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부샤부를 다 먹은 뒤, 소민아는 줄곧 기성은이 했던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지하실, 쥐...대체 어떤 과거를 살았단 말인가.저녁 6시, 석양이 펼쳐지고 태양이 점차 자취를 감추었다. 길가의 가로등들도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했다.그때, 기성은의 호주머니 속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숨기지 않고 전화를 받았다.“형님, 큰일 났습니다. 저희들의 은신처가 들통났습니다. 지금 경찰이 저희들을 포위하고 있습니다. 전 밀실에 숨어있기는 합니다만, 머지않아 우리 쪽 사람들과 자료들이 모두 경찰의 손에 들어갈 겁니다.”기성은이 이마를 찌푸리고 차갑게 소리를 내질렀다.“물건 다 태우라고 했잖아. 왜 말을 안 들어!”“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사람들에게 이번 일의 심각성을 제대로 말해주지 못했습니다. 그 돈에 눈먼 사람들이 이번 기회에 한탕 해 보려고 하는 바람에... 형님, 이만 전화 끊을게요. 경찰이 도착했습니다.”전화를 끊은 뒤, 기성은은 곧바로 시스템에 접속해 모든 자료를 삭제했다.소민아가 걱정스레 물었다.“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경찰은 또 뭐고요? 기성은 씨, 무슨 잘못을 저지른 거예요?”“예전 장씨 집안에서 세운 지하 도박장이에요. 거기에 고위급 인사들의 정보가 숨겨져 있거든요. 지금 내부에 문제가 생겨 관리하던 사람들이 모두 잡혀갔어요. 내가 가서 처리해야 해요. 민아 씨는 먼저 돌아가요.”소민아는 급히 떠나려 하는 그의 손을 붙잡았다.“무슨 일이 있든 나한테 소식 전해야 해요. 나도 아는 아저씨들 많으니까 기성은 씨까지... 저도 당신을 구해낼 방법 찾아볼게요.”기성은이 소민아의 손을 밀어냈다.“나 말고는 아무에게도 문 열어주면 안 돼요. 자신을 잘 보호해야 해요. 위험한 것 같으면 남원별장에 가 있어요. 거기엔... 대표님께서 남긴 사람들이 있어요. 송시아라도 들어갈 수 없어요.”소민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만약 대표님이 이 모든 것을 예견하셨다면, 그가 가장 보호하고 싶은 건 장소월을 제외하면 남원별장 사람들일 것이다.
최신 업데이트 : 2024-12-0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