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Chapter 841 - Chapter 850
855 Chapters
제841화
“아이... 내 아이 울음소리가 들려요!”“제 아이를 구해주세요...”“아가야... 엄마 여기 있어...”장소월은 제자리에 갇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올 수 없었다...그때 밖에서 한 사람이 들어와 그녀 곁으로 다가왔다. “그 사람과 정말 닮았네요. 그 사람은 원래... 내 아내였어요.”“모두 그놈 때문이에요. 그놈이 내 아내를 빼앗아갔어요...”“다행히... 신이 다시 내게 그 사람의 피를 물려받은 당신을 선물해 주셨네요.”한의준은 떨리는 손을 뻗어 성예진과 지극히 닮은 얼굴에 매혹된 듯 몸을 숙여 그녀의 체취를 느꼈다. 그는 예전의 아름다웠던 장면을 추억하듯 눈을 감았다.“아이... 아이...”침대에 누워 있던 여자가 갑자기 신음소리를 냈다.그녀의 아기는 죽지 않았다...그녀의 아기는 돌아왔다.별이가 바로 그녀의 아기였다.꿈속에서 무언가를 보았는지, 4개월 가까이 혼수상태에 빠져 있던 장소월이 마침내 반응을 보였다. 눈물이 풍성하고 까만 속눈썹을 적셨다.장소월도 심장에서 전해지는 고통을 느꼈다...옆방 별이의 울음소리가 점차 가라앉고, 바닥엔 피가 가득 뒤덮였다...전시회가 시작된 지 한 시간이 지났다.수많은 미디어가 허태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어떤 사람들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짜증스러운 얼굴로 말했다.“허태현 화가님 설마 안 오시는 건 아니겠죠?”“믿을 수 있는 소식은 맞을까요? 괜히 기다린 걸까요?”기자 중 한 명이 물었다. “서소월 씨, 허태현 교수님 정말 오시나요?”서문정은 마음속의 불만을 감추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이미 모시러 갔으니 마음 놓고 기다려 주세요.”그녀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꼭 오실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허태현은 미술 학원을 설립하려 하고 있다. 순조롭게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반드시 아버지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때문에 오기 싫어도 반드시 와야만 한다.15분 뒤, 허태현이 도착했다. 직접 지도했던 박원근과 주시윤 등 학생들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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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2화
서문정은 해외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였다.“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승님께서 오신다는 것을 알고 제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네요.”옆에 있던 경호원이 흰 장갑을 끼고 배나무로 만든 고풍스러운 색의 그림 상자를 손에 들고 왔다. 서문정이 꺼내려 한 순간, 허태현이 손을 들어 올려 그녀를 제지했다.“오늘은 그림만 보러 왔으니 다른 것은 필요 없어.”허태현은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 그리고 웅장하게 넘실거리는 파도가 생동하게 그려져 있는 그림을 보며 입을 열었다.“이 그림이 묘사한 곳이 어디인지 궁금하군. 이런 풍경은 흔치 않잖아.”아는 사람들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그림이었다.“꽤 오랜 시간이 지난 탓에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스승님, 저와 함께 저쪽으로 가 다른 그림을 보시지요.”허태현은 못마땅한 듯 툭 한 마디 내뱉었다. “어떻게 자기가 그린 그림도 모를 수가 있어?”소현아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건 자기가 그린 게 아니니까요.”허태현이 손을 흔들자 소현아는 곧바로 입을 닫았다. 그중 눈치를 챈 기자도 있었으나, 허태현이 막는 바람에 아무것도 묻지 못했다.서문정은 여전히 침착함을 유지했다. “아가씨, 말조심하세요. 여기는 마음껏 떠들어도 되는 시장이 아닙니다. 한 번만 더 선을 넘으면 경비원에게 얘기해 강제로 끌어낼 겁니다.”소현아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허태현이 물었다. “어느 쪽으로 가 볼까?”“이쪽입니다.” 서문정이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사람들의 시선 모두가 거대한 붉은 천으로 막은 그림으로 향했다. 경호원이 붉은 천을 걷어내자 모두가 화들짝 놀랐다.서문정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을 그렸던 것이다.그림 속 인물은 얇은 흰 베일을 허리에 두르고, 매끈한 등을 드러낸 채, 팔짱을 끼고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등에 흩어져있는 한올 한올 긴 머리카락까지... 모든 부분이 선명하고 뚜렷했다. 허리에 두른 천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까지도 생생히 그려져 있었다.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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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난 그냥 솔직하게 말한 것뿐이야. 초대해 줬으니 헛된 걸음은 하지 말아야지.”옆에 있던 기자들은 이미 오늘 취재의 목적을 잊어버렸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바로 그때, 고급 롤스로이스 세단이 문 앞에 정차하고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그는 하얀 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올랐다. 소리는 울리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사람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놀랍게도 성세 그룹 대표가 이곳에 온 것이다.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걸어오는 전연우의 위압적인 아우라에 사람들은 등골이 서늘해졌다.전연우가 입을 열었다.“기성은.”“네, 대표님.”기성은은 앞으로 나와 서문정을 향해 걸어갔다. “서문정 씨, 오늘 대표님께선 그때 서문정 씨가 아가씨에게서 빼앗아갔던 물건을 돌려받으러 오셨습니다.”서문정은 당황스러움이 역력한 얼굴로 돌연 나타난 전연우를 멍하니 쳐다보며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그의 기세에 압도되었는지, 아니면 마음속의 나약함과 소심함 때문인지 심장이 미친 듯이 떨려왔다.“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당신들 모두 내가 뭘 훔쳤다고 하는데, 내가 훔치는 거 본 사람 있어요? 당신들 계속 이렇게 루머를 퍼뜨리면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서문정 씨, 지금은 그렇게 오리발을 내밀 때가 아닙니다. 대표님께선 이미 당신에게 시간과 기회를 주었습니다. 물론 서문정 씨가 무참히 짓밟아버렸지만요.”“마지막으로 충고하겠습니다. 자신의 물건이 아닌 것은 주인에게 돌려주세요.”소현아는 옆에서 다가오는 전연우를 보고는 두려움에 허태현의 뒤로 조용히 몸을 숨겼다.전연우가 말했다.“내 인내심은 늘 한계가 있어요. 계속 그렇게 고집부린다면, 이번 전시회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난 보장 못 해요.”남자가 한번 손을 휙 흔들자 문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호원들이 몽둥이를 들고 들어와 벽에 걸린 그림들을 모두 부숴버렸다.순간 서문정은 미친 듯이 앞으로 나가 소리쳤다.“멈춰! 다들 멈추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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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찾았어요!”소현아가 약간 해진 핑크색 가죽 화첩을 잡고 위층에서 뛰어 내려왔다.“저 소월이의 화첩 찾았어요. 서문정의 휴게실 가방 안에 있었어요.”그녀가 모든 사람들에게 화첩을 펼쳐 보여주었다.“여러분들, 저 절도범에게 속지 마세요. 여기 보세요. 소월이의 이름도 있잖아요. 절대 서문정의 것이 아니에요.”“아니... 그건 내 화첩이야...”서문정이 달려들어 빼앗으려 하자, 기성은이 그녀를 막아 세웠다.마지막 한 겹의 가면까지 벗겨져 버린 서문정은 순간 완전히 이성을 잃고 머리카락을 꽉 움켜쥐었다. 그녀는 화첩을 다시 빼앗으려 미친 듯이 발버둥 쳤다.“그건 내 것이야!”옆에 있던 허태현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전연우를 약간 무서워하는 소현아는 우물쭈물 앞으로 나가 화첩을 건네주었다.“제가 화첩을 찾았어요. 이제... 저 소월이를 보게 하면 안 돼요?”“저번 일은 죄송했어요...”“소월이가 깨어나면 꼭 사과할게요.”전연우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기성은이 그 뜻을 알아차리고 말했다.“소현아 씨와 아가씨께선 막역한 사이신데 당연히 병문안 오실 수 있죠. 물건을 주인에게 돌려주셔서 감사합니다.”소현아는 곧바로 빙그레 웃음을 지으며 보조개를 드러냈다.“당연하죠. 우린 평생 소중한 친구일 거라고 소월이가 말했어요. 저 여자가 소월이의 물건을 빼앗아갔는데, 당연히 제가 찾아줘야죠.”“그건... 내 것이라고...”목적을 달성한 전연우는 미련 없이 사람들의 시선을 뒤로하고 전시장을 떠났고, 기성은은 잠시 남아 기자들에게 말했다.“오늘 일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들 아실 거라 믿습니다. 내일 성세 그룹 네 글자는 신문에 보도되지 말아야 할 겁니다.”기자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기성은은 촬영 감독으로부터 메모리를 건네받은 뒤 말했다“저희가 이 안의 내용을 처리한 뒤 다시 보내드리겠습니다. 남은 영상은 알아서 사용하시면 됩니다.”차 안, 전연우는 장소월의 그 두꺼운 화첩을 한 장씩 펼쳐보았다. 그건 전연우가 예전 그녀에게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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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5화
“괜찮아요. 기다릴 수 있어요.”장소월은 차가워진 손을 모으고 초조한 얼굴로 수술실 문 앞에 서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덜컥 겁이 났다. 설마 별이가 정말 그녀의 아이인 걸까?별이가 방에서 크게 다쳤을 때, 그 위험이 장소월에게 전해지기라도 한 듯, 심장에서 전해져오는 극심한 통증이 그녀를 깨웠다. 꿈속에서... 그녀의 아이는 별이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장소월은 어찌 된 영문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전생 그녀가 낳았던 그 아이는 분명 여자아이였다. 어떻게 남자아이로 태어나 별이가 되었단 말인가?아니면 그냥 모든 것이 그녀의 허황된 망상일 뿐인 걸까?아마 그렇겠지.그녀의 아이는 이미 죽었다. 어떻게 이 세상에서 살고 있을 수 있겠는가.장소월은 순간 몸에 힘이 빠져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 그 순간, 남자가 빠르게 걸어와 뒤에서 그녀를 품에 안았다.장소월의 희미한 시선이 전연우에게 닿았다. 하지만 이내 다시 의식을 잃고 말았다.전연우는 무게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 여자를 안았다.“의사 선생님! 기성은, 빨리 서철용한테 오라고 해.”기성은은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 전연우의 모습에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연구원에 있는 서철용에게 전화를 걸었다.서철용은 소식을 들은 뒤 모든 일을 미뤄두고 십여 분 안에 병원에 도착했다.서철용은 그녀의 주치의다. 간단한 검사를 마친 뒤, 그의 얼굴에서 예전 같은 정도의 어둠은 보이지 않았다.“한 번 깨어났으니, 이미 거의 회복됐다는 걸 설명해. 조금 전엔 그저 몸이 너무 약해져서 정신을 잃은 거야.”“잠시 쉬게 놔뒀다가 깨어나면 먼저 죽을 먹여 체력을 회복하게 해. 앞으론 마음대로 움직이게 해선 안 돼.”전연우는 소중히 그녀의 손을 잡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기성은을 노려보았다.“아이는 어떻게 된 거야? 왜 갑자기 다친 건데?”기성은은 변명할 얼굴도 없었다.“급히 나가야 해서 아이를 침대에만 눕혀두고 나왔습니다. 그 뒤의 일은 저도 모릅니다.”서철용은 기성은을 힐끗 보고는 말했다.“저 사람 탓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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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6화
아니면 별이가 다치는 일은 없었을 텐데.은경애는 재빨리 야채죽을 끓였다.장소월은 누군가 옆에 있음을 감지했다. 링거 바늘을 꽂은 손등에 뜨거운 온도가 느껴져 눈을 떴다. 하지만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 건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그녀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별... 별이는?”전연우가 대답했다.“이제 괜찮아. 아주머니가 병실에서 보살피고 있어.”“배 안 고파? 뭐 좀 먹을래?”장소월은 평온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실은 지난 3개월 동안, 그녀는 모든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었었다.그리고 깊은 밤, 전연우가 그녀를 품에 안고 했던 자신의 과거를 포함한 모든 말까지...그에게 닥쳤던 불행함 때문에 장씨 집안에 원한을 가졌던 것이다.하지만 지금 그는 이미 모든 원한을 풀었다. 대체 왜 아직도 아무 죄 없는 사람을 해친단 말인가.너무나도 잔인하다.장소월은 그에게서 시선을 옮긴 뒤 침대 옆 탁자 위에 놓여 있는 익숙한 화첩을 발견했다. 그런 모습을 본 전연우는 그녀를 부축해 앉히고는 베개를 등 뒤에 놓아 기대게 한 뒤 화첩을 손에 쥐여주었다.“오래전에 잃어버렸었는데 어떻게 찾았어?”전연우는 차가운 그녀 손의 온도를 느끼고 이불 속에 넣어주었다.“누가 훔쳐 갔더라고. 내가 오늘 가서 찾아왔어.”장소월은 고개를 숙이고 화첩을 어루만졌다. 전연우가 손을 뻗어 얼굴 옆으로 쏟아져 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뭐 없어진 건 없나 살펴봐.”장소월은 익숙한 페이지를 펼쳐보니 마음속에 옅은 파도가 일었다.“찾아줘서 고마워.”하지만 이제 이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서울을 떠나있던 4년 동안, 그녀는 이곳들을 모두 여행했었다.전연우는 그녀의 손을 잡고 손등에 키스했다.“네가 깨어났으면 됐어. 배 안 고파? 내가 아주머니에게 죽을 끓이라고 했어. 먹을래?”“그래.”장소월이 전연우의 말에 순순히 따르는 보기 드문 순간이었다.전연우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알았어. 내가 가져다줄게.”전연우가 숟가락에 담은 죽을 호호 불어 자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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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7화
전연우는 그에게 있는 모든 인내심을 장소월에게 쏟고 있었다.그는 병실을 나서자마자 벽에 붙어 어쩔 줄 모르는 여자를 발견하고는 차갑게 시선을 거두고 자리를 떴다. 소현아가 도둑처럼 살금살금 코너를 돌아 나왔다.얼마 후, 그녀는 전연우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앞으로 걸어 나갔다. 경호원들은 이번엔 그녀를 막지 않았다.그녀가 조심스레 장소월이 있는 병실로 들어갔다.장소월은 문밖 인기척을 듣고 전연우가 다시 돌아온 줄로 알았다. 소현아가 왔을 줄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장소월을 보자마자 소현아는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렸다. 콧물을 훌쩍이는 소리를 들은 장소월이 번쩍 눈을 떴다.“현아?”장소월은 기침하며 손을 짚고 침대에서 일어났다.“네가 어떻게 왔어?”소현아는 곧바로 장소월의 품에 뛰어들어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소월아,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나 때문에 네가 병 난 거야.”장소월은 자신의 품에 얼굴을 묻고 있는 소현아를 보며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너랑은 상관없는 일이니까 자책하지 마. 영수 일은 고마웠어.”아니면 그녀는 평생 전연우에게 속았을 것이다.“아니야. 다 내 잘못이야. 소월아,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 제일 친한 친구를 잃어버릴까 봐 너무 무서웠어.”소현아가 너무 꽉 안았던 탓에 장소월은 숨쉬기조차 어려웠다.“현아야, 나 이제 괜찮아. 병도 다 나았으니까 울지 마.”그녀가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 장소월은 일부러 화제를 돌렸다.“내가 의식을 잃었던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한테 얘기해줄 수 있어?”소현아는 곧바로 눈물을 닦았다. 장소월이 누워있을 때, 전연우는 아무에게도 병원 출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하여 그녀의 말엔 전연우의 막무가내 행동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했다.그동안 전연우는 매일 청연사로 가 불경을 드렸다. 장소월은 그가 정확히 무엇을 빌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그 모든 행동이 누구를 위해서였는지는 충분히 추측할 수 있었다.전연우는 그녀의 이름으로 희망 어린이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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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8화
장소월은 소현아와 함께 병실에서 밥을 먹었다. 장소월은 죽만 먹을 수 있었고, 소현아는 반찬 세 가지와 국 한 그릇을 와구와구 입으로 가져가고 있었다.“소월아, 너희 집 아주머니 음식 솜씨 진짜 좋구나.”“맛있으면 많이 먹어. 모자라면 내가 아주머니한테 더 해달라고 할게.”그때 은경애가 다시 들어왔다.“아가씨, 도련님 식사 남겨둘까요?”장소월은 침대에 앉아 느긋하게 죽을 먹으며 머리도 들지 않고 말했다.“괜찮아요. 알아서 먹을 거예요.”“그래요.”은경애는 주방에 돌아가 설거지를 했다.소현아는 배불리 먹고 난 뒤 빵빵해진 배를 만지작거리며 만족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소월아, 나 내일도 너 보러 와도 돼?”장소월이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되지.”“오늘은 늦었으니까 집에 가서 쉬어. 아버지가 걱정하셔.”시간을 보니 어느덧 아홉 시가 되어가고 있었다.소현아는 장소월을 끌어안고 얼굴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소월아, 네가 괜찮아져서 정말 다행이야. 너무 좋아!”그녀는 배시시 웃으며 병실을 나섰다.소현아는 예전과 똑같은 모습이다. 여전히 낙관적이고 활달하다.장소월은 기력을 조금 회복한 뒤 휠체어를 타고 아이를 보러 옆방으로 갔다. 머리를 다쳐 끙끙 앓고 있는 아이를 보고 있으니 장소월은 심장이 또다시 아프게 저려왔다. 그녀가 그렁그렁한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다.“너도 내가 그만 자고 깨어나길 바랐던 거지?”‘사실 나... 네가 날 엄마라고 부르는 걸 계속 듣고 있었어...’‘별아... 네가 정말 내 아이라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넌 아니겠지... 난 다시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니까.’‘난 오직 내 아이의 엄마만 되어줄 수 있어. 때문에 난 널 받아들일 수 없어. 미안해... 별아...’장소월이 옆방에서 돌아와 침대에 올라가려고 할 때, 병실 문이 열렸다. 장소월은 힐끗 그를 쳐다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시선을 거두었다.어느덧 새벽 12시였다. 전연우는 휠체어에 앉아있는 그녀를 안아 침대에 눕혔다.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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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9화
머릿속에서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다. 장소월은 애써 그 고통을 견뎌내다가 결국... 움직이지 못했다.장소월은 손에 들고 있던 칼을 내려놓고 몸을 돌렸다. 하지만 그를 죽이고 싶다는 충동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얼마 후, 전연우가 또다시 가까이 다가와 뒤에서 그녀를 품에 안고 조금 자세를 고쳐잡았다.등 뒤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잠이 안 와?”장소월이 덤덤히 대답했다.“아니. 자.”말을 마친 뒤 그녀는 눈을 감았다.다른 생각을 하지 않으니, 곧바로 잠이 들었다.깊은 밤, 전연우의 작은 움직임이 장소월을 깨웠다. 그는 밤새 그녀를 끌어안고 있다가 조심스레 자신의 손을 빼내고는 피가 통하지 않아 찡찡 저리는 팔을 문지르며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마친 뒤 밖으로 나갔다.아침 여덟 시 반, 의사가 시간 맞춰 들어와 장소월의 몸 상태를 살폈다.의사가 말했다.“회복이 잘 되고 있어요. 너무 오래 누워있어서 조금씩 운동해야 해요. 전엔 깨어나자마자 침대에서 내려오는 바람에 원기가 상한 거예요. 당분간 다른 문제는 없을 것 같으니까 2, 3주 병원에서 회복하면 퇴원하실 수 있어요. 그리고 정기적으로 암세포가 재발하진 않았는지 검사받으러 오셔야 해요.”장소월이 인사했다.“감사합니다, 선생님.”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별말씀을요.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푹 쉬세요.”“네.”은경애가 의사를 모시고 나가자, 전연우는 장소월과 함께 병실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그녀는 스스로 먹을 수 있었음에도 전연우는 꼭 한 술 한 술 먹여주겠다고 고집부렸다.전연우는 손으로 그녀 입가에 묻은 죽 흔적을 닦아주었다.“다 먹고 나면 나랑 내려가서 산책하자. 오늘 날씨 좋아.”방 안엔 히터가 켜져 있어 별로 춥지 않았다. 장소월은 환자복을 입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유리창을 뚫고 금색 찬란한 햇살이 부드럽게 비추어 들어왔다. 병원 마당엔 노란색 오동나무 잎들이 무성히 자라나 있었다. 그 광경은 장소월로 하여금 오동나무가 길 양옆으로 빼곡히 펼쳐져 있고, 바닥에 나뭇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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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0화
식탁 위, 장소월이 아이에게 계란찜을 먹이려 하자 별이는 손을 뻗어 그녀 손에 있는 숟가락을 잡았다. 전연우는 빠르게 별이의 손을 잡고 말했다.“움직이지 말고 얌전히 밥이나 먹어.”별이는 그를 향해 악 소리치고는 작은 손을 휘둘렀다. 그 바람에 손이 그릇에까지 들어갔고, 장소월이 재빨리 그릇을 잡지 않았더라면 바닥에 엎을 뻔했다.“말 안 들어?”남자가 위험한 눈동자로 아이를 쳐다보았다.장소월은 휴지 몇 장을 뽑아 별이의 손을 닦아주었다.“아직 어린아이야. 왜 그렇게 사납게 해? 말을 알아듣지도 못하잖아.”“밥 먹이는 일은 도우미한테 맡겨.”장소월이 아이에게 밥을 먹이고 있으니, 전연우는 아이에게까지 마음을 써야 했다.별이는 전연우에게 겁을 먹고 억울한 듯 입꼬리를 축 내리뜨렸다. 급기야 눈물을 뚝뚝 흘리며 엉엉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장소월은 밥도 채 먹지 못하고 아이를 안고 일어나 소파에 앉았다. 그때 마침 은경애가 분유를 풀어 가져왔다.“아가씨, 이것 좀 먹이면 울음을 그칠 거예요.”“알겠어요.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이제 휴가 내고 싶으면 저한테 말해주시면 돼요.”은경애는 손을 휘저었다.“아이고. 전 하나도 안 힘들어요. 그냥 밥하고 아이만 보는 걸요. 집에 있는 것보다 더 자유롭다니까요.”은경애는 지금까지 아이를 제대로 보지 못해 다치게 한 일로 죄책감에 장소월을 똑바로 마주하지 못했었다.이제 보니 장소월은 그녀를 별로 원망하는 것 같지 않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전연우는 닭죽을 들고 장소월의 옆으로 다가왔다. 장소월이 고개를 들어보니, 전연우가 이미 그릇을 들고 와 숟가락을 그녀 입에 가져왔다.“일단 죽부터 먹어. 먹고 나서 달래.”“나 배불러.”“조금만 더 먹어. 말 들어.”“진짜 안 먹을 거야! 짜증 나게 하지 마.”장소월은 아이를 안고 도망쳤고, 전연우는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그녀가 방 안으로 숨어든다고 해도, 전연우는 틀림없이 온갖 방법을 동원해 그녀에게 먹이고야 말 것이다.장소월은 그의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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