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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7화

막상 최면 치료까지 권유받게 되니 임유진은 조금 망설여졌다.

만약 정말 그 모든 게 그녀의 잃어버린 기억이고 강현수가 그토록 찾아 헤맨 사람이 그녀가 맞으면 그때는 어떻게 하지? 강현수를 찾아가 당신이 찾는 사람이 나라고 얘기라도 해야 하나?

그때가 되면 불필요한 트러블만 일으키는 건 아닐까?

하지만...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헤매며 마음속이 헛헛할 것만 같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고 있을 때 벨 소리가 울렸고 발신자는 강지혁이었다. 전화를 받자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병원에서 볼 일은 다 끝났어?"

"응."

"의사가 뭐래?"

강지혁이 물었다.

"뭐... 별거 아니래. 며칠 더 지켜보고 다시 오라고 하네."

연인 사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신뢰인데 임유진은 지금 그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럼 다행이고. 내일 비즈니스 전시회가 열리는데 누나도 같이 가야 해. 기사님한테는 내가 ‘루이블랑’으로 가라고 얘기해뒀으니까 누나가 좋아하는 드레스를 골라."

"응, 알겠어."

통화를 마친 후 강지혁은 고이준을 싸늘하게 쳐다봤다.

"그 의사가 최면 외에 또 무슨 얘기를 했지?"

"임유진 씨에게 심리상담 의사의 이름과 연락처를 줬습니다."

그러고는 임유진이 받은 것과 똑같은 메모지를 강지혁에게 건넸다. 아마 임유진이 이걸 봤으면 깜짝 놀랄 것이다.

"유진이가 이 의사를 찾아가게 되면 바로 나한테 보고해."

"네, 알겠습니다."

고이준은 강지혁의 가장 측근임에도 그가 왜 임유진의 진료상담을 감시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물론, 가장 큰 의문은 역시 이 메모지를 건네준 의사가 바로 심리상담 센터 의사라는 것이다.

임유진이 왜 심리상담 의사를 보러 갔는지 궁금한 것투성이였지만 고이준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게 바로 그가 강지혁의 곁을 오랫동안 지킬 수 있었던 이유이다.

...

'루이블랑'은 S 시에서 유명한 드레스 숍이다. 하지만 주 고객이 상류층 혹은 연예인이라 일반인은 감히 이곳에서 드레스를 구매할 수 없었다.

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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