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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빚쟁이가 이렇게 멋있다니

임은미는 다정의 가장 친한 친구로,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으니, 벌써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 한, 둘도 없는 절친이다.

요 몇 년 동안 임은미는 다정을 많이 도왔다. 그녀는 두 아이의 의모이다.

강말숙은 은미의 이름을 듣자마자 안심하고 더 이상 딴말하지 않았다.

임은미는 다정의 집 열쇠를 갖고 있다. 다정이 급한 사정이 있을 때마다 종종 아이들을 돌봐 주었다.

다정은 병원으로 가 밤새 강말숙의 옆을 지켰다. 잠을 푹 자서 그런지 강말숙의 컨디션도 점차 회복되었다.

오히려 다정은 강말숙이 간밤에 뭔 일이라도 있을까 봐, 걱정되어 수시로 살피느라 한숨도 못 잤다.

이튿날 아침, 회진하던 의사가 와서 강말숙에게 검사 결과를 말해 주었다.

다행히 큰 문제없이 여러 가지 지표가 정상이어서 퇴원해도 괜찮다고 의사가 얘기했다.

건강 상의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둘 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정은 간단히 물건을 정리하고 퇴원 수속을 밟았다. 그녀는 가벼운 마음으로 외할머니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갔다.

주택단지의 입구에 막 이르렀는데 한쪽에서 한 무리의 노인들과 이웃들이 함께 모여서 수다를 떨며 무언가를 수군거리고 있었다. 다정도 얼핏 몇 마디 들었는데, 무슨 고급 외제차니, 좋은 사람 같지 않다느니, 빚 독촉하러 왔다느니 등 얘기가 오갔다.

다정은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다. 어쨌든 자신과 상관없는 일.

다정은 외할머니를 부축하여 자신의 아파트로 조심스럽게 올라갔다.

2층까지 올라갔는데 이때 누군가가 허둥지둥 달려와 그녀들의 앞을 막아섰다.

고개 들어보니 소박한 꽃무늬 상의에 초록색 바지, 뽀글뽀글 파마머리를 뒤로 대충 묶은 4, 50대의 아줌마였다.

평소에 알고 지내던 마음씨 따뜻한 이웃집 장 씨 아주머니였다.

장 씨 아주머니는 매우 초조해 보였다.

“다정아, 큰일 났어. 너희 집에 일 났어. 십여 분 전에 검정 양복을 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너희 집에 들이닥쳤는데, 딱 보니 깡패 놈들이 빚 독촉하러 온 거 같더라! 너 사채 빌렸니? 애기들이랑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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