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Chapter 121 - Chapter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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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화

장소월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온주원이 먼저 제안했다.“아직 10분이 남았으니 일단 식사하러 가시죠. 소월 씨... 제가 함께 점심 식사를 하자고 물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장소월은 외출할 때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막 도착했을 때부터 이미 배가 고팠다.“별로 배고프지 않아요.”그 말이 입에서 나오자마자 장소월의 뱃속에서 때아닌 꼬르륵 소리가 새어 나왔다.“꼬르륵.”장소월은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졌다.온주원은 미소를 지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갑시다! 오늘 소월 씨가 좋아할 만한 디저트가 새로 나왔어요.”골프 캐디는 이미 골프채를 치웠다.“그럼 선생님께 부탁드리겠습니다.”장소월은 발걸음을 옮겨 온주원의 뒤를 따라갔다.천하일성은 골프 외에도 음식과 숙박 등 모든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통합된 곳이었다.돈만 있으면 거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곳이었다.“한식 먹을래요, 아니면 양식 먹을래요?”“한식 먹죠.”장소월은 아직 이곳에서 식사를 한 적이 없었다.“그래요.”온주원은 프런트 데스크로 가서 2층에 있는 레스토랑을 예약했다.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탔고 온주원은 10층 버튼을 눌렀다.엘리베이터는 빠르게 올라갔다.10층에 도착하자마자 온주원은 신사답게 손으로 엘리베이터 문을 막으며 말했다.“자, 가시죠.”장소월이 말했다.“감사합니다.”두 사람은 밟기 좋은 부드러운 페르시아식 카펫이 깔린 조용한 복도를 걸어갔다.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웨이터가 곧 두 사람을 반갑게 맞이했다.“온주원 님, 예전과 같은 자로 준비해 드렸습니다.”“네.”창가 자리에 앉아 아래로 내려다보니 무성한 푸른 잔디가 훤히 보이는 풍경은 정말 좋았다.그리고 부드럽고 아름다운 음악도 흘러나왔고 분위기가 조용했다...장소월은 이곳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웨이터가 두 개의 메뉴판을 가져왔는데 가격은 적혀 있지 않았다. 그러나 음식 사진을 보니 요리가 맛있어 보였다.“먹고 싶은 게 있나 한번 봐요.”장소월은 사진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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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화

“마실 건요? 뭐 마실래요?”장소월이 말했다.“아뇨, 따뜻한 물 한 잔이면 돼요.”“이야, 소월이 아니니? 오랜만이야!”조용한 분위기에서 갑자기 불쾌한 목소리가 울려 퍼져 시선을 옮겨 보니, 장소월은 눈빛이 흔들리면서 당황하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오, 오빠...”날카로운 눈빛의 전연우가 위압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들어왔다.“수업 끝났어?”전연우가 장소월에게 남긴 트라우마가 너무 커서 그를 본 순간 장소월은 당황하고 겁이 난 나머지 하마터면 설명을 늘어놓을 뻔했다.전생의 전연우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지만 소유욕이 강해 소름 끼칠 정도로 그녀에게 집착했었다.장소월은 마음속으로 자신을 욕했다.‘야, 장소월! 너 진짜 너무 약한 거 아니야? 지금 너희는 평범한 오빠 동생 사이일 뿐이야. 왜 아직도 이렇게 그를 무서워하는 거야! 철 좀 들어!’장소월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방금 끝나서 선생님과 같이 밥 먹으러 왔어요.”온주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전연우에게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전 온주원이라고 합니다. 소월 씨의 골프 선생님이에요.”전연우는 그와 간단히 악수하고 말했다.“전연우입니다. 소월이 오빠예요.”한 명은 전 씨이고 한 명은 장 씨라...온주원은 더 묻지 않았다.“마침 이렇게 만났는데 같이 앉아서 식사하시죠. 저랑 소월 씨도 방금 왔어요.”전연우는 장소월을 힐끗 보더니 말했다.“아닙니다. 약속이 있어서요.”서철용은 옆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다가 말했다.“아니야, 연우야! 어쩌다가 이렇게 소월이랑 같이 식사할 기회가 생겼는데, 그리고... 윤서가 도착하려면 아직 멀었어. 뭘 그리 급하다고...”“맞지, 소월아?...”제운고등학교에서 이곳까지 오려면 30분밖에 걸리지 않고, 점심시간은 두 시간이었다.장소월은 갑자기 무언가 떠올랐다.오늘은 백윤서의 생일이고 장소월의 생일은 다음 주 12일이다. 즉, 12월 12일이다. 그들의 생일은 정확히 일주일 간격이었다.매년 그녀의 생일은 소박했는데 아줌마가 그녀에게 케이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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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오빠...”장소월은 무언가를 더 말하려고 했지만 전연우는 차갑게 말을 내뱉었다.“마음대로 해.”말을 마치고 그는 돌아서서 떠났다.온주원은 장소월이 긴장한 모습을 보고 말했다.“앉아요. 멀지 않아서 아직 시간이 넉넉해요.”장소월은 마음이 불편한 채 다시 자리에 앉았고 웨이터가 디저트를 들고 왔다.온주원은 방금 전 분위기에서 뭔가 이상한 것을 감지했다.그는 더 묻지 않고 다른 화제로 돌렸다. 천하일성의 모든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도 하면서 그녀를 즐겁게 해주었다.어떤 사람들은 기분이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는데, 장소월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아주 쉽게 그녀가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추측할 수 있었다.백윤서의 생일이라고 같은 반 친구들이 많이 왔다...백윤서는 장소월과 같은 학교라는 것 외에도 한 가지 더 말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장소월과 같은 6반으로 전학한 것이다.이번에 온 사람들 중에는 강용도 있었다.백윤서는 여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장난치고 웃으면서 룸으로 들어가느라 장소월이 눈에 띄게 창가 자리에 앉아 중년 남성과 이야기 나누고 있는 모습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하지만 뒤에서 천천히 걸어 들어오던 강용은 그녀를 한눈에 알아보았다.방서연과 허철도 오랫동안 장소월을 보지 못하다가 그녀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허철이 말했다.“백윤서는 장소월의 언니잖아. 그런데 이번 생일 파티에 초대를 안 했다고? 하긴 그래... 장소월 같은 성격의 사람을 누가 반기겠어!”“아니... 그런데 평소에는 정말 몰랐는데, 이번 시험에서 장소월 1등 했잖아. 1반에서도 5등 안에 들고, 이 년이 무슨 꼼수를 부린 거 아니야?”허철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장소월이 6반에서 얼마나 심하게 괴롭힘당했는지 잊지 마! 쟤가 반을 바꾸려고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도 충분히 이해돼.”두 사람은 동시에 강용을 바라보았는데 그는 라이터를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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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며칠 못 봤는데 너 좋아 보인다!”강용은 고개를 숙여 금속 라이터를 들고 있었고 그의 눈동자에 붉고 파란 불꽃이 비쳐 기분을 알 수가 없었다.엘리베이터는 이미 12층에 있었고 곧 도착할 것 같았다.온주원은 내려가는 버튼을 누르고 물었다.“아는 사이에요?”“안 친해요.”장소월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따라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허철은 폭소하며 말했다.“용아, 장소월은 널 신경도 안 쓰는데?”방서연은 강용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고 아무 말 없이 미소를 지으며 룸 안으로 곧장 걸어 들어갔다.강용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손에 든 라이터의 덮개를 닫았다.“무정한 놈.”10층의 룸은 웃음소리로 북적거렸다.꽃, 풍선, 케이크, 양초...원래는 저녁에 생일 파티를 열려고 했지만 전연우가 오늘 밤 12시에 출발해서 해외로 출장 가야 하기 때문에 점심에 파티를 열 수밖에 없었다...생일 축하 노래를 부른 후 백윤서는 케이크를 한 조각 잘라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창문 앞에 서 있는 전연우에게 가져다주었다.“연우 오빠, 이 첫 번째 케이크는 오빠에게 줄게요. 오늘 바쁜데도 시간 내서 내 생일 파티에 와줘서 너무 고마워요.”전연우는 원래 단 음식을 싫어하지만 그래도 케이크를 받았다. 그는 시선을 옮겨 장소월이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보고 무표정하게 돌아섰다. 그의 눈빛에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저녁엔 정 집사가 데려다주실 거야. 난 회사로 가봐야 해.”전연우는 차 키를 들고 떠나려고 했고 그때 그는 케이크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연우 오빠...”백윤서는 그를 부르며 테이블 위에 놓인 케이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실망한 듯했다.곧바로 한 여학생이 와서 그녀를 위로해 주었고 백윤서는 케이크를 한 조각 더 잘라 강용에게 주었다.강용은 거만하게 소파에 앉아 두 발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었는데 백윤서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다리를 내렸다. 그리고 그는 포크로 케이크를 한 입 맛보고는 하마터면 토할 뻔했다.“여자들은 진짜 이상한 거 좋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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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화

“미안해... 내가 감정 조절을 잘 못해.”무섭게 얼어붙었던 눈빛이 금방 사라졌고 백윤서는 다시 순수하고 미안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서문정을 바라보았다.“정말... 미안해, 내가 일부러 그렇게 심한 말 한 게 아니야. 지금 우리는 같이 살지 않아. 내가 소월이한테 네가 했던 말을 전해줄게. 네가 마음에 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서문정은 그녀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백윤서에 대해 가졌던 좋은 감정은 모두 사라졌다.감정 조절을 잘 못한다고? 변명은 잘하네, 솔직하게 말해서 더 이상 아닌 척할 수 없는 거겠지...백윤서는 방금 6반으로 왔을 때 누구에게나 잘해주고 연약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른 사람들의 보호 욕구를 불러일으켰었다...이제 서민정이 떠나자 룸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원래의 활기찬 분위기는 사라졌다.처음엔 분위기가 괜찮았는데 백윤서도 상황이 왜 이렇게 변했는지 이유를 몰랐다.천하일성에서 나온 장소월은 악기와 서예를 배우러 갔고 마지막에는 댄스 학원도 갔다...장소월은 댄스에 소질이 없었다. 하느님은 그녀에게 누구보다 유연한 몸을 주었지만 그녀는 포인트를 잘 잡지 못했다. 거울 앞에 서서 보니 그녀는 자신이 춤추는 모습이 괴물 같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래도 가장 고통스러운 건 스트레칭이었다. 3개월간 연습하지 않았다. 저녁 8시 30분이 되어서야 연습실에서 나온 장소월은 온몸이 지쳐서 바닥에 드러누웠고 하마터면 구급차를 부를 뻔했다. 심지어 차라리 여기서 밤을 새우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정 집사는 백윤서를 데리러 가서 장소월은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고 돌아가야 했다.그녀는 두꺼운 검은 코트를 입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택시에 타서 누워 눈을 감자 곧 잠이 들었다.택시 기사가 돌아보면서 물었다.“아가씨, 아직 어디로 가는지 말 안 했어요! 아가씨...”“남원별장이요.”장소월은 바로 창문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남천 그룹.“대표님, 1시간 30분 후에 맨체스터로 출발하는 비즈니스석 티켓을 샀습니다. 30분 후에 출발하면 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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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전연우는 백윤서를 안고 가서 조수석에 앉히고 안전벨트를 매주었다. 바텐더는 백윤서의 가방을 그에게 건네주었다.“손님, 이 아가씨가 손님 여자친구 맞죠? 혼자서 술을 너무 많이 드시더라고요. 하마터면 이상한 사람들한테 추행당할 뻔했어요. 여자친구분이 너무 예쁜데 앞으로는 혼자 위험하게 나오게 하지 마세요.”전연우는 아무 말 없이 지갑에서 지폐 몇 장을 꺼내 팁으로 줬다. 그리고 바에서 나와 차 앞쪽을 지나 운전석에 앉았고 재빨리 그 자리를 떠났다.가든 아파트에 도착하자 전연우는 차에서 내려 시계를 확인했다. 아직 한 시간 이상 남아 있어서 너무 늦지 않았다.전연우는 백윤서를 부축하여 차에서 내렸고 백윤서는 나른하게 그의 품에 기대어 있었다.“나 돌아가지 않을래. 술 더 마실래…”“윤아, 그만해. 너 내일 학교 가야 해.”백윤서는 갑자기 어디서 힘이 나왔는지 전연우를 밀어내고 휘청거리며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녀는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고 전연우는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윤아, 오늘 무슨 일 있었지.”백윤서는 고개를 저었지만 전연우는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여있는 것을 보았다.“연우 오빠, 내가 외국에서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나요… 아니… 난 애초에 구조되지 말았어야 했어요. 그러면… 내 마음이 이렇게 괴롭지 않았을 텐데.”“왜 내가 가는 곳마다 다들 나를 싫어할까요… 연우 오빠, 나한테 뭐가 부족한 게 있나요? 오빠… 난 내가 오빠한테 짐만 되는 것 같아요. 아무 도움이 안 되잖아요.”백윤서는 눈물이 계속 흘러내리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넌 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 다른 사람의 생각에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넌 네가 맞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 돼. 윤아… 넌 아직 어려서 걔한테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전부 내가 다 너한테 줄게. 다시는 너 혼자 내버려 두지 않아.”“연우 오빠~”백윤서는 앞으로 가서 전연우의 품에 안겼다.“나한테는 이제 오빠밖에 없어요. 나중에 나 버리면 안 돼요, 알았죠? 오빠도 나를 버린다면 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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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그들은 서로 사랑하고 있었다.장소월은 전생에 백윤서를 죽게 만들었다.그래서 전연우가 그녀를 그렇게 원망했었다.모든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그녀였다…그녀의 잘못이었다…장소월은 졸음을 잊고 창밖 풍경을 바라보다가 바람이 불어와 추위에 코트를 단단히 감쌌다…시간이 너무 빨리 지났다! 어느새 6개월이 지났고 한 달 정도 더 지나면 새해가 된다.기사는 백미러로 뒤에 앉은 장소월을 보더니 창문을 닫았다.30분 후 남원별장에 도착했다.앞에 서서 보니 별장은 조금의 빛도 없이 어두웠다.길 한쪽의 희미한 가로등 그늘 아래 날벌레 몇 마리가 날아다니고 있었다.예전에는 아무리 늦게 집에 돌아와도 누군가 불을 켜놓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따뜻한 국수 한 그릇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이제 그녀가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사라졌다.가끔 장소월은 너무 외로워서 세상에 자신만 홀로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다행히도 장소월은 이 모든 것이 익숙해진 지 오래였다.그녀는 두 손을 모으고 입김을 불고는 가방에서 열쇠를 꺼내 문을 열고 추운 집 안으로 들어갔다.요즘 장소월은 매일 밥 먹고 잠자고 학원 가는 간단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그녀는 집에 늦게 들어오기 때문에 장해진을 만날 기회가 적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장해진은 강만옥과 함께 태국으로 휴가를 떠났다.전연우도 해외 출장을 가야 했다.장소월이 집에 돌아올 때면 밤 10시가 거의 다 되었다.심지어 그녀는 이미 지금의 공부 강도에 익숙해졌고 잘 추지 못하던 춤도 이제는 쉽게 따라갔다. 역시 남자는 독기를 불러일으키는 데에 도움이 된다.연습이 끝나면 다음에는 대회와 자격시험들이 이어졌다…그녀가 완성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아직 제운고등학교의 중간고사도 보러 가지 못했다.학교에서 전화가 걸려 와 거실의 유선전화가 울렸다. 청소 중이던 은경애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세요?”“실례지만 장소월 학생 있나요?”“이리 줘요!”마침 위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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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오늘은 마침 그림 전시회를 보는 날이다.장소월은 잊지 않고 일찍 일어나서 씻고 흰색 캐시미어 울 재킷과 검은색 긴 니트 스커트를 입었다. 오늘은 기온이 0도까지 내려가 추워서 안에 두꺼운 스타킹도 신었다.요즘 서울의 날씨는 롤러코스터처럼 불규칙적이었다. 별장 화단에 서리가 내리고 나뭇잎은 어제까지 푸르렀는데 하룻밤 사이에 벌써 빨갛게 물들었다.장소월은 하얗게 얼어붙은 서리를 보기만 해도 추웠다.그녀는 고개를 숙여 얼굴을 스카프에 묻었고 뺨은 벌써 약간 붉어졌다.오늘 눈이 올지도 모르겠다.택시가 오자 장소월은 재빨리 문을 열고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장소월은 다른 사람을 기다리게 하는 것이 싫어서 30분 일찍 출발했다. 그녀가 도착했을 때 이미 전시장 입구에는 긴 줄이 있었고 사람들은 손에 티켓을 들고 있었다. 장소월이 도착한 지 10분 만에 리무진 한 대가 들어왔다.차 안에서 강영수는 창밖으로 하얀 옷을 입은 장소월이 추워서 계단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치켜올렸다.“여기서 내릴게요!”진봉이 말했다.“네, 도련님.”발이 얼 정도로 추운 줄 알았으면 그녀는 양말을 한 켤레 더 신었을 텐데라고 생각했다.“소월아…”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장소월은 고개를 돌렸다. 오 집사와 휠체어에 탄 사람이었다.강영수는 미소를 지었다.“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장소월이 말했다.“아니야, 나도 방금 도착했어. 그럼 우리 들어가자.”“소월 아가씨…“오부연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저희는 들어가지 않을 테니 도련님을 잘 보살펴 주셨으면 합니다.”진봉은 눈치를 보고 전화 받는 척 돌아섰고 오 집사도 자리를 떠났다.강영수만 남았다…“부탁해.”“괜찮아. 이렇게 입으면 춥지 않아? 오늘 눈 올 수도 있어! 손이 차갑지?”장소월은 마치 엄마처럼 잔소리를 하며 그의 손을 만졌는데 얼음장 같았다.“장갑 안 했을 줄 알고 내가 하나 더 챙겼어.”장소월은 가방에서 검은색 가죽 장갑을 꺼냈다. 그것은 그녀가 예전에 전연우에게 선물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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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장소월도 자신이 말을 너무 많이 해서 사람들이 지루해할까 봐 걱정할 때도 있었다.전시장 안에는 에어컨이 있어 그리 춥지 않았다.그림을 보면서 장소월은 디테일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에드워드는 그녀에게 기쁨 그 이상의 충격을 주었다.이 그림들은 죽은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듯한 온도를 전달하고 있었다…풍경화든 인물화든 매우 사실적이었다…이 그림들은 모두 액자가 씌워져 있었고 사방에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어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여기 있는 그림들이 걸작이 되어 경매장에서 고가로 경매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 화가의 그림들은 전부 다 훌륭하지 않아?”“마음에 들어?”“내가 여덟 살 때 장난치다가 어머니의 책장에 올라갔다가 넘어져 책더미에 파묻혔는데, 그때 책에서 떨어진 그림이 다름 아닌 에드워드 씨의 그림이었어. 지금도 그 그림의 제목이 ‘꿈의 세계’인 것을 선명하게 기억해.”“그건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아름다운 오로라였어. 밤하늘을 가르는 광선이 극한의 추위 속에서 눈부시게 몽환적이었어. 어떤 붓으로도 극도로 차가운 북극의 공기 속의 그런 장면을 묘사하기는 어렵지만, 오직 에드워드만이 해냈어. 그분은 정말 놀라워!”“하지만 사진으로만 봤을 뿐, 직접 본 적이 없어서 아쉬워. 정말 훌륭할 것 같아.”강영수가 말했다.“볼 수 있을 거야. 네가 원하는 건 모두 이룰 수 있을 거야.”장소월은 곧바로 생각에서 빠져나왔다.“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이젠 상관없어. 전시회에 와서 직접 그림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행복해.”그들은 1층을 다 둘러보았고 2층에 더 있었다.“화장실 갈래?”“…”강영수는 웃으면서 말했다.“도와주겠다면 난 마다하지 않아.”장소월은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졌다.‘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장소월은 다급히 말했다.“나, 난… 직원분한테 도… 도와달라고 말할게…”너무 창피하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괜찮아. 장난친 거야. 난 아직 괜찮으니까 너 먼저 화장실 다녀와.”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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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장소월은 화장실에서 나와 수돗물을 켜고 손을 씻었다. 강용 옆에 있던 여자를 생각하자 그녀의 얼굴이 낯설지 않은 것 같았다.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었다.그런데 백윤서와 강용은 사귀는 사이 아니던가?강용은 왜 또 새 여자친구를 사귀었지?아니다, 어젯밤 백윤서와 전연우가 껴안고 있던 걸 보아, 두 사람은 아마 사귀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강용이 버림받았다는 뜻이다.도원 어촌에서 강용은 그녀의 맞은편에 머물렀었고 장소월은 두 사람이 키스하는 것을 목격했었다.그런데 장소월도 두 사람이 정말 입술을 닿았는지 알 수 없었다.어쨌든 그녀의 자리에서 봤을 때 정말 키스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장소월도 그들 사이에 또 다른 일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했다.그녀는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 관심 끄고 더 이상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장소월은 재빨리 손을 씻고 휴지 두 장을 뽑아 손을 닦은 다음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그런 다음 그녀는 휴게실로 갔다.장소월이 문 앞으로 갔을 때 휴게실 안에 사람들이 강영수를 둘러싸고 있는 것을 보았다.그들이 왜 여기 있는 걸까?서문정과 다른 친구들이었다.제운고등학교 6반 학생들.예쁘장하게 생긴 여학생들이 강영수를 둘러싸고 있었는데 그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강영수는 입꼬리가 올라간 채 그들과 말하고 있었다.서문정은 곧 장소월을 발견하고 놀라서 소리쳤다.“소월아! 여기서 만나네! 너… 너 왜 여기 있어? 부반장한테 들었는데 너 이번 학기에 학교에 안 온다고 하던데, 진짜야?”장소월은 강영수의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을 느꼈다.장소월은 무심한 듯 걸어가면서 말했다.“그래! 이런 우연이 있네, 여기서 다 만나다니.”서문정만 장소월에게 신경 쓰고 지켜볼 뿐, 다른 학생들은 고개를 돌렸고 아무도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지 않았다.장소월은 옆에 조용히 서 있는 백윤서에게 인사를 건넸다.“윤서 언니.”백윤서는 어젯밤의 어색한 상황이 떠올라 장소월을 어떻게 대면해야 할지 다소 당황스러워했다.어제 장소월은 그녀가 전연우에게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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