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차린 유시아는 서둘러 술을 서빙하러 갔다.임신 중이긴 하지만 아직 몇 개월도 되지 않아 업무에 영향을 미칠 만큼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유시아의 섣부른 판단이었다.불과 몇 시간 후, 속이 더부룩해 난 유시아는 화장실로 달려가 변기에 엎드려 한바탕 토하고 말았다!식욕이 없어 저녁엔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텅 빈 위에서 토해낼 것이라고 신물밖에 없었다. 목이 불에 덴 듯 따끔거리고, 통증에 눈물까지 찔끔 흘렸다.잠시 벽에 기대어 숨을 돌린 유시아는 탈의실로 돌아가 요구르트로 속을 달랠 생각이었다. 그런데 화장실 문을 열자 한서준이 창가에 선 채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유시아는 흠칫 긴장하며 그의 시선을 피했다.“한 대표님……”“왜 그래?”한서준의 시선이 그녀의 작고 창백한 얼굴에 머물렀다.“몸이 안 좋은가?”“아, 아닙니다.” 유시아는 담담한 미소로 대답했다.“탈의실에 가서 좀 쉬면 돼요!”하지만 한서준은 손을 뻗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병원 가자, 돈은 보험처리 해줄게!”유시아는 살짝 당황했다.“아니요, 정말 괜찮아요. 그냥 가서 좀 쉴게요……”가늘게 뜬 한서준의 눈에 의구심이 스쳐 지나갔다.“유시아, 너 혹시……”“괜찮다니까요!”말을 마친 유시아는 계단을 향해 빠르게 걸어갔다.만약 한서준이 임신 사실을 알게 되어도, 절대 비밀을 지켜줄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그러다 임재욱의 귀에까지 들어간다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그리하여 유시아는 직장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임신 사실을 숨겨야 했고, 아무에게도 들켜서는 안 되었다!1층 라커룸으로 돌아온 유시아는 사물함에 손을 뻗어 요구르트 한 병을 꺼내 단번에 들이킨 다음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밤늦게 퇴근한 유시아는 구름이를 안고, 네온사인이 번뜩이는 야생가에서 나왔다.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던 중 갑자기 한서준의 차가 앞을 가로질러 왔다. “타, 집까지 태워줄게!”“괜찮아요, 감사합니다.”유시아는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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