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욱은 다음 날 아침에 깨어났을 때야 비로소 유시아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가슴이 덜컹거리더니 식은땀까지 났다. 지금같은 상황에서 유시아가 혼자 사라지는 것은 그녀 스스로 목숨을 끊으러 가지는 않았을까 하는 불길한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그는 더 깊이 생각할 시간 없이 즉시 차를 몰고 가서 유시아를 찾기 시작했고 강석호에게 전화를 걸어 사람을 보내라고 했다. 필요하면 경찰서에 연락해서 길가의 감시 카메라를 조사할 수도 있었다.유시아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떠났기에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정오에 임재욱은 마침내 강석호의 전화를 받고 그녀가 반월별장으로 돌아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이 장소를 들었을 때, 잠깐 멍해 있다가, 여기가 소현우가 그녀에게 마련해 준 신혼집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반월별장의 경비원은 유시아가 새벽 3~4시에 돌아왔고 그 후 다시는 나가지 않아 지금도 안에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재욱은 경비원에게 60만 원을 쥐여주고, 그제야 차를 몰고 들어갔다. 별장은 지문 인식으로 되어 있어 열리지 않았고, 한참 동안 초인종을 눌러도 아무도 받아주지 않았다. 너무 걱정된 그는 아예 별장 뒤쪽으로 돌아서, 2층으로 기어 올라가 가장 작은 창문으로 들어갔다. 그 방은 소현우의 서재로 보였다. 안에는 커다란 책장, 책상, 푸른 식물, 그리고 그들의 웨딩 사진이 놓여 있었다.임재욱은 잠시 묵묵히 그 사진을 보고 아랫입술을 살짝 오므리더니 방마다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반 시간 뒤, 임재욱은 안방 입구에 서서 큰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신혼부부의 방은 침대 시트와 커튼, 그리고 기타 용품들도 모두 붉은색이었고 천장에는 풍선과 꽃들이 걸려 있었으며, 바닥에는 붉은 장미꽃잎이 깔려 있었다. 방안에도 예쁜 풍선들이 쌓여있었는데 정교하고 경사스러워 보였다.유시아는 웨딩드레스를 벗지 않은 채 침대에 웅크려 누워 자신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문 앞에서 인기척이 들렸을 때 그녀는 눈을 뜨고 임재욱을 보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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