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461 - 챕터 470

1378 챕터

제461화

지아의 꿈은 대부분 아이와 관련이 있었는데, 한동안 그녀는 매일 아름다운 꽃밭에 서서 한 아이가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아이는 손에 예쁜 화환을 들고 웃으며 그녀에게 씌웠다.지아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고마워, 아가야.”“엄마, 예뻐요.” 지윤은 기뻐서 빙그레 웃었다.지아는 이 아이가 크면 틀림없이 훈남으로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이렇게 친절하고 따뜻하다니.그녀는 지윤의 얼굴에 가볍게 뽀뽀를 했고, 다시 한번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지윤이 내 아이였으면 얼마나 좋을까.’지아는 아이의 무릎을 털어주며 위의 잡초와 흙을 떨쳐냈다.그리고 그녀는 곁눈으로 도윤이 먼 산비탈에 서 있는 것을 보았는데, 아마도 자신의 기분에 영향을 미칠까 봐 아예 멀리서 바라보기로 한 것 같았다.지윤은 지아의 옆에 앉아 강물이 콸콸 흐르는 것을 보고 있었다.좀 더 따뜻하면 물에 들어가 놀 수 있었는데, 지금 두 사람은 강가에서 돌을 주울 수밖에 없었다.꼬마는 평소에 집에서 고급 장난감을 놀았지만 강가에서 돌을 줍는 것도 아주 즐겁다고 생각했다.작은 돌을 물에 던지면, 그 튀기는 물보라만 봐도 지윤은 하하 웃을 수 있었다.가끔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쳐 지나가는 것을 보면, 지윤은 기뻐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물고기, 작은 물고기.”지아는 웃으며 말했다.“날씨가 좀 더 따뜻해지면 아줌마가 지윤이 데리고 물고기 잡으러 갈까?”지윤은 물고기를 잡는 게 무엇인지 몰랐지만, 지아와 함께 있기만 하면 매우 즐거웠다.두 사람은 물가에서 오랫동안 놀았고, 도윤은 시간이 늦은 것을 보고 그제야 그들에게 다가가 아침 먹자고 불렀다.지아는 지윤을 안으려고 몸을 웅크렸지만, 문득 자신의 손을 떠올렸다.“내가 안을게.” 도윤은 한 손으로 지윤을 안고 다른 한 손은 지아의 손을 잡았다.지아는 발버둥 쳤지만 소용없었다.남자의 힘은 무척 세서 그녀의 손을 꽉 잡고 있었다.지아는 한 번 시도한 다음 바로 포기했고, 도윤이 자신을 데리고 가도록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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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지아는 놀라서 몸을 떨며 영문도 모른 채 도윤을 바라보았다.“그게 무슨 뜻이야?”도윤은 한숨을 내쉬었다.“어젯밤의 일은 의외의 사고가 아니었어. 누군가 지윤을 죽이려고 아주 높은 계단에서 그를 밀었거든.”지아는 안색이 변했다.“어떤 사람이 그런 거야?”“지금은 단서가 너무 적어서 아직 확정할 수 없어. 하지만 그 사람의 모습으로 볼 때, 일반인이 아닌 프로 킬러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 난 그들 남매를 안전한 곳으로 보낼 거야.”지아는 떠보며 물었다.“독충과 관계가 있는 거야?”“그건 아닌 것 같아. 독충은 의학 분야에 정통한 조직이기에 그들이 사람을 죽이려면 대부분 약물을 위주로 하거든. 진희 아주머니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그러나 지윤이에게 손을 댄 사람은 아니야. 그들은 분명히 지윤을 죽이려고 했어. 이렇게 어린 아이가 그 회전 계단에서 떨어졌거든. 지윤이 얼른 난간을 잡고 제때에 멈추었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거야.”지아는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떨리더니 참지 못하고 지윤을 잡았다.‘이 아이가 지금 내 앞에 멀쩡히 서서 웃는 것만으로도 정말 다행이야.’그녀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더는 도윤에 대한 분노를 발산하지 않았고, 손가락으로 지윤의 얼굴을 어루만졌다.“아가야, 많이 아팠지?”지윤은 지아의 뜻을 잘 알지 못했지만, 지아가 자신을 쓰다듬어 주기만 하면 그는 매우 기뻐했고 줄곧 지아를 불렀다.“엄마, 엄마.”지아는 부드럽게 지윤의 손을 잡았다. 원래 아침을 먹고 시내로 돌아가야 했지만, 지아는 또 아이와 함께 하루 종일 놀아주었다.그녀는 지윤에게 꽃을 따주며 나비를 잡아주었다.도윤은 신발과 양말을 벗은 다음, 바짓가랑이까지 걷어붙이고 물에 들어가 지윤에게 물고기를 잡아주었다.아이를 봐서 지아는 도윤에게 눈치를 주지 않았다.두 사람은 증오와 미움을 내려놓았고, 평범한 부부처럼 아이를 데리고 가장 순수하고 간단한 즐거움을 체험했다.노을이 붉게 물들자, 일행은 그제야 차를 몰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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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날이 밝기도 전에 지아와 소계훈은 장미 장원을 떠났고, 지아조차 그들이 어디로 가는지 몰랐다.도착해서야 지아는 이곳이 한국식 정원이라는 것을 발견했는데, 생각해보니 도윤의 명의로 된 이런 집이 없는 것 같았다.보아하니 안전을 위해 도윤은 특별히 안전한 곳을 찾았고 그 누구도 자신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없었다.소계훈은 오히려 이곳을 매우 좋아했는데, 소씨 집안 본가와 매우 비슷했다.차에서 내리자, 소계훈은 지팡이를 빌리지 않고 뜻밖에도 스스로 일어서서 몇 걸음 걸었다.지아는 이 상황을 보고 얼른 가서 그를 부축했다.“아빠, 조심하세요.”소계훈의 평온한 얼굴에 기쁨이 번쩍였다.“지아야, 나 혼자 걸을 수 있어.”“응, 아빠, 우리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걸어요. 넘어지지 말고요.”소계훈의 상태가 날로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지아도 무척 뿌듯했다. 이제 그가 안정되면 그녀도 그때의 사실에 대해 물어볼 수 있었다.매일 그 비밀들을 안고 자면서, 지아는 꿈속에서조차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알고 싶었다.진봉은 재빨리 와서 소계훈을 부축했다.“나리, 몸이 빨리 회복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 적당히 운동 좀 하시면 돼요.”“안심해라, 나도 다 알아.”소계훈은 웃었다. 사실 그는 속으로 무척 조급해하고 있었다. 지금 아직 하지 못한 일이 많은 데다 그도 지아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매일 방에 돌아온 후, 소계훈은 벽을 짚고 운동을 했고, 그는 다시 재기할 기회가 있었다.새 정원은 아주 쾌적해서 태교를 하기에 좋은 곳이었다.그때 작별을 한 후, 행방을 드러낼까 봐 두려웠는지, 아니면 너무 바빠서인지, 아니면 곧 결혼할 준비를 해야 해서인지, 도윤은 더는 오지 않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20일이 지났고, 지아의 임신 반응도 점차 사라졌다. 그녀는 최근에 식사량이 놀라울 정도로 많아졌는데, 얼마 지나지 않으면 바로 배가 고팠다.구토를 하지 않은 이후, 지아의 안색은 갈수록 좋아졌고, 얼굴에 약간 살이 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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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도윤은 바로 미연의 전화를 받았다. 비록 그동안 지아를 보러 가지 않았지만 지아의 모든 것에 대해 그는 손금 보듯 잘 알고 있었다.미연은 도윤의 생각을 몰랐고, 그저 그가 묵묵히 지아를 주시하고 지아를 지키는 좋은 전남편이라고 생각했다.“대표님, 아가씨께서 임신검사를 받으러 가고 싶어합니다.”도윤의 테이블 위에는 한 쌍의 결혼반지가 놓여 있었는데, 그는 손가락으로 그 큰 다이아몬드를 어루만지며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응, 내가 처리할게.”미연은 한숨을 돌렸다.“대표님은 역시 아가씨를 관심하고 있었네요. 근데 아가씨가 무엇 때문에 임신 사실을 숨기고 있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도윤은 음침하게 웃으며 전화를 끊었고 반지를 상자에 넣었다.그리고 그는 일어나서 큰 창문 앞으로 걸어갔고, 하늘은 뿌옇고 흐려서 마치 비가 올 것 같았다.지금은 퇴근 시간이어서 거리는 사람들로 붐볐고 차들도 쉴 새 없이 달렸다.먼 곳의 고층 건물도 불을 속속 켰는데, 도윤의 긴 그림자는 더욱 길게 당겨졌다.빗줄기는 비스듬히 날아와 유리에 떨어졌다가 다시 우르르 떨어져 빗자국을 하나 남겼다.도윤의 그림자는 빗속에서 유난히 외로워 보였다.‘지아야, 네가 말했잖아, 나와 영원히 함께 있을 거라고.’한참 뒤, 도윤은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했고, 목소리는 유난히 낮았다.“응, 나야.”답장을 받은 지아는 마땅히 기뻐해야 했지만 마음속은 이유 없이 초조해졌다.‘아무래도 모든 것이 너무 순조로운 것 같아.’미연은 지아가 방안을 왔다갔다하는 것을 보고 좀 이해하지 못했다.“아가씨, 대표님께서 승낙하셨는데, 왜 기분이 좋지 않는 거예요?”“그게…….”지아는 손가락을 가슴에 놓았고, 이것이 어떤 느낌인지 말할 수 없었다.‘아무튼 이건 아닌 것 같아.’‘의심스러울 정도로 순조롭잖아.’“그는 다른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미연은 깨끗한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저었다.“네, 아가씨, 사실 대표님은 아가씨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가씨를 더욱 사랑하고 더욱 신경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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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핸드폰에 관해서, 지아뿐만이 아니라 도윤도 매번 거절했기에 소계훈도 점차 깨달았다.결국 그는 이미 세 살짜리 아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아는 재빨리 말했다.“아빠, 아빠가 혼수상태에 빠진 동안 확실히 일이 좀 생겼어요. 난 아빠가 회복되면 천천히 알려주고 싶었고요.”소계훈은 이 말을 듣자마자 흥분하더니 다시 손을 떨기 시작했다.“분명히 안 좋은 일이 생긴 거지? 내가 깨어나자마자 넌 손을 다친 데다 도윤과의 관계도 엄청 나빠졌지. 도대체 무슨 일이야?”소계훈이 이렇게 흥분한 것을 보고 지아는 재빨리 그를 부축하여 앉혔다.“아빠, 봐요. 이게 바로 내가 아빠에게 말하지 않는 이유예요. 사실 큰일도 아니에요, 내가 그 사람과 몇 가지 일로 한바탕 싸웠거든요. 아빠도 보셨잖아요, 이도윤이 매일 나에게 용서를 구하는 거. 만약 정말 무슨 큰일이 있었다면 우리는 벌써 갈라졌겠죠.”소계훈의 감정은 그제야 점차 지아에 의해 가라앉았다.“네 말도 맞아. 도윤이 나에게 네 마음을 저버리지 않겠다고 재삼 약속했었지. 그럼 너희들 사이에 도대체 무슨 문제가 생긴 거야?”“아빠, 나중에 다시 말할게요, 이제야 좀 나아졌는데, 자극받으면 안 된다는 의사 선생님 말씀, 잊으셨어요?”지아는 그에게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따라주었다.“사실 그 일들은 모두 지나갔어요. 이 세상에 싸우지 않는 부부가 어딨겠어요? 이거 다 정상이니까 문제가 생기면 다시 해결하면 돼요. 아빠 딸은 이미 다 커서 이 일을 잘 처리할 수 있을 거예요.”“그래, 하지만 억울함 당하면 반드시 이 아빠한테 말해. 아빠는 이 병든 몸을 돌보지 않더라도 도윤을 찾아 혼내줄 테니까.”지아는 가볍게 웃었다.“알아요, 이 세상에 아빠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은 없을 걸요.”그녀는 서서히 평온해진 소계훈의 손을 힐끗 보더니 마음속의 의문을 또다시 삼켰다.‘지금은 아직 물어볼 타이밍이 아니니까 조금만 기다려.’“아빠, 푹 쉬세요, 나 먼저 갈게요.”지아는 소계훈의 방에서 나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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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지아는 잔뜩 긴장했다. 그때 출혈로 인해 아이를 잃은 불안한 감정이 다시 엄습하자, 그녀의 안색은 크게 변했고 목소리마저 떨렸다.“무, 무슨 문제가 있는 거죠…….”그리고 손가락은 자기도 모르게 옷 자락을 잡으면서 지아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그러나 의사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올랐다.“아가씨, 축하해요. 아가씨는 쌍둥이를 가졌어요. 맥박이 두 개인 것을 봤거든요.”이 말을 들은 지아의 눈가는 촉촉해졌고, 그녀는 입술을 오물거리며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럼…… 아이의 상태는요?”“음, 지금으로서는 잘 자란 것 같아요. 아가씨 긴장하지 마요.”지아는 자신의 아랫배를 만지며 기쁨에 겨워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아이가 하나만 생긴 게 아니라 쌍둥이를 가졌다!미연이 문을 밀고 들어올 때, 지아의 이런 모습을 보고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다.“왜요? 아이의 발육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기술이 무척 발달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예요.”지아는 감격에 겨워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아니, 그게 아니라 아이의 상태는 아주 좋아. 내가 사실…….”“얼른 말하세요, 답답해 죽겠네요. 사실 뭔데요?”옆에 있던 의사까지 웃었다.“아가씨는 너무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거 같네요. 아가씨는 쌍둥이를 임신했고, 아이의 발육은 문제없어요.”“이건 좋은 일이잖아요, 아가씨, 정말 대단해요, 쌍둥이라니.”지아는 눈물을 훔쳤다.“그러게, 나도 쌍둥이일 줄은 몰랐어.”아이가 하나라도 충분히 그녀를 기쁘게 할 수 있었는데, 뜻밖에도 아이가 둘이라니, 지아는 너무나도 기뻤다.지아는 흥분해하며 연신 허리를 굽혀 의사에게 인사했다.“정말 고마워요, 의사 선생님.”의사는 손을 흔들었다.“나야 그냥 아가씨의 상황을 검사한 것뿐인데요. 그래도 휴식 잘 해야 해요, 쌍둥이는 정말 힘드니까요.”“난 두렵지 않아요. 아이들이 무사히 태어날 수만 있다면,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요.”미연은 지아를 대신해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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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양요한은 차마 그럴 수 없었기에 계속 설득하려 했다.“대표님, 사모님은 쌍둥이를 임신했습니다. 두 아이의 어머니로서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일은 그래도…….”양기범은 아무리 둔해도 이때 이상함을 알아차리고 급히 입을 열었다.“형,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도윤은 이미 인내심을 잃었고, 일어나 떠났다.“수술 준비해.”양기범은 양요한의 손을 덥석 잡았다.“형, 나한테 솔직히 말해봐. 무슨 수술을 하려는 거야?”양요한은 한숨을 쉬며 도윤을 따라갔다.“임신한지 한 달 넘은 지금, 대표님이 어떤 수술을 말하고 있는 거 같아?”양기범은 혼자 제자리에 남아 머릿속은 의혹으로 가득 넘쳤다.‘왜? 대표님은 지아를 매우 사랑하지 않았어? 근데 왜 아이를 지우려는 거지? 그것도 쌍둥이를.’그리고 지아는 이 모든 것에 대해 조금도 모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어젯밤 지아는 아주 조심스럽게 자신에게 문자를 보내 도와달라고 했다.그들은 동창이었기에 양기범은 지아가 이런 때에 아이를 잃게 할 순 없었다.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지아에게 알리려 했지만, 한 손이 그의 휴대전화를 가져갔다.“양 의사, 미안하지만 대표님께선 아무도 그 계획을 방해하는 것을 원하지 않거든요.”진봉은 평소처럼 건들건들하지 않았고, 어두운 얼굴은 무척 싸늘했다.“왜죠? 그것은 대표님의 아이잖아요! 지아는 그 누구보다도 이 두 아이가 태어나기를 갈망하는데, 근데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죠?”진봉은 당연히 그에게 지아가 바람을 피웠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 그는 나지막하게 대답했다.“이런 일에 대해 적게 좀 알아봐요, 조언이에요.”양기범은 진봉의 그 흉악한 얼굴을 바라보며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알겠어요.”양씨 집안은 도윤에게 의지해야 했으니 양기범은 도윤과 맞설 자격이 없었다.‘미안해, 지아야.’지아는 지금 즐거움에 잠겨 있었는데, 한쪽의 미연이 일깨워주었다.“참 아가씨, 이따가 또 다른 검사를 해야 해요.”“무슨 검사?”“일반적인 산부인과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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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이 순간, 지아의 머리는 새하얘졌다. 그녀는 자신이 꿈을 있다고 생각했고, 틀림없이 어디가 잘못되었을 것이라 생각했다.도윤의 몇 안 되는 친구에 대해 지아는 모두 알고 있었다. 설사 만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으며 강세찬이란 사람은 없었다.지아는 심호흡을 하며 자신의 놀란 심장을 달랬다.‘이도윤은 다른 사람이 알아차릴까 봐 일부러 친하지 않는 사람을 선택할 수도 있어.’‘그만 생각하자,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이 강세찬의 거면 뭐가 어때서, 그건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어.’하지만 민아가 계속 말한 내용에 대해, 지아는 더 이상 핑계를 찾을 여지가 없었다.“그 집이 우리 사장님의 것이라고. 그날 우리 만났던 거 기억하지? 내가 엽산을 들고 너를 쫓아갔잖아. 근데 우리 사장님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 ‘너를 알고 있어.’ 그리고 ‘넌 누군가가 사랑하는 사람이야’ 라고 말했지 뭐야. 난 너에게 엽산을 주느라 정신이 없었고, 돌아간 다음, 사장님과 업무에 대해 얘기했기에 이 일을 깨끗이 잊어버렸어.”민아는 마음속으로 괴로워했다.“지아야, 미안. 내가 그동안 너무 바빠서, 방금 관리 비용을 냈을 때에야 이 일이 생각났어. 난 사장님이 말한 그 사람이 바로 개도윤인 것 같아. 그래서 내가 엽산을 들고 일부러 사장님 앞에서 어슬렁거렸거든.”지아는 휴대전화를 꽉 쥐며 말했다.“그래서…… 뭐래?”민아는 한숨을 내쉬었다.“나에게 연애 중이냐고 물었어. 왜 뜬금없이 임신 준비하고 있냐고. 만약 그런 거라면 심지어 날 해고하려고 했어. 이 나쁜 놈은 정말 엽산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개도윤과 아는 사이였어. 그러니 네가 임신한 일도 이미 드러났을 가능성이 커.”지아는 고개를 들어 앞에 있는 거울을 보았는데, 그녀의 안색은 핏기가 조금도 없이 무척 창백했다.그동안 모든 통하지 않는 부분이 점차 분명해졌다. 그녀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고 도윤은 이미 알고 있었다.그래서 지난번에 별똥별을 보러 갈 때, 도윤은 그런 말을 했던 것이다.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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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전화는 이때 뚝 끊겼고, 지아는 이미 다른 선택이 없었다.그녀는 도윤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도윤이 역시 그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동안 남자는 줄곧 자신으로 하여금 경계심을 낮추게 했다.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서 도윤을 속이는 것보다, 사실 남자는 오히려 지아를 속이고 있었다.아마 지금쯤 강세찬은 이미 도윤에게 연락을 했을 것이다. 지아는 반드시 도망가야 했다.이때 마침 강미연이 들어와서 지아를 불렀다.“아가씨, 왜 아직도 나오시지 않는 거예요? 의사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는데.”“나 검사 안 할래, 미연아, 우리 가자, 지금 당장 떠나야 해.”“왜요? 다른 검사도 있잖아요?”지아는 미연의 손을 잡고 그녀를 문 밖으로 끌어냈다.“간단한 말로 설명할 수 없으니까 어쨌든 우리는 여기에 있을 수 없어. 이곳은 매우 위험해.”미연은 영문을 몰랐다.“경호원들도 따라왔는데, 뭐가 위험하다는 거죠? 내가 지금 바로 대표님에게 전화할게요.”“바보처럼 굴긴, 이도윤이 가장 큰 위험이라고.”지아는 미연을 끌고 밖으로 달려갔고, 미연은 재빨리 권고했다.“안 돼요. 아가씨 지금 임신한지 3개월도 안 됐으니 격렬하게 움직이면 안 된다고요. 자요, 제가 업어줄게요.”비록 지아의 뜻을 모르지만 미연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얼른 몸을 웅크리고 지아를 업으려고 했다.“안심해요, 저 힘 정말 세거든요. 우리 엄마는 제가 전생에 천하장사라고 비웃기까지 했어요. 그러니 망설이지 마시고 얼른 올라오세요.”미연은 지아를 등에 업었고, 그녀는 비록 매우 말랐지만 힘은 확실히 셌다.“참, 아가씨, 우리 어디로 도망가는 거죠?”“일단 병원에서 나가자.”“네.”지아는 과거에 자신이 어떻게 설명하든 도윤이 믿지 않았던 화면을 생각했다.그는 각박한 말로 한 번 또 한 번 자신을 비웃을 뿐이었다.DNA 검사를 하려면, 가장 빨라야 4~5개월 됐을 때 양수를 뽑는 것인데, 지아는 도윤이 자신의 어떤 설명도 전혀 듣지 않고 강제로 자신더러 아이를 지우게 할까 봐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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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그 훤칠한 그림자는 이미 지아 앞으로 다가와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지아야, 말 들어, 따라와.”도윤의 다정한 목소리는 아이를 달래는 것 같지만 지아는 오히려 소름이 돋았다.이제 미연마저 일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지아를 뒤로 감쌌다.“대표님, 아가씨는 이미 검사를 끝냈으니 제가 집으로 데려다 드리겠습니다.”도윤의 눈빛은 그제야 미연의 얼굴에게 떨어졌다.“꺼져.”이때의 도윤은 가장 위험했다. 지아는 미연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미연아, 먼저 나가서 기다려, 난 이도윤과 할 말이 있으니까.”미연은 지아를 보다 또 도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 두 사람 사이에 중요한 일이 있을 것 같아 그녀는 손을 흔들며 떠났다.다른 사람이 없자 지아는 재빨리 입을 열었다.“이도윤, 아이에 관해서 얘기 좀 하자.”도윤은 침착하게 지아를 보며 차갑게 말을 했다.“설마, 네 뱃속의 아이가 내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네 아이 맞아, 네가 열나던 그 날 우리…….”도윤은 차갑게 웃으며 손을 내밀어 지아의 턱을 들어올렸다.“지아야, 거짓말을 하려면 좀 제대로 하지 그래. 내가 그런 일을 했는지 안 했는지에 대해 모를 거 같아?”지아는 마음이 급해졌고, 작은 얼굴은 붉어졌다.“나쁜 자식, 너 정말 아무런 기억도 없는 거야? 그때 분명히 네가…….”도윤은 그 황당한 꿈을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몸은 조금의 이상한 점도 없었다.“지아야, 내가 네 거짓말을 믿을 것 같아? 내가 열이 난 것으로 날 배신한 일을 숨기려 하다니, 지아야, 너 정말 날 실망하게 하는군.”지아는 급해서 발을 동동 굴렀다. 그녀는 메마른 입술을 핥았다. 지금의 지아는 도윤과 화를 낼 수 없었기에 그녀는 가능한 한 빨리 오해를 풀고 싶었다.“차분히 내 말 좀 들어봐. 나도 너한테 맹세했잖아. 이번 생에 널 제외한 다른 그 어떤 남자와도 함께 하지 않을 거라고. 이도윤, 난 아무리 네가 미워도 자신의 몸을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맡길 정도는 아니야. 난 그런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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