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91 - 챕터 1200

1229 챕터

제1191화

소민아는 온몸이 두들겨 맞기라도 한 듯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성관계가 처음이었으니 적응되지 않아 당연한 반응이었다. 새 잠옷을 갈아입고 살펴보니 옆에 누워 있던 사람은 어디에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문밖에서 전해져오는 인기척을 들은 소민아는 침대에서 일어서려다가 멈추었다. 침대 옆엔 연고 하나가 놓여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붓기를 가라앉히는 약이었다.기성은도 이렇게 세심할 때가 있다.그의 상처가 떠오른 소민아는 얼른 신발을 신고 침대에서 내려와 방문을 열었다. 거실 식탁 위 쓰레기들은 말끔히 치워져 있었고, 기성은은 바닥을 청소하고 있었다. 소민아가 살금살금 다가가 뒤에서 그를 끌어안았다.“좋은 아침이에요! 내... 남자친구!”기성은이 말했다.“냄비 안에 죽 있으니까 먼저 먹어요.”소민아는 그의 말투에서 부자연스러움을 선명히 느낄 수 있었다. 틀림없이 부끄러워서 말도 제대로 못 하는 것이다. 이미 귀까지 새빨개져 있지 않은가.두 사람의 몸에선 같은 향기가 나고 있었다. 바로 어젯밤 그 바디워시의 향기다.이제 그녀는 진정으로 그의 사람이 되었다.앞으로도 지금처럼 행복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소민아는 그가 직접 만든 죽을 맛보았다. 농도가 걸쭉해 한 그릇 먹으니 배가 불러왔다.기성은은 아직 소파 쪽 어지러운 곳을 치우고 있었다. 무언가에 물든 카펫을 본 그는 들어 올려 빨래통에 넣었다.“그건 내가 빨게요. 거기에 놓으면 돼요.”그때, 기성은이 말했다.“나 한동안 떠나있어야 해요.”“어디로요?”“내가 해야 할 일을 하러 가야죠.”대표님은 지금 송시아의 사람들이 보호하고 있으니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소민아가 그의 앞으로 걸어갔다.“기성은 씨 머릿속엔 회사랑 대표님밖에 없어요? 당신과 내 생각은 한 번이라도 해 본 적 있어요? 나랑 결혼해서 화목한 가정 꾸리고, 귀여운 아기도 낳는... 그런 건 전혀 생각도 안 하나요?”그의 침묵은 소민아에게 더할 나위 없이 확실한 대답이 되어주었다.“기성은 씨, 나랑 결혼할 거예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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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2화

“최대한 빨리가 대체 어느 정도인데요?”“내 귀엔 날 책임지고 싶지 않다는 말로밖에 안 들려요.”기성은이 화가 나 씩씩거리는 여자를 쳐다보며 말했다.“그럼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정확한 시간을 말해줘요. 기성은 씨가 말만 하면 3년이든 5년이든 기다릴 수 있어요. 오래 걸리는 건 상관없어요. 무서운 건 당신한테서 소식이 끊기고 기약 없는 기다림을 견뎌야 하는 거예요.”“그런 의미 없는 일 때문에 싸우지 말고 일단 밥이나 먹자고요.”기성은은 빨랫감이 담긴 통을 들고 욕실에 들어가 모두 세탁기에 털어 넣었다.이렇듯 흐리멍덩하게 넘어가도록 가만히 놔둘 소민아가 아니었다. 그녀는 욕실에 따라 들어가 그가 세탁기 문을 닫자마자 힘껏 그를 벽에 밀치고는 발뒤꿈치를 들고 남자를 올려다보며 말했다.“도망친다고 해도 소용없어요. 날 떠나고 싶다면 그렇게 해요. 하지만 기성은 씨한텐 두 가지 선택밖에 없어요. 나와 혼인신고를 하든가, 아니면... 나와 아이를 낳든가.”“어림없는 소리.”기성은이 그녀를 밀쳤다. 소민아는 그가 나가지 못하게 하려고 화장실 문을 막아섰다.“나 진지하게 말하는 거예요. 그렇게 엉켜야만 기성은 씨가 날 중요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 그래요. 어디에 가든 항상 나랑 우리 아이를 생각할 거잖아요. 기성은 씨, 어젯밤 난 이미 당신 사람이 되었어요. 이제 죽을 때까지 나랑 선 그을 생각하지 말아요.”기성은은 소민아가 고집불통인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철없고 아둔한지는 생각지 못했다.기성은이 목덜미를 잡힌 채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작은 여자를 내려다보며 말했다.“나랑 결혼하겠다고요? 나에 대해 알기나 해요?”“말해요! 말하지 않는데 어떻게 알겠어요. 나에 관한 건 사전에 조사를 끝냈을 테니 기성은 씨도 잘 알겠죠. 제 가족관계는 간단해요. 종래로 집에 들어오지 않는 부모님, 절 키워주신 고모와 고모부, 그리고 사촌 언니 소현아. 기성은 씨도 다 아는 것들이잖아요!”“나한텐 아무것도 없어요. 이 집 밖에는.”소민아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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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3화

바로 그때, 두 사람의 머릿속에 아직 주방에서 끓고 있는 죽이 떠올랐다. 기성은은 알몸으로 삽입한 상태로 한 손으로 소민아를 안고는 달려갔다. 그녀는 흥분감에 더욱 크게 소리를 질렀다. 주방에 가보니 냄비 안의 죽이 모두 끓어올라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마지막 관계를 끝낸 뒤, 소민아는 다시 침대에 누워 잠들었다가 한 시간 뒤에야 깨어났다. 시간이 늦어 밖에 나가 저녁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소민아는 그를 데리고 아파트 맞은편 백화점 안 샤부샤부 가게로 향했다. 지금 같은 겨울철엔 따뜻한 샤부샤부가 딱이다.“저 이미 우리 관계 고모한테 얘기했어요. 고모가 기성은 씨 만나고 싶다고 하시던데 시간 될 때 같이 가줄 수 있어요? 고모도 분명 당신 좋아할 거예요, 기성은 씨는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겼으니까. 하지만 고모 앞에선 나한테 친절하게 대해줘야 해요.”기성은은 몸에 아물지 않은 상처가 남아 있어 매운 것을 먹으면 안 되기 때문에 소민아는 매운 것 절반, 맵지 않은 것 절반으로 주문했다. 또 그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 고기와 야채를 골고루 시켰다.소민아는 이제 기성은의 침묵에 많이 익숙해졌다.그녀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에만 집중했다. 그가 말을 하지 않는다는 건 무언의 동의와 같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난 이거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어요.”소민아는 화들짝 놀랐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엄청 평범한 메뉴잖아요. 길에도 널린 게 샤부샤부 가겐데.”기성은의 머릿속에 그의 과거가 떠올랐다.“예전의 나에게 이런 음식은 사치였어요. 내 기억 속 먹고 자던 곳은 어둡고 습한 지하실이었거든요. 거기엔 하수구에서 뛰어나온 쥐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어요...”그리고 신체 곳곳이 떨어져 나가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당시의 그에겐 배를 곯지 않는 것과 추위에 떨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전연우가 없었다면, 그는 평생...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고 지금의 모든 건 더더욱 갖지 못했을 것이다.또한 소민아를 만났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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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4화

샤부샤부를 다 먹은 뒤, 소민아는 줄곧 기성은이 했던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지하실, 쥐...대체 어떤 과거를 살았단 말인가.저녁 6시, 석양이 펼쳐지고 태양이 점차 자취를 감추었다. 길가의 가로등들도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했다.그때, 기성은의 호주머니 속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숨기지 않고 전화를 받았다.“형님, 큰일 났습니다. 저희들의 은신처가 들통났습니다. 지금 경찰이 저희들을 포위하고 있습니다. 전 밀실에 숨어있기는 합니다만, 머지않아 우리 쪽 사람들과 자료들이 모두 경찰의 손에 들어갈 겁니다.”기성은이 이마를 찌푸리고 차갑게 소리를 내질렀다.“물건 다 태우라고 했잖아. 왜 말을 안 들어!”“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사람들에게 이번 일의 심각성을 제대로 말해주지 못했습니다. 그 돈에 눈먼 사람들이 이번 기회에 한탕 해 보려고 하는 바람에... 형님, 이만 전화 끊을게요. 경찰이 도착했습니다.”전화를 끊은 뒤, 기성은은 곧바로 시스템에 접속해 모든 자료를 삭제했다.소민아가 걱정스레 물었다.“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경찰은 또 뭐고요? 기성은 씨, 무슨 잘못을 저지른 거예요?”“예전 장씨 집안에서 세운 지하 도박장이에요. 거기에 고위급 인사들의 정보가 숨겨져 있거든요. 지금 내부에 문제가 생겨 관리하던 사람들이 모두 잡혀갔어요. 내가 가서 처리해야 해요. 민아 씨는 먼저 돌아가요.”소민아는 급히 떠나려 하는 그의 손을 붙잡았다.“무슨 일이 있든 나한테 소식 전해야 해요. 나도 아는 아저씨들 많으니까 기성은 씨까지... 저도 당신을 구해낼 방법 찾아볼게요.”기성은이 소민아의 손을 밀어냈다.“나 말고는 아무에게도 문 열어주면 안 돼요. 자신을 잘 보호해야 해요. 위험한 것 같으면 남원별장에 가 있어요. 거기엔... 대표님께서 남긴 사람들이 있어요. 송시아라도 들어갈 수 없어요.”소민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만약 대표님이 이 모든 것을 예견하셨다면, 그가 가장 보호하고 싶은 건 장소월을 제외하면 남원별장 사람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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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5화

송시아가 빨간 입꼬리를 슥 올렸다. 눈가에 얼음장 같은 날카로움이 스쳐 지나갔다.“이왕 왔으니까 제 물건 가져가야겠어요.”송시아가 한 걸음 내딛자 주충재의 옆에 서 있던 남자가 그녀를 막아섰다.“죄송합니다. 소장님께서 이 집 주인 말고는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누군가 몰래 들어가려 한다면 북경 감옥 이 많은 사람들 중 누군가가 총을 쏠 수도 있습니다. 만에 하나 다치기라도 하면 저희 쪽도 시끄러워집니다.”송시아가 어찌 그 말 속의 위협을 모르겠는가. 그녀는 그저 웃음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었다.‘전연우, 강지훈에게 남원별장을 지키라고 시킨 거야? 그래 좋아! 강지훈이 언제까지 지킬 수 있나 보자고! 장소월을 찾으면 반드시 그 시체를 네 앞에 가져갈 거야.’자리를 뜨려 몸을 돌리려던 순간, 그녀의 눈에 3층 창가 도우미에게 안겨있는 아이가 들어왔다.그녀는 화들짝 놀랐다.‘그 아이...아니... 그럴 리가 없어. 내가 잘못 봤을 거야.그 아이는 이미 오래전에 죽었어.내 착각이 분명해.’송시아는 심장이 쿵쾅거리고 호흡이 거칠어졌다. 소피아는 이렇게까지 얼이 빠진 듯한 송시아의 모습은 처음 보았다. 무슨 귀신이라도 본 것 같았다.“부대표님, 왜 그러세요?”송시아가 차에 타자 소피아도 얼른 운전석에 올라탔다.“출... 출발해요!”소피아는 송시아의 명령에 따라 액셀을 밟았다.회사에 돌아가는 길, 송시아는 여전히 조금 전 그 장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대표 사무실 안.송시아는 대표 자리에 한참을 앉아있은 뒤에야 침착함을 되찾았다.“그 아이,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대체 누구죠?”소피아가 말했다.“부대표님, 그 아이는 대표님께서 보육원 문 앞에서 주워온 아이라고 합니다. 예전 저희가 조사한 바로는 사모님은... 아니, 장소월 씨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입니다. 그 아이는 대표님이 장소월을 붙잡으려 데려왔고요.”“사진! 사진 가져와요!”소피아가 더듬거리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사진은 없습니다. 대표님께서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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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6화

소피아는 갑자기 들이닥친 송시아의 분노를 받아내며 다급히 사무실을 나섰다.얼마 후 송시아에게 대포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부대표님의 말씀대로 지하 암조직 하나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예전 장씨 집안의 조직이라는 말씀 왜 안 하셨습니까. 저흰 지금 장씨 집안을 건드렸습니다. 그건 성세 그룹 대표님을 건드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저희에게 죄를 물어오면 저흰 살길이 없습니다. 왜 저희를 불구덩이에 집어넣으신 거냐고요!”송시아는 그들의 생사 따위엔 관심도 없었다.“내가 말했던 물건은? 왜 아직도 못 찾은 거야!”“부대표님, 지금 그 물건이 중요한가요? 아무리 샅샅이 뒤져봐도 부대표님이 찾으시는 물건은 없었습니다. 저희는 한동안 몸을 숨기고 있겠습니다. 더 무언가를 하시려 한다면 다른 사람을 찾아보세요.”말을 마친 상대방은 급히 전화를 끊었다.“쓸모없는 것들.”송시아는 책상 위에 놓인 모든 물건을 쓸어내리고 독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렸다.“전연우 씨, 장소월을 위해 그 잡종을 주워오고, 강지훈의 사람들을 데려오면 내가 어떻게 하지 못할 거라 생각하지 말아요. 기다리고 있어요. 당신이 그년한테 남긴 것들, 그리고 그 잡종까지 모두 숨통을 끊어 묻어버릴 테니까.”전연우의 성격이라면 분명 모든 재산을 장소월에게 넘기려 했을 것이다. 그녀는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다.공들여 이룬 것들을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전연우 씨, 나 원망하지 말아요.’...소민아는 마음을 놓을 수 없어 줄곧 좌불안석이었다. 가슴 속 불안감은 점점 더 강렬해지기만 했다. 하늘에 어둠이 내려앉았건만, 기성은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똑똑.소민아가 노크 소리를 들었다.“기성은 씨가 돌아온 건가?”그녀가 불도 켜지 않은 거실 안 소파에서 일어섰다.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려고 한 순간, 머릿속에 그가 당부했던 말이 떠올랐다.“내가 없을 땐 불 켜지 말아요. 누가 문을 두드리면 절대 소리를 내면 안 돼요. 상대방이 나에 관한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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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7화

“안 돼. 내일 다시 얘기해. 여기 보안 시스템은 내가 잘 알아. 특정 열쇠로 열지 않으면 자동으로 경찰에 신고가 들어가. 경찰이 들이닥치면 너한테도 나한테도 안 좋아.”소민아는 그들의 대화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천천히 멀어져가다가 복도 끝에서 사라진 발걸음 소리도 느낄 수 있었다.그들이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소민아는 온몸에 힘이 풀려 눈을 질근 감은 채 벽을 타고 스르륵 내려왔다. 지금부터 제2의 인생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그날 밤, 소민아는 손에 칼을 들고 잠이 들었다 깨어났다를 반복했다. 집에 보일러도 들어오지 않아 기성은의 패딩으로 몸을 감싸고 추위를 견딜 수밖에 없었다.밤이 지나가고 유기견이 짖는 소리에 잠이 깼다. 시계를 보니 아침 일곱 시였다.어젯밤 일을 떠올린 순간 정신이 번쩍 든 그녀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핸드폰을 들고 112에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도착했고, 소민아는 서재에 들어가 CCTV 영상이 담긴 기성은의 컴퓨터를 보여주었다. 경찰 두 명은 핸드폰으로 어젯밤 문 앞에 찾아왔던 용의자의 얼굴을 찍었다.소민아는 누군가가 또 찾아올지도 모른다며 경찰에게 남원별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그들이 허락하자 그녀는 얼른 짐을 챙겨 경찰차에 앉았다.백미러로 살펴보니 역시 검은 옷을 입은 남자 두 명이 뒤쪽 차에 앉아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이 쫓아오지 않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검은색 승용차 안, 목에 문신을 새긴 남자가 전화로 말했다.“누님, 소민아가 경찰차에 앉아서 가버렸는데 저흰 따라가지 못하겠어요. 보아하니 누님 말씀대로 남원별장에 가는 것 같아요.”“알았어. 남은 일은 나한테 맡겨.”‘남원별장에 가면 내가 아무것도 못 할 줄 알아?’송시아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만족스러운 얼굴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사람들 위에 군림하려면 약점이 없어야죠. 약점을 없애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후환이 될 뿐이에요. 전연우 씨... 당신이 나한테 알려준 거잖아요.”송시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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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8화

그녀는 강지훈과 맞설 수 없다.‘소민아, 자신 있으면 평생 남원별장에서 기어 나오지 마.’소민아는 경찰차를 타고 남원별장에 도착했다. 경호원들이 그녀를 막아서자 중년 아주머니가 등 뒤에서 소리쳤다.“이봐요. 그 아가씨는 들여보내요. 내가 잘 아는데 좋은 사람이에요.”그 아주머니는 바로 품에 별이를 안고 있는 은경애였다.주충재가 사진과 소민아를 대조해보았다. 옆에 있던 부하가 그의 귓가에 무언가 속삭여서야 소민아를 들여보냈다.소민아는 집에 들어가려던 순간, 풀숲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누군가를 발견하고는 소리를 질렀다.“저 풀숲에서 누군가 몰래 사진 찍고 있어요. 빨리 잡아요.”발각된 그 남자는 재빨리 도망치려 했지만, 주충재가 그를 향해 공포탄을 쏘았다.“도망치면 머리에 총알 박아넣을 거야.”그 귀를 찌를 듯한 총성은 나무에 앉아있던 새들도 놀라 퍼덕이며 날아가게 만들었다.남자는 너무 놀라 오줌을 질질 싸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소민아는 그 틈을 타 재빨리 그가 들고 있던 카메라를 살펴보았다. 안엔 별이의 사진들이 가득했다.소민아는 그제야 일의 심각성을 눈치챘다.“당신 누가 보낸 거예요?”“전 몰라요! 전 돈 받고 일만 하는 사람이니까 아무 상관도 없어요. 정말 모른다고요! 죽... 죽이지 말아주세요!”“핸드폰 연락처 보여줘요.”남자가 보여준 낯선 번호에 전화를 걸어보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찍으라고 한 사진은 찍었어? 부대표님께서 직접 요구한 사진이야. 일이 잘못되면 가만 놔두지 않을 줄 알아!”소민아는 소피아임을 확신했다. 그들이 원하는 건 아이의 사진이다.그녀는 그가 사진을 전송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카메라 메모리 카드를 빼내고 나머지는 모두 부숴버렸다.송시아는 참으로 극악무도한 여자다. 아이에게까지 손을 쓰려 하다니. 다행히 소민아가 빠르게 발견했으니 망정이니 아니면 그 후과는 상상하기도 어렵다.“민아 씨, 물 마시세요.”도우미가 고민에 잠겨 있던 소민아를 불렀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소민아가 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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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화

소민아는 발아래 소파 앞 장난감을 쥐고 놀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결혼식 날엔 너무 바빠 제대로 보지 못했었다. 오늘 자세히 보니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이 아이... 정말 대표님께서 보육원 문 앞에서 주워온 아이 맞나요? 바깥에서 다른 여자랑 낳은 사생아가 아니고요?”“아니면 소월 언니가 자신이 아이를 낳았다는 걸 잊어버렸을까요?”은경애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말했다.“아이고, 그런 말 함부로 하면 안 돼요. 대표님의 비서도 증명해주실 수 있어요. 정말 대표님께서 주워온 아이 맞아요. 아가씨가 혼자 집에서 외로워할까 봐 키우라고 데려오셨어요.”“눈썹과 눈이 대표님과 소월 아가씨를 많이 닮았어요. 우연이겠죠. 세상엔 설명할 수 없는 신기한 일들이 많잖아요.”소민아가 물었다.“저 안아봐도 될까요?”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별이는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 장난감을 내려놓고 소민아에게 걸어가 두 손을 벌렸다. 그 사랑스러운 모습에 그녀는 심장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이 도련님은 정말이지 대표님과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그녀는 자세히 아이를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눈이 대표님과 똑같이 생겼어요. 그리고 이 입술... 눈만 가리면 완전히 소월 언니잖아요.”“두 사람이 낳은 아이가 아니라는 말 정말 믿기 힘드네요.”“민아 씨, 도련님이 민아 씨가 좋은가 보네요. 이 별장 안에서 대표님과 아가씨 외에 누구 품에 안겨도 울음을 터뜨리시거든요.”“대표님께선 이 아이와 친자 검증 해보셨나요?”“해보셨을 리가 없죠. 바깥에서 주워왔으니 당연히 혈연관계는 아닐 거잖아요.”소민아가 미간을 찌푸렸다.“그렇다면 소월 언니와 대표님 두 분 모두 친자 검증 안 하셨다는 거죠?”은경애가 고개를 끄덕였다.“네.”“집 안에서 소월 언니 머리카락 찾을 수 있어요? 대표님의 것도 상관없어요. 제가 보기에 한 번 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만에 하나... 정말 친자식이면요?”은경애가 웃으며 손을 휘저었다.“민아 씨, 농담이 지나치시네요.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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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0화

소민아는 남원별장에서 평온한 나날을 보냈다. 그렇게 어느덧 5일이 지났다.그녀가 기성은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그녀는 송시아가 아이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 그리고... 친자 검증을 해야겠다는 계획까지 모두 말해주었다.문자 십여 개를 보내도 감감무소식이었지만 소민아는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졌다. 그에게 오늘 일을 모두 말하고 난 뒤 핸드폰을 내려놓았다.하지만 그녀는 알지 못했다. 자신의 핸드폰이 줄곧 감시를 당하고 있으며, 기성은에게 보냈던 문자는 모두 송시아에게 향하고 있음을.성세 그룹.송시아는 소민아가 보낸 문자 내용을 보며 쿡쿡거리며 웃고 있었다.“기성은한테 정말 진심인가 보네. 하지만 기성은이 대체 어디가 좋아서 이렇게 목을 매는 거야?”‘기성은, 여자가 너한테 이렇게 매달리는데 네 감정은 어떤지 궁금하네. 지금까지 충분히 자유를 만끽했으니 이젠 고생을 할 때도 됐지.’송시아는 기성은의 번호로 소민아에게 다른 말 없이 주소 하나를 보냈다. 그 후 그녀는 흐뭇한 얼굴로 컴퓨터를 껐다.그녀는 이제 가만히 앉아 물고기가 미끼를 물기만을 기다리면 된다.핸드폰 진동 소리가 울렸다. 소민아가 곧바로 확인해보니 기성은이 보내온 문자였다.그녀가 혼자 중얼거렸다.“왜 주소 하나만 보낸 거지?”그녀가 연속으로 문자 몇 개를 보냈어도 기성은의 답장은 오지 않았다.소민아는 자신이 함정에 빠진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그 주소는 천하 일성 룸이지 않은가.소민아의 마음속 불안감이 그녀에게 함정일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갈 수밖에 없다. 만에 하나 기성은이 정말 그녀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고, 그녀가 가지 않아 그가 목숨이라도 잃는다면 그녀는 평생 제대로 살지 못할 것이다.소민아는 더는 고민하지 않고 차를 불렀다.그녀가 떠나려 하자 은경애가 말했다.“송시아는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라 목적을 빨리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낮이든 밤이든 가리지 않아요.”소민아가 말했다.“오후 다섯 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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