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도명욱과 한참이나 싸우면서 새로운 초식을 시도했더니 에너지 소모가 장난이 아니었다.“하하하.”가족들이 폭소를 터트리며 그를 쳐다봤다.조금 남은 어색함도 모두 사라졌다.집안일을 해결했으니 염구준도 한동안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번거롭게 음식 만들지 마세요. 오랜만에 가족이 모였는데 이따가 희주 오면 외식하러 가요.”염구준이 제안했다.지금은 떠들썩한 장소에서 얘기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래, 네 말대로 하자.”세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그 순간, 염구준은 집안에서 자신의 지위가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알았어요. 그럼 먼저 차에서 기다리세요. 저는 잠깐 할 일이 있어서, 끝나면 나갈게요.”염구준은 말하지 않았지만 가족들은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있었다.삼선의 석상이 계속 집에 있고 향불이 켜져 있었다.쾅!진숙영은 단걸음에 다가가 두 손으로 신단 위의 물건을 와르륵 쓸어버렸다.석상, 공물, 향초가 전부 바닥에 떨어졌다.이런 행동으로 완전히 삼선 클럽에서 벗어났다는 결심을 보여주었다.앞으로 다시는 삼선과 엮이지 않을 것이다.“장모님, 먼저 나가세요. 제가 청소할게요.”염구준은 진숙영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손가을에게 눈짓을 했다.이젠 삼선 클럽을 믿지 않지만 전에 어리석은 짓을 한 것을 생각할 때마다 자책할 것이다.이런 상처는 짧은 시간에 치유할 수 없으니 천천히 일깨워야 했다.염구준은 빠르게 청소를 마치고 가족들과 함께 고급 레스토랑에 갔다.오늘 그들에게 아주 중요한 날이다.“고객님, 지금 식사 시간이라 번호표를 뽑고 대기해야 합니다.”레스토랑 카운터에서 직원이 예의 바르게 말하며 번호표를 건넸다.“얼마나 기다려야 하죠?”염구준도 예의를 갖춰 물었다.오는 말이 고우면 가는 말도 고운 법.“15분 정도요. 정말 죄송해요.”직원은 고개까지 숙이며 대답했다.“감사합니다.”염구준은 가족들을 데리고 한쪽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갑작스러운 외식에 미리 예약을 하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했
Last Updated : 2024-12-1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