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의 눈에 들어선 건 낯선 얼굴이었다. 여자애의 이목구비는 정교했지만, 지아는 익숙한 느낌이 없었고, 그녀와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상대방은 마치 지아를 아는 것 같았다.“나 알아요?” 지아가 먼저 물었다.상대방의 표정은 다시 평온을 되찾았고, 얼굴에는 웃음을 띠었다.“아는 사이라고 할 수 있죠.”그녀는 일어서서 우아하고 자신감 있게 지아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난 소시월이라고 해요.”‘이 이름은…….’지아는 자기도 모르게 물었다.“소씨 가문의 사람이에요?”소시언이 그녀에게 준 명함은 아직 가방에 있었고, 뜻밖에도 짧은 시간 내에 또 다른 소씨 집안사람을 만나다니.“네, 우리 오빠가 전에 소지아 씨를 언급한 적이 있어요. 소지아 씨가 아니었으면 우린 영원히 언니의 시체를 찾을 수 없었을 거예요. 줄곧 만나서 인사하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여기서 만나다니. 실물이 사진보다 훨씬 더 예쁘네요.”소시월은 살짝 웃었고, 웃으면 왼쪽 볼에 작은 보조개가 있어 무척 청순했다.지아는 도윤에게 물어봤지만, 도윤은 간단하게 그녀에게 사건의 경과를 알려주었다.“별일 아니니 너무 고마워할 필요가 없어요. 난 일이 좀 있어서 먼저 갈게요.”소시월은 손을 뻗어 그녀를 붙잡았고, 또 자신이 너무 당돌하다고 느껴 재빨리 손을 거두었다.“미안해요, 저기…… 연락처를 알려주면 안 될까요? 나도 마침 이 도시에 출장 와서 한동안 있다 떠날 계획이거든요. 떠나기 전에 식사 한 끼 정도 같이 하고 싶은데.”“마음만 받을게요. 사실 난 아무것도 도와주지 못했어요. 그러니 밥 먹을 필요도 없을 것 같네요.”말이 끝나자 지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점원을 따라 떠났다.그녀의 착각인지, 지아는 자꾸만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곧 모퉁이를 돌 때, 지아는 뒤를 돌아보았는데, 그 복도는 텅 비어 있었고 아무도 없었다.지아는 고개를 저었다.‘내가 착각이라도 했다봐.’그녀는 사이즈를 잰 다음 심예지를 찾아갔고, 그 주얼리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남다
지아는 분명히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심예지의 아무도 상대하고 싶지 않은 모습을 보고 모든 호기심을 거두었다. 그리고 그녀는 여자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좀 지나갈게요.”여자는 오히려 다정하게 지아의 손을 잡았다.“네가 바로 지아구나, 전에 국내의 기사를 보았는데, 도윤과 너무 잘 어울리더라. 너희들이 함께 서 있는 것을 보니 정말 선남선녀가 다름없어.”지아의 눈빛이 약간의 의혹을 띠고 있는 것을 보고 여자는 자신을 소개했다.“너무 반가워서 내 소개하는 것까지 잊어버렸네. 너 아직 나 모르는구나? 난 도윤의 이모인데, 날 수경 이모라고 부르면 돼.”이렇게 말하자, 지아는 즉시 여자가 누군인지 알게 되었다. 임수경, 이남수의 모든 사랑을 받은 여자이자, 남의 남자를 꼬신 불여우로서 이씨 집안에게 불행을 안겨준 사람이었다. 지아는 오늘 실물을 보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지아는 그제야 왜 심예지가 이런 태도인지를 깨달았다. 임수경이 일부러 그녀에게 인사를 하는 것은 호감을 얻고 싶을 뿐만 아니라 심예지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었던 것이다.그녀는 유진보다 훨씬 대단했다. 임수경은 얼굴에 상냥한 미소를 띠고 있었고, 만약 그녀가 과거에 한 일들을 몰랐다면 아마 쉽게 그녀에게 현혹될 것이다.그러나 지아는 단지 담담하게 웃을 뿐이었다.“아주머니, 좀 비켜주세요. 내가 지금 목걸이 좀 써 보고 싶거든요.”지아는 전혀 임수경의 말을 받지 않았고, 예의를 차렸지만 또 오히려 그녀를 멀리하며 임수경에게 발휘될 여지를 전혀 주지 않았다.심예지는 임수경을 보자마자 소란을 피우던 성질을 고치고 지금은 아예 그녀를 공기처럼 무시했다.“자, 이 사파이어 목걸이가 네 피부와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심예지는 직접 지아에게 목걸이를 차 주었다.처음 만났을 때, 지아는 심예지가 겨울 밤의 밝은 달이라고 생각했고, 싸늘하지만 거리감이 있었다. 그러나 함께 지내보니 그녀는 자신의 시어머니가 사실 아주 솔직한 사람이란 것을 발견했다.심예지는 자신의 감정을 직접 드러내는
지아는 완쾌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심예지가 또다시 자극을 받을까 봐 잔뜩 긴장한 채 세 사람의 표정을 주시했다.이남수는 그제야 심예지도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눈빛이 그녀에게 잠시 떨어지더니 바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눈빛은 좀 복잡해서 말로 형용하기가 어려웠다.그러나 심예지는 그를 보지 않았고 그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정말 재수 없어.”그 목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아, 모든 사람은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심예지는 즉시 점원을 불렀다.“내가 본 것만 포장해 줘.”점원은 좀 난처했다.“저…… 귀걸이는 사모님이 미리 예약하신 거라, 현재 저희 가게에는 남은 게 없습니다. 방금 그 목걸이를 맞춰 드리기 위해 제가 가져온 것입니다.”사모님. 정말 아이러니한 호칭이었다.임수경은 재빨리 말했다.“괜찮아요, 언니, 어차피 우리는 다 한 가족이니까, 그 귀걸이가 마음 들면 그냥 가져가요. 남수 오빠가 계산하면 되니까, 우리가 도윤을 위한 작은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참, 오빠, 이 아가씨는 도윤의 아내인데, 아직 본 적 없지?”아무리 봐도 이해심이 많은 여자인 것 같았다. 지아는 그제야 심예지가 진 이유를 알게 되었다.심예지는 존귀한 재벌 집 아가씨였기에, 그녀는 남의 눈치를 살피며 아첨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어릴 때부터 가족들의 소중한 공주님이었다.설령 한 남자를 좋아한다고 해도, 심예지는 당당하게 고백을 할 것이고, 임수경처럼 눈치를 살피지 않을 것이다.이남수와 심예지는 모두 재벌 집안의 도련님과 아가씨였지만, 남자라면 당연히 자신에게 의지할 수 있는 부드러운 여자에게 마음이 갈 것이다.이남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얼마지? 내 카드로 계산해.”줄곧 입을 열지 않던 심예지는 냉담하게 두 사람을 쳐다보더니 지아에게 말했다.“지아야, 이 귀걸이 마음에 들어?”지아는 재빨리 고개를 가로저었다.“디자인과 색깔이 영 보통이네요. 자세히 보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말하면서 지아는 얼른 목걸이를 벗어 원래의 곳에 놓았
도윤은 정말 이남수와 많이 닮았다. 특히 지금 얼굴에 별다른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모습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의 기분을 파악할 수 없게 했다.그리고 멀리 떨어져서야 지아는 서서히 입을 열었다.“어머님, 괜찮으세요?”“나한테 무슨 일이 있겠어? 그 여자는 어쩜 예전과 변한 게 없을까. 정말 수준 떨어진다니깐. 아무튼 그런 말을 한 이유도 다 나를 화나게 하기 위한 것에 불과해.”무언가를 떠올린 듯 심예지는 가볍게 웃었다.“사실 그 여자는 결코 똑똑하지 않아. 단지 내가 그 남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이용했을 뿐이지. 사랑할수록 더욱 쉽게 화를 내니까. 그 여자가 일부러 그런 거란 것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 난 매번 걸려들어 한 번 또 한 번 오해를 받았어.”“오해인 이상, 제대로 설명하지 그러셨어요?”심예지는 지아를 끌고 옥상 레스토랑에 가서 앉았다. 찬바람을 맞으며 그녀는 수저로 커피를 저었고 천천히 지아에게 자신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만약 한 사람이 너를 사랑한다면, 네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 사람은 널 믿을 거야. 그러나 만약 그 사람의 마음속에 네가 없다면, 넌 존재 자체가 틀린 거지. 하필 그때의 난 고집이 셌고, 심지어 그이가 언젠간 그 여자의 정체를 똑똑히 알아본 다음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어. 난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손목을 베고 심지어 수면제를 먹고 바다에 뛰어들기까지 했어.”“모두들 내가 자신의 죽음으로 그이를 핍박하여 돌아오게 하려는 줄 알았지. 하지만 오직 나 자신만이 내가 자극을 받아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 그이가 준 상처는 내 마음속의 흉터로 되어 날 미치게 만들었지. 난 점점 더 화를 참지 못하고 점점 더 초조해져 결국 남들이 말한 그 미친 여자가 되었어.”심예지는 설탕을 조금도 넣지 않는 블랙 커피를 좋아했다. 말을 마친 후, 그녀는 몇 모금 마시며 감정을 가라앉혔다.“그런데 나야말로 그이의 진정한 아내이고 그가 당당하게 맞이한 여자란 말이야! 그때 아무도 나와 공감하지 않
지아는 눈살을 찌푸렸다.“이렇게 되면 어머님에게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닌가요?”“공평? 너 정말 단순한 아이구나. 어떤 사람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온갖 궂은일과 힘든 일을 하고 있지. 그 여자가 우뚝 솟은 그 고층건물을 올려다볼 때, 옥상에서 응애응애 울부짖는 아이가 바로 이 건물의 상속자이니 이 세상에 절대적인 공평이 어디 있겠어?”지아가 침묵하자 심예지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얘야, 넌 아직 어려서 많은 일들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아직 모를 거야. 내가 분명히 사실을 알면서 왜 그 여자를 내버려 뒀는지 아니?”“아저씨가 무서워서요?”“그가 무서워? 흥, 진정으로 한 사람을 사랑할 때에만 그 사람의 마음과 생각에 신경을 쓰겠지. 그러나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을 때, 그이는 지나가던 개보다도 못해. 내가 사실을 밝히지 않은 이유는 그 여자의 욕심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야.”심예지는 사랑에 희망을 품는 대신 무척 싸늘했다.“그 여자는 진정한 사모님의 자리를 원하는 거예요?”“똑똑하군. 당시 이남수는 그 여자에게 미쳐 어르신을 무척 화나게 했지. 그이는 기어코 나를 집안에서 쫓아내고 임수경을 데리고 들어오려 했어. 임수경도 자신이 아들을 낳은 데다 또 어르신이 정말 이남수와 관계를 끊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러나 결국 어르신은 진짜로 이남수를 내쫓았을 뿐만 아니라 그이의 모든 재산과 인맥을 끊었고 심지어 도윤이 자신의 유일한 상속인이라고 발표까지 했어.”지아는 그 친절한 노인을 떠올렸고, 그가 뜻밖에도 이렇게 박력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럼 나중에는요?”“이남수는 더 이상 가문에 남을 면목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임수경을 데리고 나가 다시 사업을 시작했지. 말하자면 참 웃겨. 그이가 사업을 시작할 때 들인 돈도 다 내가 낸 거야. 당시 난 그이를 붙잡기 위해 그 회사의 51% 의 주식을 차지했어. 다만 결국 난 그이를 조금이라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고, 그이는 오히려 이것을 무기로 삼아 나에게 상
심예지는 지아를 향해 바라보았다.“왜 그래? 어디 불편해?”지아는 손으로 위를 꾹 눌렀고 안색은 많이 괴로웠다.“위가 갑자기 좀 아프네요. 별일 아니에요.”“그럼 앞으로 찬 거 마시지 마. 이따 내가 가정 의사 불러서 검사 좀 해달라고 할게.”지아는 고개를 흔들었다.“그러실 필요 없어요. 저 국내에서 검사받은 지 얼마 안 됐거든요.”“이런저런 검사를 받았다고 해서 위까지 검사할 수 있는 건 아니야. 만약 많이 아프면 전문적인 위 검사받아 봐.”심예지가 건의했지만 지아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그냥 위장병일 거예요. 커피가 너무 차가워서 그런 것일 수도 있죠. 아무튼 집에 가서 위장약 좀 먹으면 돼요. 이제 할아버님의 생일잔치를 준비해야 하니까 그때 끝나면 다시 디테일한 검사받을게요.”“그래.”심예지는 손을 흔들더니 경호원을 불러 위장약을 사 오라고 시킨 다음 또 지아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바꾸어 주었다. 관심을 받는 느낌은 그런대로 괜찮았기에 지아는 차츰 심예지를 천천히 받아들였다.두 사람은 점심을 먹으면서 생일잔치의 디테일을 상의했고, 지아는 머뭇거리며 물었다.“어머님, 이번 연회에 그분 초대하실 건가요?”심예지는 단호하게 말했다.“기억해, 앞으로 이씨 가문의 상속자는 단 한 사람 뿐이고, 그 사람이 바로 네 남편 이도윤이지.”“알았어요.”“이따 이 집사에게 초대할 사람들 리스트를 잘 정리해서 너에게 보내라고 할 테니 요 며칠 별일 없으면 일단 재벌 집 사모님들 이름부터 외워. 앞으로 넌 도윤과 함께 가문을 이끌고 나갈 거야.”지아는 거절하려고 했다. 의학을 배우는 것과 이씨 가문을 다스리는 것을 비교하면, 그녀는 차라리 공부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르신과 심예지는 모두 지아에게 가문을 관리하라는 뜻을 보였기에 그녀는 연회가 끝난 후 다시 똑똑히 설명하려 했다.두 사람이 한창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남수가 임수경의 허리를 안으며 들어왔다.지아는 사실 이남수와 같은 남자가 매우 대단하다고 느꼈다. 수십 년이 지
체면이 꺾이자, 이남수는 화가 좀 났다. 그동안 줄곧 보지 못했는데, 전에 매일 그의 뒤를 따르던 여자가 지금은 뜻밖에도 감히 그에게 눈치를 주다니.그래서 이남수는 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자리에 앉았다.“필요 없어, 우리 아는 사이거든.”종업원은 난감한 표정으로 몇 사람을 바라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심예지는 우아하게 손에 든 칼을 내려놓으며 휴지로 입가를 깨끗이 닦더니 더 이상 남자를 상대하기 귀찮아 지아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우리 다른 레스토랑에 가자.”“좋아요.”지아는 음식이 나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서 지금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었지만 이 두 사람을 마주하고 밥을 먹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두 사람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간단히 인사했다.“그럼 이만.”이남수의 표정은 이미 많이 어두워졌고, 지아는 심예지의 팔을 안고 떠났다.“거기 서지 못해!”이남수는 심예지에게서 받은 분노를 지아에게 화풀이했다.“네가 도윤의 아내인 이상, 내 며느리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 그게 윗사람한테 보일 태도야?”심예지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냉정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아무런 잘못도 없는 지아가 갑자기 욕을 먹자, 그녀는 화가 나서 이마에 핏줄까지 나타났다. 막 화를 내려고 할 때, 또 다른 목소리가 울렸다.“며느리? 이 선생님 지금 뭘 잘못 기억하신 거 아닌가요?”도윤은 멀리서 걸어오더니 지아를 자신의 품속으로 안았다. 이 모습은 정말 이남수와 똑 닮았는데, 아내를 보호하는 동작까지 똑같았다.이남수도 이미 오랫동안 도윤을 보지 못했다. 비록 전에 몇 번 만난 적이 있었지만, 인상이 가장 깊은 것은 여전히 3살 되던 해에 갑자기 자신을 찾아온 앳된 도윤의 모습이었다.그때의 이남수는 심예지의 ‘수단’에 짜증이 나서 오히려 도윤에게 화풀이를 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 당시 얼굴에 케이크 가득 묻은 그 아이는 이미 이렇게 많이 컸고, 특히 그 얼굴은 그와 너무 닮았다. 심지어 이유민보다 더 이남수를 닮았다.도윤은 이남수의 생각을
이 말은 도윤이 심예지가 과거에 한 일을 철저히 용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그때 심예지는 원래 병에 걸렸던 환자였고, 아픈 몸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으며, 더구나 이 여자는 자신을 낳아준 친어머니이기도 했다.도윤은 기껏해야 서로 보지 않고 그렇게 보내려니 했다. 그러나 심예지가 뜻밖에도 먼저 트라우마에서 걸어 나와 과거를 반성할 줄은 몰랐다. 지아와의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도윤은 그저 자신의 가족을 소중히 여기며 잘 보호하고 싶었다.심예지는 조수석에 앉았고, 도윤은 지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앉았다.지아는 웃으며 그를 보았다.“여긴 어쩐 일이야?”“너 데리러 왔어. 방금 배불리 먹지 못했지? 집에 가서 맛있는 거 해줄게.”마음속에 자신밖에 없는 남자를 보며 지아는 달콤하게 웃었다.“좋아.”그녀는 도윤과 이남수는 다르다는 심예지의 말을 믿기 시작했다.‘이런 남자라면 날 다치게 하기 않겠지?’경호원이 창문에서 물과 약을 건네자, 도윤은 즉시 지아에게 관심을 돌렸다.“어디 아파?”“너무 긴장하지 마. 방금 차가운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위가 좀 아팠어. 약 먹으면 괜찮아질 거야.”지아는 방금 배불리 먹으려 했지만 이남수 부부가 나타나는 바람에 그녀는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고 위가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녀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빠르게 약을 복용했다.도윤이 뭔가 생각 있는 듯한 표정으로 자신을 관찰하자, 지아는 그의 팔을 살짝 밀었다.“괜찮다니까 뭘 그렇게 걱정하는 거야? 어머님 말씀대로 생일잔치 끝나면 위장 검사받으러 가기로 했어.”“정말 괜찮아?” 도윤은 다시 한번 확인했다.“내가 무슨 일 있을 것 같아?”지아는 최근 몇 번이나 위가 아프다고 말했지만, 위장병은 반복적으로 발작하고 심지어 매일 아파도 아주 정상적이었기에 도윤은 전의 아무 일도 없는 검사 결과를 떠올리며 잠시 마음을 놓았다.그리고 사람 시켜 떡을 사 오라고 한 다음, 그제야 차에 시동을 걸었다.“일단 이거 좀 먹고 있어. 곧 집에 도착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