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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도윤은 바로 미연의 전화를 받았다. 비록 그동안 지아를 보러 가지 않았지만 지아의 모든 것에 대해 그는 손금 보듯 잘 알고 있었다.

미연은 도윤의 생각을 몰랐고, 그저 그가 묵묵히 지아를 주시하고 지아를 지키는 좋은 전남편이라고 생각했다.

“대표님, 아가씨께서 임신검사를 받으러 가고 싶어합니다.”

도윤의 테이블 위에는 한 쌍의 결혼반지가 놓여 있었는데, 그는 손가락으로 그 큰 다이아몬드를 어루만지며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응, 내가 처리할게.”

미연은 한숨을 돌렸다.

“대표님은 역시 아가씨를 관심하고 있었네요. 근데 아가씨가 무엇 때문에 임신 사실을 숨기고 있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도윤은 음침하게 웃으며 전화를 끊었고 반지를 상자에 넣었다.

그리고 그는 일어나서 큰 창문 앞으로 걸어갔고, 하늘은 뿌옇고 흐려서 마치 비가 올 것 같았다.

지금은 퇴근 시간이어서 거리는 사람들로 붐볐고 차들도 쉴 새 없이 달렸다.

먼 곳의 고층 건물도 불을 속속 켰는데, 도윤의 긴 그림자는 더욱 길게 당겨졌다.

빗줄기는 비스듬히 날아와 유리에 떨어졌다가 다시 우르르 떨어져 빗자국을 하나 남겼다.

도윤의 그림자는 빗속에서 유난히 외로워 보였다.

‘지아야, 네가 말했잖아, 나와 영원히 함께 있을 거라고.’

한참 뒤, 도윤은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했고, 목소리는 유난히 낮았다.

“응, 나야.”

답장을 받은 지아는 마땅히 기뻐해야 했지만 마음속은 이유 없이 초조해졌다.

‘아무래도 모든 것이 너무 순조로운 것 같아.’

미연은 지아가 방안을 왔다갔다하는 것을 보고 좀 이해하지 못했다.

“아가씨, 대표님께서 승낙하셨는데, 왜 기분이 좋지 않는 거예요?”

“그게…….”

지아는 손가락을 가슴에 놓았고, 이것이 어떤 느낌인지 말할 수 없었다.

‘아무튼 이건 아닌 것 같아.’

‘의심스러울 정도로 순조롭잖아.’

“그는 다른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미연은 깨끗한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저었다.

“네, 아가씨, 사실 대표님은 아가씨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가씨를 더욱 사랑하고 더욱 신경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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