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451 - 챕터 460

1378 챕터

제451화

미연은 지아의 뒤에 서 있었는데, 그녀가 한참 망설이는 것을 보고 입을 열어 물었다.“아가씨, 이 옷들이 마음에 드시지 않는 거예요?”“아니야, 아주 예뻐. 난 그냥 마음이 좀 짠해서 그래.”미연은 지아와 도윤의 과거에 대해 잘 몰랐기에 지금 이 순간 지아의 쓰라린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네가 대신 골라줘.” 지아는 아예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싸구려 옷을 입는 것에 익숙해져서 다시 이 명품들과 마주하니 그냥 황공할 뿐이었다.미연은 옷장 앞에 서서 옷을 고르면서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아가씨는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쁘고 피부도 하얘서, 수건 하나만 둘러도 엄청 예쁠 텐데.”생각하면서 미연은 하얀색 원피스를 하나 골랐는데, 디자인이 대범하고 재단도 잘 되어 곳곳에서 우아함을 드러내고 있었다.“이걸로 입으세요. 저는 이 원피스가 아가씨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지아가 갈아입자, 미연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어머, 몸에 딱 맞네요. 아가씨는 딱 봐도 부족함 없이 자란 공주님이네요. 몸에서 뿜어 나오는 그런 기질은 다른 사람들 따라배우기도 힘들거든요.”“공주님?”지아는 왼손을 내밀었고, 하얀 피부에는 많은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아이를 잃은 그 해, 도윤은 지아를 괴롭히기 위해 일부러 그녀의 모든 카드를 압수했다.그리고 소씨 집안은 바로 파산했고, 소계훈은 또 병원에 입원했기에 지아는 매일 비싼 의료비를 물어야 했다.하지만 지아는 그때 가정주부가 되기 위해 학업을 포기했고, 교수님까지 감탄하던 우수한 의대생은 결국 노가다를 하는 지경에 몰렸다.총애를 받고 자란 공주님은 그제야 인간 세상의 고통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녀의 피아노를 치던 하얗고 보드라운 손은 한동안 굳은살 외에 수많은 작은 상처들로 가득 했다.특히 겨울에 일할 때, 지아는 동상에 걸려 손이 빨갛게 붓기도 했다.이 6개월 동안 지아는 그 아르바이트들을 그만 뒀기에 손은 좀 회복됐지만, 여전히 고생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미연은 지아의 약간 거칠어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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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화

미연은 마음씨가 착한 여자였다. 비록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녀는 줄곧 열심히 살아왔다.지아는 그런 미연에게서 예전의 자신을 본 것 같았다. 그녀는 활기찬 모습으로 웃으며 하루하루를 맞이했고, 마치 하늘이 무너져도 그녀를 쓰러뜨릴 수 없는 것만 같았다.“저처럼 이렇게 입꼬리를 살짝 올리시면 돼요. 아가씨가 자주 웃으셔야 뱃속의 아이도 따라서 기분이 좋아질 거예요.”미연의 미소가 너무 따뜻했는지, 아니면 아이에게 좋다는 말이 무심코 지아의 마음을 흔들었는지, 지아는 손을 자신의 배에 놓고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이때 햇빛이 그녀의 얼굴에 쏟아졌고, 모성애로 가득 찬 지아의 모습은 말도 안 될 정도로 아름다웠다.“아가씨, 웃으니까 정말 너무 예뻐요. 제가 본 사람들 중에서 아가씨가 가장 예쁘고 정교하게 생기신 것 같아요. 연예인으로 데뷔하면 인기가 장난도 아닐걸요.”지아는 씁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전에 의사로 되는 게 꿈이었는데, 만약…….‘나한테 무슨 만약이 있겠어?’지아는 이 아이가 무사히 태어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했기에, 더 많은 것은 바라지도 않았다.‘만약 내가 너무 욕심을 부리면, 하느님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까지 모두 빼앗아갈 거야.’지금까지 너무나도 많이 잃은 지아는 전전긍긍하며 그런 상상조차 할 엄두가 없었다.지아는 일어나서 떠났다. 축 처진 손이 약간 이상하지만 않았어도, 그녀는 정말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답고 완벽했다.미연은 지아를 차 옆으로 데려다 주었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잘 놀다 오세요,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시고요.”도윤은 차에서 내려 직접 조수석의 문을 열어주었고, 지아를 부축하여 차에 올라탄 다음, 또 친절하게 그녀에게 안전벨트를 매 주었다.전에 두 사람의 사이가 좋았을 때, 지아가 가장 원했던 것이 바로 도윤이 하루 시간을 내서 자신과 함께 보내는 것이었다. 그럼 지아는 미리 캠핑할 물건을 준비하여 주말에 도윤과 교외로 캠핑을 가곤 했다.도윤은 그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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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지아는 깔끔하게 말했고,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지금 그녀는 더 이상 도윤에 대한 감정이 조금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직 증오밖에 남지 않았다.“알아.”만약 전에 지아가 이런 말을 했다면 도윤은 틀림없이 화를 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는 조금의 불만도 없었고 단지 죄책감만 느낄 뿐이었다.“난 지금 매일 눈을 뜰 때마다 너한테 어떻게 복수해야 할지를 생각하고 있어. 이도윤,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면서 헛수고하지 마. 너도 이제 내 원수니까.”“지아야, 난 그냥 너에게 잘해 주고 싶어서 그래.”신호등을 기다리는 틈을 타서 도윤은 과일차를 지아에게 건네주었다.“새콤달콤한 게 맛이 괜찮아.”지아는 참지 못하고 한입 마셨다. 그녀는 임신한 후 새콤달콤한 것을 각별히 좋아했는데, 과일차 안에 든 귤과 패션후르츠를 가장 좋아했다. 게다가 이 안에는 라임과 자몽까지 들어 있어 그 맛은 더욱 상큼했다.한 모금 마시는 걸로 부족해서, 지아는 아예 컵을 안고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 새콤달콤한 맛은 쓰라린 위를 달랬고 그녀는 속이 많이 좋아졌다.도윤도 점차 근심을 내려놓으며 지아를 태우고 전에 두 사람이 자주 갔던 레스토랑으로 향했다.“음악회 들으러 가는 거 아니었어?”“시간이 아직 일러서. 넌 배 안 고파?” 도윤은 눈을 드리우며 부드럽게 지아를 바라보았다.“응.” 지아는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도윤도 화를 내지 않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그럼 나랑 같이 좀 먹어줘.”말하면서 도윤은 손을 내밀었고, 예전처럼 지아의 손을 잡으려 했다.그러나 지아의 힘없이 늘어진 손을 잡자, 그는 놀라서 멈칫했다.한순간, 도윤은 뜻밖에도 지아의 손이 이렇게 된 게 다 자신 때문이란 것을 잊어버렸는데, 정신을 차리니, 죄책감이 밀려왔다.지아는 그런 도윤을 싸늘하게 비웃었다.“왜? 우리가 정말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도윤은 그녀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렸는데, 도중에 그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엘리베이터에 들어갈 때, 도윤은 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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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날씨가 점차 더워지자, 반딧불이도 활동하기 시작했고, 고요한 밤 속에서 빛을 점점이 수놓았다.가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자, 지아는 재채기를 했다.“에취.”도윤은 그제야 일어나 유리병 하나를 들고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그는 꽤 오랫동안 잡은 것 같았는데, 유리병 안에는 대략 10여 마리의 반딧불이가 있었다.비록 그 작은 섬의 장관보다 못하지만, 유리병 속에서 반짝이는 모습은 여전히 아름다웠다.“배고프지?” 도윤은 자연스럽게 유리병을 건네주었지만 지아는 받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텐트에 걸어놓은 후 자신의 외투를 벗어 지아에게 걸쳤다.“요즘 온도가 따뜻해졌지만 이곳은 산속이라 여전히 좀 추워. 너 저녁때 아주 적게 먹었으니 지금쯤 배고프겠지? 내가 뭘 준비했는지 볼래?”지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냉담하게 도윤을 바라보았다.“날 이곳에 데리고 온 이유가 뭐지?”도윤은 그녀의 손을 잡고 롤 테이블 옆으로 걸어갔다.“오늘 저녁 물병자리 별똥별이 나타날 수 있거든. 전에 별똥별 보고 싶다고 했잖아.”예전의 지아는 소녀감성이 넘쳐서 이 세상의 아름다운 일들을 전부 느껴보고 싶었다.그때의 지아에게 있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별똥별을 기다리는 것은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었다.다만 도윤은 그때 매우 바빠서 매번 약속을 어겼다.그러나 지아는 오히려 웃으며 도윤에게 말했다.“괜찮아,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엄청 많으니까 나도 천천히 기다릴 수 있어. 하나도 안 급해.”하지만 인생이 이렇게 변덕스러울 줄은 또 누가 알았겠는가. 그녀가 생각한 평생은 겨우 그 몇 년일 뿐이었다.롤 테이블에는 싱싱한 식재료가 놓여있었고, 솥 안의 물은 펄펄 끓고 있었다.천막 위에는 많은 별과 달 모양의 작은 등불이 걸려 있어 모든 것이 말이 안 될 정도로 아름다웠다.이것이 바로 지아가 줄곧 원하던 캠핑이었다. 어두컴컴한 야외에서 즐겁게 샤부샤부를 먹으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는 것.도윤은 여태껏 잊은 적이 없었다.지아는 반딧불이로 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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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두 사람 사이에는 침묵이 흘렀고, 도윤의 목소리는 약간 잠겼다.“지아야, 만약 내가 너에게 지금까지 난 너를 배신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면?”“날 배신한 적이 없다고?” 지아는 콧방귀를 뀌었다.“그럼 설명해봐, 이지윤은 누구의 아이인지. 그 아이는 너와 똑같이 생겼는데, 설마 백채원이 일부러 너랑 닮은 아이 하나 찾은 거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겠지?”“내가 말하고 싶은 게 바로 그거야, 지윤이는…….”도윤은 미처 설명을 똑똑히 하지 못했지만 백채원의 전속 벨 소리가 울렸다.이것은 지아가 가장 두려워했던 벨 소리였다. 전에 그녀와 도윤이 무엇을 하고 있든, 이 소리가 울리기만 하면 그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백채원에게 달려갔다.지아는 도윤의 얼굴을 보며 비꼬았다.“왜 안 받아? 뭐가 무서운 건데? 난 이미 네 아내가 아니야. 이런 거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도윤은 직접 통화를 거부했다. 그는 다시 지아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지아야, 내 말 좀 들어봐, 이 일은 아주 중요해. 내가 지윤이의 정체를…….”이때 전화가 다시 울렸는데, 발신자는 백채원이 아닌 주은청이었다.지금 이 시점에 주은청이 도윤에게 전화를 하는 거라면 틀림없이 아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그래서 도윤은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지?”줄곧 냉정하던 주은청은 다급하게 말했다.“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지윤이에게 무슨 일 생겼어?”“사모님께서 아이가 보고 싶다고 해서 제가 작은 도련님과 아가씨를 데려왔는데, 아가씨에게 기저귀를 갈아주는 틈을 타서 도련님은 몰래 문을 열고 나갔고, 계단에서 굴러떨어졌습니다…….”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지아도 주은청의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지윤이 다쳤다는 말을 듣자, 그녀의 안색은 금세 변했고, 마치 자신의 아들이 다친 것 같았다.“지윤이는?”“도련님은 바로 기절했습니다. 지금은 이미 응급실에 보냈고요. 죄송합니다, 대표님, 다 제 실수입니다.”도윤은 전화를 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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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별똥별인가?’지아는 어릴 때부터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워가며 기다렸지만 별똥별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 별똥별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찾아왔고, 지아는 심지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이미 두 손을 모아 소원을 빌기 시작했고,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지윤이가 무사했으면 좋겠어.’지아는 두 눈을 떴는데, 눈앞에는 눈부신 은색의 빛이 나타났고, 하얀 별똥별은 긴 꼬리를 끌고 드넓은 하늘을 가로지르며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지아는 심지어 자신이 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녀는 지금 정말 별똥별을 보고 있었다.도윤과 평생 만나지 말자는 것도 뒤로한 채, 지아의 머릿속은 온통 자신의 뱃속에 있는 이 아이뿐이었다.지아는 두 가지 소원을 빌었는데, 하나는 지윤이 무사하길 바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순조롭게 아이를 낳는 것이었다.도윤은 시내로 달려갈 때, 하늘에 떨어진 그 빛을 보았다.‘별똥별아, 만약 네가 정말 사람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면, 난 이번 생에 지아와 백년해로했으면 좋겠어.’만약 지아가 도윤의 소원을 알았다면 틀림없이 가소롭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나 지아와 백년해로하려는 그의 마음은 여태껏 변한 적이 없었다.그는 황급히 병원으로 달려갔고, 지윤은 이미 깨어났다.도윤을 보자마자 지윤은 눈물을 글썽이며 입을 열었다.“아빠…….”도윤은 얼른 아이를 품에 안았고, 주은청은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 상황을 설명했다.“지금 이미 검사를 마쳤는데, 다행히 도련님에겐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멀쩡한 아이가 어떻게 계단에서 떨어졌지?” 도윤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지윤은 총명할 뿐만 아니라 발육도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빨랐다.지윤은 이미 한 살 반이었으니, 직접 계단에서 굴러떨어질 만큼 멍청하지 않았다. 그는 계단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줄곧 난간을 부축하며 계단에서 내렸다.“실수로 떨어졌을 수도…….”“실수?”도윤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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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지윤은 엄마란 두 글자에 눈에서 반짝반짝 빛이 났고, 작은 손은 안전벨트를 꼭 잡으며 중얼거렸다.“엄마, 엄마.”일이 이렇게 된 지금, 도윤은 더 이상 지아에게 지윤의 출생에 대해 숨기고 싶지 않았다. ‘만약 지아가 우리의 아이가 죽지 않고 줄곧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좀 기뻐하지 않을까? 그럼 날 그렇게 미워하지도 않겠지?’절반쯤 달릴 때, 휴대전화가 울렸고 도윤은 전화를 받았다. 이어폰에서 진환의 엄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 같습니다.”“어떻게 된 일이지?”“제가 해킹된 감시 카메라를 복구했는데, 작은 도련님이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것은 확실히 의외가 아니었고, 다른 사람이 밀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도련님이 만약 재빠르게 반응을 하지 않았다면, 이 일은 아마도 기절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을 것입니다.”도윤은 심장이 조여왔다. 백채원은 지금 개인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이 병원은 보기 좋기 위해 거대한 회전 계단을 설치했다.만약 지윤이 끝까지 굴러내려갔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그때 마침 의사와 간호사가 회진하러 나왔는데, 도련님께서 넘어진 것을 보고 서둘러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도 이 기회를 틈타 도망쳤고요. 만약 그 의사들이 없었다면 그 사람은 아마 계속 도련님에게 손을 썼을 것입니다.”도윤은 이미 일이 이렇게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였지만, 사실을 듣자 여전히 가슴이 떨렸다.“누군지 알아냈어? 독충과 관련이 있는 건가?”“그 사람은 키가 크고 아주 튼실해 보였는데, 독충의 사람은 아닌 것 같고, 오히려 특수 훈련을 받은 사람 같습니다.”도윤은 브레이크를 밟았고, 뒤에서 손을 놀고 있던 지윤은 관성으로 머리를 흔들었다.“아빠?”도윤은 손을 내밀어 지윤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위로했다.“두려워하지 마.”진환은 계속해서 보고했다.“이미 CCTV 영상을 대표님에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뜻밖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제가 또 일부 경호원을 보내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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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이 말을 듣자 지윤은 바로 울기 시작했고 큰소리로 울부짖었다.“엄마, 엄마 보고 싶어.”지윤은 영리한 아이라 평소에 거의 울지 않았지만 지아와 관련된 일이라면 아주 슬프게 울었다.도윤은 하는 수없이 한숨을 내쉬었다.“이번이 마지막이야, 엄마를 만나면 우리 바로 떠나야 해. 알았지?”지윤은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엄마만 볼 수 있으면 됐기에 작은 얼굴에 눈물을 머금은 채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도윤은 손을 뻗어 지윤의 눈물을 닦아주었고 또 그가 흘린 침까지 깨끗이 닦았다.“가자, 엄마 만나러.”에어텐트 위에 걸린 등불은 별처럼 노란 불빛을 반짝이고 있었다.평소라면 지윤은 이 시간에 이미 잠들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커다란 두 눈을 깜박였고, 도착하기도 전에 도윤의 품에서 벗어나 짧은 다리로 텐트를 향해 달려갔다.지아는 잠이 오지 않아 이때 카펫에 앉아 하늘의 별을 세고 있었다.그러다 꼬마의 모습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는데, 지아는 약간 믿을 수 없었고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줄 같았다.전에 도윤은 백채원에게 불려가기만 하면 더는 돌아오지 않았는데, 이번에 그는 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지아가 걱정하던 지윤까지 데려왔다.“엄마, 엄마.”지윤은 즐겁게 지아의 품속으로 달려갔고, 지아는 흥분하며 손을 뻗어 그를 껴안았다. 지윤은 행복을 느끼며 그녀의 얼굴을 비볐다.지아가 한 손으로 자신을 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지윤은 작은 소리로 불평했다.“안아줘, 엄마가 안아줘.”지아는 난처하게 그를 바라보았다.“아줌마는 손이 다쳐서 널 안아줄 수 없을 것 같아.”지윤은 그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얼른 지아의 오른손을 잡았지만 그 손바닥이 나른하게 축 처져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그는 눈을 끔벅거리며 또 자신의 손을 보았는데, 마치 무엇을 깨달은 것 같았다.그리고 지윤은 지아의 손목에 있는 상처를 향해 호 해주었다.“호, 엄마 아프지 마.”이 말 한마디에 지아는 목이 멨고, 어머니가 된 지금, 그녀는 아이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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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화

지아는 입을 벌리고 반박하려고 했지만, 아이가 이런 것들을 전혀 모르니 자신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지아는 그저 꼬마가 즐겁고 무사히 자라기만 하면 됐다.얼마 지나지 않아 지윤은 눈을 감았다. 그는 머리를 지아의 품에 기대고 잠을 쿨쿨 잤는데, 입가에는 심지어 침이 반짝였다.지아는 손으로 닦아주며 부드럽게 지윤을 바라보았다.‘내 뱃속의 아이가 태어나면, 지윤과 좀 닮았겠지? 다 이도윤의 아이들이니까.’“지아야.”조용한 밤, 도윤의 약간 잠기고 거친 목소리는 밤의 고요함을 깨뜨렸다.지아는 표정이 차가워지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도윤이 말하길 조용히 기다렸다.도윤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한참을 생각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지윤이는 널 아주 좋아해. 나도 네가 지윤이를 좋아한다는 거 알고 있고. 넌 이 아이를 자신의 아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지아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백채원은 다리가 부러져 아이를 돌볼 수가 없으니 지금 나더러 네 아들을 챙겨주라, 이거야? 정말 뻔뻔스럽군. 내가 이 아이를 좋아한다고? 누가 그래? 얼른 네 아빠한테로 가.”말하면서 지아는 아무 잘못 없는 지윤을 도윤의 품속으로 밀어냈고, 자신이 이 아이를 좋아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특별히 흉악하게 말했다.꿈나라에 빠진 지윤은 쩝쩝거리며 작은 새처럼 따뜻한 곳으로 몸을 옮겼고, 손을 뻗어 도윤의 셔츠를 잡아당겼다.그리고 잠꼬대까지 했다.“엄마.”지아는 즉시 양심의 가책을 느꼈고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지금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어떻게 아무런 죄도 없는 한 아이에게 화풀이를 할 수 있냐고?’잔잔한 빛을 빌려, 도윤은 지아의 죄책감에 빠진 표정을 보았다.그의 지아는 줄곧 착한 사람이었다.도윤은 아이를 지아의 품으로 부드럽게 밀었고, 지윤이 자신의 엄마와 좀 더 오래 있게 해주고 싶었다.“지아야, 이 아이는 네가 몇 번 밀어내도 다시 달려와 너를 엄마라고 부를 거야.”지아는 시선을 돌렸지만 더는 지윤을 밀어내지 않았고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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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0화

지아는 도윤의 싸늘함에 습관 되어,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일이 도윤의 각박함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지아는 그제야 직접적인 공격이 지금 이 얼굴에 웃음을 띠며 눈에는 사랑을 머금고 있는 도윤보다 훨씬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는 단지 추측일 뿐, 그녀는 자신이 이미 임신했다는 사실을 폭로할 엄두가 없었다.“이도윤, 난 너를 사랑하지 않을 거야, 영원히 그럴 리가 없다고.”그러나 도윤은 개의치 않았다.“지아야, 과거는 짧지만 미래는 길거든.”지아는 더 이상 도윤과 다투지 않았다. 그녀는 몸을 웅크리며 도윤을 지나치게 자극하고 싶지 않았다.정신이 나간 사람과 따지는 것은 완전히 미친 짓이었다.지아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소계훈이 완쾌되기를 기다리고, 그녀의 뱃속의 아이가 순조롭게 자라서 출산하기를 기다리며, 좀 더 오래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그 전에 절대로 다른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지아가 눈을 감자, 도윤은 부드럽게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었고, 몸을 숙여 그녀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지아야, 날 떠나려 하지 마. 그건 아주 멍청한 생각이야, 알았지?”6월의 날씨는 무척 더웠지만, 지아는 온몸에 소름이 돋더니 꼼짝도 하지 못했다.‘이도윤은 미친놈이거나 거의 미친 사람이야.’이튿날 아침, 지아는 산속의 새소리를 들으며 깨어났다.그리고 바로 옆을 바라보니 도윤과 지윤은 모두 사라졌다.지아는 텐트에서 간단히 세수를 하고서야 텐트의 커튼을 열었다.산속의 상쾌한 아침 바람은 마음속의 모든 불쾌함을 없앨 수 있었고, 지아는 탐욕스럽게 한 모금 빨아들였다.순간, 가슴속의 답답함이 다 사라진 것 같았다.멀지 않은 곳에서, 진봉은 어쩌다 다람쥐와 싸우게 됐는지, 허리손을 하며 화를 냈다.“야, 나무에 오를 능력은 있으면서, 왜 내려올 엄두는 없는 거지!”나무에는 크고 작은 다람쥐 두 마리가 있었는데, 큰 다람쥐는 진봉의 머리를 향해 아주 작은 솔방울을 하나 던졌다.“야, 이 자식이 감히 사람을 때리다니, 너희들 잡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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