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안이슬과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것보다 안이슬이 과거의 슬픔을 이겨내고 다시 적극적인 모습으로 삶을 살아가길 바랐다.이미 지나간 일로 왜 계속 자기를 괴롭히는 것일까?프랑스에서.구애린이 퇴원해 오늘 집에 찾아오기로 했다.송연아는 주방에서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고, 휴대폰은 방에 있었기에 벨소리가 울려도 그녀는 들을 수 없었다.심재경은 끈질기게 연속 세 통이나 전화를 했는데 송연아가 받지 않아 그는 어쩔 수 없이 포기했다.안이슬이 불편함을 느끼게 하지 않기 위해 그는 더는 그녀가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고집스럽게 자극하지 않았다.“나 일이 있어 잠깐 나갔다 올게. 샛별이 잘 보고 있어.”심재경이 안이슬에게 말했다.안이슬이 대답했다.“응, 샛별이를 잘 돌보고 있을게.”불필요한 말은 한마디도 더 하지 않았다.심재경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본 후 자리를 떴다.안이슬은 식탁을 정리했다.통제 불능한 상황에 그녀도 지금 밥맛이 없었기 때문이다.안이슬은 잠깐 고민하다가 끝내 송연아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역시 송연아는 받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심재경과 달리 전화를 딱 한 번 했었다.송연아가 받지 않은 걸 보니 분명 일이 있거나, 아니면 휴대폰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면 분명 다시 전화를 걸어올 것이다....프랑스에서.이쪽은 시끌벅적하고도 화기애애했다.구애린이 무사히 퇴원했지만 이번 일로 그녀는 많이 조심스러워졌고 진원우도 그녀를 살뜰히 챙겼다.그는 구애린을 소파에 부축했고, 또 그녀가 편히 기댈 수 있게 쿠션도 하나 받쳐줬다.찬이는 구애린에게 귤을 까주고 있었다.구애린은 너무나도 흐뭇해 찬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학교는 잘 다니고 있어?”찬이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학교 좋아요.”“찬이가 이렇게나 똑똑하니 나중에 꼭 좋은 대학에 붙을 수 있을 거야.”찬이는 웃으면서 깐 귤을 구애린에게 건네며 말했다.“고모, 드세요.”구애린이 손을 뻗어 귤을 받고는 한쪽 쪼개서 찬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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