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의 모든 챕터: 챕터 91 - 챕터 100

661 챕터

제91화 최고 명문가

강범석은 강윤아가 자기를 거절할 거라는 걸 진작 알고 있었는지 머뭇거리지도 않고 곧바로 말을 보충했다.“윤아야, 네가 나 보기 싫어한다는 거 안다. 하지만 이건 네 엄마와 관련된 일이니까…… 우리 제대로 얘기해 보자.”그 말에 강윤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확실히 강윤아는 강범석을 보고 싶지 않았지만 어머니와 관계된 일이라면 가볼 수밖에 없었다.“그래요. 뱉은 말은 지키기 바랄게요.”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한 강윤아는 약속 장소를 정하고 난 뒤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이윽고 차 한 대를 불러 강범석과 만나기로 한 장소로 향했다.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창가에 자리 잡은 강범석이 바로 눈에 띄었다. 분명 얼마 전에 만났지만 오늘 보니 많은 변화가 있었다. 많이 초췌해진 건 물론 흰 머리가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많아졌다.이런 강범석을 보니 마음을 독하게 먹고 왔음에도 강윤아는 씁쓸해 났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그래도 아버지는 아버지인가 보네.’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강범석이 곤란한 일을 겪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강범석 앞에 앉은 강윤아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입을 뻐금거렸지만 “아버지”라는 단어를 끝내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강범석의 상황이 아무리 안 좋다 할지라도 전에 자기한테 줬던 상처는 쉽게 지워버릴 수 없었다. 게다가 상황이 안 좋다고 그 모든 걸 용서하는 건 더욱 불가능했다.“무슨 일이세요?”강윤아는 끝내 입을 열었다.맞은편에 사람이 앉은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강범석은 발견하지 못한 채 반쯤 넋을 놓고 있다가 강윤아의 목소리가 들리자 비로소 눈을 들었다. 정신이 번쩍 든 것처럼 앞에 앉은 강윤아를 한참 동안 바라보던 강범석은 끝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윤아 왔구나.”강윤아는 가방을 옆자리에 벗어두고 강범석을 빤히 쳐다봤다.“말해요. 저는 왜 불러냈는데요? 어머니한테 무슨 일 있어요?”딸애의 날 선 모습에 강범석은 억지 미소를 짓더니 손을 들어 손목시계를 힐끗 확인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불안한 듯 손을 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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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위협

강윤아는 강범석을 노려보았다. ‘그래도 나한테 조금은 미안해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랜 시간 지나도 다른 사람 감정 고려하지 않는 건 여전하네.’‘분명 자기의 이익을 위해 딸을 팔아넘기는 거면서 나를 위해서라고? 내가 바보도 아니고, 재벌 집 며느리로 들어가게 해줬다고 내가 고마워하기라도 바라나?’“역시 개 버릇 남 못 준다더니 파렴치한 건 어쩜 몇 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어요?”울화가 치밀어 목소리 톤더 더 높아졌다.강윤아는 옆에 놓인 가방을 집어 들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더 이상 강범석과 한 공간에 함께 있고 싶지 않았다. 그러지 않으면 기분만 더러워질 테니까.강윤아가 떠나려고 하자 강범석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얼른 강윤아를 잡아 끌며 애원했다.“윤아야, 아무리 그래도 넌 내 딸이잖니. 이 아비를 좀 구해줄 수는 없는 거니?”“딸?”강윤아는 콧방귀를 뀌며 강범석의 손을 뿌리치더니 싸늘한 눈초리를 쏘아붙였다.“내가 딸이라는 걸 잊은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네요? 그런데 딸이라고 다 자기 마음대로 이용해도 되는 줄 알아요? 게다가 당신한테 나 말고도 딸 하나 더 있잖아요.”강윤아의 말에 강범석은 감전이라도 된 듯 바로 반응했다.“수아는…… 수아는 아직 어려. 이런 일은…… 감당 못 할 거야. 게다가 너 혼자 애 키우는 거 힘들잖아. 나도 다 너 생각해서 이러는 거라니까.”“참 자기가 한 짓을 잘 포장한다니까. 사실은 나 팔아치우는 거면서.”강윤아는 냉소를 지으며 강범석을 밀어버렸다.하지만 강범석은 여전히 강윤아의 뒤를 끈질기게 쫓아가며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윤아야, 아빠 좀 살려 줘. 아무리 그래도 나는 네 아빠잖아.”강윤아는 가던 걸음을 멈추고 우뚝 서더니 몸을 돌려 강범석을 싸늘하게 훑었다.‘참 얼마나 더 추악한 일을 벌일 수 있는지 한계가 궁금해지네.’“어디 들어나 봅시다. 나를 얼마에 팔았는지.”강윤아가 겨우 걸음을 멈추자 강범석은 자기의 설득이 먹혀들었다고 생각했는지 표정이 밝아졌다.“윤아야, 아빠 사업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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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동정을 구걸하다

“아!”무방비한 상태에서 발을 밟히자 강범석은 바로 비명을 지르며 이를 악물었다.그리고 강범석이 고통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틈에, 강윤아는 그를 뿌리치면서 재빨리 도망쳤다.“강윤아! 거기 서!”강윤아가 점점 멀리 도망가자 강범석은 다급하게 소리쳤다.하지만 도망치려고 마음먹은 사람이 그가 부른다고 다시 돌아올 리는 만무했다. 강범석이 아무리 목이 빠져라 소리쳤지만 강윤아는 점점 멀어지기만 했다.강범석은 얼른 그 뒤를 쫓아가려고 했지만 발에서 느껴지는 통증 때문에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어 그저 둥그렇게 부릅뜬 눈으로 도망치는 강윤아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이대로 단념하려니 배알이 꼬이고 울화가 치밀었다. 어렵사리 강윤아를 속여 불러냈는데 이런 기회를 놓쳐 버렸으니 앞으로 다시 불러내기 더 어려울 게 뻔하다.강범석은 생각할수록 화가 나 끝내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배은망덕한 계집애 같으니! 네가 몇 년 전 집안 망신을 줬을 때 내가 너한테 그렇게 대한 건 너그러운 편이었어! 그런데 집안에 어려움이 있다는 데 이것도 못해?”그때, 강수아와 박미란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강범석에게 다가왔다.솔직히 수 사람은 방금 벌어진 일을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다.박미란은 팔짱을 끼면서 콧방귀를 뀌었다.“쯧, 강윤아 그 계집애가 걸려들지 않았다니, 헛고생만 했네. 애 딸린 미혼모 주제에 재벌가 며느리로 들어갈 수 있는 걸 영광으로 알아야지 감히 거절해?”옆에 있던 강수아도 시큰둥한 듯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엄마, 이 방법 진짜 아니라고 내가 말했잖아요. 불쌍한 척 동정을 구걸하는 게 웬 말이에요? 게다가 도박으로 빚을 졌다는 걸 누가 믿어요?”박미란은 딸의 말에 곧바로 투덜거렸다.“이 방법이 뭐 어때서? 들킬 위험도 없잖아.”“엄마, 생각해 봐요. 강윤아더러 상속권을 포기하라고 협박한지 얼마나 됐다고 집이 파산했다고 협박을 하면 강윤아가 믿겠어요?”강윤아는 고개를 저으며 혀를 끌끌 찼다.그 말에 박미란은 불만 가득한 눈빛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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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계략이 성공하다

의사가 동의하자 강윤아는 마침내 마음이 놓였다.하지만 기뻐하기도 잠시, 곧바로 다른 난관에 부딪히고 말았다. 얼마 전 집안에 CCTV가 설치되었다는 걸 발견한 뒤로 지금까지 쭉 권재민의 별장에서 지내고 있으니 상황이 난감하게 되어버렸다.자기 집이라면 모를까 남의 집에 얹혀살면서 병든 어머니까지 그 집으로 모셔가면…… 권재민에게 너무 큰 신세였다.하지만 한참 동안 고민하던 끝에 좋은 수를 떠올리지 못한 강윤아는 끝내 권재민에게 전화했다. 연결음이 몇 번 울리지도 않았는데 전화 건너편에서 곧바로 나지막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재민 씨, 저예요. 저…… 재민 씨한테 드릴 얘기가 있어요…….”강윤아의 조심스러운 태도에 권재민은 눈썹을 치켜올렸다.“무슨 일인데요?”“저 어머니를 모시고 퇴원하고 싶은데, 재민 씨 집에서 잠시 신세 질 수 있나요? 걱정하지 마세요, 살 곳을 구하면 바로 나갈게요. 절대 재민 씨 생활을 방해하지 않을 게요…….”강윤아는 상황을 설명하면서도 마음이 조마조마했다.“하고 싶은 대로 해요. 그런데…… 앞으로도 나갈 필요 없어요. 그 집에서 쭉 살아도 돼요.”심각하게 고민했던 게 무색하게 권재민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강윤아는 한참 전에 끊어진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보더니 상황을 인지하는 순간 얼굴이 점점 붉게 물들었다.‘방금…… 뭐라고 했지? 계속 살아도 된다고? 이게 내가 생각한 그런 의미일까?’선 자리에서 한참 동안 멍때리고 있다가 강윤아는 번쩍 정신이 들었는지 손으로 뜨거운 얼굴을 감쌌다. 그러고는 천천히 병실로 돌아가 이것저것 짐을 싸며 퇴원 준비를 했다.서만옥은 권재민의 별장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그곳 생활에 적응했다. 그 사실에 강윤아는 너무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권재민에게 점점 더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에 미안해졌다. 이미 빚진 것도 많은데 아예 자기 식구들 모두 데리고 권재민의 집에서 신세 지고 있으니 그런 마음이 드는 게 당연했다.강윤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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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음모가 숨어 있어

“젠장…….”강윤아는 낮은 소리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하지만 아무리 정신을 차리려고 애를 써봐도 약효가 돌기 시작하자 끝내 밀려오는 잠을 참지 못하고 테이블 위에 쓰러지고 말았다.강수아가 앞으로 걸어가 쿡쿡 밀었지만 강윤아는 그대로 축 늘어진 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강윤아가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자 강수연은 씩 미소 짓더니 고개를 돌려 박미란을 바라봤다.“어때요? 제 말이 맞죠?”박미란도 이번 결과에 꽤 만족했는지 얼굴에는 어느새 미소가 걸려있었다.“그러게. 역시 우리 수아가 제일 똑똑하네.”그러다가 무심코 눈을 들었을 때, 강범석의 복잡한 표정이 눈에 들어와 박미란은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강범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기에 콧방귀를 꼈다.“왜요? 마음 아파요?”강범석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박미란의 눈빛을 비했다.“아니야.”“흥, 내가 당신 생각 모를 줄 알아요? 미리 말해두는데, 이젠 일을 돌이킬 수도 없어요. 게다가 지금 마음 약해져 내버려 두고 있다간 앞으로 당신한테 무조건 복수할 거예요.”박미란은 팔짱을 끼고 삐딱하게 서서 강범석을 싸늘하게 바라봤다. 그 눈빛에는 강범석에 대한 원망과 불만이 가득 차 있었다.강범석이 서만옥에 대한 마음만 생각하면 가뜩이나 불편하고 속이 뒤집어질 것 같은데, 강윤아에게 그런 취급을 당했으면서 여전히 측은한 마음을 품고 있다는 걸 알아버렸으니 견딜 수가 없었다.강범석이 아무 말 없이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을 보자 박미란은 끝내 화를 참지 못하고 앞으로 다가갔다.“여보, 정신 좀 차려요. 일이 이렇게 되었는데 이제 와서 후회라도 하는 거예요?”“하…….”강범석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변호사를 바라봤다.“됐어요, 변호사님도 볼일 보세요.”변호사는 갑자기 불안했는지 눈살을 찌푸렸다.“지금…… 지금 이게 무슨 일입니까? 오늘 저를 불러낸 게 공증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나요?”“공증하기 위해서 부른 거 맞아요. 방금 끝냈으니 이미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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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처음 느끼는 불안함

“피해자는 누구죠?”윤기태는 펜을 내려놓으며 이 일을 확실히 알아보려는 듯 사뭇 진지한 태도로 물었다. 변호사는 잠시 생각하더니 다급히 대답했다.“계약서를 그 사람들이 찢어버렸지만 피해자가 사인할 때 제가 밑에 종이를 깔았거든요. 그 위에 아마 흔적이 남아 있을 거예요.”변호사는 말하면서 얼른 서류 가방에 들어 있는 백지 한 뭉치를 꺼내 들었다. 이윽고 두 사람이 함께 백지 위에 남은 흔적을 확인한 결과, 희미하게 남아 있는 이름 세 글자를 알아냈다.“강윤아.”위에 남아 있는 흔적대로 한 글자 한 글자 읽던 윤기태는 마지막 한 글자를 확인하는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강윤아 씨? 이럴 수가!’윤기태는 충격에 사로잡혀 있을 겨를도 없이 다급히 변호사의 옷소매를 잡아당기며 큰 소리로 따져 물었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윤기태의 초조한 기색에 변호사는 난감한 듯 아까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털어놓았다.“사실 오늘 공증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나갔던 건데 의뢰인의 가족이 그 여성분한테 약을 타 정신을 잃게 했습니다.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저도 잘…….”윤기태도 강윤아의 가정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변호사의 말을 들은 순간 바로 그 피해자가 강윤아라는 확신이 바로 섰다.순식간에 싸늘하게 변해버린 윤기태의 표정에 변호사는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사, 사장님, 심각합니까?”윤기태는 변호사를 힐끗 쳐다봤다.“먼저 나가 있으세요. 이 일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겠습니다. 적어도 사실대로 모두 말했으니. 하지만 다음에는 절대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군요.”“네, 알겠습니다.”변호사는 이미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힌 이마를 슬쩍 닦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장님이 책임을 묻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꺼림칙한 마음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변호사가 나간 뒤 윤기태는 곧바로 권재민에게 전화했다.회의 중이던 권재민은 눈치 없이 걸려 온 전화를 힐끗 보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주저 없이 끊어버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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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감히 내 사람을 건드려?

저택의 문이 천천히 닫히며 강윤아가 안으로 들려 가자 강범석은 눈살을 찌푸렸다.‘저런 자세로 끌려가면…… 강윤아가 많이 불편할 텐데.’강윤아가 안으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자 그제야 딸을 팔아버렸다는 실감이 났는지 강범석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전에 무슨 일이 있었든…… 강윤아는 그래도 자기 혈육이니까.이에 강범석은 끝내 참지 못하고 앞으로 다가가 소주헌에게 부탁했다.“주헌 도련님, 혹시 윤아를 제가 업고 들어가도 되겠습니까?”강수아의 전화번호를 갓 저장한 소주헌은 그 말에 강범석을 대충 흘겨보더니 무심한 듯 대답했다.“마음대로 하세요.”강윤아가 어떻게 되든 사실 소주헌의 관심이 밖이었다. 삼촌이 그렇게 되지만 않았다면 자기가 이렇게 고생해 가면서 삼촌의 “아내”를 집에 들일 필요도 없을 테니까.하지만 그때, 마침 별장 앞에 도착한 권재민은 철문이 닫히는 걸 보자 고민도 없이 차를 들이받았다.“쾅” 하는 굉음은 현장에 있던 사람을 모두 놀라게 했다.권재민이 이곳에 오기 전 윤기태가 절대 소씨 가문 사람을 건드리지 말라고 신신 당부했지만 권재민은 그런 건 전혀 개의치 않았다.소씨 가문이 뭐라고, 권재민한테 이 정도의 재벌가는 안중에도 없었다.소주헌 주위에 있던 경호원들은 소리를 듣자마자 우르르 달려 와 권재민의 차를 에워쌌다.이미 찌그러 든 문짝은 삐그덕거리며 천천히 열리자 눈살을 찌푸린 채 자리에 멈춰 선 소주헌의 모습이 보였다. 소주헌은 눈을 가늘게 접은 채 위험한 눈빛으로 때아니게 들이닥친 “불청객”을 확인했다.이렇게 기세등등하게 나타난 게 대체 무슨 목적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게 누가 됐든, 어떤 신분을 가진 사람이든 간에 이토록 소씨 가문을 무시하는 행동을 소주헌은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소주헌이 권재민 쪽을 노려보는 사이, 권재민은 벌써 강범석이 몰고 온 차 번호를 확인했다. 때문에 권재민은 강윤아가 안에 있다는 걸 더 확신하고는 사람들 속에서 익숙한 그림자를 찾기 시작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범석의 등에 업힌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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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가만있지 않을 거야

소주헌의 추궁에 권재민은 콧방귀를 뀌며 대꾸도 하지 않았다.‘내 사람을 건드린 걸 따지지도 않았는데 제가 오히려 날뛰다니.’권재민은 곁눈질도 하지 않은 채 강윤아를 품에 안고 자기 차 안에 살며시 내려놓았다. 마치 강윤아를 보배처럼 여기는 듯한 그 모습에 보고 있던 강수아는 질투에 눈이 붉어졌다.‘젠장! 강윤아가 대체 무슨 매력이 있길래 권재민 같은 남자가 이렇게까지 하는데?’권재민이 차 쪽으로 걸어가자 소주헌은 당연히 그가 도망이라도 치는 줄 알고 다급히 쫓아갔다.“권재민, 네가 그러고도 남자야? 이대로 토끼시겠다?”원래도 소주헌을 그대로 놔주려는 생각이 없었던 권재민은 그 말에 이내 몸을 돌렸다. 그때 밖에서 때마침 사이렌 소리가 들리며 고급 자가용이 하나둘씩 별장 문 앞에 멈춰서기 시작했다.권재민을 제외한 모든 사람은 그 기세에 놀랐다.‘대체 무슨 뜻이지? 설마 사람들을 불러 우리 집을 박살이라도 내려는 셈인가?’소주헌은 열이 뻗치는 동시에 두려웠다.한편, 고급 자가용 중 맨 앞에서 달려오던 차에는 권재민의 비서 윤기태가 앉아 있었다.그리고 다른 차 운전석에 앉은 사람은 모두 권재민이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다. 물론 권재민과 친하게 지낸다는 건 그 사람들 신분과 지위도 보통이 아니라는 걸 설명해 주는 셈이었다.소주헌은 눈살을 찌푸린 채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지켜봤다. 하지만 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소주헌을 아예 무시한 채 기세등등하게 강범석 주위를 둘러싸더니 주먹질과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다.물론 강수아와 박미란도 빠져나갈 수는 없었다.이런 폭력에 강범석은 그나마 참을 수 있었지만 강수아와 박미란은 이내 비명을 꽥꽥 질러대며 소주헌 뒤로 달려가 몸을 숨기려 했다.하지만 아까까지만 해도 강수아의 연락처를 받아 가던 소주헌은 아예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눈길을 돌렸다. 권재민이 화를 내는 상대가 눈앞의 세 사람이라면 굳이 나서서 관여할 필요가 없으니까.“나한테는 왜 오고 그럽니까? 저리 가요!”소주헌은 혐오하는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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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파혼

권재민은 더 이상 눈앞의 사람들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그저 바닥에 누워 일어나지도 못하는 강법석을 차갑게 노려보고는 자기 차로 돌아왔다.강윤아가 소리에 깰까 봐 문을 조심스럽게 닫으면서도 권재민의 눈은 여전히 어두웠다.만약 강범석이 우연히 그 변호사를 찾지 않았다면…… 강윤아가 어디서 무슨 일을 당했을지 몰랐을 테니까.권재민은 속으로 강윤아 곁에 사람을 더 붙여둬야겠다는 결심을 하고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하…… 윤아 씨는 어쩜 사람을 이렇게 마음 놓지 못하게 해요?’물론 이렇게 생각했지만 권재민이 강윤아에게 따져 물을 리는 없었다. 그저 속으로 소씨 가문과 강씨 가문에 대한 분노만 더 키우면서 오늘 강윤아를 이토록 고생시킨 사람들에게 배로 돌려받을 생각을 했다.변호사의 증언 덕에 강범석은 흠씬 두들겨 맞았을 뿐만 아니라 3개월 동안 구속을 선고받았다.물론 강씨 가문의 세력도 작은 편은 아니었지만 권재민이 내린 결정에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었다.강범석은 온갖 처벌과 고생을 받았지만 박미란과 강수아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강범석이 모든 책임을 짊어진 데다 박미란과 강윤아가 범죄에 가담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어디에도 없기에 권재민은 잠시 두 사람을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변호사의 증언에 강범석은 범죄를 모두 인정하면서 이 스캔들은 명문가들 사이에 쫙 퍼졌다.거의 모든 가문이 소씨 가문을 뒤에서 비웃어 댔고 강범석의 행위에 치를 떨며 경멸해 댔다. 물론 강윤아가 예전에 저지른 황당한 일을 들은 적이 있었지만 약자의 위치에 있는지라 사람들의 동정여론이 끊이질 않았다. 심지어 그때 강윤아를 비웃던 사람들마저 동정의 표를 던져왔다.며칠 사이 소씨 가문 분위기도 우중충해져 사람 피를 말리자 소주헌은 끝내 참지 못하고 술집에 찾아갔다.“룸 하나 줘.”도착하자마자 내뱉은 퉁명스러운 말에 웨이터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소주헌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고객이 곧 하느님 아닌가? 때문에 웨이터는 빠릿빠릿 움직이면서 소주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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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부끄러운 행동

“고씨 가문이 미덥지 못하다고? 그럼 소씨 가문은 미덥고? 지금 소씨 가문은 우리 집안보다도 상황이 안 좋아!”박미란은 원망하듯 소리쳤다.“엄마, 생각해 봐요. 우리가 권재민을 어떻게 상대해요? 지금 강윤아가 권씨 가문에 들어가게 생겼는데 아무것도 안 하면 나중에 그년이 절대 우리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요!”팔짱을 끼며 설명하는 딸의 모습에 박미란은 눈을 가늘게 접었다.“그게 무슨 뜻이야? 그래도 그렇지, 소씨 가문이라고 뭐 권재민의 상대가 되는 줄 알아? 지난번에 그 집 사람들도 권재민을 무서워하는 거 너도 봤잖아!”“아니요, 저는 오히려 소주헌이 권재민을 쓰러트릴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상대라고 봐요. 엄마는 뭐 제가 머리도 안 굴려본 줄 아세요?”강수아는 의미심장한 눈빛을 내뿜으며 입꼬리를 올렸다.그 모습을 박미란은 의심스러운 듯 지켜봤지만 왠지 마음속의 분노는 점점 가라앉았다. 그러다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얼른 보충했다.“그런데 고씨 집안에서 배상도 요구했어. 게다가 네 배에 있는 애를 없애라고 했단 말이야.”그 말에 강수아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하, 고승현 그 등신 같은 게 아직도 믿고 있었다니. 제가 설마 진짜 고승현의 애를 가졌다고 생각해요? 그거 다 헛소리예요.”박미란은 강수아를 홱 노려봤다.“그러게 아무리 고승현을 묶어두고 싶어도 그렇지 왜 애를 가졌다는 헛소리를 하고 그래? 나까지 속았잖아!”강수아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나도 다 강윤아를 열받게 하려고 그런 거죠. 뭐 배상하라면 해요. 앞으로 소씨 가문을 등에 업으면 그깟 돈은 얼마든지 가질 수 있을 텐데 쪼잔하게 굴 필요 없어요.”권재민에게 구조되어 집에 온 지 벌써 나흘이 지났다.그 나흘 동안 매일 멍하니 침대에 앉아 그날 위험했던 장면을 떠올릴 때면 강윤아의 마음은 철렁 내려앉았다.그날 만약 권재민이 제때 나타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강윤아의 안색은 점점 어두워졌다. 그날 아버지의 말에 속에 팔려 가다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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