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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소유할 수 없는 사람

구남준은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

‘부르는 게 값이구만.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가격을…….’

‘약 두 봉지에, 500만 원이라니? 너무 비싸잖아!’

“500만 원짜리 한약이 어디 있어요? 게다가, 교통사고 합의금에서 까기로 했잖아요, 왜 우리더러 돈을 지불하라고 해요?”

구남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가 너무한다고 생각했다.

‘혹시 도련님이 돈 많은 걸 알고 돈을 뜯어내려는 잔꾀를 부리는 게 아니야?’

구남준은 의심이 갔다.

다정은 당찬 눈빛으로 그를 올려보았다.

“보통 약재는 별로 비싸지 않아요. 하지만 이 안에 한 가지 약이 더 들어가 있어요. 진귀한 약재예요. 내 손에도 총 세 뿌리밖에 없어요. 천만금을 줘도 구하기 힘든 약재라고요. 이 약이야말로 당신 도련님의 병세를 해결하는 주재료라고요.”

그녀가 재배한 이 약은 원래부터 값싼 약이 아니었다.

신수노인와 거래할 때도 이 가격이었다.

‘장사를 시작한 이래로 한 번도 누군가를 속인 적 없이 양심적으로 임했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돈 많은 재벌들에게 의심받다니?’

지난번의 합의 결과를 생각해 본 다정은 덧붙여 말했다.

“교통사고 합의금은 치료비로 상쇄하고, 약값은 따로 계산합니다. 처음부터 약속된 건데요.”

그녀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때 약값의 지급 방식에 대해서도 그들도 찬성했었다.

화가 난 구남준이 이는 분명 바가지를 씌우는 거라고 말을 뱉으려는 순간에 준재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줘!”

자기 집 도련님이 주라고 말씀하셨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핸드폰을 꺼내 그녀에게 이체해 주면서도 말투는 비아냥거렸다.

“이렇게나 돈을 잘 버시는데 어떻게 돈이 부족할 수 있죠? 제가 봤을 때는 곧 재벌이 될 거 같은데요…….”

탐욕스럽다는 비아냥을 듣고도, 다정은 개의치 않고 입을 삐죽거렸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네요. 이거…… 희귀 약재예요, 얼마나 재배하기 어려운데요? 나한테 그 약재가 많았더라면 치료비로 접촉 사고 합의금 1,000만 원을 충당하지는 않았겠죠.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정성 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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