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아는 무의식적으로 아주머니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아주머니의 열정을 이기지 못해 결국 동의했다.아주머니의 아들이 집에 돌아오고 나서 아주머니는 아들에게 강윤아를 데려다주라고 말했고 그 남자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대답했다.“여긴 내 아들, 염광희.”아주머니는 아들을 강윤아의 앞으로 끌고 오며 소개했다.“광희야, 꼭 이 아가씨를 안전하게 집까지 데려다줘야 해.”아주머니는 아들에게 몇 번이고 당부했다.염광희는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았어요, 엄마.”가기 전에 강윤아는 다시 한번 아주머니에게 감사를 표했다.“살려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나중에 꼭 감사 인사를 드리러 올게요!”“아유, 감사 인사는 무슨!”아주머니는 연신 손을 저었다.“그냥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 사람이 다 죽어 가는데 어떻게 모른척하겠어?”두 사람은 몇 마디 더 나누었다. 시간이 늦어지자, 강윤아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염광희를 따라나섰다.염광희는 그의 부모님처럼 소박한 성격을 지닌 사람이었다. 강윤아 앞에서 조금 쑥스러워하며 가는 길 내내 말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두 사람 사이에 계속 침묵이 흐르자, 강윤아는 어색한 상황을 참지 못하고 먼저 말을 걸었다.“몇 살이세요?”강윤아의 목소리가 들리자, 염광희는 눈에 띄게 흠칫 놀랐다.그러고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려 멋쩍게 웃어 보였다.“올해 스물두 살이에요. 금방 대학 졸업했고요.”“그래요? 취업은 했나요?”강윤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네, 지금 회사 인턴이에요.”그녀가 한마디 물으면 염광희가 한마디 대답했다.두 사람은 이렇게 서로 말을 주고받았다. 염광희도 강윤아가 편해졌는지 나중에는 ‘윤아 누나’라 부르기 시작했다.강윤아는 그가 자기를 이렇게 부르는 게 불쾌하지 않았다.솔직히 말해서 강윤아는 이 집 사람들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자기의 목숨을 살려주었고 지금까지 돌봐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강윤아는 염광희를 자기의 동생처럼 대했다.차가 시내에 들어서자, 강윤아는 염광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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