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니까 당연히 인사할 필요 없었다.윤슬은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지만,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채연희는 그렇게 태연하지 못했다.그녀는 윤슬이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는 것을 보고 얼굴이 조금 어두워졌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상실감과 억울함이 마음속을 차지했다."흥, 인사도 안 하고 가냐. 역시 부모 없는…… 참 버르장머리 없어!"채연희는 보온통을 꽉 쥐며 시큰한 말투로 중얼거렸다.그녀는 원래 역시 부모 없는 놈이라서 인사할 줄도 모른다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왠지 모르게 차마 끝까지 말할 수가 없어서 억지로 말을 바꾸었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