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651 - 챕터 660

1381 챕터

제651화

만약 어르신에게서 환희 아가씨의 행방을 알 수 있다면 그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었고, 도윤 역시 바다에서 바늘을 건지는 것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힘들게 단서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어르신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환희 아가씨? 난 네 할머니 밖에 모르는데. 네 이 녀석 지금 날 모함하지 마라. 만약 네 할머니가 이 말을 듣고, 내가 다른 아가씨의 이름을 불렀다고 오해한다면, 오늘 밤 관에서 기어나와 나랑 따질지도 모른다.”“할아버지, 농담 아니에요. 방금 확실히 지아의 손을 잡고 환희 아가씨라고 부르셨어요.”어르신은 콧방귀를 뀌었다.“넌 어째서 점점 둔해진 것이야? 치매 걸린 노인이 한 말을 믿다니, 그럼 내가 울트라맨 본 적이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까지 믿을 거야?”어르신은 젊은 시절에 비해 성격이 많이 활발해져서 도윤은 견딜 수가 없었다. 말을 할 때 마치 개구쟁이와 같았다.그러나 어르신은 곧 도윤을 무시하고 지아의 손을 잡았다.“이전에 그렇게 너희들더러 돌아오라고 했는데. 그 A시가 뭐가 그리 좋다고. 이곳은 경치도 좋고 바다와 인접해 있어 날씨가 얼마나 좋은지. 몇 십년은 더 살 거 같구나. 심지어 너희들은 쌍둥이까지 낳을 수 있을 거야.”지아도 웃으며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네, 앞으로 이곳에 정착해 공부할 생각이에요.”“그래, 공부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 사람은 늙을 때까지 배워야 해. 하지만 자신을 너무 힘들게 하지 마라. 어쩜 이리 마른 것이냐. 도윤 그 녀석이 밥을 제대로 해주지 않은 것이냐? 도윤 할머니가 안다면 오늘 밤 바로 관에서 나올 것이다.”지아는 어르신의 말투에서 넘치는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어르신은 정말 그녀를 친손녀처럼 대했던 것이다.“여기에서 지내는 동안 필요한 것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라. 네 시어머니와 거리 좀 두고. 그 아이는 여기에 문제가 좀 있어.”어르신은 지아의 손을 놓은 다음 자신의 머리를 가리켰다.“그러나 나도 때로는 정상적이고 때로는 치매가 발작하니까, 이 집안에 정상인이라곤
더 보기

제652화

두 사람 모두 아이를 낳을 의사가 없는 것을 보고, 어르신은 비록 마음이 급했지만, 이런 일은 당사가가 신경을 쓰지 않으면 그도 재촉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다른 방법을 생각하려고 했고, 잠시 이 화제를 돌렸다.“그래, 낳고 싶지 않으면 그렇게 해라. 하지만 이제 곧 내 생일이 다가오고 있구나. 너희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나는 더 이상 생일을 보내지 않았어. 올해 너희들이 다 있으니까 제대로 모여보자꾸나. 이 일은 지아에게 맡기마.”지아는 이 말을 듣자마자 재빨리 손을 흔들었다.“이건 말이 안 되잖아요. 어머님도 계신데, 제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아요. 게다가 저는 처음 이런 것을 하는 거라 잘 모르니 실수할지도 몰라요.”어르신의 생신잔치는 아무 레스토랑에 가서 간단하게 식사하는 게 아니었다. 손님을 초대하는 것부터 모든 디테일을 도맡아야 했는데, 아무튼 엄청 번거로운 일이었다.이씨 가문처럼 대단한 가문이 만약 조금의 실수라도 한다면, 사람들의 웃음거리로 될 것이다.도윤은 눈살을 찌푸렸다.“할아버지, 꼭 생일잔치를 차려야 하나요? 저희 가족들끼리 모여 식사하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요.”말을 마치자마자 어르신은 호되게 그에게 딱밤을 날렸다.“이 녀석이, 내가 평생 팔순 잔치를 몇 번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생일 지나면 내려가서 네 할머니를 찾아갈지도 모르는데, 이 늙은이 기분 좀 즐겁게 해줄 순 없는 것이냐?”“자, 이 일은 이렇게 정했으니까 와서 같이 아침 먹자꾸나.”어르신은 두 사람에게 변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억지로 그들을 끌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그 사이, 도윤은 낮은 소리로 설명했다.“할아버지는 이 기회를 빌어 사람들에게 네 신분을 공개하시려고 그러는 거야. 앞으로 네가 바로 우리 가문의 여주인이니까.”지아는 눈썹을 찌푸렸고, 속으로 가문의 여주인이 되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네 어머니도 건강하시니, 내 차례가 될 리가 없잖아.”지아가 이씨 집안과 관련된 일을 계속 거절하는 것을 보고 도윤은 참을
더 보기

제653화

“너희 두 사람 사이가 참 좋구나. 잠깐 못 봤다고 서로가 보고 싶은 것이냐.”어르신이 갑자기 나타났다.지아는 얼굴을 붉히며 도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고, 마치 학창 시절 쑥스러움을 타던 소녀와 같았다.“자, 자, 결혼한 지 이렇게 오래되었는데, 어째서 아직도 소녀처럼 부끄러움을 타는 것이냐. 나도 농담 그만 하마. 너희들이 이렇게 화목하게 지내는 것을 보면 너희 할머니도 안심할 수 있겠구나. 도윤아, 넌 와서 나와 바둑 몇 판 좀 두지.”“네, 할아버지.”두 사람은 그제야 헤어졌다. 도윤은 어르신의 뒤를 따라갔는데, 주위에 사람이 없을 때, 어르신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너와 지아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별일 없어요.”“별일 없어? 너 지금 내 머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니면 내 눈에 문제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왜 내가 그렇게 많은 일을 언급했는데 지아는 아무런 반응도 없는 거야? 왜 그동안 두 사람은 아이조차 없는 거냐고? 분명히 3년 전에 너를 위해 그렇게 아이를 낳고 싶었는데, 왜 3년 후가 지난 지금, 오히려 원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비록 때로는 정신이 있고 때로는 많은 일을 잊어버렸지만, 여전히 예전처럼 예민했다.도윤은 더 이상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저희 사이에 확실히 문제가 좀 생겼지만 저는 이미 다 해결했어요.”어르신의 얼굴은 더 이상 지아를 볼 때처럼 부드럽지 않았고, 어두운 표정은 극히 엄숙했다.“너 스스로 말할 거야 아니면 내가 직접 조사할까? 넌 내가 키운 아이인데, 너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를 줄 알았어?”도윤은 사건의 경과를 다시 한번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다.“할아버지, 아무튼 저희는 이미 화해했…….”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찰싹’하는 소리와 함께 어르신은 그의 얼굴에 뺨을 내리쳤다.어르신은 비록 나이가 많지만, 힘은 여전했다. 그는 손에 힘을 주었고, 도윤의 얼굴은 순식간에 빨갛게 붓기 시작했다.“멍청한 자식!”어르신은 벌컥 화를 냈다
더 보기

제654화

도윤도 그런 결과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는데, 지금 그의 마음속 깊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 바로 이것이었다.“이 약은 효과가 매우 안정적이어서 지아에게 기억할 기회를 주지 않을 거예요.”“이 세상에 절대적인 일은 없어. 어쨌든 먼저 백채원의 일을 잘 처리해라. 이 시점에 나와서 두 사람 관계를 방해하지 못하게. 일이 이미 이렇게 된 이상, 제때에 그 문제들을 해결해, 아니면 될수록 빨리 지아를 임신시킬 수밖에 없구나.”도윤은 눈살을 찌푸렸다.“지아는 연이어 두번이나 조산해서 몸을 다쳤으니 임신할 확률이 크지 않아요.”“몸이 좋지 않으면 조리 좀 해줘. 여자는 감성을 중시하잖아. 넌 지아가 과거에 네가 한 일들을 떠올리면,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도윤은 지금 지아가 기억을 잃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자신을 방비하고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래서 지금 지아는 본능적으로 그에게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다.“망설임 없이 떠나겠죠.”“그래, 지아는 떠날 거야. 지아에게 있어 지윤은 네가 백채원과 바람을 피워 낳은 아이지. 넌 지아와 두 사람 만의 아이를 가질 필요가 있어. 여자는 아이가 생기면 너와 어떤 모순이 있더라도 아이를 봐서 너와 계속 함께 할 거야. 지아는 내가 인정한 손자며느리이자 네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 가장 귀여워했던 사람이니, 난 네가 지아를 잃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도윤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팠다.“할아버지,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이 일은 내가 안배하마. 반드시 가능한 한 빨리 지아를 임신시켜야 해.”도윤은 말을 하려다가 멈추었고 눈빛에는 걱정스러운 기색을 띠었다.지아를 가장 깊이 다치게 한 것이 바로 그 두 번의 조산이었다. 지난번 조산을 한 것도 겨우 몇 달 전의 일이었으니, 이 짧은 시간 동안 도윤은 지아를 임신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어르신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아이가 바로 두 사람을 연결하는 고리였다.‘지아를 다시 임신시킨다고?’“할아버지, 저에게 질문이 하나 더 있어요.”“말해.”“정
더 보기

제655화

지아가 말을 마치자, 유진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불만을 느끼며 심예지에게 애교를 부렸다.“예지 이모, 얘 좀 봐요! 어쩜 이렇게 교양이 없는 거죠? 저는 호의로 타일러 준 건데…….”심예지는 줄곧 가만히 앉아 그녀들의 싸움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유진이 자신을 끌어들일 줄은 몰랐다.“호의?” 그녀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며 손에 든 젓가락을 내려놓더니 우아하게 입을 닦았다.“난 왜 네 호의를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입만 열면 남을 비꼬던데.”유진은 믿을 수 없단 듯이 심예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오랫동안 심예지와 함께 있어 주면서, 지금 심예지가 뜻밖에도 지아를 감쌀 줄은 몰랐다.“예지 이모, 저도 다 이모를 위해서 그러는 거잖아요. 소지아 씨는 며느리로서 이모를 모시지 않고 매일 이렇게 늦게 일어나는데, 지금 그녀의 눈에 이모라는 시어머니가 전혀 없잖아요.”심예지는 눈을 드리우며 그녀를 보았다.“지아의 눈에 없다면, 내가 누구 눈에 있는 거지?”이 말이 나오자 유진은 얼굴을 붉히며 우물쭈물거렸다.“예지 이모, 제가 도윤 오빠를…….”귓가에 가벼운 웃음이 들려왔고, 다음 순간, 심예지는 새빨간 매니큐어를 바른 손으로 유진의 턱을 들어 올렸다.“그럼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게 뭔지 알아?”유진은 고개를 들어 심예지와 눈을 마주쳤는데, 그녀의 눈에서 살의를 느끼자 유진은 등골이 서늘해지더니 위험을 느꼈다.“저는…….”심예지는 또박또박 차갑게 덧붙였다.“난 남자에게 가정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남자를 꼬시는 불여우가 제일 싫거든.”이 말은 마치 찬물처럼 유진의 온몸을 뿌렸고, 그녀는 소름이 돋았다. 유진은 그제야 심예지의 처지를 생각했는데, 지금 그녀는 심예지의 눈엣가시가 된 것과 마찬가지였다.“예지 이모,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저와 도윤 오빠는 죽마고우였으니 소지아 씨보다 훨씬 먼저 알았단 말이에요.”그녀는 설명하려 했다.심예지는 손을 떼더니 물티슈로 방금 유진의 얼굴에 닿은 곳을 닦았다.“만약
더 보기

제656화

장난감?유진은 놀라서 멍해졌다. 그녀는 심지어 자신이 환청을 했다고 느꼈다. 이것은 윗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이란 말인가?“예지 이모, 제가 그렇게 싫으신 거예요? 하지만 이 2년 동안 분명히 절 귀여워해 주셨잖아요.”이 말을 할 때 유진은 눈물을 펑펑 흘리기 시작했다.그러나 이 행동은 심예지를 더욱 자극했다. 그녀는 차가운 얼굴로 싸늘하게 말했다.“내 앞에서 불쌍한 척하지 마. 난 남자가 아니니까. 그리고 내가 가장 미워하는 것이 바로 너처럼 툭하면 우는 여자야.”유진은 더욱 어리둥절해졌다. 그녀는 이 2년 동안 심예지를 모시면서, 비록 심예지는 성격이 냉담하여 말을 별로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속으로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다.지금 보면 그것은 전부 유진의 착각이었다.“예지 이모, 저를 이렇게 싫어하시는 이상, 앞으로 다신 방해하지 않을 게요. 약 드시는 거 꼭 잊지 마세요…….”유진은 일부러 떠나는 척하며 심예지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려 했다.그러나 심예지는 그녀가 이렇게 하는 것을 보자마자 임수경 그 천한 여자를 떠올렸다. 처음에 이남수는 사실 심예지에게 약간의 호의를 느꼈다. 그러나 임수경은 이런 수단으로 이남수의 마음속에 막 솟아오른 호의를 완전히 소멸했다.그리고 후에 임수경은 또 일부러 약한 모습을 보이며 심예지를 모함했고, 이남수는 심예지를 극도로 증오하게 되더니 심지어 죽어도 더는 보지 말자는 말을 하게 되었다.심예지가 가장 역겨워 하는 사람이 바로 그녀들 같은 사람이었다.“꺼지려면 빨리 꺼져, 여기서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너 같은 여자, 한 번만 더 봐도 토가 나올 것 같군.”유진은 말할 것도 없고, 지아마저 놀라 멍해졌다. ‘우리 시어머니 정말 멋지셔!!’유진은 웃으며 들어와 울며 뛰쳐나갔고, 지아는 그녀가 떠나는 방향을 가리켰다.“그…… 아주머님은 유진 씨 체면을 봐주지 않아도 되는 거예요?”“일단 호칭부터 틀렸어. 넌 우리 집안의 며느리이니 앞으로 나를 어머님이라고 불러야 해. 그리고 그 아이처럼
더 보기

제657화

지아는 심예지와 쇼핑을 할 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난생처음으로 시어머니와 함께 쇼핑을 했던 것이다.그리고 지아는 마침내 재벌들의 쇼핑 방식을 제대로 느낀 셈이었다. 분명히 집에 레벨을 뜯지 않은 옷이 가득 있었지만, 심예지는 손을 흔들더니 순식간에 또 수많은 옷을 샀고, 눈조차 깜빡이지 않았다.지아는 자신이 전에 돈을 이렇게 헤프게 썼는지 몰랐지만, 지금 이 가격들을 보니, 그녀는 마음이 좀 아팠다. 그러나 심예지는 오히려 침착했다.“마음대로 써. 지금 쓰지 않으면 앞으로 불여우에게 남겨주려고? 안심해, 이씨 집안이 가장 부족하지 않은 것이 바로 돈이야.”지아는 어색하게 웃었고, 심예지는 또 한마디 덧붙였다.“물론 우리 심씨 집안도 부족하지 않지.”지아는 심씨 집안에 대해 잘 몰랐지만, 당시 심예지가 모든 것을 버리고 이남수에게 시집가려 했다는 말을 어렴풋이 들은 적이 있었다. 그녀는 이남수를 위해 그녀와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죽마고우를 거절했고, 심씨 집안 어르신은 이 때문에 화가 단단히 났다고 한다.심씨 집안은 심예지가 시집가는 것을 막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시집온 후, 그녀가 이씨 집안에서 잘 지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여러 번 그녀를 데리고 가려고 했지만, 심예지는 그때 일편단심 이남수를 사랑했고, 그가 언젠간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며 끊임없이 극단적인 일을 저질렀다. 나중에는 심씨 집안사람들도 점차 인내심을 잃었다.그녀가 또 한번 손목을 베어 자살하자, 심씨 집안은 실망을 느끼며 심예지를 완전히 포기했고 그녀와 관계를 끊었다. 그래서 도윤도 심씨 가문의 사람들과 친하지 않았다.지아는 심예지가 심씨 집안이란 말을 중얼거릴 때, 쓸쓸한 기색이 역력한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어머니, 후회하신 적은 없어요?”“어떻게 후회하지 않을 수 있겠어? 난 한 남자를 위해 가족을 버리고 또 외국에서 홀몸으로 와 그에게 시집가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마치 꿈과 같더라. 그렇게 20여 년이란 시간을 낭비했다니
더 보기

제658화

지아의 눈에 들어선 건 낯선 얼굴이었다. 여자애의 이목구비는 정교했지만, 지아는 익숙한 느낌이 없었고, 그녀와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상대방은 마치 지아를 아는 것 같았다.“나 알아요?” 지아가 먼저 물었다.상대방의 표정은 다시 평온을 되찾았고, 얼굴에는 웃음을 띠었다.“아는 사이라고 할 수 있죠.”그녀는 일어서서 우아하고 자신감 있게 지아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난 소시월이라고 해요.”‘이 이름은…….’지아는 자기도 모르게 물었다.“소씨 가문의 사람이에요?”소시언이 그녀에게 준 명함은 아직 가방에 있었고, 뜻밖에도 짧은 시간 내에 또 다른 소씨 집안사람을 만나다니.“네, 우리 오빠가 전에 소지아 씨를 언급한 적이 있어요. 소지아 씨가 아니었으면 우린 영원히 언니의 시체를 찾을 수 없었을 거예요. 줄곧 만나서 인사하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여기서 만나다니. 실물이 사진보다 훨씬 더 예쁘네요.”소시월은 살짝 웃었고, 웃으면 왼쪽 볼에 작은 보조개가 있어 무척 청순했다.지아는 도윤에게 물어봤지만, 도윤은 간단하게 그녀에게 사건의 경과를 알려주었다.“별일 아니니 너무 고마워할 필요가 없어요. 난 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갈게요.”소시월은 손을 뻗어 그녀를 붙잡았고, 또 자신이 너무 당돌하다고 느껴 재빨리 손을 거두었다.“미안해요, 저기…… 연락처를 알려주면 안 될까요? 나도 마침 이 도시에 출장 와서 한동안 있다 떠날 계획이거든요. 떠나기 전에 식사 한 끼 정도 같이 하고 싶은데.”“마음만 받을게요. 사실 난 아무것도 도와주지 못했어요. 그러니 밥 먹을 필요도 없을 것 같네요.”말이 끝나자 지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점원을 따라 떠났다.그녀의 착각인지, 지아는 자꾸만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곧 모퉁이를 돌 때, 지아는 뒤를 돌아보았는데, 그 복도는 텅 비어 있었고 아무도 없었다.지아는 고개를 저었다.‘내가 착각이라도 했다봐.’그녀는 사이즈를 잰 다음 심예지를 찾아갔고, 그 주얼리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남다
더 보기

제659화

지아는 분명히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심예지의 아무도 상대하고 싶지 않은 모습을 보고 모든 호기심을 거두었다. 그리고 그녀는 여자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좀 지나갈게요.”여자는 오히려 다정하게 지아의 손을 잡았다.“네가 바로 지아구나, 전에 국내의 기사를 보았는데, 도윤과 너무 잘 어울리더라. 너희들이 함께 서 있는 것을 보니 정말 선남선녀가 다름없어.”지아의 눈빛이 약간의 의혹을 띠고 있는 것을 보고 여자는 자신을 소개했다.“너무 반가워서 내 소개하는 것까지 잊어버렸네. 너 아직 나 모르는구나? 난 도윤의 이모인데, 날 수경 이모라고 부르면 돼.”이렇게 말하자, 지아는 즉시 여자가 누군인지 알게 되었다. 임수경, 이남수의 모든 사랑을 받은 여자이자, 남의 남자를 꼬신 불여우로서 이씨 집안에게 불행을 안겨준 사람이었다. 지아는 오늘 실물을 보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지아는 그제야 왜 심예지가 이런 태도인지를 깨달았다. 임수경이 일부러 그녀에게 인사를 하는 것은 호감을 얻고 싶을 뿐만 아니라 심예지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었던 것이다.그녀는 유진보다 훨씬 대단했다. 임수경은 얼굴에 상냥한 미소를 띠고 있었고, 만약 그녀가 과거에 한 일들을 몰랐다면 아마 쉽게 그녀에게 현혹될 것이다.그러나 지아는 단지 담담하게 웃을 뿐이었다.“아주머니, 좀 비켜주세요. 내가 지금 목걸이 좀 써 보고 싶거든요.”지아는 전혀 임수경의 말을 받지 않았고, 예의를 차렸지만 또 오히려 그녀를 멀리하며 임수경에게 발휘될 여지를 전혀 주지 않았다.심예지는 임수경을 보자마자 소란을 피우던 성질을 고치고 지금은 아예 그녀를 공기처럼 무시했다.“자, 이 사파이어 목걸이가 네 피부와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심예지는 직접 지아에게 목걸이를 차 주었다.처음 만났을 때, 지아는 심예지가 겨울 밤의 밝은 달이라고 생각했고, 싸늘하지만 거리감이 있었다. 그러나 함께 지내보니 그녀는 자신의 시어머니가 사실 아주 솔직한 사람이란 것을 발견했다.심예지는 자신의 감정을 직접 드러내는
더 보기

제660화

지아는 완쾌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심예지가 또다시 자극을 받을까 봐 잔뜩 긴장한 채 세 사람의 표정을 주시했다.이남수는 그제야 심예지도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눈빛이 그녀에게 잠시 떨어지더니 바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눈빛은 좀 복잡해서 말로 형용하기가 어려웠다.그러나 심예지는 그를 보지 않았고 그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정말 재수 없어.”그 목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아, 모든 사람은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심예지는 즉시 점원을 불렀다.“내가 본 것만 포장해 줘.”점원은 좀 난처했다.“저…… 귀걸이는 사모님이 미리 예약하신 거라, 현재 저희 가게에는 남은 게 없습니다. 방금 그 목걸이를 맞춰 드리기 위해 제가 가져온 것입니다.”사모님. 정말 아이러니한 호칭이었다.임수경은 재빨리 말했다.“괜찮아요, 언니, 어차피 우리는 다 한 가족이니까, 그 귀걸이가 마음 들면 그냥 가져가요. 남수 오빠가 계산하면 되니까, 우리가 도윤을 위한 작은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참, 오빠, 이 아가씨는 도윤의 아내인데, 아직 본 적 없지?”아무리 봐도 이해심이 많은 여자인 것 같았다. 지아는 그제야 심예지가 진 이유를 알게 되었다.심예지는 존귀한 재벌 집 아가씨였기에, 그녀는 남의 눈치를 살피며 아첨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어릴 때부터 가족들의 소중한 공주님이었다.설령 한 남자를 좋아한다고 해도, 심예지는 당당하게 고백을 할 것이고, 임수경처럼 눈치를 살피지 않을 것이다.이남수와 심예지는 모두 재벌 집안의 도련님과 아가씨였지만, 남자라면 당연히 자신에게 의지할 수 있는 부드러운 여자에게 마음이 갈 것이다.이남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얼마지? 내 카드로 계산해.”줄곧 입을 열지 않던 심예지는 냉담하게 두 사람을 쳐다보더니 지아에게 말했다.“지아야, 이 귀걸이 마음에 들어?”지아는 재빨리 고개를 가로저었다.“디자인과 색깔이 영 보통이네요. 자세히 보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말하면서 지아는 얼른 목걸이를 벗어 원래의 곳에 놓았
더 보기
이전
1
...
6465666768
...
139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