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미친 그날 밤: Chapter 1161 - Chapter 1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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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1화
그는 안이슬과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것보다 안이슬이 과거의 슬픔을 이겨내고 다시 적극적인 모습으로 삶을 살아가길 바랐다.이미 지나간 일로 왜 계속 자기를 괴롭히는 것일까?프랑스에서.구애린이 퇴원해 오늘 집에 찾아오기로 했다.송연아는 주방에서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고, 휴대폰은 방에 있었기에 벨소리가 울려도 그녀는 들을 수 없었다.심재경은 끈질기게 연속 세 통이나 전화를 했는데 송연아가 받지 않아 그는 어쩔 수 없이 포기했다.안이슬이 불편함을 느끼게 하지 않기 위해 그는 더는 그녀가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고집스럽게 자극하지 않았다.“나 일이 있어 잠깐 나갔다 올게. 샛별이 잘 보고 있어.”심재경이 안이슬에게 말했다.안이슬이 대답했다.“응, 샛별이를 잘 돌보고 있을게.”불필요한 말은 한마디도 더 하지 않았다.심재경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본 후 자리를 떴다.안이슬은 식탁을 정리했다.통제 불능한 상황에 그녀도 지금 밥맛이 없었기 때문이다.안이슬은 잠깐 고민하다가 끝내 송연아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역시 송연아는 받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심재경과 달리 전화를 딱 한 번 했었다.송연아가 받지 않은 걸 보니 분명 일이 있거나, 아니면 휴대폰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면 분명 다시 전화를 걸어올 것이다....프랑스에서.이쪽은 시끌벅적하고도 화기애애했다.구애린이 무사히 퇴원했지만 이번 일로 그녀는 많이 조심스러워졌고 진원우도 그녀를 살뜰히 챙겼다.그는 구애린을 소파에 부축했고, 또 그녀가 편히 기댈 수 있게 쿠션도 하나 받쳐줬다.찬이는 구애린에게 귤을 까주고 있었다.구애린은 너무나도 흐뭇해 찬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학교는 잘 다니고 있어?”찬이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학교 좋아요.”“찬이가 이렇게나 똑똑하니 나중에 꼭 좋은 대학에 붙을 수 있을 거야.”찬이는 웃으면서 깐 귤을 구애린에게 건네며 말했다.“고모, 드세요.”구애린이 손을 뻗어 귤을 받고는 한쪽 쪼개서 찬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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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2화
송연아가 고생한다면 그 누구보다도 강세헌이 가슴 아파했다.진원우가 웃으면서 말했다.“저희 자주 오는 것도 아니잖아요.”“당연히 자주 오면 안 되지.”구애린도 송연아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기에 송연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두 분 딸이 없잖아요. 제가 만약 딸을 낳으면 편하게 두 분 딸로 생각해 주세요.”구애린이 송연아의 팔에 기대며 말했다.“그리고 언니도 나 안 싫어한단 말이에요.”그녀는 송연아에게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하지만 그 말을 들은 강세헌은 심장에 비수가 꽂힌 듯이 아팠다.그는 아들만 둘 뿐이지, 딸은 없었다. 하지만 구애린이 하필 이 얘기를 그 앞에서 꺼냈다.“너 정말 딸 낳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 어쩌면 나보다도 아들 더 많이 낳을지 누가 알아?”구애린은 그 말을 듣고도 전혀 화내지 않았다. 강세헌이 일부러 이런 말을 하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오빠, 설마 나 딸 낳는다고 질투하는 거 아니죠?”...구애린은 그 말을 마음속에 새겼다.그래서 리조트에서 나온 후 그녀는 진원우와 함께 병원을 가자고 했다.진원우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퇴원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어디 아파요?”구애린이 불편함을 느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진원우는 갑자기 긴장하기 시작했다.“지금 바로 병원에 가죠.”진원우는 병원으로 향하기 위해 운전하려고 했다.구애린이 말했다.“배 속의 아이가 아들인지 딸인지 확인하려고.”“...”진원우는 잠깐 멈칫했다.“아들이든 딸이든 다 우리 아이니까 좋은 거 아니에요? 난 다 좋아요. 굳이 그것 때문에 검사할 필요 없잖아요. 병원에 온통 소독수 냄새라서 싫다면서요. 그냥 병원 가지 말아요.”진원우는 아들이든 딸이든 다 좋았다.구애린도 상관이 없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딸을 더 원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주위에 여자아이가 없어서 그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원우의 팔을 끌어안으며 말했다.“우리 딸을 많이 낳아야 해.”진원우가 물었다.“왜요?”“오빠가 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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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3화
송연아는 그의 튼실한 가슴팍을 밀어내려고 했는데 뜨겁게 달아오른 그의 체온에 깜짝 놀랐다.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장난치지 말아요.”강세헌은 뭐 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 그저 그녀에게 장난치고 싶었다.두 사람은 부부이고, 아이도 둘이나 있지만 송연아는 여전히 순진한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강세헌은 부끄러워하는 송연아의 모습을 무척 좋아해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말했다.“나 바쁜 일 다 처리하면 두 아이랑 같이 스위스로 가지 않을래? 스키 타고 싶다고 했었잖아.”송연아는 그의 품에 기댄 채 대답했다.“스키도 타고 싶고 바다도 보고 싶고 단풍도 보고 싶은 건 맞는데요...”그녀가 고개를 돌리고는 부드럽고도 밝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행복하면 사람 자체에서 부드러운 빛이 비친다고 하는데 지금 송연아가 바로 그런 상태였다.강세헌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그녀의 귀에 입을 맞추고는 낮고도 감미로운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좋아하는 거면 다 해주고 싶어. 다만...”송연아가 고개를 들었는데 그녀의 눈빛은 샘물처럼 투명하고 맑았다.그녀가 이런 순수한 눈빛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강세헌의 살뜰한 보살핌 덕분이었다.두 사람은 워낙 많은 일을 겪었기에 오늘날 이렇게 평온한 생활을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그들은 서로를 아끼고 너그럽게 용서하고 사랑하기에 서로를 위해 희생할 수 있었다.송연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다만 뭐가요?”그녀의 입술은 잘 익은 앵두처럼 빨갛게 물들었다.강세헌은 손으로 부드럽게 그녀의 복부를 어루만지더지 송연아는 바로 그의 뜻을 알아채고는 그의 손을 꼭 잡았다.“알잖아요.”“알아.”강세헌이 또 물었다.“피곤해?”송연아가 대답했다.“괜찮은데요, 왜요?”그는 그녀의 목에 키스를 퍼부었다.송연아가 그에게서 벗어나며 말했다.“나 피곤해요...”“방금은 안 피곤하다고 하더니...”“...”송연아는 말문이 막혔다.그렇게 송연아는 강제로 ‘피곤한’ 밤을 보내게 되었다....새벽에 깨어난 그녀는 시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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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4화
“그러면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송연아가 물었다.“샛별이가 아니었으면 난 진작 떠났을 거야. 하지만 난... 샛별이의 곁을 떠날 수 없어.”송연아도 엄마로서 아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녀는 안이슬의 고민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고, 안이슬이 내린 결정에도 그 어떤 의견을 내놓지 않을 것이다.안이슬은 성인이기에 자기 생각이 있을 테니 그녀가 해야 할 일은 오직 안이슬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베푸는 것이었다.“내가 재경 선배에게 무슨 말을 전해줘요?”송연아가 물었다.안이슬은 괜찮다고 했다.그리고 또 한참을 침묵하고는 말했다.“내가 너에게 전화한 것은 심재경이 내 정체를 알고 있다는 걸 나에게 밝혔기 때문이야. 내가 여기 있으니... 우리 두 사람 다 엄청 어색한 상황이 됐어.”“그래도 재경 선배는 이슬 언니가 옆에 남아있길 원할 거예요.”송연아가 진심으로 말했다.“재경 선배 정말 한눈팔 사람 아니에요. 적어도 이슬 언니에게는.”안이슬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나에게는 부담이거든. 만약 그 사람이 나에게 못되게 굴었으면 난 오히려 더 좋았겠는걸?”심재경이 그녀에게 잘해줄수록 그녀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지 못했고, 더욱 모진 말을 뱉기도 했다.송연아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재경 선배는 절대 언니를 미워할 사람이 아니에요.”심재경이 얼마나 좋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안이슬에게만큼 그는 순정을 바쳐 사랑했다....강세헌이 차 한 잔을 들고 들어왔다.그는 송연아를 보며 물었다.“이 시간에 누구랑 전화해?”송연아는 그를 향해 ‘쉿’ 동작을 했다.강세헌은 더 말을 하지 않고 그녀에게 찻잔을 넘겼다.송연아가 잔을 넘겨받고는 차를 벌컥벌컥 들이마셨는데 한결 편안해진 기분이었다....국내에서.안이슬은 초점 잃은 눈으로 어딘가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나 같은 사람이 지금까지 살 수 있는 것도 샛별이를 위해서지. 언제 남녀 간의 정까지 생각하겠어.”송연아는 그녀를 설득하고 싶었지만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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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5화
강세헌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그녀의 볼을 잡으며 물었다.“이럴 때만 내가 최고야? 평소에도 내가 잘해주잖아.”송연아가 웃으며 대답했다.“당연히 평소에도 세헌 씨가 나에게 잘해주는 거 알죠. 누구보다 날 아끼고 사랑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요.”그녀는 애교를 부리는 듯 강세헌의 품에 더 파고들고는 그를 꼭 안았다.강세헌이 말했다.“시간도 늦었는데 이제 자자.”하지만 송연아는 졸음이 날아가 버렸다.강세헌도 눈치채고는 그녀에게 물었다.“잠이 안 와?”송연아는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나가서 놀까?”강세헌이 물었다.송연아가 시계를 봤는데 지금은 벌써 새벽이었다.“지금 이 시간에요?”“저녁은 이제부터 시작하는 거야. 일어나, 같이 나가자.”강세헌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지만 송연아가 주저했다.“이건 좀 아니지 않아요?”“뭐가 아니야?”그는 송연아를 일으키며 말했다.“옷 입어.”송연아가 몸을 돌돌 말았다.“진심이에요?”강세헌이 눈썹을 치켜들었다.“그럼?”송연아도 호기심에 이끌렸다. 그녀는 아직 강세헌과 함께 프랑스의 저녁을 즐긴 적이 없었기에 이불을 거두고는 침대에서 일어섰다.“나 아직 프랑스의 밤을 경험한 적이 없으니까 나 제대로 즐기게 해줘요.”강세헌은 침대에 앉은 채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떻게 해야 제대로 즐기는 건데?”송연아는 옷장에서 가장 섹시한 옷을 꺼내고는 몸에 대보더니 그에게 물었다.“이 옷, 어때요?”“...”강세헌은 말문이 막혔다.그가 알고 있는 송연아는 항상 진지한 모습을 많이 보였었다. 아마 그녀의 직업과 연관이 있었는데 줄곧 다른 사람에게 엄숙한 인상을 주곤 했다.갑자기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인 그녀가 강세헌은 조금 어색하기도 했지만 강세헌도 생기발랄한 송연아를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그는 침대에서 일어서더니 그녀의 앞에 다가가고는 그녀의 손에 든 옷을 집어 들었다.“내가 입혀줄게.”“...”송연아는 말문이 막혔다.강세헌이 송연아의 옷을 벗기려고 하자 그녀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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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6화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손바닥만 한 작은 얼굴이 세련된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생기발랄하게 느껴졌다.“마음에 안 들어요?”강세헌이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대답했다.“마음에 드는데, 다른 사람이 보는 게 싫어.”송연아가 팔로 그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말했다.“너무 가부장적인 거 아니에요?”하지만 강세헌은 억지를 부렸다.“내가 널 사랑해서 이러는 거잖아. 너를 가장 소중한 보물로 생각하는 거야.”...강세헌은 운전해서 한 클럽에 도착했는데 화려한 불빛이 눈을 부셨다.송연아는 이런 곳에 온 적이 거의 없어서 잘 적응하지 못했고, 심지어 좀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강세헌이 말했다.“긴장하지 마, 내가 있잖아.”송연아는 그의 품에 기대면서 애교를 부렸다.“무슨 이상한 곳도 아니고, 내가 왜 무서워하겠어요.”강세헌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강세헌과 송연아는 구석에 있는 자리에 앉은 후 술 두 잔을 주문했다.스테이지에 남녀가 몸을 밀착하며 뜨겁게 춤을 추고 있었다. 시끄러운 음악과 열광적인 스텝은 삶의 지루함, 경제적 압박을 잊게 할 수 있는 매력이 있었기에 그들은 이곳에서 마음껏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다.이게 바로 클럽의 매력이지 않은가 싶다.많은 사람들은 고민을 잊어버리기 위해 이곳을 계속 찾아오는데 확실히 생활 속의 번뇌와 멀리 떨어질 수 있는 홀가분한 곳이었다.그리고 클럽은 또 평소의 생활패턴을 깨버릴 수 있는 곳이었다.자제력이 좋은 사람들은 가끔 찾아오지만 이런 릴랙싱 방법에 의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송연아는 강세헌의 품에 기댄 채 술잔을 흔들더니 춤추는 남녀를 보며 말했다.“다들 젊네.”송연아가 저도 모르게 감탄을 내뱉었다.“...”강세헌은 잠깐 흠칫하다가 미간을 구기며 물었다.“그럼 우리는 늙었어?”“저 사람들과 비교하면 늙었죠.”이국적인 외모의 미남 미녀들은 아주 눈에 띄었다.송연아도 홀딱 반하게 생겼는데 하물며 강세헌이야...그녀는 고개를 들어 강세헌의 표정을 살폈다.그녀도 똑같은 여자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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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7화
송연아는 달걀프라이까지 하고 라면에 토마토도 넣었다.그리고 소시지를 넣은 후 일부러 강세헌 앞에서 먹기 시작했다.날이 거의 밝아지는데 강세헌이 배고프지 않다는 걸 송연아는 전혀 믿지 않는 눈치였다.“정말 맛있네.”송연아는 먹으면서 감탄을 내뱉었다. 그리고 활짝 웃으며 강세헌에게 물었다.“좀 먹어볼래요?”그녀가 면을 집어 올리며 물었는데도 강세헌은 그저 보고만 있었다.송연아는 흥미를 잃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칫, 재미없네요.”강세헌이 미간을 구겼다.“됐어, 나 자러 갈게.”강세헌이 정말 배고프지 않은 것 같아 송연아는 끝내 포기했다.“가서 자요. 난 다 먹고 올라갈게요.”...여기는 금방 날이 밝았는데 국내는 벌써 어둠이 내렸다.심재경은 하루 종일 돌아오지 않았다.안이슬은 혹시 자기 때문에 일부러 돌아오지 않는 건지 걱정되기도 했다.하지만 직접 전화해서 물을 수도 없었다.만약 그에게 전화해 묻는다면 심재경은 분명 그녀가 자기에게 마음이 남아있다고, 깨끗하게 감정을 정리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것이다.그녀는 심재경의 발목을 잡고 싶지 않았기에 모진 말을 해가며 그를 멀리했다.그래야만 심재경도 정을 끊고 다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샛별이는 오늘 잠들기에 유난히 어려워했다. 아무리 재워도 잠이 들지 않았는데 불편한 구석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안이슬은 마음이 다급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그녀는 끊임없이 샛별이를 달랬지만 아이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안이슬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심재경이 돌아왔다.그는 울음을 그치지 않는 샛별이를 받아안았는데 새빨갛게 달아오른 아이의 얼굴을 보고는 가슴이 아팠다.“우리 아기, 왜 그래?”엉엉 울던 샛별이는 심재경을 보더니 기적적으로 울음을 뚝 그쳤다.마치 배터리 나간 인형처럼 곧바로 조용해졌다.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안이슬은 믿을 수 없는 얼굴을 보였다.‘샛별이가 이렇게 울었던 게 아빠가 보고 싶어서야? 아니면 왜 심재경을 보자마자 울음을 그치는 거지?’딸은 아빠랑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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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8화
심재경이 안이슬을 쳐다보자 그녀는 어색한 듯 고개를 숙였다.심재경이 물었다.“지금 나 관심해주는 거야?”안이슬이 대답했다.“나는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잖아. 대표님한테서 돈을 받았는데 당연히 고용주한테 최선을 다해야 하지.”안이슬이 자신을 가까이하지 않으려 하고 선을 철저하게 긋는 모습은 비수가 되어 심재경의 마음을 쿡쿡 찔렀다.그는 차갑게 웃더니 말했다.“당신은 정말 직업정신이 투철한 베이비시터야. 내 딸을 잘 보살피는 것도 모자라 나한테도 이렇게 관심을 주다니, 당신의 말대로 하면 내가 당신의 급여를 올려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렇게 해야 당신이 한 만큼 돌려받게 되는 거잖아?”안이슬은 비아냥거리는 심재경의 말투를 딱히 신경 쓰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만약 대표님이 더 많은 급여를 준다고 하면 당연히 사양하지 않을 거야.”심재경의 말은 그녀를 자극하는 데 실패했다.윙윙--심재경의 바지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 휴대폰을 꺼내 확인해보니 강세헌한테서 온 전화였다. 그는 뒤돌아 방으로 가서 방문을 잠근 후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접니다.”그쪽에서는 임지훈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심재경은 자신이 잘못 봤나 싶어서 다시 한번 확인했는데 확실하게 강세헌의 번호가 맞았다. 그런데 목소리가 왜 아니지?그는 휴대폰을 다시 귓가에 대면서 말했다.“여보세요?”“왜요, 제 목소리도 모르시겠어요?”임지훈이 물었다.심재경은 당연히 목소리를 알아들었다.“이거 강세헌 번호잖아요?”심재경이 묻자 임지훈이 대답했다.“대표님이 진원우랑 심 선생님의 일을 토론하는 것을 듣고 좋은 방법이 생각나서 전화를 걸었어요. 제 휴대폰이 배터리가 다 되어서 대표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건 거고요.”심재경이 대답했다.“그렇군요. 근데 제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알고 지금 저한테 해결방법을 제시하려는 거예요?”임지훈은 차갑게 한마디 했다.“선생님에 관한 일은 비밀도 아니잖아요?”“...”심재경은 자신의 사연을 모든 사람이 다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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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9화
심재경이 정말로 화가 난 것을 보고 임지훈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진짜 다른 방법이 있다고 해도 함부로 말을 못 하겠다. 지금 심재경은 분명히 화가 잔뜩 난 상태인데 또 심기를 건드릴만한 얘기를 했다면 정말 손절 당할지도 모른다.심재경은 끊어져 버린 전화를 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방법이 없으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데 뾰족한 수도 없으면서 설치는 게 이해가 안 됐다. 딱히 말할 게 없으니까 그냥 도망간 건가?‘이게 대체 무슨 경우야!’심재경은 휴대폰을 내려서 보면 볼수록 화가 치밀었다.원래 기분이 이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았는데 임지훈 때문에 마음이 더 심란해졌다.그는 짜증스레 머리를 헝클였다.침대 위에 버려진 휴대폰이 다시 한번 울렸다. 휴대폰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그의 미간은 더욱 세게 찌푸려졌다.‘또 무슨 속셈인가? 뾰족한 수는 없는데 쓸데없는 말은 많네?’심재경은 화가 난 상태로 전화를 받고 상대방이 소리도 내기 전에 먼저 말을 뱉었다.“임지훈, 내가 경고하는데 얼렁뚱땅 넘기려 하지 마. 나는 화를 낼 줄 모르는 줄 알아? 다음에 마주치면 내가 수술 메스로 당신의 살가죽을 도려낼 수 있어, 알아?”심재경은 숨도 쉬지 않고 말하고 나니 마음이 좀 내려가는 것 같았다. 인제야 상대방이 천천히 말을 건네왔다.“얘기 다 했어?”‘이 목소리는 임지훈이 아닌 것 같은데?’심재경은 다시 휴대폰 화면을 보았는데 강세헌의 이름이 확실했다.‘그래서 이번에는 강세헌이야?’심재경은 다급하게 해명했다.“임지훈 씨인 줄 알았어. 정말 약 올라. 기분 나쁜 말만 골라서 하는데 화가 안 나겠어?”강세헌은 뜨뜻미지근하게 한마디 했다.“네 일은 너 혼자 알아서 해. 괜히 계속 연아한테 전화하지 말고, 연아가 네 일까지 상관할 시간 없어.”“...”심재경은 얼굴이 구겨졌다. 강세헌의 말은 임지훈의 말보다 더 마음에 상처가 됐다.“야, 네가 지금 행복하다고 친구는 죽든 살든 상관없다는 거야? 그리고 내가 너한테 전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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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0화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집에는 다른 사람들이 없기에 문을 두드릴 사람이 안이슬밖에 없었다.심재경은 바로 표정을 가다듬고 자신의 흐트러진 옷을 정리하고는 걸어가서 방문을 열었다. 역시나 안이슬이 문 앞에 서 있었다.그녀는 얼굴에 아무 표정이 없었는데 정말 샛별이를 돌보기 위해서 돈 주고 고용한 평범한 베이비시터 같았다.말하는 말투도 딱딱했다.“음식을 좀 만들었어. 아직 식사를 안 했으면 가서 좀 먹어.”허허!심재경은 화를 내고 싶지 않았지만, 안이슬이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고 괴롭기 그지없었다.그는 소용돌이치는 마음속의 감정을 억누르며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배 안 고파. 별일 없으면 저 방해하지 마.”이렇게 말하고 그는 방문을 세게 닫았다.안이슬은 그의 태도 때문에 어리둥절했다. 기분 나쁜 일이 있는 건가?안이슬도 심재경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아서 돌아갔다.그녀가 뒤로 돈 순간, 방문이 갑자기 열렸다. 심재경은 돌아가려는 그녀를 보고 마음속에 억눌러 왔던 불만이 참지 못하고 터져 나왔다.“안이슬, 내가 죽어야 나도 아픈 줄 아는 사람이란 걸 네가 알까?”안이슬은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그를 보았다.그녀는 아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심재경, 왜 그렇게 사람이 멍청해? 왜 굳이 결혼했었고 또 많은 사람한테 몹쓸 짓을 당한 여자를 좋아하는 거야?”말하며 안이슬은 주먹을 꽉 쥐어 손톱이 살을 파고들었다.아프다.상처를 드러낸 그녀는 마음이 아파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심재경은 멍하니 서 있었다. 그가 무슨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그녀는 차갑게 얘기를 계속했다.“명섭 씨가 죽은 후 나는 그 사람의 복수를 하기 위해 스파이로 들어갔는데 들켰어. 그래서 그 사람들이 더럽고 치사한 수단으로 나를 괴롭혔어. 처음부터 나는 죽을 각오를 하고 간 곳이지만, 다만...”그녀의 몸이 떨렸다.다면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약해졌다.“샛별이가 없다면 내가 어떻게 살 수가 있겠어?”심재경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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