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뒤로 임유진은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았다.하지만 오늘, 모든 직원이 그녀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예의를 차렸다. 물론 이 모든 게 임유진이라서가 아닌 강지혁이라서인 걸 그녀도 잘 알고 있다.강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게 당연한 사회이고 그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임유진은 다만 언젠가는 그녀의 뒤에 있는 누군가가 아닌 임유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싶었다.임유진이 고른 건 보라색 드레스로 깔끔한 디자인에 조금은 보수적이지만 우아함이 돋보이는 그런 드레스였다. 게다가 허리 라인에 다이아몬드와 레이스를 포인트로 둬 영한 분위기까지 풍겼다.임유진이 드레스 선택을 마치자 옆에 있던 직원이 뭔가 말을 꺼내려고 했지만, 곧 김 실장에 의해 제지당했다.그 직원은 임유진이 탈의실로 들어가서야 비로소 말을 꺼냈다."실장님, 저거 배여진 씨가 마음에 들어 한 거잖아요. 이따가 입으러 오시는 거 아니었어요?""지금 사태파악 안 돼? 배여진 씨가 그 드레스를 마음에 들어 하든 말든 임유진 씨가 먼저 골랐으니 이건 임유진 씨 거야. 그리고 배여진 그 여자는 아직 강현수 씨 여자친구도 아니잖아. 임유진 씨는 강지혁 씨가 직접 잘 모시라고 한 사람이고."김 실장이 핀잔을 주자 그 직원은 그대로 입을 닫았다.그때 임유진이 드레스를 입고 탈의실에서 걸어 나왔고 직원들은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이 드레스는 가게에서 제일 눈에 띄는 드레스도 아니었지만, 임유진이 입고 나오니, 마치 그녀를 위해 디자인된 옷인 것처럼 단아하고 청순한 임유진의 장점을 살려주고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까지 더해주었다.아직 화장도 안 한 채 머리도 그저 위쪽으로 대충 묶은 것뿐인데도 벌써 아름다웠다.김 실장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름다움의 대명사를 다 그녀에게 쏟아주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임유진은 김 실장의 과장된 칭찬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은 그녀 스스로가 봐도 확실히 아름다웠다."이 드레스로 할게요."임유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