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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지나친 친절

다정은 어리둥절했다. 신수 어른이 이렇게 흥분한 것은 처음 봤다.

다정은 한동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있었다. 신수 어른은 친절하게 그녀를 휴게실로 이끌고 갔다.

“햇볕이 이렇게 뜨거운데…… 자, 다정아, 우리 시원한 곳으로 들어가자꾸나!”

다정은 의아했다.

‘오늘의 신수 어르신은 좀 지나치게 열정적인 것 같은데? 무슨 일이지?’

휴게실에 이미 준비해 둔 차를 보고 그녀는 약간 놀랐다.

신수 노인은 의술이 뛰어나고 덕망이 높은 분이었다.

다정은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 손을 꼭 잡은 신수 노인을 보며 다소 어색해했다.

“네, 어르신, 혹시……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자신이 좀 지나치게 흥분했다는 것을 깨닫고, 신수 어른은 웃으며 다정의 손을 놓았다.

“아이고 내 정신 좀 봐라. 내가 흥분했구나.”

애써 멋쩍게 웃으며 자기 손을 움츠렸다.

뒤를 힐끗 보고서야 다정은 소영, 조각남과 그리고 그의 비서인 구남준이 모두 같은 쪽에 서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정의 시선은 중간에 서 있는 조각남 여준재에게 고정되었다. 정신은 아주 맑아 보였다. 보아하니 자신의 구급치료 효과는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았다. 그녀는 당연히 그가 왜 이렇게 빨리 회복되었는지 알고 있었다.

표정으로는 도무지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신수 노인을 보고, 다정은 신수 노인이 이렇게 흥분한 연유를 알 것 같았다.

신수 어른이 단도직입적으로 자기 생각을 말했다.

“다정아, 내가 오늘 널 여기로 부른 것은, 묻고 싶은 게 있어서야. 소영이한테 들었어……. 준재는 심맥이 손상되고, 외상과 내상이 모두 심각한 상태에다 지병까지 재발해서…… 살아 있는 게 기적일 정도로 심각했었지……. 그런데 네가 침을 놔주고 처방한 약을 먹었더니 이렇듯 혈기도 돌고 살아났잖아. 정말 구사일생인 셈이지. 어떻게 준재가 이렇게 빨리 회복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구나……. 그리고, 너의 처방전에 어떤 약이 들어있었는지도 알고 싶어……. 빙설련, 이 약재는 시장에서 보기 드문 희귀한 약재인데, 어떻게 구했니……? 다정이를 이렇게 오래 알고 지내면서도 의술 할 줄 아는 건 몰랐네. 의술은 어디서 배웠어……?”

신수 노인의 예리한 질문에 다정이 난색을 보였다.

물론 신수 어른의 질문엔 악의가 없다. 그러나 고대의학 처방전이든, 약재든, 다정의 의술까지, 모두 그 근본을 따져보면 스승에게 전수받은 것이었다.

이전에 스승님께서 고대의학에 관한 사항은 절대 외부인에게 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생각의 정리를 마친 다정은 대충 얼버무리기로 했다.

“사실, 의술은 저도 잘 몰라요. 이전에 잠시 스승님을 알게 되었고, 그분이 잠깐 가르쳐주셨어요. 그냥 수박 겉핥기 정도로 조금 알뿐입니다.”

신수 노인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럼, 그 스승님은……?”

아마도 스승님의 존함을 묻는 것일 것이다. 다정은 못 알아들은 척하며 화제를 슬쩍 바꿨다.

“그분은 연세 많은 한의사이셨습니다. 특별한 건 없습니다. 저도 그냥 운 좋게 잠깐 배웠을 뿐이지, 잘 모릅니다. 너무 마음에 두실 필요 없습니다.”

구남준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다정을 바라보았다. 믿지 못하는 눈빛이었다.

준재는 실눈을 뜨고 다정을 바라보았다. 우물같이 잔잔한 두 눈은 고요한 연못처럼 깊고 신비하여 의중을 알아볼 수 없었다.

신수 어른은 환하게 웃었다. 그는 다정 뒤에 고수가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뿐만 아니라 다정 또한 자신에게 이실직고하지 않았다는 것도 눈치챘다.

하지만 화를 내지 않고 다정하게 말했다.

“다정아, 겸손하구나. 다만 내가 평생 익힌 의술로, 이 녀석을 오랫동안 치료했음에도…… 네가 진행한 이 한 번의 치료 효과가 훨씬 뛰어나구나……. 알아, 내 질문에 답하기 곤란하면 안 해도 돼……. 괜찮아. 그러나 한 가지 부탁이 있다. 요 몇 해 동안의 친분을 생각해서…… 네가 승낙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말씀하세요.” 다정은 신수 노인을 힐끗 보았다.

신수 노인의 시선은 준재에게 옮겨졌다.

“너…… 이 녀석을 치료할 방법이 있느냐? 준재는 내 친구의 손자다. 만약 네가 준재를 치료할 수 있다면…… 보수는……, 네 마음대로 가격을 부르거라!”

다정은 담담하게 준재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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