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월영은 주먹을 꽉 틀어쥐었다.그녀와 시안은 황성을 나온 지 불과 한 시진도 지나지 않았다.이 야심한 밤에 대체 누가 정왕한테 소식을 전한 걸까?어찌됐건 1황인 정왕이 직접 나섰으니 여기서 도망치는 건 힘들 것 같았다.그녀는 슬슬 뒷걸음질치며 말고삐를 더듬었다.“전하, 저의 죄는 전하가 아닌 황제 폐하께서 직접 속단하셔야 이치에 맞지 않을까요?”“아바마마를 뵙고 싶나 보군.”정왕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여왕비, 자네는 아바마마가 황족의 위엄을 떨어뜨린 자네를 용서할 것 같은가?”“자네가 간첩과 내통하고 죄가 들킬까 두려워서 야반도주를 시도했다고 고하면 아무도 자네를 구해줄 수 없을 걸세.”그는 잠깐 고민하더니 웃으며 말을 이었다.“아, 목숨 불사하고 자네를 구하러 올 사람이 한 명 있군. 누구일 것 같아?”고월영이 말이 없자 그는 계속해서 그녀를 도발했다.“우리 5황이 정이 좀 많기는 하지. 설산에 있는 5황이 황성으로 내려온다면 모를까….”잠자코 듣고 있던 고월영이 손을 들었다.무수히 많은 은침들이 정왕을 향해 날아갔다.그녀가 수많은 호위무사들에게 포위당한 상황에서 대놓고 정왕을 공격할 거라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전하!”“전하를 호위하라!”수십 명의 호위무사들이 달려와서 정왕을 겹겹이 에워쌌다.정왕이 분노한 목소리로 고함쳤다.“멍청한 것들! 다 속았어! 당장 저년을 잡아!”고개를 들어 보니 조금 전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던 여왕비가 말 등에 훌쩍 뛰어올라 멀리 도망가고 있었다.그녀가 정왕을 향해 공격을 시전한 순간, 사람들은 정왕의 안전 확보에 정신이 팔려 정작 그녀가 뭘 하는지 주의하지 못했던 까닭이었다.정왕은 그녀가 떠난 방향을 가리키며 이를 갈았다.“당장 쫓아!”“예, 전하!”수십 명의 호위무사들이 말을 타고 그녀를 쫓아갔다.정왕이 굳은 목소리로 지시했다.“다쳐도 상관없지만 살려서 끌고 오거라!”“예!”주희는 멀어지는 호위무사들을 눈으로 쫓다가 정왕에게 다가가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전
Last Updated : 2024-02-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