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이 입원 절차를 마치고 병실로 돌아왔을 때, 강말숙은 이미 깨어나 있었다.강말숙은 머리에 두꺼운 흰색 붕대를 감고, 손에는 링거 꽂고 있었다. 누워만 있는 게 답답한지 일어나 앉고 싶은 모양이었다.다정은 급히 뛰어가서 할머니를 일으켜 세우고 등 뒤에 베개를 받쳐주었다.“할머니, 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요?”다정이 친절하게 물었다.강말숙은 이마를 짚으며 기운 없는 목소리도 말했다.“다른 건 괜찮고 머리만 조금 아프네. 의사 선생님이 방금 오셨었는데 큰 문제는 없고, 상처 난 곳에 약만 잘 바르면 된대.”다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할머니 옆의 의자에 앉았다.“다정아, 이 링거 다 맞으면 우리 집에 가자. 겨우 이 정도 갖고 병원에 입원할 필요 없어. 돈 많이 들어.”강말숙은 정신을 가다듬고 머리맡에 거의 다 맞은 링거병을 보며 말했다.“할머니, 오늘 이미 계산 끝냈어요. 지금 퇴원하면 환불도 안 해줘요. 아직 상태가 불안정하니 병원에서 하루 지켜보고 별일 없으면, 내일 퇴원해요.”다정은 손을 내밀어 할머니를 꼬옥 안았다. 다정은 할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고 미리 입원 수속을 끝냈다.돈보다 할머니가 중요했다.강말숙은 다정의 마음을 잘 알기에, 더는 얘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베개에 기댔다.강말숙은 긴 한숨을 내쉬며, 다정의 손을 잡고 자책하는 표정을 지었다.“다정아, 요 몇 년 동안 아픈 나를 돌본다고 고생이 많다. 이 할미가 너를 힘들게 하는구나.”다정은 얼른 외할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아니에요, 할머니,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할머니가 언제 저를 고생시켰다고요. 제가 고 씨 집안에게 쫓겨나 오갈 데가 없을 때, 할머니가 저를 안 받아 주셨으면, 저는 없었을 거예요. 어떻게 저한테 지금 같은 날이 있었겠어요?”고 씨 집안일을 언급하자, 강말숙은 오늘 고다빈의 말을 떠올리며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다정아, 고 씨 집안 행사에…… 갈 생각이니?”다정은 표정이 살짝 굳었다가, 곧 다시 별일 없는 듯 활짝 웃었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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