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파혼을 제안한다면, 할아버지께 혼날 수밖에 없고 또 그를 격노하게 하여 분노를 유시아에게 발산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정유라가 일방적으로 파혼을 제기한다면, 일은 훨씬 간단해진다.그가 그녀에게 조금의 보상을 준다면, 이 또한 합리적이었다. 게다가, 임재욱은 애초에 임씨 가문에 들어간 것도 결코 돈 때문이 아니었다. 30초도 되지 않았다!억대의 재산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임재욱은 30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이것은 그가 사람들 앞에서 약혼을 도망친 것에 이어 정유라에게 주는 또 다른 모욕이었다.정유라는 마침내 극도로 화가 나서 손을 들어 손에 든 밀크티를 그의 얼굴에 뿌렸다."임재욱, 나쁜 놈!" 말을 마친 그녀는 가방을 들고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나가던 도중에, 그녀는 다시 되돌아왔다. 그녀의 표정은 이미 이전의 침착함과 평화로움을 회복했지만, 말투는 오히려 칼같이 매서웠다."임재욱, 나는 네가 부르면 바로 오고, 가라면 가는 여자가 아니야!" 정유라는 그 말을 내던지고 나서야 돌아서서 당당하게 카페를 나섰다. 임재욱은 깊은숨을 들이키고는 계산대에 가서 계산하고 떠났다. -늦은 밤, 반월별장.유시아는 화판을 세우고 색을 맞추며 무언가를 그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가을이 되어, 밤에는 좀 쌀쌀하고, 집은 큰데 사람이 없다. 에어컨을 아무리 많이 틀어도 한기를 견디지 못하는 것 같아, 그녀는 잠옷 위에 두꺼운 외투를 덧입어야 했다.구름이는 그녀가 무시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고 계속 그녀의 발 옆에서 뛰어다니며 주인의 주의를 끌려고 했다. 또한, 소현우가 사고 난 뒤로, 구름이도 이제는 좋은 날이 없었다. 유시아는 그를 데리고 나가 놀아본 적도 없었고 강아지 사료를 주는 것도 자주 잊어버렸다. 게다가 때로는 혼자 집에 두기도 했다.그녀가 집에 있더라도 구름이를 상대하는 일은 거의 없었기에 대부분 혼자 멍하니 앉아있다. 구름이는 너무 외로워 옛 주인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의 옛 주인은 언제 돌아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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