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의 모든 챕터: 챕터 271 - 챕터 280

661 챕터

제271화 그녀만을 보호

“자, 맹세할게요, 내가 나가서 발설하면 여자 앞에서 서지 못할 거예요. 그럼 됐죠?”남진혁이 강윤아의 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평소 같으면 진혁의 말이 우습다고 생각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선 전혀 웃을 수 없어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진지하게 말했다“고마워요.”열심히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강윤아의 모습을 보며 진혁은 오히려 쑥스러워했다.‘정말 바보 같은 아가씨야…… 재민이는 다 알고 있는데, 내가 숨겨줄 필요가 어디 있다고?’강윤아는 마침내 마음이 놓였지만, 방금 한 맹세를 생각하니 진혁이 더없이 슬프게 느껴졌다.‘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런 일에 걸려든 걸까? 그는 도대체 누구를 건드린 걸까?’검사를 마친 후, 진혁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윤아의 상황은 생각만큼 심각하지 않았다. 재민이가 너무 급하게 전화를 걸어와 그는 정말 무슨 심각한 일이 생긴 줄 알았는데 윤아에게 작은 문제만 생겼을 뿐이었다.윤아는 지금 많이 좋아졌지만 몸이 아직 허약해서 계속 병상에 누워 있었다.진혁이 들어오는 것을 본 윤아는 고개를 살짝 돌리며 물었다.“의사 선생님, 저…… 배 속의 아이는 별일 없죠?”“걱정하지 마세요, 이번에는 아이와 아무 상관이 없어요. 최근 기분이 좋지 않은 데다 적게 먹어서 위장에 문제가 생겼어요.”진혁은 손에 든 검사 결과를 보며 윤아에게 말했다.윤아는 어리둥절했다. 요즘 기분 때문에 밥을 못 먹는 게 사실이긴 한데 그래도…… 이런 소동을 벌이다니.진작 알았으면 못 먹더라도 억지로라도 먹을 걸 그랬다. 아무래도 몸이 더 중요하니 말이다.게다가 지금 배 속에 아이를 품고 있는데, 건강이 무너지면 아이는 어떻게 할 것인가?“네, 의사 선생님 감사합니다.”윤아는 남혁을 보며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우연히 병원에 왔는데 마침 진혁이 당직 의사였다. 진혁은 의술이 뛰어난 의사이니 그녀는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진혁이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재민 씨에게 말하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방금 그가 그런 맹세를 했으니, 아마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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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성대한 결혼식

그 말에 엄광희의 얼굴에 망설임이 스쳤다.그는 강윤아에 대해 확실히 마음이 놓이지 않지만, 최근에 회사 일이 많아져서, 매일 이렇게 찾아오는 것은 확실히 좀 곤란했다.“하지만 윤아 누나…….”광희는 머리를 긁적이며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윤아는 최근 광희가 바빠진 것을 알고 계속 설득했다.“요즘 바쁜데 오라고 하는 게 너무 미안해서 그래.”“알았어요. 그럼 요즘 덜 들를 테니, 혹시 무슨 일 있으면 꼭 전화 줘요.”광희는 윤아를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자신이 걱정할까 봐 윤아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을까 두려웠다.윤아는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요, 간병인을 알아보라고 했으니 편하게 병원에 있으면 돼요.”남진혁이 윤아에게 밥을 가져다주었다.“병원 음식을 잘 먹지 못할까 봐 밖에서 사 왔어요.”“고마워요.”윤아는 진혁이 가져온 밥을 받아들고 말했다.자신이 병원에 입원한 후부터 진혁은 자신을 극진히 보살펴 주었다. 의사인 그는 너무 바빠 자신을 돌봐줄 사람도 찾아주었다.윤아는 마음속으로 진혁에게 감격했다. 비록 그 이유가 권재민의 체면을 봐서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괜찮아요,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윤아 씨 자신과 배 속의 아이를 잘 돌보는 것이에요.”진혁은 웃으며 친구의 일이면 자기 일이라 생각했다.“그래요, 알았어요.”윤아는 손을 뻗어 아랫배를 만졌다.이 아이는 이렇게 많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자신과 함께할 수 있으니, 당연히 잘 보살펴야 한다.재민의 부탁으로 강윤아는 병원에서 남진혁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았고, 남진혁을 좋아하는 병원의 많은 여성 간호사들은 모두 질투심이 불타올랐다.나중에는 진혁도 병원 안의 유언비어를 들었고, 호되게 꾸짖은 후야 그 유언비어가 점차 사라졌다.진혁이 하는 모든 일을 윤아는 눈여겨보며 마음속으로 감동했다.그녀는 불행한 일도 많이 겪었지만 선의로 다가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진혁이 다시 와서 윤아에게 정기 검진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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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왜 날 잡아

그러나 그 여자들에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해도, 그녀들은 송해나 만큼이 자랑스러운 가문이 없었고, 그녀만큼 운이 좋지도 않았으며 경성 최고의 남자의 아내가 될 자격이 없었다.그러니 이젠 몇 번 더 쳐다볼 수밖에 없다. 어쨌든 권씨 가문의 결혼식장에 초대받는 것도 영광스러운 일이었다.이때 분장실에서 해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었다.만약 그녀가 온화하고 조용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된다면, 그녀는 지금쯤 뛰쳐나와 몇 바퀴를 돌며 모든 사람에게 자신이 오늘 권재민의 아내가 될 수 있다고 말했을 것이다.권은우와 권지윤도 모두 분장실에 있었다.“우리 해나 좀 봐, 예쁘기도 하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신부일 거야.”지윤은 해나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며 칭찬했다.해나는 고개를 숙이고 간드러지게 웃었다.은우도 칭찬에 가담했다.“송씨댁 아가씨인데 경성에 군침을 흘리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어요.”해나는 칭찬을 받고 속으로 기뻐했다. 남자에게 이런 칭찬을 받으면 여자의 허영심이 고개를 쳐드는 건 당연한 일이다.지윤은 갑자기 윤아를 떠올리며 시큰둥한 미소를 지었다.“이것 봐, 이 결혼식은 결국 너한테 왔잖아. 윤아 그 여자는 끝내 출세하지 못할 거야.”자신이 한 여자를 물리치는 데 성공하자 해나는 득의양양한 얼굴로 누구도 자신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이어 은우에게 분부했다.“오늘 좀 더 지켜보자. 중요한 순간에 결혼식을 망치지 말아야 할 텐데, 나는 성공의 마지막 단계에 와있어.”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지, 내가 도와줄게.”그는 지금 송해나와 같은 배에 타고 있으니, 당연히 도와줘야 했다.해나는 눈썹을 치켜들며 득의양양했고, 오늘만 지나면 자신은 재민의 여인이며, 경성 사람들이 다 아는 권재민 부인이 되리라 생각했다.많은 여자가 부러움의 눈길을 보내올수록 그녀는 더 득의양양했다.재민은 지금 성당 앞에서 하객을 맞이하고 있다. 스미스 일가도 초대 대상 명단에 있었다.스미스는 현장에 도착해 재민이 이번에 준비한 결혼식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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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바뀐 신부

곧 차가 한 곳에 도착했고, 강윤아도 경호원 두 명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윤아는 이제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진정해야 한다. 정말 무섭지만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다.윤아의 머릿속에는 납치 장면이 수없이 떠올랐고, 영화에서처럼 죽임을 당하지 않을까 의심했다.이런 일을 윤아는 이미 몇 번이나 겪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생각해 보면 마음이 슬프고 괴로웠다.그러나 그녀를 맞이한 것은 사나운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녀는 어디론가 들어간 것 같았고, 곧이어 여자 몇 명의 목소리가 들렸다.“두 사람 이 여자를 데리고 들어가.”한 여자가 명령조로 말했다.곧이어 두 여자가 다가오더니 양옆에서 그녀를 끌고 갔다.커튼을 지나치자 두 여자가 손을 뻗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윤아는 황급히 소리쳤다.“뭐 하는 거야? 당신들이 이러면 고소할 수 있어.”두 여자는 말을 하지 않고 계속 윤아의 옷을 벗겼다.윤아는 그녀들에게 반항하며 필사적으로 발버둥쳤다.그중 한 여자가 윤아의 팔을 잡으며 입을 열었다.“절대 함부로 움직이면 안 돼요. 배 속의 아이를 생각해야죠.”“그래요, 걱정하지 말아요. 옷을 갈아입히려는 거예요.”다른 여자도 입을 열었는데, 말투는 윤아가 생각하는 그런 나쁜 사람 같지 않았다.결국 윤아는 정말 두 사람이 자신에게 아무런 악의가 없다고 느꼈다. 자신을 조심스럽게 대하는 걸 느끼며 당황했던 감정이 점차 진정되었다.윤아는 그 두 여자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옷을 갈아입을 때가 윤아는 그 옷이 아주 육중하다고만 생각했다.옷을 다 입은 후, 두 여자는 다시 윤아의 머리 위에서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거의 10분 정도 더 지났고, 윤아의 모든 것이 마침내 다 정리되었다.윤아는 속으로 이게 도대체 무슨 스타일링을 하려는 건지, 자신이 왜 영문도 모른 채 끌려와서 스타일링을 했는지 의아해했다.윤아는 자신의 머리에 뭔가 씌워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됐어요.”두 여자가 손뼉을 쳤다.“왜 나를 이렇게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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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그럴게요

예식장 안에서 결혼식 사회자가 앞에 서서 조용히 신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많은 사람이 숨을 죽이고 정신을 가다듬는 가운데, 문이 열리고 밖에서 한 줄기 아름다운 그림자가 들어왔다. 얼굴은 하얀 베일로 가려져 있어서 그녀의 얼굴을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몸에 딱 맞는 웨딩드레스는 선녀가 내려온 듯한 느낌을 주어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와, 신부가 참 예쁘구나!”“그러니까, 이건 정말 어울리는 한 쌍이야!”많은 하객이 수군거리기 시작하더니 함께 손뼉을 쳤고 갑자기 위에서 꽃잎이 흩날렸다.귓가에 들려오는 이런 소리를 들으며 강윤아는 매우 뜻밖이라 생각했다. 그녀는 결국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옆에 늘어져 있던 손을 살며시 움켜쥔 윤아는 걷잡을 수 없는 긴장감이 밀려왔다. 마음속으로는 무의식적으로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를 쳐들었다. 윤아의 옆을 걷던 사람은 이내 그녀의 이상한 표정을 알아차리고 귓가에 속삭였다.“아이를 생각한다면 앞으로 계속 걸어 나가는 게 좋을 거예요.”윤아는 자신이 협박당하는 것이라 알고 있었지만 지금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뱃속의 그 아이였기 때문에 잠시 망설이다가 발걸음을 들어 앞으로 나아갔다.멈칫하는 사이 현장에 또 무슨 일이 생기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잠시 쉬었다가 다시 걸어가는 모습에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그들은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나리라 생각하지도 못했다. 윤아는 한 걸음 한 걸음 옮겼다. 은은한 결혼식 멜로디가 귀에 들려왔지만 그녀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객석 맨 앞줄에 권씨 가문과 송씨 가문은 신부가 언제 바뀌었는지도 모른 채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권재아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 그림자를 바라보며 점점 더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 싫어졌다.‘정말 이렇게 송해나와 재민이 결혼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한단 말인가?’그렇게 거부하던 재민이 왜 해나가 저지른 악행을 알고도 이번 결혼식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녀는 정말 이해가 안 갔다.앞으로 해나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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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가장 아름다운 신부

강윤아의 맹세를 들었을 때 권재민은 빙긋 웃었다. 그는 윤아가 승낙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렇게 많은 고난과 어려움을 함께 겪고, 이제야 결실을 볼 수 있게 되었는데 재민이 어떻게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있겠는가.무대 아래의 하객들은 무대 위의 한 쌍의 커플을 보면서 매우 뿌듯하고 기뻤다.하지만 그 속엔 권은우가 포함되지 않았다.그녀는 두 눈을 부릅뜨고 윤아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윤아가 그럴 거라는 말을 꺼냈을 때 은우는 더욱 이상하다고 느꼈다.그녀는 해나와 만난 적이 있다. 비록 두 사람이 그다지 교집합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해나의 목소리 정도는 그녀가 알아들을 수 있다.방금 그 사람의 목소리는 해나와 매우 비슷했지만, 그녀는 그것이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은우는 원래 그들을 폭로하려고 했지만, 충분한 확신이 없었기에 감히 경거망동하지 못했다.“그럼 이제 신랑 신부가 반지를 교환해 주세요.”여러 사람이 각자 자기 생각에 잠겨 있을 때쯤, 사회자의 목소리가 때맞춰 울려 퍼졌다.사회자의 목소리를 들은 윤아는 몸이 걷잡을 수 없이 가볍게 떨렸다. 곧 그녀는 재민의 여자가 될 수 있다. 그녀의 아기는 마침내 온전한 가정을 꾸릴 수 있게 되었다.그런데 윤아는 왠지 모르게 마음속 한구석에서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윤아의 이상함을 느낀 재민은 손을 내밀어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반지를 꺼냈다.원래 재민과 해나의 반지는 화이트 큐빅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파우더 큐빅으로 바뀌어 있었다.내막을 모르는 무대 아래 하객들은 파우더 다이아몬드를 보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부러움과 질투만 난발했다.윤아는 앞에 내민 커다란 두 손을 보고 있자니 순간 두 눈이 촉촉해졌다. 이런 느낌은 너무 비현실적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재민의 신부가 된 게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그녀는 떨면서 자신의 손을 내밀었고, 문득 반지를 자신의 손가락을 끼우는 순간이 기다려졌다.재민은 앞에 내민 희고 가는 손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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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도대체 누구와 결혼할 거야

결혼식장은 이미 혼란스러웠고, 결혼식은 이제는 진행할 수 없었다. 멀쩡한 결혼식이 이렇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며 하객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이 결혼식은 분명히 이제는 진행할 수 없다. 어쨌든 두 가족의 체면이 걸린 일이니 집사가 황급히 나서서 경호원들을 동원해 하객들을 모두 내보내고, 오늘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을 남겨뒀다.결국 결혼식장에는 두 가족만 남게 됐고, 강윤아는 당황해 어쩔 줄 몰랐지만, 지금은 절대 떠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권재민과 함께 이 일을 해결해야 했다. 그리고 재민은 지금 그녀의 옆에 있다.재민은 존재만으로도 가장 안정감 있는 의지였기에 잠시 허둥지둥하던 그녀는 재민의 존재를 느끼고 다시 냉정함을 되찾았다.커다란 성당에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로 가득 찼지만, 지금은 두 가족 만남아 있어 좀 쓸쓸한 느낌이 들었다.송씨 가문의 사람들은 재민이 오늘 이런 짓을 해서 그들의 체면을 구기고 모든 하객에게 비웃음을 당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래서 이 순간 모두가 어두운 얼굴로 주범인 재민을 비켜 보고 있다.하지만 재민은 하나도 겁먹지 않고 덤덤하게 그들을 쳐다보았는데 그 모습은 그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해서 송씨 가문을 더욱 화나게 했다.“오늘 우리 송씨 가문에 제대로 된 이유를 얘기해야 할 겁니다!”송씨 집안의 가주가 진노하여 말했다. 그는 지금 자신의 딸을 재민과 결혼시키기로 한 것을 정말 후회하고 있다. 그는 그들을 안중에 두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재민은 웃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두운 눈빛으로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송씨 가문의 가주는 송해나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황급히 물었다.“해나는 지금 어디 있어?”그는 이 말은 재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민만 해나가 이 결혼식에 나타나지 않기를 원하고 있으니 말이다.재민이 입을 열기도 전에 부하들이 한발 앞서 대답했다.“아가씨는 지금 분장실에서 자고 있어요.”이 말을 들은 송씨 집안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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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함정에 뛰어들다

송씨 집안 사람들은 식장을 떠난 뒤에도 이 일 때문에 화가 잔뜩 나 있었다. 멀쩡한 결혼식이 이지경이 되어버렸는데 화가 안 날 리가 만무했다. 분명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는데, 조금만 더 버텼더라면 송해나가 권씨 집안 안주인이 되었을 텐데, 이렇게 한순간에 사람이 뒤바뀐다고? 하지만 식장 밖에 있는 권재민은 보기 드물게 부드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특히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인을 어깨에 들러 멘 원인이 가장 컸다. 그때 강윤아가 밭은 숨을 몰아쉬며 재민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저 먼저 내려 줘요.” 그 말에 재민은 고분고분 하윤을 바닥에 내려주었다. 아마 윤아의 뱃속에 있는 아기가 불편할까 봐 그랬을 거다. “우리 이렇게 가도 돼요? 재민 씨 가족은 어쩌고…… 송씨 집안 사람들은 또 어떡해요…….” 사실 윤아는 이 일로 인해 재민에게 안 좋은 영향이 미칠까 봐 그게 제일 걱정되었다. 하지만 재민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머리를 돌렸다. “오늘 많이 놀랐죠?” 윤아는 가타부타 말하지 않고 입을 오므렸다. ‘그걸 말이라고 하나? 내가 이곳에 있다는 걸 인지하는 순간 얼마나 놀랐다고. 그런데…… 재민 씨는 대체 언제부터 이 일을 설계하기 시작했지?’ 재민은 멀지 않은 곳에 세워진 검은색 자가용을 힐끗 확인하더니 갑자기 피식 웃으며 위험한 분위기를 내뿜었다. “우선 차에 타요. 이 일은 제가 천천히 설명해 줄게요.” 윤아는 재민을 보며 침묵했다. ‘왜 갑자기 함정에 뛰어든 기분이지?’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기도 잠시, 차는 웬 고급호텔 앞에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재민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윤아의 표정은 무시한 채 자기의 신부를 번쩍 들어 안고는 곧장 호텔 방으로 향했다. 그 사이 윤아는 재민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채 고개도 들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게, 궁금한 듯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져 심히 당황했기 때문이다. 방문이 열리자마자 윤아는 큰 숨을 들이쉬며 다급히 재민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하지만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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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다시는 떠나지 않을게요

말이 끝나자마자 강윤아는 죄를 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숙이고 자리를 보호하는 새끼 동물처럼 굴었다. 그 모습에 권재민은 마음이 약해졌지만 할 말은 해야 했기에 말을 계속이었다. 어찌 됐든 다시는 그렇게 놀라운 상황에 직면하고 싶지 않으니까. “윤아 씨가 저를 피해 다닐 줄은 진짜 몰랐어요. 제가 그때 윤아 씨를 찾지 못할까 봐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기나 해요?” 잘못한 걸 알았는지 윤아는 입을 꾹 닫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때 재민이 피식 웃었다. “윤아 씨를 찾은 뒤에도 저 계속 화가 났어요. 저를 믿지 못하고 떠나겠다는 마음을 품었다니. 그래서 어디 있는지 알았는데도 일부러 안 찾아갔어요. 윤아 씨도 제 감정 느껴보라고. 앞으로 또 다시 그렇게 제멋대로 굴지 두고 볼 거예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윤아는 코끝이 찡해나 재민을 힘껏 끌어안았다. 그녀도 이번에 자기가 재민을 놀라게 했다는 걸 어느정도 알고 있다. 게다가 이미 아까 같은 위험한 눈빛을 봐 버렸으니 앞으로 절대 재민의 한계를 건드리는 일은 없을 거라고 다짐했다. 그러다 재민이 그동안 이 일을 설계했다는 걸 생각하면 미안하고 괴로워 한숨이 나왔다. “저 앞으로 다시는 이러지 않을게요. 사실 그때 저도 그렇게 많은 걸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냥…….” “그냥 뭐요? 어떻게 할지 몰라 그랬다고요? 그래서 앞으로 저 어떻게 대할지 모르겠다고요?” 재민의 부드러운 말투와 눈빛에 윤아는 잠시 멍해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따지고 보면 윤아는 재민한테 미안한 것 투성이다. 애초에 다시 국내로 끌려온 뒤 또 아무 말도 없이 재민을 떠나 이 모든 일이 벌어진 거니 말이다. 하지만 윤아도 책임감이 없는 사람은 아니다. 이런 생각이 들기 바쁘게 윤아는 마음이 괴로워 입술을 꽉 깨물고 진지하게 말했다. “재민 씨, 정말 미안해요. 저 앞으로 이러지 않을게요.” ‘다시는 재민 씨 곁을 떠나지 않을게요…….’ 재민은 부드럽게 윤아의 눈꼬리를 만지더니 미간에 살짝 입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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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나쁜 생각 안 해요

이튿날 권재민과 송해나의 결혼식에 대한 기사는 모두 막혀 하나도 볼 수 없었다. 원래는 대대적으로 결혼을 발표하고 식을 올리려 했지만 고작 하루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이미 났던 기사마저 사라진 거다. 물론 평범한 시민들은 어젯밤 성대한 결혼식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몰랐지만 경성 내 상류 사회 사람들은 어제의 황당한 일에 대해 수군대기 바빴다. 송씨 집안에서 금지옥엽으로 떠받들던 딸 송해나가 결혼 당일 새신랑한테 버림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한바탕 난리가 나야 할 일인데 무서울 정도로 조용한 여론에 사람들은 이게 폭풍전야라며 오늘이 지나면 경성은 다시 시끄러워질 거라고 했다. 그날 일을 목격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토록 성대한 결혼식이 끝났는데 왜 아무 기사도 없는지 의아해했고 더욱이 신랑 신부의 사진조차 없는지 궁금해했다. 이윽고 인터넷에는 각종 추측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배추도사: 대체 무슨 일이죠? 두 재벌가의 결혼식인데 왜 아무런 기사도 없죠?] [천하제일: 나도 궁금함. 설마 말 못할 비밀이라도 있나?] [얼굴천재: 말 못할 비밀이랄 게 뭐가 있지? 두 집안에서 혼인한 건 이미 사실인데. 결혼식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 기사를 막은 건 아닐까?] …… 인터넷에서 이와 같은 추측이 생겨나는 사이, 송씨 가문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도 그럴 게, 어제 결혼식장에서 벌어진 일 때문에 체면이 완전히 구겨졌기 때문이다. 결혼식장에서 그것도 경성의 많고 많은 상류층 인사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버림받은 건 송해나의 체면뿐만 아니라 송씨 가문 전체의 체면이 깎이는 일이다. 더욱이 소문이 점점 무성해지고 있는 데다 듣기 거북한 말들도 돌고 있는지라 송해나 부모님의 안색은 특히 안 좋았다. 이런 일을 어떻게 쉽게 넘어가란 말인가? 송씨 가문이 권씨 가문과 비교할 수는 없다지만 그래도 경성의 재벌가인데 이런 억울함을 삼킨 채 그대로 넘어갈 리 없었다. 하지만 식구들이 이 일로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송해나는 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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