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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9화

머릿속에서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다. 장소월은 애써 그 고통을 견뎌내다가 결국... 움직이지 못했다.

장소월은 손에 들고 있던 칼을 내려놓고 몸을 돌렸다. 하지만 그를 죽이고 싶다는 충동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

얼마 후, 전연우가 또다시 가까이 다가와 뒤에서 그녀를 품에 안고 조금 자세를 고쳐잡았다.

등 뒤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이 안 와?”

장소월이 덤덤히 대답했다.

“아니. 자.”

말을 마친 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다른 생각을 하지 않으니, 곧바로 잠이 들었다.

깊은 밤, 전연우의 작은 움직임이 장소월을 깨웠다. 그는 밤새 그녀를 끌어안고 있다가 조심스레 자신의 손을 빼내고는 피가 통하지 않아 찡찡 저리는 팔을 문지르며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마친 뒤 밖으로 나갔다.

아침 여덟 시 반, 의사가 시간 맞춰 들어와 장소월의 몸 상태를 살폈다.

의사가 말했다.

“회복이 잘 되고 있어요. 너무 오래 누워있어서 조금씩 운동해야 해요. 전엔 깨어나자마자 침대에서 내려오는 바람에 원기가 상한 거예요. 당분간 다른 문제는 없을 것 같으니까 2, 3주 병원에서 회복하면 퇴원하실 수 있어요. 그리고 정기적으로 암세포가 재발하진 않았는지 검사받으러 오셔야 해요.”

장소월이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별말씀을요.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푹 쉬세요.”

“네.”

은경애가 의사를 모시고 나가자, 전연우는 장소월과 함께 병실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그녀는 스스로 먹을 수 있었음에도 전연우는 꼭 한 술 한 술 먹여주겠다고 고집부렸다.

전연우는 손으로 그녀 입가에 묻은 죽 흔적을 닦아주었다.

“다 먹고 나면 나랑 내려가서 산책하자. 오늘 날씨 좋아.”

방 안엔 히터가 켜져 있어 별로 춥지 않았다. 장소월은 환자복을 입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유리창을 뚫고 금색 찬란한 햇살이 부드럽게 비추어 들어왔다. 병원 마당엔 노란색 오동나무 잎들이 무성히 자라나 있었다. 그 광경은 장소월로 하여금 오동나무가 길 양옆으로 빼곡히 펼쳐져 있고, 바닥에 나뭇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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