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Chapter 1191 - Chapter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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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1화

민연주는 완전히 당황하고 말았다. “뭐라고? 부씨 가문에 오래 머문다니?” “네, 그렇게 됐습니다. 전 다른 일이 있어 먼저 가보겠습니다.” 민연주는 감히 부남진에게 직접 무슨 상황인지 물을 수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조용히 상황의 진전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게다가 지아에 대해서도 감히 제멋대로 굴지 못하고 표면적인 평화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아와 부남진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두 사람은 거의 온종일 붙어 있었고 부남진이 지아의 손을 잡고 있는 모습도 여러 번 눈에 민연주의 눈에 띄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남진은 항상 자상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민연주는 심지어 지아와 부남진의 관계에 대해 의심을 품기도 했지만 그녀가 알아본 결과는 전에 부남진이 조사했을 때의 결과와 다를 것 없었다. 소계훈은 절대 부남진의 아들일 리가 없었다. 소씨 가문은 A시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던 가문이고 부씨 가문은 그 뒤에 A시에서 발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즉 부남진과 소계훈 두 사람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말이었다. ‘부남진이 그 여자에 대한 감정은 정말 단지 귀한 인재에 대한 아낌과 목숨을 구한 은인에 대한 고마움일 뿐일까?’ 민연주는 점점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미셸이 귀찮게 굴지 않으니 민연주의 주변은 한껏 조용해졌는데 이건 평소 미셸의 성격이 전혀 아니었기에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민연주는 바로 미셸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그녀는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엄마.] “너 뭐하고 있어? 네 아빠가 소지아 그 여자를 가문으로 다시 데려온 거 알고 있어?” 이에 미셸은 하용의 몸을 밀어내고 겨우 자신의 목소리를 진정시킨 후 말했다. [역시 아빠가 그 천한 여자를 마음에 두고 있을 줄 알았어! 엄마, 난 아빠가 또 화를 내실 까봐 조용히 지내고 있는 거잖아.] “어쨌든 더 이상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안 되겠어! 뭔가 느낌이 심상치 않아.” 미셸의 얼굴에는 땀이 흘러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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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2화

미셸은 마치 헤어나올 수 없는 늪에 빠진 듯 앞으로의 일들은 전혀 안중에도 없었고 단지 자신이 점점 하용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것만 느낄 수 있었다. 부씨 가문에서는 이미 공사가 시작되었고 지아는 부남진을 위한 따뜻한 차를 들고 서재로 향했다. 이때 부남진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는데 지아가 그의 곁으로 다가가 상냥하게 물었다. “할아버지, 시간이 늦었는데 왜 아직도 쉬지 않으시는 겁니까?” 부남진 앞에는 빨간 글씨로 쓰여진 두꺼운 서류들이 수두룩했고 그의 표정은 매우 엄숙했다. “얘야, 쉬지 않는 게 아니라 못 쉬는 거란다.”“무슨 큰 일이라도 난 거예요?”지아가 물었다. “내가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 외부로 새어 나간 모양이야. 요 며칠 A국 주변 나라들이 조금씩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B국은 남수도에서 우리 어민들을 구금해 버렸고 서쪽에서도 우리 나라 변경에서 말썽을 부리고 있어. 게다가 동쪽과 서북쪽에서도...” 이에 부남진은 매우 골치가 아파 보였다. 비록 모두 큰일까진 아니었지만 마치 잠 자는 사자의 주변에서 얼씬대는 모기처럼 사람을 성가시게 했으니 말이다. A국이 통치를 시작한 몇 십 년 동안 경제는 쾌속적으로 발전되었고 이미 전 세계 3위 안에 드는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하지만 예로부터 오랫동안 통일된 나라는 반드시 분쟁을 일으키기 마련이고 분쟁이 오래되면 다시 통일된다는 말이 있다.평화가 몇 십 년 동안 유지되었으니 누군가 조금씩 분쟁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들은 다 사소한 일들일 뿐이잖아요. 할아버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현재의 형세로는 누구든 함부로 전쟁을 일으키진 못할 거예요.” 그러자 부남진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얘야, 최근 우리와 인접국인 C국의 발전이 꽤 빠른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줄곧 우리를 뛰어넘으려 하고 있어.” “만약 그들이 배후에서 B국에 힘을 실어주지 않았다면 고작 B국 따위가 어찌 함부로 그런 움직임을 보일 수 있겠어?” “C국이요? 5년 전에 나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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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3화

앞으로의 며칠 동안은 부장경뿐만 아니라 도윤도 매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전에는 도윤이 시시콜콜 지아에게 문자를 보냈다면 지금은 거의 늦은 밤이나 새벽이 되어서야 자고 있는지 안부 인사를 한 마디 물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아는 대부분 아침이 되어서야 도윤의 문자를 확인할 수 있었고 답장을 보내도 언제 다시 그의 회답을 받을 수 있을 지조차 알 수 없었다.오히려 지아는 한가해졌고 부씨 가문에는 매일 디자이너들이 들락거렸는데 오늘 그녀에게 맞춤 옷을 제작해 주었다면 내일은 쥬얼리 디자이너가 다녀가곤 했다. 맞춤 제작 외에도 매일 많은 명품들이 지아의 거처에 도착하곤 했는데 이에 그녀는 전에 부장경이 자신에게 했던 말이 새삼 떠올랐다.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것들을 모두 메워주겠다던 부장경의 다짐은 혈육의 정뿐만 아니라 이런 물질적인 것도 한 몫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민연주는 매일 지아의 거처에 수북이 쌓이는 옷들과 쥬얼리를 보면서 다시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녀가 알고 있는 부남진는 항상 소박하고 절약하는 사람이었고 절대 재부를 뽐내거나 낭비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지아라는 외부인에게 매일 수많은 옷들을 보내주고 있으니 이건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생각했다. 미셸도 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보름이나 지나도 다시 가문으로 돌아오겠단 말은 입밖으로 꺼내지도 않고 있었다. 민연주는 몰래 뒷마당의 시공 현장을 들여다보았다.부남진은 자신이 가장 아끼던 난초의 위치까지 옮기며 공간을 넓히고 있었는데 지아만을 위한 새로운 거처의 기본적인 틀이 잡히고 있었다. 마당에는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여러 가지 기구들이 생겼고 작은 놀이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게다가 벚꽃 나무도 한 그루 자리 잡았고 방까지 한 층 더 만들어지고 있었다. 민연주는 자신과 부남진의 안방조차도 이곳의 3분의 1 정도밖엔 되지 않을 텐데 그가 대체 뭘 하려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민연주는 최근 부남진이 화가 꽤 풀린 것 같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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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4화

민연주는 싱글벙글하여 미셸에게 전화를 걸었다. “설아, 좋은 소식이 있어. 네 아빠가 너한테 내일 저녁 집으로 돌아와 밥 먹으라고 하셨어. 내일이 기회이니 더 이상 아빠를 화 나게 해선 안 돼.” 미셸은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고 있었는데 이미 3일 전 임신이 되었던 것이다. 이에 미셸은 달콤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알겠어. 엄마, 나도 내일 모두에게 알릴 서프라이즈가 있어.] “서프라이즈? 뭘 준비한 건데 그래?” 미셸은 지금 당장이라도 자신이 임신했다는 소식을 알리고 싶었지만 그녀의 이성이 이런 엄청난 소식은 내일 식사 자리에서 발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내일이면 알게 될 거야! 엄마도 분명 기뻐할 소식이야.] 민연주는 비록 약간 의심이 가긴 했지만 최근 미셸은 줄곧 얌전했고 이상한 일을 벌일 낌새도 없었기에 이제는 정말 그녀가 철이 든 거라 생각했다. 그리하여 민연주는 몇 마디 당부한 후 전화를 끊었다. 이때 시간을 확인하던 미셸은 아직 하용이 돌아오지 않자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하용은 한참이 지나서야 전화를 받았다. [설아, 미안해. 지금 야근 중이야. 밥은 먹었어? 우리 아기랑 함께 굶고 있는 건 아니지?] 전화기 너머에서 하용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여왔고 이에 미셸은 불쾌하던 마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밥은 먹었어. 언제 돌아와?” [오늘 밤엔 아마 못 갈 것 같아. 요즘 일이 터져서 다들 아주 바빠. 도윤은 일 처리하러 다른 곳으로 파견까지 갔어.] [하지만 난 네가 임신한지 얼마되지 않아 네 곁에 있으려고 남은 거야.] 미셸은 약간 서운하긴 했지만 이해한다며 말했다. “그래, 알겠어. 아빠가 내일 저녁 나더러 집으로 돌아와 밥 먹으래.” [이거 좋은 일 아니야? 은사님의 화가 풀렸다는 말이잖아.] “응, 그러니 너도 내일 나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야 해. 모두에게 나의 좋은 소식을 알려야 하니까.” [알겠어. 그럼 오늘 밤은 혼자서도 얌전히 잘 자야 해. 무서우면 나에게 꼭 전화하고,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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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5화

지아가 방금 해경과 영상통화를 마친 순간 도윤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보름 간 거의 연락이 닿지 않다가 겨우 전화가 온 것이었고 지아는 마침내 도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지아.] 전화기 너머에서 거센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응.” 지아는 원래 도윤이 어디에 있는 건지 묻고 싶었지만 혹시 비밀 업무를 실행중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차마 입을 떼지 못했다.[나 안 보고 싶어?] 도윤의 목소리는 약간 잠겨 있었는데 아마 극한의 지역에 있는 것 같았다. 지아도 그런 곳을 몇 군데 가본 적 있었는데 숨을 한 번 들이쉬는 것만으로도 찬 공기에 폐가 터져버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별로?” [지아, 왠지 좀 서운한 걸? 난 너와 달리 네가 엄청 보고 싶거든.] 잠긴 목소리가 도윤의 남성미를 한 층 더 끌어올렸고 지아의 마음을 간질간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아는 더 이상 전처럼 도윤이 보이지 않을 때면 밤낮없이 그가 그립지 않았고 매일 그녀 스스로 해야 할 일들도 아주 않았다. 전에는 도윤이 지아에게 있어 마치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공기이자 물 같은 존재였지만 이제는 한 병의 음료 같았다. 가끔 생각날 때면 그 단맛을 느끼고 싶긴 하지만 없다고 해도 일상생활에 크게 영향을 주진 않는 그런 음료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도윤의 머릿속은 온통 지아뿐이었고 그건 이미 도윤의 집념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나 내일 돌아가.] 그러자 지아가 담담히 대답했다.“그래, 조심해서 돌아와.” [잘 자.] 이때 지아는 한 치이 망설임도 없이 전화를 끊어버렸고 도윤은 약간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비록 두 사람은 육체적인 접촉이 늘어나긴 했지만 절대로 그 전의 관계로 돌아갈 수 없었다. 도윤이 손바닥을 펼치자 눈꽃이 그의 손바닥에 내려 금세 녹아버렸고 마치 자신과 지아 사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도윤은 손을 꽉 쥐었고 그렇다고 한들 절대 다시 지아를 잃고 싶지 않았다. 그는 지아와의 관계가 꼭 다시 좋아질 거라며 스스로를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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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6화

도윤은 걸음을 재촉했고 드디어 다음날 점심쯤 A시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는 심지어 집에 돌아가 씻지도 않은 채 부씨 가문으로 향했고 온몸에 피 비린내와 한기를 풍기며 부남진의 서재로 들어갔다.이때 지아는 마침 차를 따르고 있었고 부남진은 책을 보고 있었다. 도윤은 성큼성큼 앞으로 다가갔고 지아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는데 싸늘했던 눈빛에 부드러움이 한 스푼 더해졌다. “각하, 명에 따라 임무를 순조롭게 마쳤습니다.” 부남진은 보고 있던 책을 덮었는데 어젯밤 이미 상세한 보고를 들었기에 도윤에 대해 칭찬의 눈빛을 보내며 입을 열었다. “아주 잘했어. 시간도 늦었으니 온 김에 남아서 식사라고 하고 가거라.” 지아가 곁에 있어서인지 부남진은 업무 상의 얘기는 더 길게 하지 않았다. 만약 전이었다면 도윤은 식사 자리에 십중팔구 미셸이 있을 것을 대비하여 부남진의 이 요청을 거절하기 급급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지아가 부씨 가문에 있었기에 싱글벙글하여 냉큼 그 요청을 받아들였다. “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도윤은 부남진의 눈치를 보더니 말했다. “각하, 지아와 잠깐 할 말이 있습니다.” 이때 지아는 부남진에게 차를 부어주고 있었는데 그가 안 된다고 할 까봐 먼저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마침 저도 도윤과 할 말이 있습니다.” 이에 부남진은 손짓을 하며 말했다. “가보거라. 그런데 나도 머리가 지끈지끈하니 빨리 돌아와서 마사지 좀 해줘야 해.” 사실 부남진이 머리가 아프다는 건 단지 지아와 도윤이 함께 오래 두지 않으려는 핑계일 뿐이었다. 요 며칠 동안 부남진은 또 인력을 동원하여 지아의 과거를 알아보았고 그녀를 죽이려던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려 했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도윤이 그동안 지아에게 저질렀던 일들까지 낱낱이 알게 된 것이다. 도윤은 부남진에게 있어 출중한 부하인 것 확실했다. 하지만 만약 도윤이 지아와의 재혼을 꿈 꾼다면 그건 부남진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도윤도 그런 부남진의 마음을 눈치 챌 수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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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7화

결국 빠져나갈 틈은 없었다. 이미 도윤의 바지까지 손이 닿았던 지아는 원망에 찬 도윤의 두 눈을 쳐다보며 말했다. “저기, 나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 도윤은 지아를 덥석 끌어안으며 말했다. “어떻게 보상해줄 거야?” “좀 참아. 다음 기회에 다시 봐.” “그럼 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던 거야? 정말 조금도?” 그쪽으로 욕구가 크게 강하지 않았던 지아는 도윤이 떠난 뒤로 정말 단 한 번도 사랑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나 방금 도윤의 폭풍키스와 유혹에 지아도 조금은 그런 욕구가 생겼던 것도 사실이다. 그녀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조금?” 지아는 주동적으로 도윤의 볼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먼저 집으로 돌아가 샤워부터 해.” “밤에 다시 올게.” 이에 지아도 입술을 꽉 깨물며 대답했다.“알겠어.” 지아는 자신의 옷을 정리하고 불만스러운 도윤의 눈빛을 뒤로 한 채 방에서 나왔다. 시종은 과연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지아를 데리고 부남진에게로 향했다. 이때 부남진은 약간 부은 듯한 그녀의 빨간 입술을 발견했고 이에 지아는 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비록 지아는 이미 애까지 여럿 낳은 어른이었지만 부남진 앞에서는 몰래 연애하다 들킨 어린 아이처럼 저도 모르게 변명하기 시작했다. “도윤이 오랜만에 저를 만나 대화가 좀 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러자 부남진은 찻잔을 들며 대답했다. “정말 그냥 대화만 했어?” 부남진은 이미 지아를 꿰뚫은 듯 뭔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얘야, 할아버지한테 솔직하게 말해봐. 도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 “할아버지, 사실 전...” 두 사람의 관계는 한 두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었기에 지아 스스로도 도윤과의 관계를 어떻게 형용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얘야, 도윤은 인품은 좋은 아이야. 나도 상관으로서 그 점을 꽤 높이 사고 말이야.”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도윤은 한 아내의 남편으로선 자격 미달이야. 그 자식이 너에게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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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8화

당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매번 부남진이 환희의 그림이나 사진을 볼 때면 아주 애틋한 표정을 짓곤 했다. 때문에 지아는 부남진이 환희에 대한 마음이 얼마나 진심인지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날은 점점 어두워졌고 미셸이 집으로 돌아왔다.민연주는 평소보다 옷을 두껍게 입은 미셸의 모습에 의아한 듯 물었다. “왜 그렇게 많이 입었어?” “감기 걸릴 까봐 그런 거지. 엄마, 보고 싶었어.” 미셸은 민연주의 품에 안긴 채 애교를 부렸다. “얘야, 앞으로는 절대 이 엄마 속상하게 만들지 마. 내가 널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엄마, 이제 진짜 알았어.” 민연주는 미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참, 무슨 서프라이즈를 준비했다고 하지 않았어? 대체 뭔데 그래?” 민연주는 궁금한 마음에 미셸의 뒤를 살펴보았지만 아무것도 가져온 건 없었다.“좀 있으면 알 게 될 거야.” 미셸은 신비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민연주는 쉬지 않고 계속 미셸에게 당부했다. “이번 교훈은 꼭 기억해야 해. 이제부터 절대 소지아 그 여자 건드리지 말고 알겠지? 요 며칠 네 아빠가 그 여자에 대한 믿음이 더 강해졌어.” “알겠어, 엄마.” 미셸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갑자기 180도 변한 미셸의 모습에 민연주는 왠지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너 화 안 나?”“엄마, 나 이제 확실히 깨달았어. 내가 왜 굳이 그 여자와 열을 내겠어? 필경 그 여자는 남이고 우리 집에서 평생 살 것도 아니잖아?” “언젠가는 이 집에서 사라질 테니 말이야.” 미셸은 그동안 부씨 가문에서 일어난 여러 변화들을 알 지 못했고 이에 민연주는 걱정스러운 눈빛을 비췄다. 이때 미셸은 뒷마당에서 들려오는 공사 소리에 궁금한 듯 물었다. “엄마, 집에서 뭘 공사 중인 거야?” “응.” 미셸은 뒷마당으로 향했는데 아이들의 시소, 미끄럼틀, 그리고 회전목마와 각종 장난감들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설마 아빠가 벌써 뭔가를 눈치 채고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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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화

대답을 하려던 부방경은 마침 멀지 않은 곳에서 걸어오는 지아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 “지아, 이리 와봐.” 순간 어리둥절해진 미셸이 투덜거렸다.“엄마, 오빠가 언제부터 저 여자와 이렇게까지 친해진 거야?” 부장경의 다정한 모습에 미셸은 불쾌한 감정이 들었다. 평소 부장경은 줄곧 무뚝뚝한 성격이었고 특히 여자들과는 더욱 거리를 유지해왔다.때문에 미셸은 지금까지 부장경과 가장 친한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늘 지아를 대하는 그의 다정한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설마 오빠는 소지아 저 여자가 결혼을 했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계속 좋아하는 거야?’ 지아는 공손한 태도로 민연주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부인, 설아 아가씨.” 민연주는 요 며칠 감히 제멋대로 굴 수 없었기에 상냥한 태도로 지아와 담담히 인사를 나눴다. “소지아 씨, 오셨군요.” 이때 오직 미셸만이 콧방귀를 뀌었는데 비록 지아에게 시비를 걸진 않았지만 친절하게 대하는 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아는 아직 자신의 신분이 공개되지 않았기에 사람들 앞에서 전과 같은 호칭으로 부장경을 불렀다. “부 선생님.” “이리 와서 페인트 색깔 좀 봐. 혹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전부 다시 해도 돼.” 그런데 아직 지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미셸이 끼어들어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왜 저 여자한테 물어보는 거야? 설마 이 별채가 저 여자를 위해 준비한 건 아니지? 아니, 고작 저딴 외부인한테 이렇게 큰 집을 내줄 필요까지 있어?” 현재 새로 짓고 있는 이 별채는 마당의 면적을 제외하고도 거의 200여 평은 되어 보였는데 미셸의 별채는 고작 50몇 평 밖에 되지 않았다. 때문에 미셸은 이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 여자가 우리 아빠의 목숨을 구한 은인이라고 쳐도 우리 집에 평생 눌러 살 건 아니잖아? 아빠는 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오빠는 아빠를 말리지 않고 뭐 했어? 내가 볼 땐 아빠 정말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아!” 이때 민연주가 얼른 미셸을 말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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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0화

‘설마 소지아와 도윤 저 녀석이 재혼이라고 하려는 건가?’ ‘재혼한다고 쳐도 오늘 같은 부씨 가문의 가족 식사 자리에 저 자식 같은 외부인이 낄 필요는 없을 텐데?’ 하용은 아마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도윤이 부남진에게 상황 회보를 하러 온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면 하용은 납득이 가지 않았다.두 사람은 동시에 차에서 내렸고 비슷한 검은색 코트를 입었으며 기럭지까지 매우 비슷했지만 유독 도윤이 풍기는 기운은 하용보다 더욱 싸늘했다. 다른 사람들이 없는 상황에서 두 사람은 표면적인 친분조차 유지하려 하지 않았고 냉랭한 얼굴로 서로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동시에 부씨 가문에 발을 들여 놓았고 그들 뒤를 따르던 시종들은 두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가 마치 차가운 날씨보다 더욱 썰렁하게 느껴졌다. “오늘 같은 가족 식사 자리에 네가 얼굴을 비추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웃기지도 않네.” 하용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 그러자 도윤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가족 식사 자리인 걸 알면서 넌 무슨 자격으로 여기 있는 건데? 지난번 일이 쪽팔리지도 않나 봐?” 비록 지아에게 물을 뿌린 건 미셸이었으나 그 뒤에서 모든 걸 조종한 사람은 하용이었다. 하지만 그가 직접적으로 나서진 않았기에 부남진은 단지 미셸만 집에서 내쫓고 처벌했을 뿐 하용에게 책임을 묻진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판을 짠 사람이 하용임을 뻔히 알고 있었고 부남진 또한 그 일을 마음속에 새기고 있었다. 이때 하용이 쌀쌀맞게 대답했다.“설아가 그런 일을 벌인 건 다 각하의 안전을 위한 거였어. 오히려 너와 소지아 그 여자가 뒤에서 농간을 부리고 각하를 속여왔지.” “그러니 분명 각하도 누가 옳고 그른 건지 잘 알고 계실 거야.” 그렇게 두 사람은 동시에 식사 자리로 향했고 하용이 나타난 순간 민연주는 미간을 찌푸렸는데 초대하지 않은 손님임이 분명했다. 그녀는 부장경이 다친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속상했지만 한 가족의 어른으로서 절대 그 불쾌한 감정을 대놓고 티 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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