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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5화

지아가 방금 해경과 영상통화를 마친 순간 도윤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보름 간 거의 연락이 닿지 않다가 겨우 전화가 온 것이었고 지아는 마침내 도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지아.]

전화기 너머에서 거센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응.”

지아는 원래 도윤이 어디에 있는 건지 묻고 싶었지만 혹시 비밀 업무를 실행중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차마 입을 떼지 못했다.

[나 안 보고 싶어?]

도윤의 목소리는 약간 잠겨 있었는데 아마 극한의 지역에 있는 것 같았다.

지아도 그런 곳을 몇 군데 가본 적 있었는데 숨을 한 번 들이쉬는 것만으로도 찬 공기에 폐가 터져버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별로?”

[지아, 왠지 좀 서운한 걸? 난 너와 달리 네가 엄청 보고 싶거든.]

잠긴 목소리가 도윤의 남성미를 한 층 더 끌어올렸고 지아의 마음을 간질간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아는 더 이상 전처럼 도윤이 보이지 않을 때면 밤낮없이 그가 그립지 않았고 매일 그녀 스스로 해야 할 일들도 아주 않았다.

전에는 도윤이 지아에게 있어 마치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공기이자 물 같은 존재였지만 이제는 한 병의 음료 같았다.

가끔 생각날 때면 그 단맛을 느끼고 싶긴 하지만 없다고 해도 일상생활에 크게 영향을 주진 않는 그런 음료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도윤의 머릿속은 온통 지아뿐이었고 그건 이미 도윤의 집념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나 내일 돌아가.]

그러자 지아가 담담히 대답했다.

“그래, 조심해서 돌아와.”

[잘 자.]

이때 지아는 한 치이 망설임도 없이 전화를 끊어버렸고 도윤은 약간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비록 두 사람은 육체적인 접촉이 늘어나긴 했지만 절대로 그 전의 관계로 돌아갈 수 없었다.

도윤이 손바닥을 펼치자 눈꽃이 그의 손바닥에 내려 금세 녹아버렸고 마치 자신과 지아 사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도윤은 손을 꽉 쥐었고 그렇다고 한들 절대 다시 지아를 잃고 싶지 않았다.

그는 지아와의 관계가 꼭 다시 좋아질 거라며 스스로를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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