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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오늘은 마침 그림 전시회를 보는 날이다.

장소월은 잊지 않고 일찍 일어나서 씻고 흰색 캐시미어 울 재킷과 검은색 긴 니트 스커트를 입었다. 오늘은 기온이 0도까지 내려가 추워서 안에 두꺼운 스타킹도 신었다.

요즘 서울의 날씨는 롤러코스터처럼 불규칙적이었다. 별장 화단에 서리가 내리고 나뭇잎은 어제까지 푸르렀는데 하룻밤 사이에 벌써 빨갛게 물들었다.

장소월은 하얗게 얼어붙은 서리를 보기만 해도 추웠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얼굴을 스카프에 묻었고 뺨은 벌써 약간 붉어졌다.

오늘 눈이 올지도 모르겠다.

택시가 오자 장소월은 재빨리 문을 열고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장소월은 다른 사람을 기다리게 하는 것이 싫어서 30분 일찍 출발했다. 그녀가 도착했을 때 이미 전시장 입구에는 긴 줄이 있었고 사람들은 손에 티켓을 들고 있었다.

장소월이 도착한 지 10분 만에 리무진 한 대가 들어왔다.

차 안에서 강영수는 창밖으로 하얀 옷을 입은 장소월이 추워서 계단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여기서 내릴게요!”

진봉이 말했다.

“네, 도련님.”

발이 얼 정도로 추운 줄 알았으면 그녀는 양말을 한 켤레 더 신었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소월아…”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장소월은 고개를 돌렸다. 오 집사와 휠체어에 탄 사람이었다.

강영수는 미소를 지었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장소월이 말했다.

“아니야, 나도 방금 도착했어. 그럼 우리 들어가자.”

“소월 아가씨…“

오부연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

“저희는 들어가지 않을 테니 도련님을 잘 보살펴 주셨으면 합니다.”

진봉은 눈치를 보고 전화 받는 척 돌아섰고 오 집사도 자리를 떠났다.

강영수만 남았다…

“부탁해.”

“괜찮아. 이렇게 입으면 춥지 않아? 오늘 눈 올 수도 있어! 손이 차갑지?”

장소월은 마치 엄마처럼 잔소리를 하며 그의 손을 만졌는데 얼음장 같았다.

“장갑 안 했을 줄 알고 내가 하나 더 챙겼어.”

장소월은 가방에서 검은색 가죽 장갑을 꺼냈다. 그것은 그녀가 예전에 전연우에게 선물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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