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마 마을은, 우두머리의 이름이 광마라 불리는 자였기에 그렇게 불리게 된 것이었다. 그는 토착민으로, 잔인하고 폭력적이며 살인을 즐기는 자였지만 실력이 강한 탓에 권세 있는 사람에게 기대어 덕을 보는 게 낫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르기를 원했다.마을은 산을 따라 지어졌으며, 사방이 깎아지른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오직 한쪽만 정글로 통하는 구조라 방어하기 쉬운 곳이었는데, 규모로 보아도 적어도 2만 명은 되는 듯했다.“홍분 마을의 붉은 장미가 광마 님을 뵙고싶습니다.”세 사람은 광마 마을 입구에 도착했지만, 바로 정면으로 공격하지는 않았다. 주작의 구체적인 상황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무모하게 나설 생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간 괜히 상황만 악화시킬 것이 뻔했다.잠시 후, 광마 마을 안에서 대답이 들려왔고, 거대한 문이 천천히 열렸다.“붉은 장미 님, 주인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대답을 들은 붉은 장미는 앞장서서 다른 두 사람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공기에 피냄새가 진하게 섞여있군.’마을 안으로 들어선 뒤 주위를 둘러보던 염구준은 이곳이 마치 아수라 지옥과 같다고 생각했다.곳곳에 시체가 널브러져 있고, 파리떼가 윙윙거리며 날아다녔으며,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잔혹하게 싸움을 벌이고 있었으니까 말이다.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곳은 ‘혼돈’ 그 자체였다.“아무도 이걸 통제하지 않는 건가요?”염구준은 의아해하며 물었다.이토록 무질서한 곳은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발전할 가망이 없기 때문이었다.이곳의 통치자가 이런 상태를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 그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물론 있죠. 다만 광마 마을은 외부 구역과 내부 구역으로 나뉘어 있답니다. 외부 구역에서는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지만, 내부 구역에서는 오직 광마만이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어요.”붉은 장미는 차분히 설명하며 염구준의 의문을 풀어주었다.세 사람이 걸음을 옮긴지 얼마 안 됐을 무렵, 그들은 또다시 길이 막혔다.“오, 신참들인가? 여기 들어오려면 한 사람마다
최신 업데이트 : 2025-01-01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