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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소현우의 행동은 매우 빨랐다.유시아가 그린레이크의 집을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현우는 그녀를 재빨리 데리고 운전하여 다른 집을 보러 갔다. 결국, 거액의 돈을 들여 교외 근처에 있는 반월만에 3층짜리의 작은 별장 하나를 샀다.별장은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었고 재미있는 아기자기한 소품도 증정되어있어 풀옵션으 입주할 수 있었다. 지리적 위치는 그린레이크만큼은 아니지만 유시아는 아주 마음에 들어 했다.“이곳은 이미 너무 호화로운 데다가 가격도 적당하네요.”그녀가 좋아한다면 되는 거였다. 어차피 집을 사는 목적은 그녀가 행복하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소현우는 즉시 전액을 지불했고 계약서에 두 사람의 이름을 사인했다.집을 마련하자마자 그는 유시아를 데리고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러 갔다.시간은 촉박하였고 그는 이미 기다릴 수가 없었다. 내일부터는 결혼식을 올리고 가능한 빨리 유시아를 집으로 들이고 싶었다.한 웨딩숍에 들어서자 방안에 꽉 찬 화려한 드레스는 유시아의 눈을 어지럽게 하였다.“너무 아름다워요. 어느 것을 입어야 할지 모르겠어요.”소현우는 유시아를 도와 드레스를 고르면서 말했다.“그럼 제일 예쁜 건 결혼식 때 입고 다른 건 우리가 웨딩촬영을 할 때 입으면 되겠네.”유시아의 작은 얼굴은 발그레해졌다.“그러면 너무 겉치레를 하는 거 아닌가요?”“결혼은 원래 겉치레를 하는 건데...”얘기하는 도중에 눈빛이 진열창에 있는 웨딩드레스로 향한 그는 유시아를 끌고 와서 물었다.“이건 어때? 너한테 잘 어울리고 예쁠 것 같은데...”그것은 확실히 너무 예쁜 탱크탑 드레스였고 가슴에는 정교한 자수가 새겨져 있었다. 드레스의 밑단은 여러 가지 색으로 레이어드 된 망사였고 그 위에는 펄과 큐빅이 포인트로 장식되어 있어 조금만 걸어도 빛이 났다.유시아가 제일 마음에 들어 한 것은 앞은 짧고 뒤는 긴 이 웨딩드레스의 밑단 디자인이었다.웨딩드레스의 뒷부분은 매우 길지만, 앞부분은 짧아서 걸을 때 드레스에 걸려 넘어질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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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두 사람이 한창 장난을 치고 있는데 소현우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유시아도 잠시 어리둥절해졌다. 그녀의 시선이 소현우을 따라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심하윤을 보았다.오랜만에 만난 심하윤은 작은 흰색 정장 차림에 하이힐을 신은 채 올림머리를 하고 목에는 점장 명함을 달고 있었다.유시아는 그녀가 이곳의 점장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녀가 좋아하는 웨딩드레스가 심하윤이 만든 최신 디자인일 줄은 더더욱 몰랐다.심하윤의 남자친구를 빼앗은 데다가 웨딩드레스까지 강제로 사려 했던 유시아는 자신을 몹시 나쁘다고 느끼며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저…""왜? 너 뭐?"심하윤은 웃으며 다가와 그들과 인사하고 근처 소파에 앉았다. 그녀는 여전히 예쁜 미소를 띄고 있었다."너희 결혼하기로 한 거야? 진심으로 축하해. 우리 가게 웨딩드레스를 좋아하는구나, 입어보라고 가져왔는데…"그녀는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하윤 언니…"유시아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저…정말 미안해요, 하윤 언니.…""결혼은 경사스러운 일인데,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마!"심하윤의 반응은 아주 시원했다. 그녀는 유시아의 작은 손을 잡으며 말했다."이리 와봐, 내가 입혀줄게. 소 신사님, 남성복 코너는 저쪽에 있으니 가서 골라보세요. 다 고르면 제가 할인해 드릴게요!"심하윤은 말하면서 한편으로는 유시아를 탈의실 안으로 끌어들여 주변의 커튼을 쳤다.심하윤은 웨딩드레스를 들고 말했다."너 눈썰미가 좋네. 나도 이 드레스가 너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았어. 네가 이것을 입으면, 아마 소현우가 너에게 엄청 반할 거야!"유시아는 더욱 무안해졌다."하윤 언니…정말 내 탓 안 해?”"하지. 왜 탓 안 해?"심하윤은 한편으로 웨딩드레스를 털며 말했다."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네 탓을 할 자격도 없는 것 같아. 처음에 소현우를 얻기 위해서, 나도 일찍이 너에게 고향을 떠나 홍콩으로 가라고 하지 않았어? 시아야, 나는 내가 결코 고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 그래서 나는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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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웨딩신발, 액세서리, 부케, 베일...심하윤은 마치 여동생을 시집보내는 언니처럼 액세서리든 뭐든 전부 유시아에게 하나씩 입혀주느라 바빴다.심지어 그녀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아르마니 립스틱을 꺼내 유시아의 입술에 새빨갛게 한 바퀴 발라주고는 머리를 돌려 소현우를 바라보았다.“저쪽에 가서 정장을 고르지 않을래?”그제야 정신을 차린 소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남성복 코너로 향했다.“아, 가려던 참이었어.”여자들은 화장할 때, 대부분 남들이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게다가 두 여자가 할 말이 있는데 남자가 거기에 있는 것은 너무 걸맞지 않았다.유시아는 워낙 수려한 외모로 입술이 빨갛고 치아가 하얗다. 입술 모양만 그려도 이목구비가 정교하고 뚜렷하다.심하윤은 다시 손을 뻗어 유시아의 허리를 재어 보고 만족했다.“허리도 맞네, 수선할 필요 없겠어. 너를 위해 맞춤 제작한 것 같아.”유시아는 그녀의 말에 얼굴을 붉혔다.“하윤 언니, 나...”심하윤의 남자친구도 뺏고 웨딩드레스까지 뺏어서인지 유시아는 결국 미안하게 생각했다.그녀가 여기에 나타난 것은 심하윤에게 있어 정말 잔인한 일이었다.심하윤은 유시아의 작은 얼굴을 만지면서 간절히 부탁했다. “ 앞으로도 꼭 행복해야 해. 바보야, 자꾸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말고 자신을 위해서도 생각해 봐. 현우도 사랑하고 너 자신도 잘 사랑해야 해, 알았어?”유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속으로 훈훈함을 느꼈다.“하윤 언니, 고마워요.”심하윤은 두 팔을 뻗어 유시아를 안았다.“예쁜 동생아, 꼭 행복해야 해.”소현우는 남성복 코너에서 머물다 이내 자신에게 어울리는 흰색 정장을 골랐다.탈의실에서 걸어 나오는 소현우를 보고 심하윤은 그를 유시아와 함께 서게 하고는 휴대폰을 꺼내 사진 한 장을 찍어주며 감탄했다.“너무 예쁘다. 나중에 포스터를 만들어 웨딩숍 입구에 걸어놓으면 장사가 대박 나겠네. 그런데, 광고비는 없어!”소현우도 웃으면서 맞받아쳤다.“점점 여장부의 느낌이 나는구나!” 심하윤은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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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유시아는 주방에서 물 한 잔을 따라 그에게 주고는 그의 곁에 앉았다."현우 씨, 결혼식 준비가 다 되었으니, 내일은 우리 아버지를 보러 가고 싶어요, 저랑 함께 가 줄 수 있어요?”그녀는 곧 결혼할 것이고 게다가 이렇게 좋은 남자와 결혼 한다. 그래서 그녀는 이 좋은 소식을 아빠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아버지가 계속 그녀를 보호하고, 심하윤도 보호하며 그녀에게 잘해주는 모든 사람을 보호하게 하기를 기도했다.그녀가 아버지를 언급하자, 소현우는 가슴이 두근거려 무의식적으로 벽에 걸려 있는 유병철의 영정사진을 바라보았다.그는 유시아의 작은 집안에서 자주 왔다 갔다 했지만, 그녀 아버지의 영정사을 볼 엄두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드물었다.사진 속 남자의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얼굴 속에는 솔직하기도 하고 정직한 표정이 보였다. 소현우는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그는 약간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알았어."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걱정했다.'그 일이 영원히 세상에 밝혀지진 않겠지? 응, 아닐 거야. 그분은 영원히 그 일을 폭로하지 않을 거야.'-소현우와 유시아의 결혼식은 음력 8월 8일로 정해졌다. 장소는 소현우 명의의 개인 식장이었다.이 결혼식 날짜와 장소는 이 여사가 그들을 도와 선택해준 것이었다. 결혼식도 일찍부터 알렸다. 다만, 초청할 하객은 많지 않았다.필경 이 여사의 마음속에 이 며느리는 결코 자신이 원하는 며느리가 아니었고, 아들과도 어울리지 않았다.청첩장을 받지 못한 임재욱은 우연히 소현우의 SNS 계정에서 그가 공개한 결혼 날짜와 장소, 그리고 한 장의 웨딩사진을 보게 되었다.유시아는 진홍색에 금색 무늬가 있는 수화복을 입고 머리를 묶은 채 예쁜 금비녀를 잔뜩 꽂은 모습은 마치 작은 새가 사람 품에 안긴 듯 두루마기 저고리를 입은 소현우의 품에 안겨있었다.화면을 두 번 눌러 사진을 확대해본 그는 유시아의 작은 얼굴에 띤 미소를 보고 유난히 달콤하다고 느꼈다.임재욱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아련한 기억이 떠올랐다. 예전에 자신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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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임재욱은 눈살을 찌푸리면서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요, 마음대로 하세요, 말씀하시는 대로 진행하죠!" 음력 8월 8일...이날은 확실히 나쁜 날은 아니다. 그리고 이날, 두 사람의 오랜 시간 동안의 애증에 대해 완전히 종지부를 찍었다. 그는 다른 여자에게로 장가가고, 그녀는 다른 남자에게로 시집간다. 나중에 먼지는 먼지로 돌아가고, 흙은 흙으로 돌아간다, 다들 각자 상관없는 일이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것은 모두 과거이다. 임태훈은 임재욱이 승낙하는 것을 보고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이렇게 중요한 일이 성사된 후에야 비로소 사람들을 식당에 초대하여 식사하면서 신혼집, 그리고 앞으로 함께 생활하는 등 일련의 큰 문제들을 상의하고 있었다. 임재욱은 입맛이 없어서 몇 입 먹지도 못하자 젓가락을 내려놓고 휴지를 찢어 입가를 닦으며 말했다. "회사에 일이 좀 있어서 제가 돌아가서 좀 처리해야 될 것 같아요, 먼저 일어나겠습니다.천천히 드세요." 말을 마친 임재욱은 할아버지와 여동생, 약혼녀의 가족을 버리고 몸을 돌려 훌쩍 떠났다. 임재욱은 당연히 회사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는 차를 몰고 유령처럼 거리를 무작정 돌아다녔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졌을 때야 예운 별장으로 갔다. 별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안은 마치 귀신의 집처럼 으스스하고 컴컴해 보였다. 임재욱은 평소에 이곳에서 살지 않는다. 오직 관리회사 사람들만 와서 매주 청소하고 집 안의 꽃과 나무를 관리한다. 신서현의 사진들은 먼지 하나 없이 장롱 위에 놓여 있고, 벽에도 걸려 있다. 그리고 그녀가 좋아하는 프리지어 중 일부는 이미 흰색의 작은 꽃을 피워 생기 넘쳐 보였다. 임재욱은 벽면의 사진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서현아, 난 그녀도 놓아주고 나 자신도 놓았어. 그래도 나를 탓하지 않아?"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텅 빈 방에서 울리는 메아리만 들렸다. 사진에 찍힌 여자의 작은 얼굴에는 변함없는 미소를 머금은 모습이 담겨있었는데 다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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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그녀도 마침내 자신의 집을 갖게 되었다. 이날 밤 유시아는 새벽에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하고 후반에 겨우 두세 시간만 자다가 알람에 놀라 잠에서 깼다. 오늘은 그녀가 결혼하는 날이다. 신부는 늦잠을 잘 권리가 없다. 그녀를 편하게 챙길 수 있도록, 소현우는 특별히 소씨 가문의 도우미 아줌마를 파견했고, 또 그녀를 위해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스타일리스트를 구했다. 유시아는 이미 한 번 결혼한 사람으로서 경험이 있는 데다 손님도 많지 않아 초혼 때처럼 허둥지둥하지 않았고 오히려 신부 들러리단의 도움을 받아 웨딩드레스를 입고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스타일리스트에게 분장을 맡겼다. 한창 화장을 하고 있을 때 심송학이 비서와 함께 왔다. 그를 본 유시아는 놀라워했다."심 아저씨, 어떻게 오셨습니까?" "오늘은 너의 경사로운 날인데, 어떻게 내가 오지 않을 수 있니?" 심송학은 거울에 비친 어여쁜 얼굴과 정갈한 화장을 한 유시아를 보며 슬픈 생각에 잠겼다.'유병철이 살아있었다면 아마 엄청나게 기뻐했겠지?"그는 주머니에서 커다란 빨간색 자수가 있는 돈 봉투 두 개를 꺼내 유시아의 손에 건네주었다."이것은 하윤이가 너에게 주라고 나한테 부탁한 거야. 하윤이는 남자친구와 출국해서 미안하지만 너의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어. 이것은 아저씨의 마음이니 네가 꼭 받아줬으면 좋겠어!" 결혼식 돈 봉투 등 모든 것이 축복이었다. 유시아는 거절하지 않고, 그에게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아저씨, 감사합니다!" 심송학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응, 얘야, 행복해야 해!" 화장을 마친 유시아가 침대에 앉자 신부 들러리단은 각종 게임을 위한 소품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유시아는 웨딩신발을 숨기고 있었다. 숨긴 후에 특별히 소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현우 씨, 몇 시에 도착할 거예요? 저 이미 웨딩신발을 다 숨겼어요. 때가 되면 빨리 찾아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지압 판으로 벌칙을 받을 거예요!" 소현우는 귓가의 나긋나긋한 소리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빙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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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신부 들러리단의 각종 게임 코너와 소품들이 다 준비되어 유시아의 방안에 깔끔하게 놓여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유시아의 화장을 다시 한번 점검하였고 소씨 가문의 도우미 아줌마는 유시아에게 수시로 당부하였는데, 대부분 어른이 매우 중요시하는 각종 결혼식 금기사항이었다. 유시아는 비록 무신론자지만 매우 진지하게 듣고 하나하나 적었다. 결혼은 원래 하나의 뜻깊은 일이다. 결혼식에 관한 모든 것, 비록 약간의 불가사의한 이론이라도 모두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이다! 도우미 아줌마는 말을 끝내고 시간을 보았다."왜 아직도 오지 않으시죠? 사모님, 어서 전화해서 차가 막혔는지 물어보세요." 유시아는 주의를 받고 나서야 문득 생각이 나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소현우의 번호로 연결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더는 아무도 받지 않았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왜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지?" "운전하는 것 같아요. 받기가 불편한가 봐요!" 도우미 아줌마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희 좀 더 기다려보죠!" 시간이 일분 일 초가 지나가자 유시아는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소현우는 이미 출발했다. 그리고 그는 차가 막힐까 봐 두려워서 자신의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호텔에 미리 묵었다. 만약 차가 막히지 않았다면, 그는 벌써 도착했을 것이다. 만약 차가 막힌다 해도 유시아의 전화를 받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녀는 생각하면 할수록 더 불안해져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현우에게 한 번 더 연락했다. 이번에도 여전히 아무도 받지 않았다. 이미 예정되어 있던 손님맞이 시간이 지난 데다가 소현우의 연락이 계속 두절 상태여서 신부 들러리단에서는 벌써 의견이 분분했다. 유시아의 작은 얼굴은 붉었다가 하얗게 질렸고 수면 부족 원인인지 귓가에도 계속 윙윙거렸다.'왜 아직 오지 않았을까? 설마 날 버린 건가? 현우 씨, 왜 아직도 안 와요? 왜 아직도 데리러 안 오세요? 약속했잖아요, 나한테 장가오겠다고, 가족이 되어주겠다고! 지금 나는 이미 웨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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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유시아는 넋을 잃고 앉아 있다가 휴대전화 벨 소리를 듣고서야 막연하게 고개를 들어 임재욱을 바라보았다. "재욱 씨, 왜 여기에 계세요?" "소현우 씨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던데, 그래서 내가 보러 왔어..." 임재욱은 얘기하면서 그녀에게로 다가왔다. "시아야, 너..."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벌써 응급실 문이 열렸다. 청록색 응급복을 입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모두 나와 마스크를 벗고 천천히 일어서는 유시아를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가서 얘기 나누세요!" 그 가벼운 한 마디는 마치 큰 바위가 내려치는 것 같았다. 유시아는 온몸이 깔린 듯 뼈가 부서지고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녀의 두 무릎은 이미 풀렸는데 임재욱이 손을 뻗어 부축해줘 쓰러지지 않았다. 몇 초 동안 멍해 있다가 그녀는 임재욱을 밀쳐내고 응급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에서는 피비린내가 진하게 났고, 기계 소리가 그녀의 약해진 신경을 자극했다. 응급 처치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은 하얀 시트를 덮고 눈을 살짝 감은 채 생명이 다한 모습이었다.다만 그는 자신의 신부를 보았을 때 눈에서는 다른 기색이 나타났다. "시아, 시아야..." 오늘은 그들의 결혼식이다. 그는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기로 약속했다. 지금쯤이면 그는 그녀의 규방에서 사방으로 그녀의 신발을 찾고, 그녀에게 반지를 끼워주며, 부케도 선물하고, 그녀를 안고 신부를 태우는 차에 올라타 정운시를 한 바퀴 둘러보고, 다시 결혼식장에 가서 하느님께 엄숙히 선서해야 한다. '소현우는 유시아를 한평생 사랑한다.! 가난하든 질병이 있든 평생 그녀를 떠나지 않겠다! 지금처럼 허약하고 무기력하게 누워서는 안 된다. 지금은 부질없이 눈을 크게 뜨고, 눈앞의 아름다운 여인을 탐욕스럽게 바라볼 뿐이다. "시아야, 너 왔어..." "현우 씨..." 그녀는 점점 체온을 잃어가는 그의 손을 잡고 두 무릎을 지탱할 수 없다는 듯이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마침 이 각도는 소현우가 그를 잘 볼 수 있게 하였다. "시아야,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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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임재욱은 흰 천으로 몸을 감싼 소현우를 보며 깊게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그는 유시아의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죽을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그가 죽으면 유시아가 혼자 구차하게 살 수 있겠는가?'"뭐 하러 들어오셨어요?" 유시아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고, 눈빛은 임재욱에게 1초도 머물지 않았다. 그는 건강하게 잘 살아있지만, 그녀의 소현우는 하루를 살아갈 수명도 없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현우 씨, 나 좀 데려가 줄래?" 유시아는 차가워질 대로 차가워진 그의 손을 잡았다. "제발, 나를 두고 가지 마, 현우 씨..." 그녀는 아무것도 없고, 오직 소현우 밖에 없었기 때문에,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만약 그가 없다면, 그녀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녀는 또 외로움을 두려워한다.. "임 대표님..." 소현우는 여전히 탐욕스럽게 유시아의 얼굴에 고정되어 있었는데, 입에서 나오는 말은 오히려 임재욱에게 하는 말처럼 보였다."임 대표님, 나중에 저희 시아를 잘 돌봐주세요. 너무 좋은 사람이에요. 음, 저는 그녀와 어울리지 않아요, 그녀와 결혼할 자격이 없어요, 당신이 그녀를 더 사랑할 가치가 있어요…" 갑자기 심한 통증이 다가오더니 소현우는 눈앞이 캄캄해질 정도로 아팠다. 그의 말투는 이미 똑똑치 않아 두 사람 모두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희미해졌다. 그는 유시아를 보며 아련하게 웃더니 이내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이렇게 하자.모든 것의 좋고 나쁨은 앞으로 그를 따라 땅에 묻어 편히 잠들수있게. 이 세상에 더이상 소현우라고 불리는 사람은 없다! 몇십 년이 지나면 아무도 그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시아야, 미안해, 내가 끝내 너를 속였어! 나 때문에 슬퍼하지 마, 나는 자격이 없어.'그가 눈을 감고 있는 것을 바라보던 유시아는 마치 정신을 잃은 듯 그의 어깨에 손을 내밀었다. "현우 씨, 얼른 일어나요, 자지 말아요. 오늘 우리 결혼하잖아요, 내가 웨딩드레스를 입었는데, 당신은 왜 늦잠을 자고 있어요? 자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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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만약 그의 무거운 표정이 아니고 이 병원 환경이 아니었다면, 언뜻 보기에 오늘 결혼하려는 사람은 그녀와 소현우가 아니라 임재욱 같았다.간호사는 재빨리 유시아에게 수액을 걸어주었다. 링거를 맞은 왼손에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끼워져 있지 않았다. 그들의 결혼반지는 잠시 신부 들러리단에게 맡겨 보관하다가 결혼식 때 반지를 교환할 때 소현우가 직접 끼워줄 계획이었기 때문이었다.현재 유시아의 왼손 손목에는 흰색 꽃 팔찌만 있고 팔찌에는 예쁜 레이스 테두리가 달려 있었다. 전형적인 공주님 스타일이었다.간호사는 레이스가 거추장스러운 그녀의 팔찌를 잡아당겼다. 임재욱은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팔찌를 자신의 손에 쥐는 수밖에 없었다. 비록 아무 소용이 없었지만, 그는 여전히 버리기 아까웠다. 마침내 주위가 조용해지자 임재욱은 의자에 기대어 손으로 쑤신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오늘에 있었던 사건은 정말 그가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유시아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첫 번째 결혼식에서, 임재욱이 감옥에 보내진 후, 그녀의 마음은 완전히 싸늘해졌다. 소현우는 줄곧 그녀의 곁에 있어 줘 그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해줘서, 그녀는 비로소 그와 결혼할 것을 다짐했다.두 번째 결혼식에서, 소현우는 아예 그의 신부를 버리고 하늘나라로 가버렸다.이번에도 유시아가 과연 걸어 나올 수 있을까? 임재욱은 눈살을 찌푸리고 이 사건을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 짜증 났다. 그는 손을 내밀어 주머니에서 담배를 만지작거리며 한 대 피우려고 하다가 혹시 유시아에게 담배 연기를 옮길까 봐 다시 답답하게 끼워 넣었다.   -오늘 정운시에서는 원래 두 가지 큰 경사가 있었다. 하나는, 소 씨 그룹의 대표인 소현우가 결혼하는 것인데, 비록 아내와 소현우의 집안 형편이 비슷하진 않지만 소현우는 아무리 집안에서 반대해도 그녀를 진심으로 원했다.다른 하나는, 임씨 가문의 장손, 임재욱과 정씨 가문의 아가씨와 약혼하는 것이다. 신랑은 유능하고 신부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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