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멀어져 가는 장면은 무정하기 그지없었다.김영희가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는 걸 보고 진호영이 앞으로 다가갔다.“할머니, 진정하세요.”김영희는 지금 도저히 진정할 수 없는 상태였기에 자기도 모르게 화를 내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진씨 가문에서 유일하게 진호영이 진유경을 아껴주고 있다는 걸 알기에 김영희는 마음속의 분노를 억눌렀다.상황이 이 지경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김영희는 진호영을 속으로 무시했었지만 이제는 진호영에게 희망을 걸 수밖에 없었다.“호영아, 유경이를 구해야 해. 꼭 구해야 해.”“네, 알겠어요.”“네가 큰형을 찾아가 봐.”이제 진정훈을 통제할 수 있는 건 진윤밖에 없었다. 진정훈은 완전히 미친 상태였고 지금 진씨 가문이 강성에서 완전히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는데도 진정훈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이 점이 바로 가장 큰 문제였다.진호영이 말했다.“큰형은 이 일에 관여하지 않을 거예요.”진윤이 진씨 가문의 일에 신경 쓸 리가 없었다.진호영은 그동안 진윤이 진씨 가문을 대하는 태도만 보면 알 수 있었기에 고민도 하지 않고 말했다. 김영희는 진윤이 이 일에 관여하지 않을 거라는 말을 듣고 마치 찬물을 뒤집어쓴 듯 온몸을 떨었다.김영희가 뭔가를 더 말하려는 순간 한쪽에서 도우미가 놀라서 외쳤다.“회장님, 회장님, 괜찮으세요?”진성택이 결국 화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이미 혼란스러웠던 진씨 가문은 이제 완전히 난장판이 되었다.진호영과 다른 사람들은 진성택을 병원으로 데려가면서 계속해서 진정훈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진정훈은 진씨 가문을 떠난 뒤 바로 진윤에게로 갔고 전화를 받았을 때는 이미 진윤과 함께 있었다.진정훈은 진성택이 병원에 실려 갔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눈빛에는 아무런 온기도 없었다.“병원에 가면 그만이지. 내가 의사야?”“형은 고은영의 둘째 오빠일 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아들이기도 해.”진호영은 아주 보기 드물게 강한 말투로 말했다.항상 방탕하고 제멋대로이던 진호영이 이렇게 진지하게 말하는 건 처음이
최신 업데이트 : 2024-10-18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