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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사랑이라는 죄로: Chapter 251 - Chapter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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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화

유시아는 남자의 유치한 모습을 바라보며 모호한 표정을 지었다.“임재욱 씨, 지금 너무 오지랖 부리고 있는 거라는 생각은 안 해요?”“맞아!" 임재욱은 유시아의 말에 전혀 부인하지 않았다.“그런데 유시아, 난 평생 네 인생에 관여할 거야.”“당신이 뭔데요?”“네가 전에는 내 소유였다는 것만으로도 난 자격이 있어.”임재욱이 다가가 유시아의 귓가에 입술을 포갰다.“예전에도, 앞으로도 쭉 넌 내 것이어야 해.”그 말을 들은 유시아는 얇은 입술을 꾹 깨물었고 그녀의 아름다운 미간도 함께 구겨졌다. 이윽고 유시아는 단번에 임재욱을 밀어내며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임재욱 씨, 저와 이혼했고 당신은 이미 새로운 여자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긴 해요? 대체 당신이 뭔데 지금 저한테 이딴 소리를 하는 거예요? 당신한테 무슨 자격이 있는데요?”임재욱은 유시아를 유흥 업소 아가씨를 대하듯 거칠게 다뤘고 이것도 모자라 그와 정유라 사이에 끌어들여 만인이 욕하는 내연녀로 만들어버렸다.대체 왜?임재욱이 정말 유시아를 사랑한다면 3년 전 그녀가 감옥에 들어갈 땐 대체 무슨 생각이었던 건가?유시아를 하나의 카드로 여기고 한 무리의 남자들과 도박을 할 때는 또 무슨 생각이었던 건가?유시아는 임재욱 손안에 있는 인형이 아닌 살아 숨 쉬고 있는 사람이다.그녀의 마음과 감정은 틀기만 하면 미친 듯이 사랑해주며 감정을 쏟아붓고 다시 닫으면 철저히 임재욱의 존재를 마음에서 지우는 수도꼭지가 아니다.유시아는 임재욱을 사랑할 때 이미 모든 마음의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다. 그녀가 가장 아름다운 꿈과 환상을 품고 임재욱에게 몸을 내던질 때 임재욱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를 지옥에 빠뜨렸다. 그리고 현재 유시아가 모든 가시덤불을 넘고 수많은 변화를 눈에 담으며 어느새 마음도 차게 식고 무감각해지자 임재욱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녀를 향해 사랑을 외치고 있다.--대체 왜? 임재욱은 대체 무슨 근거로 그녀를 이렇게 괴롭힌단 말인가?유시아는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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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임재욱도 그렇게 생각했고 곧 실행에 옮겼다.유시아는 그의 몸 아래에서 절망적인 울음을 터뜨렸다. 왠지 모르게 그녀는 오늘따라 소현우가 자꾸 떠올라 저도 모르게 그의 이름을 불러댔다.“현우 씨, 현우 씨...”만약 그 남자가 아직 살아있다면 절대 그 어떤 사람도 그녀를 괴롭히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다.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유시아는 처음으로 소현우가 뼈저리게 그리웠다.그때, 허리에 갑자기 통증이 전해지며 유시아를 과거의 그리움 속에서 끌어냈다.그녀는 조금 두려운 눈빛으로 시선을 들어 올려 블랙홀처럼 당장이라도 그녀의 영혼까지 끌어당길 듯한 남자의 깊은 눈동자를 마주했다.“시아야, 나 임재욱이야...”남자는 유시아의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부드럽고 자성이 있는 목소리는 마치 울고 있는 유시아를 달래주는 듯 했다.“시아야, 나 임재욱이야. 너 전에는 계속 나 재욱이라고 불러줬잖아. 재욱 오빠라고 한번 불러봐, 응? 재욱...”유시아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으며 죽어도 임재욱의 이름을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현우, 난 현우가 좋아...”유시아는 이 세상에 정말 영혼이 있기를, 그리고 소현우의 영혼이 달려와 그녀를 구해주기를 간절하게 빌었다.“부르지 마. 정말 소현우의 영혼을 네가 불러와도 지금 네 이 꼴을 보게 된다면 소현우도 널 싫어할 거야. 여자인 너는 남자의 마음을 몰라.”임재욱은 눈을 흘기며 유시아의 입술을 힘껏 깨물었다.“난 임재욱이야. 재욱이라고 불러. 유시아, 당장 재욱이라고 부르란 말이야!”그러나 유시아도 한사코 물러서지 않았고 계속하여 이를 꽉 악물었다.“현우 씨...”깊은 밤, 인적이 드물어 고요하기만 했다.유시아는 이미 기절해 잠들었고 눈물과 땀범벅으로 얼룩진 그녀의 얼굴은 상당히 낭패하고 불쌍해 보였다.임재욱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손을 뻗어 마음 아픈 듯 축축이 젖어있는 유시아의 작은 얼굴을 어루만졌고 그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소현우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던 유시아의 목소리가 떠나가질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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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유시아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 멍하니 한쪽 무릎을 꿇고 한 손으로는 그녀의 가느다란 발목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슬리퍼를 신겨주는 임재욱의 모습을 쳐다보았다.슬리퍼는 매우 예뻤고 따뜻한 스웨이드 소재에 앞에는 예쁜 방울이 달려있었다.유시아는 소현우도 당시 같은 색깔에 같은 디자인인 비슷한 슬리퍼를 사준 기억이 났다.그리고 그녀를 부드럽게 대해주는 것도 소현우와 비슷했다.하지만 그의 얼굴이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임재욱은 소현우가 아니다. 임재욱은 그녀를 감옥에 보내고 사람 취급도 안 해줄 뿐만 아니라 한번, 또 한 번 그녀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녀를 괴롭히고 상처 주는 사람이다…그러자 유시아가 갑자기 발을 움츠렸다.“저한테 손대지 마세요!”“왜 그래?”임재욱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더니 이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혹시 이 슬리퍼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건가? 아니면 다른 슬리퍼 가져다줄까?”유시아는 임재욱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한 글자 한 마디 똑똑하게 내뱉었다.“전 집에 가고 싶어요. 전 이곳에 있는 게 싫어요!”임재욱은 담담히 웃으며 몸을 일으키더니 손을 뻗어 유시아의 앞머리를 슬쩍 어루만져주었다. 그러자 유시아가 경멸 어린 표정으로 그의 손길을 슬쩍 피했지만, 임재욱은 화내지 않았다. 들어 올린 손은 결국 가볍게 유시아의 머리에 안착했고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네 작은 집이 너무 추워서 오래 지내면 감기 걸려.”“하지만 이곳에서는 죽어버릴 거예요.”저번에도 유시아는 임재욱에 의해 별장에 갇혀 벗어날 방법이 없어 보이자 바로 손목을 그어버렸었다.그 흔적은 지금까지 손목에 남아 사라지지 않았는데 유시아가 어떻게 이 일을 잊는단 말인가?임재욱의 호흡이 순간 멈칫하더니 다시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착하게 잘만 있으면 안 죽어.”만약 유시아가 임재욱의 말을 듣고 소현우와 결혼하겠다고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면 아마도 그들 사이의 장애물은 지금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그러나 임재욱은 이제 과거의 일을 묻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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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집에 가고 싶어요!”임재욱의 말에 유시아가 고개를 번쩍 들어 올리며 말했다.“저 출근도 해야 해요.”그러자 임재욱은 싱긋 웃으며 팔을 뻗어 그녀의 두 손을 꼭 잡고 끌어당겨 아이를 달래듯 부드럽게 타일렀다.“네 손이 얼마나 소중한데. 술 나르는 일은 됐어, 하지 마.”게다가 손을 들어 올려 벽에 걸려있는 그림을 가리켜보았다.“봐, 저 그림이 딱 좋잖아. 나도 좋아서 액자에 넣어 침실에 걸어뒀는데…”유시아가 임재욱의 손끝을 따라 시선을 옮기자 저도 모르게 멈칫하고 말았다.그건 그녀와 소현우가 결혼하기 전, 홍콩에서 그와 여행하며 그린 그림이다.당시의 유시아는 아직도 대학 시절의 겉은 멋지지만 속은 순진하기 그지없는 남학생을 그리워하고 있었다.하지만 곧바로 현타가 오며 몰려오는 수치심에 꾸겨 버렸던 것인데 이걸 다시 주워올 줄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주워온 것도 모자라 정성스레 포장하여 벽에 걸어놓기까지 한 것이다.그 그림은 마치 반짝이는 서치라이트처럼 그녀의 모든 내면을 한눈에 비추어 버렸다.모든 마음을 들켜버렸다는 생각에 수치심이 엄습해왔고 골치 아픈 듯 손을 움츠렸다.“임재욱, 난 평생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아요. 다시는 붓을 들지 않을 거라고요…”“그래, 싫으면 그리지 말자.”임재욱이 인내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따뜻하게 말해주었다.“그럼 뭘 갖고 싶어? 가방 하나 사주거나 밥 한 끼 제대로 먹는 건 어때?”임재욱이 부드럽게 행동할수록 유시아는 점점 초조해져 갔다. 유시아는 자신의 마음이 조금씩 무너지고 함락되고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다.그건 유시아가 존엄을 잃고 또다시 임재욱의 손에 떠밀려 지옥에 떨어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매우 끔찍한 일이다.그러자 유시아가 통제 불능이 된 듯 힘껏 걷어찼다.“싫어요!”임재욱은 가볍게 그녀의 발목을 쥐어 잡고는 여전히 화 한번 내지 않고 무한히 넘치는듯한 인내심으로 입을 열었다.“그럼 뭘 원하는데? 응? 한정판 립스틱은 어때?”유시아는 화가 치밀어 올라 몸이 부들부들 떨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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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유시아의 몸 상태는 줄곧 임재욱 마음속의 걱정거리였다.게다가 유시아는 아마 지금까지도 그녀의 몸 상태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것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생리 기간의 복통 정도로 간단한 일이 아니라 임재욱은 아이를 낳는 일도 항상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었다.하여 그는 더이상 이대로 미룰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번만큼은 정말 밧줄로 묶어서라도 반드시 홍콩에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할 예정이였다.임재욱은 죽 그릇 앞에 놓인 두유 컵을 유시아에게 밀어주며 입을 열었다.“원한다면 나도 그쪽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학교를 알아봐 줄 수 있는데 공부도 하면서 몸조리도 하고 일거양득 아니겠어?”유시아는 그 말을 듣고 나서야 고개를 들어 임재욱에게 눈길을 주었다.“남 인생을 멋대로 전부 안배해 놓는 건 당신에게 취미와 같은 건가요?”“만약 네가 정말 네 인생을 잘 살 수 있다면 내가 나서겠어?”말을 마치고 임재욱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설마 지금 야생가 같은 곳에서 웨이터나 하고 있는 게 괜찮은 인생이라고 말할 생각은 아니겠지?”유시아는 입을 달싹이며 갑자기 임재욱과 말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당시 임재욱의 손에 떠밀려 감옥에 갔든 출소 후 인형처럼 옆에 갇혀 있었든, 아니면 지금의 다정다감한 모습이든...유시아에게는 임재욱의 좋고 나쁨, 그의 무관심, 그리고 그의 부드러움을 거절할 권리가 없었다.단 한 번의 정으로 평생 그의 곁에서 도망칠 수 없게 되었다.유시아는 마치 새장 속의 새처럼 사랑, 원망, 기쁨, 분노 등 감정을 가질 수가 없었다.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유시아는 한숨을 푹 내쉬며 손안에 쥐어진 숟가락을 내려놓고는 몸을 돌려 위층으로 올라갔다.임재욱은 고개를 들어 유시아의 가냘프고 쓸쓸한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눈을 가늘게 뜨며 손안에 있던 우유컵을 힘껏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 그는 당장이라도 강제로 유시아를 끌고 와 꼬치꼬치 캐묻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아냈다.위층의 침실은 매우 조용했고 유시아는 무릎을 껴안고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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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임재욱이 물으며 손을 뻗어 열어보니 안에 들어있는 것은 신서현이 살아있을 때 낸 음반이었다. 예전에 신서현이 가장 좋아하던 것은 노래였고 그녀의 음색도 감미로웠다. 하지만 음반 시장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신서현은 매니저의 안배하에 연극을 하며 돈을 벌어야 했다. 그 시절 임재욱은 그가 대우 그룹을 물려받으면 신서현이 음반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여 그녀를 가장 인기 있는 가수로 추켜세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아쉽게도 신서현은 기다리지 못했다.임재욱은 탄식하며 고개를 숙이고 표지의 여자를 살살 어루만지며 물었다. "너 어디서 이런 물건을 가져온 거야?" 신서현이 임재욱에게 줬던 이 음반은 아직 개봉하지 않은 새것이다. 게다가 한정판으로 판매되고 신서현의 친필 사인이 들어있다. 임재욱은 예전에 사람을 시켜 음반을 한참을 찾았고 팬에게서 고가로 구매를 시도했지만 끝내 얻지 못했다.유시아의 손에 이것이 있다니, 임재욱은 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현우 씨한테서 가져왔어요." 유시아는 임재욱의 노심초사하는 표정을 보더니 말했다."예전에 현우 씨가 서현 씨의 매니저와 함께 접대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한정판의 음반을 선물 받았어요."유시아는 이 음반을 가져온 지 이렇게 오래 되였지만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몰랐다.방금 물건을 찾다가 마침 이것을 뒤져서 임재욱에게 주었다. 어쨌든 신서현의 유물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임재욱은 그 음반을 손에 꼭 쥐고 있다가 한참 만에야 고맙다고 말했다. 유시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갔다. 돌아가는 길에 두 사람 모두가 답답했다. 유시아는 신서현의 일에 관련되면 이 남자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유시아는 조수석에 앉아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바깥 거리 풍경을 바라보며 묵묵히 자신의 걱정거리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 차는 이미 멈춰 섰다. 그러자 그녀는 놀라서 물었다."뭐 하는 거예요?" "뭐 좀 먹으러 나가자." 임재욱은 손을 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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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1년 가까이 못 보던 사이에 이채련도 아들을 잃은 슬픔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듯했다.이채련은 은회색 긴 가을 스커트에 옅은 갈색 모피 코트를 매치해 나이 들어 보이는 얼굴 외에는 여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소현우가 사망하고 세현 그룹도 해체되었지만 소현우가 남긴 막대한 재산은 여전히 그녀가 먹고살기에 충분했다.오늘 이채련은 몇 명의 친구들과 오후에 차를 마시기로 약속했지만 문에 들어서자마자 생각지 못하게 유시아가 여기서 밥 먹는 것을 보았다.그리고 유시아의 맞은편에는 자기 아들을 죽인 살인자, 임재욱이 앉아 있었다.이채련은 눈썹을 찌푸리고 입술을 살짝 오므린 채 두 사람을 무시하고 자신의 친구들을 따라 창가 자리에 앉았다. 유시아의 마음은 이미 음식 위에 있지 않았다. 유시아는 이채련을 보기만 하면 과거의 많은 일을 떠올리게 되고 하나하나가 모두 소현우와 관련이 있었다.이채련은 처음부터 유시아가 소현우와 함께 있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소현우가 줄곧 끈질기게 노력했기에 유시아가 그에게 시집갈 수 있게 되었다. 결국, 결혼식 날은 소현우의 기일이 되었다! 유시아는 자신에게 이채련을 잘 돌봐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감히 이채련의 곁에 다가가지 못했다.전에 유시아는 혼자 낯선 집에서 열 달 동안 숨어 살았는데, 첫째는 임재욱을 보기 싫었고 소송에 휘말릴까 봐 두려웠다. 둘째는 이채련을 볼 면목이 없다고 생각했다.특히 오늘 유시아는 임재욱과 함께 앉아서 밥을 먹다가 이채련을 다시 만났을 때 몸 둘 바를 몰랐다.유시아는 소현우에게 면목이 없었고 소 씨 가문에게는 더욱 면목이 없었다.임재욱은 유시아의 이런 감정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심지어 그는 힐끔힐끔 이쪽을 바라보는 이채련의 곱지 않은 시선마저도 의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임재욱은 그냥 지나칠 수 있었다. 그는 곧바로 유시아의 앞 접시에 튀김 빵 하나를 더 놓았다. "많이 먹어." 유시아는 이미 입맛이 다 떨어져 한 입 베어 물고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배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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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이채련은 손을 뻗어 유시아의 팔을 꽉 잡았다. "너한테 대한 일편단심은 헛되이 하고 이렇게 빨리 현우를 뒷전으로 내팽개치고 다시 임재욱을 꼬셨구나..." "…""유시아, 너 정말 천하기 짝이 없구나!" 이채련은 말을 마친 뒤 유시아를 뿌리치고 화장실 문을 열고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자리를 떴다.유시아는 십여 분이 지나서야 화장실에서 나와 밖에서 기다리던 차에 올라탔다. 그녀는 이번에 급하게 나왔다. 파우치도 없이 민낯으로 초췌한 모습이었다. 뺨을 맞은 후 살짝 부은 반쪽 얼굴은 더욱 초라해 보였다. 임재욱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고 그녀의 작은 얼굴을 위로 들어 올려 자세히 살펴보았다."현우 씨 어머님이 때린 거야?" ‘괘씸하다, 이렇게 모질게 손을 대다니!'유시아는 임재욱의 손을 헤치며 담담하게 말했다. "알면서도 묻는 거예요?" "하지만 넌 그분께 빚진 게 아니야. 그런 억울함을 당할 필요가 없어!" 소현우는 유시아에게 매우 좋은 사람이었지만 그는 이미 죽었다. 이 빚이 무엇 때문에 이채련에게 전가되는지 모르겠다.유시아는 우스꽝스러운 농담을 들은 듯 말했다."그래서 애초에 우리 아버지에 대한 미움을 왜 나한테 전가했어요?"그 말을 들은 임재욱은 한동안 할 말이 없었다. 그가 애초에 유시아에게 화를 낸 것은 그녀가 유병철의 딸이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유병철이 유시아를 위해 차로 신서현을 죽였다고 의심했기 때문이었다.지난 일은 돌이킬 수 없다! 임재욱이 유시아에게 화풀이를 한 것과 이채련이 유시아에게 화풀이를 한 것은 전혀 별개인 것 같지만 하필이면 임재욱은 유시아에게 이 일을 자세히 변명할 방법이 없어 그저 묵묵부답으로 차를 몰고 그린레이크로 돌아갔다. 돌아간 후 임재욱은 허 씨 아주머니한테 명령하여 얼음주머니를 가져와서 유시아의 얼굴에 가볍게 찜질해줬다.유시아는 눈을 감은 채 소파 위에 비스듬히 있다가 차가운 얼음주머니에 몸을 떨더니 이내 눈을 뜨고 임재욱을 보았다. 임재욱은 울부짖는 것보다 더 큰 슬픔으로 가득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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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비행기가 홍콩 공항에 착륙했을 때는 이미 밤이었다. 이곳 기온은 정운보다 조금 높지만 습기가 조금 많고 차가운 바람이 사람의 뼈 사이로 직접 파고들 것 같았다.특등석에서 고개를 내민 유시아는 갑자기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무의식적으로 손에 들고 있던 애완동물 바구니를 꽉 잡았다. 임재욱은 뒤에서 그녀의 손을 잡고 끌고 가서 짐을 찾은 뒤 오래된 차를 타고 호텔로 돌아갔다. 지난번에 묵었던 그 호텔과 같은 룸이라 그곳의 웨이터조차도 유시아와 아주 친숙해졌다."임 대표님, 유 아가씨, 저녁에 무슨 야식을 드시고 싶으신가요?" 유시아는 구름이를 보살피고 있었다.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 임재욱은 이미 입을 열었다. "여기 있는 새로운 메뉴를 골라주세요. 그리고 담백하고 소화가 잘 되는 것으로 해주세요." "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웨이터는 말을 끝내자마자 재빨리 스위트룸을 떠났다. 임재욱은 외투를 벗고 유시아에게 다가가 그녀의 작은 얼굴을 만지며 물었다. "추워?""괜찮아요." 유시아는 옆으로 몸을 돌려 그의 손을 피하며 물었다. "우리 여기에 얼마나 있어야 하나요?" 그녀는 야생가 일을 아직 그만두지 않았고 지금은 임주란한테 병가를 낸 상태여서 오래 지체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대우 그룹의 본거지가 정운시에 있는데 임재욱도 이곳에 오래 있을 이유가 없어 보였다.임재욱은 유시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여기가 마음에 들어?" "싫어요." 유시아는 담담하게 말했다. "난 정운시만 좋아해요!" 임재욱은 유시아를 한참 뚫어지라 쳐다보더니 가볍게 웃었다. "시아야, 너한테 제일 호감 가는 게 뭔지 알아?" 유시아는 얼굴도 다시 돌리지 않았고 임재욱과 이런 말장난을 하는 것을 귀찮아했다. 임재욱은 그녀에게 외면당하는 것을 개의치 않고 스스로 대답했다."너한테 가장 호감 가는 것은 바로 너의 솔직함이야!" 유시아를 알게 된 순간부터 그녀에게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 같다. 사랑하든 사랑하지 않든 유시아는 분명하게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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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한때 유시아 마음속에서의 임재욱은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개 한 마리 만도 못한 지경이 되었다.그는 왜 이렇게 비참하게 되었을까! 여기까지 생각한 임재욱은 식탁에 가득 찬 맛있는 음식을 마주하고 갑자기 입맛이 없어졌다.유시아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할 때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이 울렸다. 꺼내 보니 임태훈이 걸어온 것이었다.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임재욱은 옆 서재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임태훈의 목소리는 편안하고 여유롭게 들려왔다."재욱아, 지금 어디야?" "홍콩이에요." 임재욱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는 할아버지께서 갑자기 전화를 걸었다고 해서 일상적인 문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아마 진작에 임재욱의 행적을 알아냈기 때문에 한 번 떠보려고 전화를 한 것이었다."아, 홍콩 갔구나..." 임태훈은 목소리를 조금 높여 홍콩에는 무슨 일로 왔는지 묻지도 않았고 누구와 함께 있는지도 묻지 않았다. "마침 다음 달이 네 장인어른의 60세 생신이야. 그분께서 골동품을 좋아하니까 네가 만약 시간이 있다면 그쪽 골동품 시장에 가서 좋은 물건이 있는지 한번 보고 한 두 가지 물건을 사 오는 것도 괜찮은 것 같더라. 60세 생신은 환갑잔치로서 매우 중요한 거야. 유라가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정씨 가문은 준비가 태반이더라. 사위인 너는 절대 뒤처져서는 안 된다. 산 선물은 반드시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임재욱: "…" 뜻밖에도 할아버지께서 갑자기 이 일을 꺼냈다.자세히 계산해 보니 정건호의 생일은 마치 이 계절에 있는 것 같았다.임재욱은 한동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얼버무렸다. "그래요, 알았으니 상황을 보고 다시 얘기 드릴게요." 임태훈은 임재욱의 말에 동의했다."밖에서 몸조리 잘하고 너무 놀이에 열중하지 말고 일찍 돌아와." 임태훈은 말을 끝내고 전화를 끊었다. 정유라는 평범한 외투를 입고 거실 맞은편 소파에 단정하게 앉아 있었다. 그녀는 임태훈이 전화를 끊는 것을 보자마자 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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