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신의 귀환의 모든 챕터: 챕터 901 - 챕터 910

1612 챕터

제901화

“우르르 …”해수면에 물결이 일렁이더니 짐을 가득 실은 화물선 한 척이 천천히 기슭에 이르렀다. 어둠이 짙었지만 배는 불빛 하나 없었다.“왔다!”부두 해안에서 수상한 두 그림자가 슬그머니 바다 위의 화물선을 바라보더니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청해시의 밀수 무리인데 전문적으로 사람들의 밀수를 돕고 암암리에 인신매매했다. 비록 이윤이 어마어마했지만 그만큼 위험했기에 발 뻗고 잘 수가 없을 정도였다. 오늘 받은 의뢰는 블랙호크 국에서 온 한 무리의 거물들을 데리러 가는 것이었다. 그들은 오늘 새벽 항구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구체적인 정보를 알 길이 없었으나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번 작전에서 한 치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조직 전체가 몰락할 지도 모른다.솨솨솨!화물선이 서서히 기슭에 닿자 아홉 개의 음산한 그림자가 줄줄이 드러났고, 그 뒤로는 70여명의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하나같이 모두 건장하고 살벌하며 위협적이었으며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기세가 엿보였다.“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무리의 두 졸개가 서둘러 앞으로 나오더니 아홉 그림자를 향해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실례지만 어느 분이 기 선생이십니까? 저희 형님께서......”“아무 말도 할 필요 없어.”9명의 청홍방 타주 가운데 한 명인 기수원은 두 명의 졸개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흉악한 웃음을 짓더니 손을 번쩍 들었다.쾅!굉음과 함께 두 졸개는 자기가 어떻게 죽었는지도 알지 못한 채 머리통이 날아갔다.“우리가 여기 도착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다.”기수원은 그 둘의 시체를 빤히 쳐다보더니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나서 손을 들더니 입을 열었다.“자! 이제 출발한다. 목표는 손씨 그룹이다.”우르릉!화물선 갑판에 10여 대의 봉고차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기수원과 8명의 타주들은 차례대로 차에 올랐고, 뒤를 따라는 엘리트들도 즉시 손씨 그룹을 향해 갔다.항구를 빠져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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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2화

같은 날 밤, 김웅신은 쉽게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끝났어. 정말 끝장났어.”적막이 흐르는 침실에서 김웅신은 혼이 나간 사람처럼 입술을 덜덜 떨었다. “타주 아홉이 국제선 항공편으로 입국했다가 도착하자마자 세관에 통제돼 반역죄로 총살당하나? 왜 소식 한 통 없고 데려간 사람들도 감감무소식이지? 정말 끝났어......”성공을 눈앞에 두고 실패한 격이다. 심지어 그는 자신이 왜 실패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현실은 이토록 가혹했다.청홍방의 열여덟 타주는 하룻밤 사이에 모두 목숨을 잃었고 손씨 그룹 빌딩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주인님, 몸을 조심하십시오.”김웅신의 곁에는 두 명의 사사가 그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있었다.“주인님, 옛말에 그런 말도 있지 않습니까? 산이 남아있는 한 땔나무 걱정은 없습니다. 비록 막대한 손실이 일어난 건 사실이지만 아직 희망이 남아있습니다. 열다섯 당주가 남아있지 않습니까? 또 봉황국에 카지노 사업도 크게 하셨잖습니까? 용하국에 다시 가지 못한다고 해도 블랙호크국에서도 떵떵거리면서 살 수 있지 않습니까?”‘용하국에 돌아가지 못한다고? 거기는 김씨 가문의 자존심이 걸린 곳이라고!’“내려가 있어. 혼자 있고 싶어.”김웅신은 무심코 손짓하고는 잠옷을 걸치고 터벅터벅 침실에서 나와 뒤뜰의 자갈길을 따라 밀실로 천천히 걸어갔다. 밀실 입구에 막 다다른 순간, 그는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발걸음을 멈추고는 소리쳤다.“누구야?”그는 어둠 속에서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더니 오만한 태도로 말했다.“찾아왔으면 나와! 왜 비겁하게 숨어있어!”팍, 팍, 팍......들릴 듯 말 듯 한 발소리가 고요한 뒤뜰에서 유난히 선명하게 들렸다! 백발이 어깨까지 드리운 한 사내가 철검을 등에 메고 있었고, 마치 캄캄한 밤에 걸어 다니는 유령처럼 천천히 걸어 나와 그의 두 눈을 빤히 응시했다.그 백발의 사내는 바로 냉혈하기 그지없는 안무정이었다. 그는 전에 김웅신의 부하였다. 그래서 김웅신은 방금까지 잔뜩 가지고 있었던 경계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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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정말 웃기지? 아마 그때 진실이 뭔지 알게 됐나 봐?”두 사람의 살벌한 공격과 수비는 한참 동안 계속되었고, 김웅신은 손에 힘을 주더니 안무정의 검 끝을 날려버렸다. 그러고 나서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바보라도 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왜 이제 와서 똑똑한 척을 할까? 진실을 알게 된 게 무슨 도움이 되는데? 그 여자가 다시 살아나기라도 하나? 이 정도 실력으로 그 여자 대신 나한테 복수라도 하고 싶었던 건가?”말이 끝나기 무섭게 김웅신의 동작은 훨씬 더 민첩해졌고, 안무정이 들이대는 칼을 끊임없이 쳐냈다. 방어만 하던 데로부터 이제는 입장이 바뀌어 공격 태세로 들어갔다.그의 말에 안무정은 대꾸조차 하지 않았고 그저 필사적으로 그의 목숨을 거둬들이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버텼다.그런 안무정을 보며 김웅신은 비웃듯이 말했다.“그때 그 여자를 죽게 하고 나서 계속 이용했어. 내 부하가 되고 나서 작전에 보낼 때마다 사람들을 붙였었지. 설마 내가 정말 사람을 붙여준 거로 생각하진 않겠지? 그저 검법을 익히고 무예를 연구하기 위해서 사람을 옆에 붙인 거야. 그리고...... 무방비 상태에서도 너 하나쯤은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앨 수 있어. 넌 내 손바닥 안에 있다고!”이때, 그의 온몸에서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손바닥 표면은 검은빛으로 번뜩거리고 육체는 마치 철로 변한 것 같았으며 피부 표면에는 보호막 같은 것이 나타났다. 전신의 위엄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블랙호크국에서 청록색 옥패를 찾은 그 순간부터 그 속에 숨겨진 신기한 무술을 연구하고 수년 동안 노력 끝에 전신의 경지에 이른 것이다.“이건 전신 경지에 이르른 건가......” 그 순간, 안무정은 짧은 감격 끝에 다시 한번 칼로 그를 공격했다. 동작이 느린 것 같기도 했지만, 폭발력 있는 공격임이 틀림없었고, 목숨을 건 한 수였다.검술도 뛰어났고, 혼을 담아 공격했으며, 단전에서 끌어올린 힘을 담은 데다가 의지까지 담겼으니, 모든 것이 완벽했다. 안무정의 실력 또한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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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안무정은 염라탈명단을 김웅신을 향해 세차게 던진 다음, 공중에 몸을 날려 담벼락을 빠르게 넘었다. “이….”곧이어 안무정이 어둠속에 모습을 감췄고 그제야 김웅신은 쫓던 것을 멈췄다. 하지만 이내 바닥에 떨어진 염라탈명단을 보며 분노의 표효를 질렀다.‘빌어먹을 안무정!’그것은 어떠한 가지도 없는 쇳덩어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젠장! 더럽게 센 주먹이네!”김씨 가문 성으로부터 약 20키로 떨어진 외딴 폐품 수거장, 안무정은 창백하게 지친 얼굴로 벽에 기대어 있었다.그는 김웅신과 싸우게 된다면, 죽이진 못하더라도 크게 밀리진 않을 거라 확신했었다. 하지만 김웅신의 실력은 그가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안무정은 정말 허무할 정도로 졌다.“옥패 가진 사람들만 다 불러들인 이유가 있었군! 이미 손에 넣었던 거야! 정말 음흉하기 짝이 없는 놈이구나!”좀 전의 상황을 떠올린 안무정은 충격에, 속에서 핏덩이가 울컥하고 솟구쳤다. 그는 아주 오래전부터 불길함을 느끼고 김웅신을 감시해 왔으나, 그 어디에도 이러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안무정은 다시 한번 김웅신의 계략에 감탄하는 동시에 두려움이 몰아쳤다. 그는 조심스레 옷을 벗었다. 단 일격만으로 그의 오른손은 물론 갈비뼈까지 부러졌다. 안무정은 지금 숨 쉬는 것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모두가 옥패에 담긴 무학을 탐내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옥패의 위력은 대단했다!“나로서는 더 이상 김웅신을 상대할 수 없겠어.”그는 잠시 안정을 취한 뒤, 옷을 다시 걸치고 어둠 속으로 힘겹게 걸어갔다. 지금 안무정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은 단 한 명, 은인이자 감히 세계 최고 고수라 칭해도 아깝지 않을 염구준 뿐이었다! 그의 시선이 용하국 방향으로 향했다. 아무리 김웅신이 옥패를 가졌더라도 염구준의 상대는 되지 않으리! 그는 안무정이 걸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한편, 청해시 향산 로열 저택.“청홍방을 만만하게 보시면 안 돼요!”염구준의 요청에 원종은 손태석 부부와 염희주를 보호하기 위해 4대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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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지금 염 방주께서 무력으로 세계 최고의 자리를 얻었다고는 하지만, 용하국에서 모습을 들어내지 않은 채 활동하는 은둔 고수들의 실력을 얕봐서는 안 돼요! 그들이야말로 이 용하국의 진정한 용들이라고 볼 수 있어요! 김웅신이 구했다는 그 인물도 마찬가지로, 최소 염 방주와 비등한 반보천인의 실력을 갖추고 있을 거라 봐도 무방해요!” 그 말을 들은 염구준은 흥미가 돋았다.“원 선배는 청홍방 방주 자리가 원래는 그 인물한테 주어졌어야 마땅했다고 보는 거죠?”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그가 다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이번에 제가 청홍방의 열여덟 타주들을 모두 처리했으니, 이제 청홍방도 옛날만큼 전력을 갖추지 못했을 거예요. 잘하면 그 인물이 직접 나설 수도 있겠네요?”원종도 이 부분이 가장 두려웠다. 그가 신중한 표정으로 염구준을 바라보며 말했다.“만일 사태를 대비해, 염 방주 식솔들은 가능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원종은 뒷말을 잇지 않았으나, 염구준은 충분히 그 뜻을 알아들었다. 반보천인의 실력을 가진 인물이 만에 하나 무작위로 사람을 도륙하고 다닌다면, 그 결과는 정말 상상하기조차 싫을 정도로 끔찍하리라.“그 인물이 실존한다면, 한 번쯤 만나보고 싶긴 하네요.”염구준이 미소를 지은 채, 창문을 통해 보이는 염희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런 다음, 결심한 듯, 눈빛을 빛내며 호탕하게 말했다.“원 선배님의 말대로, 저 세계 최강이예요. 용하국에 그림자가 드리웠는데, 제가 어떻게 가만히 있겠어요? 상대가 누구든, 싸우고자 한다면 전 물러날 생각 없어요. 김웅신이 누구를 등에 업고 오던 모조리 쓰러뜨릴 자신 있어요!”역시 최고의 전사다운 태도였다. 염구준은 진심으로 청홍방 뒤에 있는 그 인물을 두려워하고 있지 않았다.“이렇게 나올 줄 알았어요.”원종은 천천히 자리에 일어나 수심이 짙은 눈빛으로 블랙호크국 쪽으로 바라봤다. 이쯤이면 전국에 열여덟 타주들이 죽었다는 소식이 퍼졌을 것이다. 만약 그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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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6화

그의 모습이 사라진 후….“염구준!”김웅신은 창가에 서서 남자가 떠나간 방향을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동안 쌓였던 모든 울분이 한 번에 씻겨져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그는 남자의 실력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라면 반드시 염구준을 죽일 수 있으리라!다음날, 용하국 동북 밀림의 외딴 절벽 가장자리.“나와라.”검은 가면 남자가 회색 망토를 두른 채, 절벽 위에서 가볍게 손짓했다.“청홍방의 일여덟 타주들이 죽고 내 은인의 아들이 폐인이 되었다. 원수와 같은 하늘아래에 살 수는 없는 법, 너희들은 나와 함께 청해로 가 염구준의 목을 벤다!”스스슥….그러자 절벽에서부터 스무 명 가까이 되는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튀어나왔다. 모두 일년 내내 햇빛을 보지 못했는지 피부가 창백하고 해골을 연상시키는 깡마른 몸을 가지고 있었다.“어르신.”그 중 한 명이 가면 남자를 향해 살짝 몸을 숙이며 말했다.“저희는 은둔한지 오래 되어 속세에 개입하기 어렵습니다. 꼭 개입해야 한다면 가능한 조용히 움직이는 것이 가문의 규율입니다.”그 말에 가면 남자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나한테 감히 규율 따위를 운운해? 지금 당장 내 명을 받들어라! 즉시 국내 항공편을 타고 청해로 가, 염구준을 척살하라!”순식간에 그의 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검은 옷 남자들은 잠시 망설였지만, 그 기운에 못 일제히 한쪽 무릎을 끓으며 답했다.“예!”반면, 아직 상황을 알아차리지 못한 염구준은 향산 로열 저택 침실에서 수련을 하고 있었다. 그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 에메랄드 빛 옥패 세 개를 손바닥에 올린 채 숨을 들이켜고 내쉬고 반복했다. 그와 동시에 그의 단전에선 천둥 같은 소리가 울려 퍼지며 온 침실을 가득 채웠다.얼마나 지났을까, 굳게 감겨 있던 두 눈이 서서히 떠지며 신비한 광채가 스치고 지나갔다. 반보천인의 경지에 한 걸음 더 다가간 반응이었다.염구준의 경지는 이미 보통 사람의 범주를 훨씬 뛰어넘는, 그야말로 사람 모양을 한 핵폭탄급 수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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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염구준은 자리에서 우뚝 선 채,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향해 담담히 미소를 지었다.“날 만나고 싶다면 직접 오라고 해. 너희 둘만으로 날 끌고 갈 능력은 되는 것 같지 않으니까!”아주 매를 버는 애송이구나!두 남자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순식간에 몸을 날려 염구준의 양팔을 잡아챘다. 이들의 손가락 표면엔 미세한 빛이 감싸고 있었는데, 최소 왕자의 경지엔 다다른 고수로 보였다.“약해 빠졌군.”염구준은 표정도 바꾸지 않고 팔을 비틀어 두 남자를 공중으로 들어올렸다.용하국 고대 무학, 금룡수!강인함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공존하는 기운이 굵은 밧줄처럼 두 남자를 몸을 속박해 바바닥에 내리 찍었다. “이정도면 너희 어르신에 대한 선물로 충분하겠지?”염구준은 가볍게 박수를 치며 장난스럽게 웃었다.“이제 말해봐. 너희 그 어르신은 지금 어디에 있지?”밤은 아직 길었다. 향산 로열 저택으로부터 약 5키로정도 떨어진 해안 북쪽 외딴 지역, 검은 가면 남자는 뒷짐진 채 산 꼭대기에 우뚝 서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풍화된 조각상처럼 조금의 인기척은 물론 생명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시간이 꽤 지났는데, 다섯째랑 여섯째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느냐?”칠흙 같은 어둠속을 뚫어져라 보던 남자가 고개를 돌려 언덕 기슭에 있는 검은 인영들을 행해 말했다.“지금쯤이면 도착할 때가….”대답하던 검은 인영의 목소리가 뚝하고 끊겼다. 그의 눈에 일렁이는 그림자 세 개가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어둠속에서 한 젊은 남자가 양손에 검은 옷을 입은 두 인영을 매단 채 다가오고 있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어둠속에 있는데도 눈빛이 야명주처럼 번쩍이고 있었다. “저것은 반보천인의 경지에 다다른 이들만 갖는다는….”그 순간 검은 가면의 얼굴빛이 변했다.“염구준이로군!”남자가 자신을 알아보자, 염구준은 미소를 지으며 양손에 들고 있던 두 남자를 옆으로 내던졌다.“그쪽이 바로 청홍방의 진짜 방주이자, 김웅신에게 목숨을 빚졌다는 그 자인가보네? 은둔 가문 출신이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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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남자의 골격이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내며 변화하기 시작했다. 원래 180센를 웃돌던 키가 이제는 190센치를 넘었고, 양손의 뼈마디가 굵어진 것은 물론 피부조차 백골처럼 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은둔 가문 중 하나, 은씨 가문의 비법 음골맥!“전신의 경지에서 반보천인의 경지로 가려면 천지의 영기를 흡수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 줄 알아야 하지.”염구준은 인간이라고 볼 수 없는 외형으로 변한 가면 남자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천지와 서로 융합하며 오르는 것이 천인의 경지인데, 은씨 가문에선 편법을 썼구나! 아무리 대단해도 자연의 법칙을 어기는 것은 결국 외도! 어디 한번 내 기세를 받아봐!”거기까지 말한 염구준은 온 몸에서 맹렬한 기운을 내뿜기 시작했다.천인위압!염풍도에서 흡수했던 천지의 영기가 염구준 아랫배에서 굉음을 내며 놀라운 기세로 주변 100미터까지 퍼졌다.만약 보통 사람이 현장에 있었다면 아무것도 못 느꼈겠지만, 가면 남자는 마치 등 뒤로 거대한 산이 짓누르는 것 같은 위압감을 느꼈다. 동시에 주변 공기가 마치 거대한 진흙덩어리가 된 것처럼, 온 몸을 집어삼키는 듯한 압박에 숨조차 쉬기 어려웠다. “너, 너 도대체 정체가 뭐야?”남자는 평정심을 읽은 채, 사색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의 몸도 점차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남자는 충격적인 상황에 제대로 정신조차 차릴 수 없었다. “현대 사회에서 이 정도로 영기를 다루다니, 이건 말도 안 되… 어떻게 이런 일이….”남자가 넋을 잃은 채 중얼거렸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번뜩하고 뭔가 생각났는지 염구준을 향해 삿대질하며 외쳤다.“설마 너 고씨 가문의 후손인 거야? 너, 너 고씨 가문의 옥패를 찾았구나!”고씨 가문은 염구준 모친의 가문이자 용하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신비한 가문이었다.“고씨 가문을 알아?”염구준이 눈을 가늘게 뜨며 가면 남자를 뚫어져라 쳐다봤다.“고씨 가문에 대해 아는 거 다 말해! 당장!”염구준의 반응을 본 가면 남자는 자신의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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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9화

가면 남자는 확실한 실력 차이를 실감했다!진정한 반보천인 앞에선 그의 경지는 뿌리 없는 나무처럼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고 해도 강호는 강호, 무력이 가장 강한 자는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염구준을 마주한 가면 남자의 유일한 선택은 타협이었다!“염구준 선생님!”한참 고민하던 남자는 결심한 듯, 거만한 태도를 버리고 두 손을 맞잡은 채 몸을 숙였다.“청홍방은 부디 제 손으로 직접 마무리할 수 있도록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여기까지 말한 남자가 고개를 더 깊숙이 숙이며 간절히 부탁했다.“돌아가면 즉시 청홍방을 수습하고 김웅신을 따르지 않도록 지시해 놓겠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염구준 선생님의 앞길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김웅신은 제 목숨의 은인이긴 하지만, 이미 여려 차례 도움을 줬으니, 빚은 다 갚은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에 다시 가문으로 돌아간다면, 다시는 현세에 발을 들이지 않을 것임을 제 목숨을 걸고 약속합니다.”치고 빠질 데를 잘 아는 이가 현명한 사람이라고, 남자는 이 상황에 절대로 건드리지 말아야 할 강자가 누구인지 너무나도 잘 알았다.“그럼 돌아가 김웅신에게 전해.”염구준은 처음부터 가면 남자를 제거해버릴 생각으로 이곳에 온 것이 아니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가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내가 반드시 직접 따러 갈 테니, 목 깨끗이 닦고 기다리고 있으라고.”반보천인을 건드렸으니, 김웅신 이번에는 못 빠져나가겠구나… 남자는 안타까웠으나, 어쩔 수 없었다. 그는 염구준을 향해 고개를 숙여 보인 뒤, 자신들의 수하들을 이끌고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청홍방은 이제 사라진 거나 마찬가지니, 김웅신의 손에 남은 건 삼죽문 밖에 없겠군.”염구준은 자리에 꼿꼿이 선 채, 멀리 보이는 블랙호크국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어느새 그의 입가엔 장난스러운 미소가 맺혀 있었다.가면 남자가 청홍방을 수습하고 김웅신의 팔달리를 모두 잘라버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또 한바탕 소란스러워질 것 같았다.사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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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앨리스는 머리가 아팠다. 염구준을 배려한답시고 스스로 너무 낮추는 것도 이상했고, 그렇다고 너무 자신만만하게 굴 수도 없었다.진퇴양난!“아무래도 이렇게 하는 수밖에 없겠어….”한참 고민에 빠져 있던 앨리스가 여 비서를 보며 결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일단 우리와 손영그룹의 갈등은 전적으로 김씨 가문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이며, 엘 가문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공표해! 그리고 내 이름으로 글로벌 화장품 시장 개발에 함께할 의사가 있다고 손영그룹에 전달하도록! 물론 조건은 최대한 그쪽에 맞춰주겠다고 알리고!”앨리스의 진지한 태도에 여 비서도 덩달아 비장해졌다. 그녀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앨리스의 지시사항들을 다시 체크한 뒤, 대답했다.“바로 처리하도록 할게요!”그날 오후 세시, 오샤나지 그룹의 공개 성명은 아주 빠르게 퍼져 나갔다.동시에 용하국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세계적인 그룹 오샤나지가 이런 성명을 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주도한 사람이 오너 일가의 가장 큰 권력자 앨리스였다는 것이 퍼지면서 더 큰 파장을 일으켰다.오샤나지 그룹은 이미 유럽 의료미용 업계에서 상당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었다. 그런 그룹의 도움을 받는다면 손영그룹의 해외 진출은 성공을 따 놓은 거나 마찬가지였다.손영그룹은 확실히 근 일년간 굉장히 많은 발전을 이루어 내긴 했지만, 오샤나지 그룹과는 체급이 비교할 바가 못 됐다. 꿀릴 것이 하나 없어 보이는 오샤나지 그룹의 장녀가 갑자기 손영그룹과 협력을 추진하다니, 대중이 놀라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앨리스, 똑똑하네.”손영그룹 본사, 가장 꼭대기 층에 있는 대표 사무실 안, 염구준은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경제 채널에 반영되고 있는 오샤나지 그룹의 공개 성명을 바라보고 있었다.“먼저 손을 내밀었으니, 내칠 이유 없지. 안 그래도 해외 점유율이 높은 오샤나지 그룹의 플랫폼을 이용한다면, 우리 제품도 더 빨리 해외 시장에 자리 잡을 수 있겠어. 그렇게 되면 그룹 발전도 더 빨라질 테고.”앨리스는 외모뿐만 아니라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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