”임재욱은 임태훈을 똑똑히 쳐다보며 말을 꺼냈다.“일년전, 저와 정유라 씨가 결혼할 때 이미 상의가 끝났습니다. 혼인신고는 하지 않고 결혼식 당일이 되면 정유라 씨 스스로 도망가겠다고 말이죠. 그러면 둘 다 피해볼 것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유라 씨는 절 속였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제 아내역할을 하고 있는 거구요.”애초에 만약 임태훈을 달래기 위해 나가겠다고 약속한 수만 가지 소개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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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8화

경솔하게 행동하면 두 집안 모두 크게 다치는 결과를 초래 할 것이니까.임재욱은 창가에 위치해있는 일인 소파에 앉아 임태훈을 쳐다보며 물었다.“전엔 결혼하라고 그렇게 절 협박하시더니, 지금은 이혼도 못하게 하시네요?”“이혼은 너 혼자서 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임태훈은 냉정하게 대답해주었다입술을 꾹 다물고 있는 임재욱은 비록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지만 눈에는 불만이 가득해보였다.“할아버님...”그 틈을 타 정유라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는 임태훈 앞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고 울먹이며 말했다.“할아버님, 저 임씨 집안에서 나가고 싶지 않아요. 재욱 씨를 떠날 생각은 더더욱 없고요. 유시아 일 빼면 저 하늘을 우러러 재욱 씨에게 잘못한건 하나도 없어요. 제발... 부탁드려요... 저 쫓아내지 말아주세요.”가만히 지켜보던 임재욱은 그녀를 비웃으며 물었다.“유라 씨가 이집에 남아있을 자격이 되기나 합니까?”정유라는 그제야 글썽거리며 임재욱을 바라보았다.“재욱 씨... 재욱 씨는 항상 유시아와 그 아이만 걱정하셨죠? 그래서 재욱 씨는 몰랐을 거예요... 저도 재욱 씨 아이를 임신 했다는 것을요.”[정유라도 임신이라고?]임재욱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유라 씨 당신도 임신이라고요?”옆에 있던 임태훈도 고개를 숙여 정유라를 바라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유라야, 정말... 정말이니?”“우리 아빠 생일날 기억 안나요? 재욱 씨... 제 처음 이였어요...”무릎을 꿇은 채 앉아있는 정유라는 외투 주머니에서 한 장의 초음파 사진을 꺼내 임태훈에게 건네주었다.“원래 전 이 사실을 설 선물로 전해주려고 했는데... ”그녀는 참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할아버님, 제 뱃속에 있는 아이도 재욱 씨 아이예요. 임씨 집안 핏줄이라고요. 전 이혼할 생각은 하나도 없어요. 아이한테 완전한 가정을 꾸려주고 싶어요. 그러니까 제발... 저보고 떠나라고만 하지 말아주세요. 저 재욱 씨 많이 사랑해요. 뱃속 아이도 많이 사랑하고요. 뭐 하나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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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임태훈의 목소리는 단호하기 그지없었는데 마치 이 일에 대해 마무리 도장을 찍는 것 같았다.말을 끝마친 임태훈은 천천히 몸을 돌려 임재욱을 쳐다보았다.“남자라면 책임을 질줄 알아야하지 않겠니? 피하지 말고.”그 말을 들은 임재욱은 임태훈을 똑바로 쳐다보며 대답했다.“그럼 전 유시아에게도 책임을 져야지 않겠습니까?”임재욱은 무의식간에 소현우를 살해하였고 그것으로 인해 유시아로 하여금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게 만들었으며 그녀를 제대로 보호해주지도 못하였기에 뱃속의 아이도 지켜내지 못했다.유시아 혼자서 많은 고통을 감당하였는데 임재욱이 책임을 안 져도 된다는 말인가?정유라는 돈도 있고 가족도 있기에 유시아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살 것이라고 확신하는 임재욱이였다.하지만 유시아는 옆에 그 누구도 없지 않은가?몸과 정신에 입은 큰 상처 말고는 유시아에게 남은 것은 그 무엇도 없었다.“유시아에게는 책임을 져도 된다.”임태훈이 말했다.“너는 유시아에게 돈을 줘도 되고 집을 사줘도 돼. 하지만 임씨 가문의 사람으로는 자격이 없어!”말을 끝낸 임태훈은 몸을 일으켜 밖으로 걸어 나갔다.임재욱은 그 자리 그대로 서있었는데 그의 머릿속에는 방금 임태훈이 한 말이 계속 맴돌았다.[자격이 없어...]이 몇 글자는 임재욱의 마음을 아주 아프게 했다.현재 임태훈의 눈에 유시아와 이유비는 별 다른 점이 없어 보였는데 굳이 찾자면 얼굴만 다를 뿐 이였다. 둘 다 모두 그의 장난감과도 같은 존재였고 그의 생활에 작은 보충제 역할을 하는 역할 이였다.하지만 전엔 유시아도 임재욱에게 잘 어울리는 사람 이였다. 그녀는 남운대를 졸업한 인재였고 용감하고도 단순한 강한 여자였다. 그렇게도 용감해 임재욱을 많이 부끄럽게도 한 유일한 여자였다.임재욱 본인이 유시아를 한번, 또 한 번 차츰차츰 그녀를 깊은 진흙탕 안으로 빠지게 한 것이다. 임태훈의 눈에 유시아가 자격이 없어 보이는 것도 결국 모두 임재욱 그가 스스로 초래한 것이다.심지어 아주 가끔 임재욱은 유시아가 그에게 어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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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임재욱은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아마도 유시아 마음속에 그는 아주 나쁜 사람이라 그녀가 이렇게까지 그를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임재욱은 진심으로 유시아에게 잘해주려고 하는데 말이다.다시 말해 유시아는 지금 임재욱과 한 공간에 있기도 싫어하는데 설령 유시아가 원해서 이 집에 들어왔다고 해도 그는 절대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의사도 유시아가 금방 유산한 몸이기에 아직 관계를 가지기엔 부적절하다고 말했으니까.임재욱은 그런 짓은 유시아의 몸을 생각해서라도 참을 수 있었다.“전 그냥 시아 씨를 방에 데려다줄 생각 이였습니다...”임재욱이 서서히 입을 뗐다.“소파에서 자면 불편하니까 감기 걸릴 수도 있고... 전 이미 허씨 아주머니에게 방을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얼른 올라가서 주무시죠.”말을 하는 임재욱은 얼른 몸을 일으켜 유시아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그리고는 허씨 아주머니에게 말했다.“유시아씨 데리고 방에 올라가세요. 앞으로는 밤을 새지 마시고요.”그 말을 들은 유시아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소파에서 일어나 허씨 아주머니의 뒤를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마치 무서운 맹수 같은 존재로부터 달아나듯이.임재욱은 급히 올라가는 유시아의 뒷모습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곧바로 서재로 향했다.주머니에서 초음파 사진들을 꺼내들고 복사 본을 찍은 다음 병원에 있는 친구에게 보내주었다. 그리고 친구에게 이 사진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조사해달라고 부탁하였다.정유라가 임신한 일, 그리고 정건호의 생일파티에서 벌어진 그일 모두 너무 갑작스럽고 수상했다. 그래서 임재욱은 더욱 조심하고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정유라 그 여자는 점점 더 선을 넘어 임재욱의 인내심의 한계를 건드리려고 하였다.[정유라... 진짜 나를 바보로 생각 하는 거 아닌가?]그리고 정유라의 연기는 너무도 뛰어나서 조금만 방심해도 바로 그 여자 손아귀에 붙잡힐 위험성이 높았다.다음날, 임재욱의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정유라 배는 진짜 임신한 배가 맞아. 확실히 임신이야. 그리고 임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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