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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그녀보다 못하다

신수 노인과 다정은 한쪽 방에 가서 자세히 이야기를 나눴다. 남준과 준재는 떠나지 않고 휴게실에 앉아 그들을 기다렸다.

대략 30분이 지나서야 그들은 돌아왔다.

“할아버지, 어때요?”

준재가 물었다.

확신에 찬 눈빛을 한 신수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치료 계획은 내가 봤어. 먼저 한 달 동안 해보자고.”

의학상의 일은 준재 등은 모르니, 전문적인 약리 지식으로 설명해 줘도 이해 못 할 것을 뻔히 알고, 신수 노인이 간단하게 얘기한 것이었다.

신수 노인이 말하면서, 불가사의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걸 준재는 보았다.

준재는 그의 눈빛에 깃든 아리송함이 궁금했다.

준재의 의문 가득한 눈빛은 다정에게로 투사되었다.

‘둘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나눈 거야? 신수 할아버지는 왜 이런 표정을 짓지?’

그러나 신수 어른이 이렇게 말씀하신 이상, 그 치료계획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이제 쌍방이 모두 만족하는 이상적 협의를 진행할 차례다.

“고다정 씨, 이쪽으로 앉으세요. 치료에 관한 이야기 좀 합시다.”

구남준은 안경테를 짚으며, 성숙하고 진중한 공적인 분위기로 돌입했다.

“저는 별다른 요구사항은 없어요. 치료에 잘 협조해 주기만 하면 됩니다.”

치료 비용과 치료 시간도 다 정해지자, 다정은 자기 생각을 밝혔다.

구남준은 생각하다가 치료 장소의 문제를 언급했다.

“다정 씨는 앞으로 도련님 자택에 와서 치료할 것인가요? 아니면…….”

만약 다정이 집까지 치료하러 와준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

다정은 고개를 저었다. 준재를 곁눈질해 보다가 그의 예리한 매의 눈과 마주했다.

“여준재 씨, 저는 집에 돌봐야 할 가족도 있고…… 또 우리 약원도 가꿔야 하니, 제가 자리를 비울 수 없습니다. 제가 가기는 쉽지 않겠어요. 번거롭겠지만 제가 있는 곳에서 치료하면 안 될까요?”

구남준과 여준재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준재처럼 대단한 인물이, 고작 이런 여자한테 끌려다니다니…….

하지만 준재의 지병만 고칠 수 있다면, 이 모든 것은 가치가 있다.

‘치료받으러 가는 것뿐인데 안 될 게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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