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51화

미연은 지아의 뒤에 서 있었는데, 그녀가 한참 망설이는 것을 보고 입을 열어 물었다.

“아가씨, 이 옷들이 마음에 드시지 않는 거예요?”

“아니야, 아주 예뻐. 난 그냥 마음이 좀 짠해서 그래.”

미연은 지아와 도윤의 과거에 대해 잘 몰랐기에 지금 이 순간 지아의 쓰라린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네가 대신 골라줘.”

지아는 아예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싸구려 옷을 입는 것에 익숙해져서 다시 이 명품들과 마주하니 그냥 황공할 뿐이었다.

미연은 옷장 앞에 서서 옷을 고르면서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아가씨는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쁘고 피부도 하얘서, 수건 하나만 둘러도 엄청 예쁠 텐데.”

생각하면서 미연은 하얀색 원피스를 하나 골랐는데, 디자인이 대범하고 재단도 잘 되어 곳곳에서 우아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걸로 입으세요. 저는 이 원피스가 아가씨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지아가 갈아입자, 미연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어머, 몸에 딱 맞네요. 아가씨는 딱 봐도 부족함 없이 자란 공주님이네요. 몸에서 뿜어 나오는 그런 기질은 다른 사람들 따라배우기도 힘들거든요.”

“공주님?”

지아는 왼손을 내밀었고, 하얀 피부에는 많은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아이를 잃은 그 해, 도윤은 지아를 괴롭히기 위해 일부러 그녀의 모든 카드를 압수했다.

그리고 소씨 집안은 바로 파산했고, 소계훈은 또 병원에 입원했기에 지아는 매일 비싼 의료비를 물어야 했다.

하지만 지아는 그때 가정주부가 되기 위해 학업을 포기했고, 교수님까지 감탄하던 우수한 의대생은 결국 노가다를 하는 지경에 몰렸다.

총애를 받고 자란 공주님은 그제야 인간 세상의 고통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녀의 피아노를 치던 하얗고 보드라운 손은 한동안 굳은살 외에 수많은 작은 상처들로 가득 했다.

특히 겨울에 일할 때, 지아는 동상에 걸려 손이 빨갛게 붓기도 했다.

이 6개월 동안 지아는 그 아르바이트들을 그만 뒀기에 손은 좀 회복됐지만, 여전히 고생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미연은 지아의 약간 거칠어 보이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