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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선 이혼, 후 집착: Chapter 1371 - Chapter 1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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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1화

우승이 결정되기 1분 전, 차설아는 이미 앞질러 가고 있었지만 안전장치가 느슨해져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십, 구, 팔, 칠...”심판은 마지막 10초를 카운트하기 시작했다. 현장의 분위기는 고조에 도달했고 모두 숨을 죽인 채 지켜보고 있었다. 차설아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위로 등반했다.“자, 이번 소풍 활동 우승자는 달이, 원이의 가족이에요! 축하해요!”심판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차설아는 그대로 추락했다. 안전끈이 풀어지는 바람에 신이 나서 손을 흔들고 있던 달이와 원이를 쳐다볼 새도 없었다.“꺅!”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놀란 사람들은 소리를 질렀다.“설아야!”“엄마!”차성철, 달이와 원이가 차설아 쪽으로 미친 듯이 달려갔지만 경호원이 그 앞을 막아섰다.“일단 진정하고 모두 객석으로 다시 돌아가세요. 안전장치가 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거예요.”경호원은 손을 내저으면서 뭇사람들을 자리로 돌려보냈다. 바닥에 해면으로 된 추락 방지 매트가 깔려있었지만 아주 높은 곳에서 떨어진 차설아가 멀쩡할 리 없었다.차설아는 그 자리에 누워 꼼짝하지도 못했다. 이 상황에 골절은 면하지 못할 것이다.“당장 비키세요! 1분이라도 늦었다가는 당신 목숨으로 책임질 생각인가요?”눈이 빨갛게 달아오른 차성철은 경호원을 제치고 재빨리 차설아 쪽으로 달려갔다.“설아야, 괜찮아? 나 좀 봐봐.”차성철은 차설아를 안아 들면 더 다칠까봐 옆에서 그저 지키고만 있었다.“오빠, 나 괜찮아. 허리를 다친 것 같은데 아마 가벼운 골절일 거야. 매트가 충격을 흡수해서 그나마 다행이야.”차설아는 밀려오는 통증에 식은땀을 흘렸지만 차성철과 두 아이를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 차설아는 지금 누구보다도 두렵고 무서웠다. 이러다가 장애인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엄마, 많이 아파요? 엄마가 다칠 줄 알았다면 시합에 참가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괜히 제가 같이 가자고 해서...”달이는 콩알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작은 손으로 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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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2화

서은아는 지난번에 성도윤과 갈등을 빚은 뒤로 조심스러워졌다. 섣불리 말을 꺼냈다가는 성도윤이 혼약을 취소할 수도 있었기에 눈치만 봐야 했다.다행히도 성도윤의 태도는 많이 좋아졌고 결혼하지 않겠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그럴 필요 없어. 조금 있다가 친구가 온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이야.”성도윤이 덤덤하게 말했다. 잔에 물을 받고 있던 서은아는 친구가 온다는 말에 넋을 잃고 있다가 하마터면 끓는 물에 손을 델 뻔했다.“사도현 아니면 강진우? 내가 아는 사람이야?”성도윤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서은아를 노려보았다.“내가 친구 좀 만나겠다는데 너한테 보고까지 해야 해?”“그런 뜻이 아닌 걸 알잖아. 사도현이면 나도 아는 사람이니까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다는 뜻이었어. 얼마나 바쁜지 몇 년 동안 만나지 못했거든.”서은아는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면서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너는 모르는 사람이야.”성도윤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그 정도로 궁금해할 줄은 몰랐어. 보면 알아.”성도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병실 문이 열리면서 호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윤아, 우리는 매번 병원에서 만나는 것 같아. 이제는 밖에서 좀 보자.”캐주얼하게 입은 남자가 걸어들어오더니 서은아를 훑어보면서 미소를 지었다.“아, 제수씨도 계셨군요. 안녕하세요.”“누, 누구세요?”서은아는 처음 만난 남자를 경계하면서 지켜보았다.“신경외과 의사 박성훈이라고 해요. 우리 도윤이 잘 부탁드려요.”박성훈은 안경을 위로 올리고는 서은아한테 손을 내밀었다.“신, 신경외과 의사라고요?”서은아는 깜짝 놀라서 들고 있던 컵을 바닥에 떨어뜨렸다.“제수씨, 뭘 그렇게 놀라요? 제가 신경외과 의사인 게 너무 의외라서 그래요? 겁먹지 말아요. 저는 누군가를 해치는 사람이 아니에요.”박성훈은 서은아의 반응이 이상했지만 일단 농담으로 대처했다. 보통 신경외과 의사라고 자신을 소개하면 사람들은 숭배하는 눈길을 보내왔다.하지만 서은아는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알아요.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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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3화

박성훈은 가슴팍을 툭툭 치면서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제수씨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겠어요. 정 걱정된다면 인터넷에 제 이름을 검색해 보세요. 제가 집도한 수술은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으니 걱정할 필요 없어요. 제수씨는 그저 도윤이가 기억을 되찾을 때까지 곁에 있어 주세요.”박성훈은 다른 건 몰라도 뇌수술과 바다낚시만큼은 실수한 적이 없었기에 자신 있었다. 서은아는 예전부터 박성훈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성진과 음모를 꾸밀 때, 돈으로 박성훈을 매수해서 더 확실하게 처리하고 싶었다.하지만 소문에 의하면 박성훈은 돈과 명예에 큰 관심이 없는 이상한 사람이었다.환자를 보거나 수술을 집도하는 건 전부 기분에 따라서 결정했다.그래서 서은아는 박성훈보다는 실력이 부족하지만 돈을 좋아하는 신경외과 의사를 찾아 수술을 맡겼다. 만약 박성훈이 성도윤의 수술을 집도하게 되면 들통날 것이 뻔했다.서은아는 떨리는 손을 움켜쥐고 말했다.“아,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도윤이가 안정을 찾은 지 며칠 되지 않았어요. 더 이상의 수술은 무리라고 봐요. 저는 도윤이가 그저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기억을 되찾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고 지금처럼 건강하면 돼요...”“제수씨의 의견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수술은 환자가 받는 거잖아요.”서은아의 말에 박성훈은 가만히 누워있는 성도윤을 쳐다보면서 말했다.“도윤아, 너는 기억을 되찾고 싶어? 네가 싫다면 강요하지 않을게.”성도윤은 굳은 표정을 하고서 차갑게 말했다.“형을 이곳까지 오게 했다는 건 이 수술이 나한테 중요한 일이라는 뜻이에요. 흐릿한 기억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면서 살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나는 차라리 기억을 되찾고 마음 편하게 지낼래요.”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성도윤이 성공한 사업가, 사랑하는 가족과 여자를 지킬 수 있는 남자였다. 완벽한 성도윤은 매일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여겼다.그러나 성도윤은 자신이 원하던 삶이 아닌 누군가의 조종에 따라 흘러가는 인생이 괴로웠다. 마음에 들지 않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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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4화

“아마 불안해서 더 예민하게 구는 것 같아. 수술하고 기억을 찾으면 마음이 변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겠지.”성도윤은 덤덤하게 말하면서도 슬픔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서은아가 떠난 자리를 쳐다보았다. 그동안 서은아가 옆에 있었기에 무수히 많은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다.성도윤은 자신의 곁을 지켜준 서은아에게 행복을 안겨주고 싶었고 이 여자를 책임지고 싶었다. 수술 전이든 수술하고 나서든 여전히 서은아를 사랑할 것이라고 생각했다.이 수술은 그저 흐릿한 기억을 되찾기 위해 하는 것이었다.박성훈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불안하다는 건 가져서는 안 되는 것을 가졌기 때문이야. 너에 비하면 자신이 좀 부족한 사람이라고 느꼈거나 너와의 관계가 떳떳하지 못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어. 그렇지 않으면 불안해할 리가 없잖아.”“관계가 떳떳하지 못하다고요?”성도윤은 미간을 찌푸린 채 박성훈의 말을 여러 번 곱씹어 보았다.“아직은 이해 못 하겠지. 수술받고 나면 그 기억이 돌아올 거야. 그럼 왜 수술에 관한 얘기만 나오면 불안해하는지 알게 돼.”박성훈은 이미 모든 것을 꿰뚫고 있었다. 신경외과 의사로서 서은아가 왜 갑자기 긴장하고 두려워했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극도로 무서워하는 건 뇌리에 어떤 생각이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성도윤한테 의심 가는 점을 섣불리 말할 수가 없었다.“형이 시간 될 때 수술을 부탁할게요. 나는 언제든지 상관없으니까 형이 수술 날짜를 정해줘요.”성도윤은 두 팔을 벌린 채 덤덤하게 말했다. 언제든지 수술대에 누울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었다. 그 모습을 본 박성훈은 배를 끌어안고 웃었다.“누가 보면 내가 널 죽이는 줄 알겠어. 간단한 수술이니 미리 겁먹을 필요 없어. 지금의 너는 수술하기에 적합한 상태가 아니야. 두 주일 정도 푹 쉬고 회복한 뒤에 수술해도 돼.”“알겠어요.”성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박성훈은 다시 말을 이었다.“너랑 같이 많은 것을 겪어온 애틋한 사람이 바로 저분이구나. 나는 두 사람이 서로 없으면 못 살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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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5화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를 던진 것처럼 마음에도 파란을 일으켰다. 성도윤이 다급히 물었다.“다쳤다고요? 언제 어떻게 다쳤는데요?”“병원으로 이송된 지 얼마 안 되었어. 어린이집에서 열린 시합에 참가했다가 높은 곳에서 추락했대. 심하게 다쳤다고 기사가 났어.”박성훈은 심심해서 생방송을 보다가 차설아가 다치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러고는 성도윤의 반응을 보고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더 궁금해졌다.“아이가 둘이나 있는 애 엄마인데도 그렇게 좋아? 예전에 만날 때부터 재미난 일들이 많았을 것 같아. 혹시 알아? 두 아이가 너의 아이일지...”“농담도 정도껏 해요.”성도윤은 차가운 표정을 하고서 거만하게 말했다.“아무 여자하고 놀아날 정도로 무식하지 않아요. 그런 여자는 아이를 낳고도 아이의 아빠가 누구인지 모를 거라고요.”“기억을 잃었다면서 예전에 있었던 일을 네가 어떻게 알아? 가족한테 물어보지 그랬어.”“물어본 적 없어요.”성도윤은 차갑게 말했다.“두 아이가 내 자식이라면 엄마가 진작에 성씨 가문 사람이라고 하면서 데려왔을 거예요. 그런데 엄마는 아이에 관한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얘기하지 않은 것 같아.”박성훈이 어깨를 으쓱이면서 말을 이었다.“지금 추측해 봐야 아무 소용 없어. 두 주일 뒤에 회복되면 전면적인 검사를 진행할 거야. 수술할 만한 상태라고 판단되면 수술 날짜를 정할게. 그럼 모든 것이 밝혀지겠지.”“그러죠.”지금으로서는 이 방법이 최선이었다. 성도윤은 고개를 끄덕였고 생각에 잠겼다.박성훈이 나간 뒤, 그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돌아서 팔에 꽂은 링거를 뽑아버렸다. 그러고는 사복으로 갈아입고 아무도 모르게 병원을 빠져나갔다.병원 앞에 차를 세우고 대기하던 진무열이 걸어오면서 말했다.“보스, 아직 퇴원하면 안 돼요. 아직 다 낫지도 않았잖아요. 나중에 또 쓰러지면 어떡해요?”진무열은 창백한 성도윤의 얼굴을 보고 걱정되었다.“일단 나왔으니까 차에 타. 지금 그런 말을 해도 소용없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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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6화

차설아는 허리를 심하게 다쳐서 정형외과가 있는 층에 입원해 있었다. 성도윤의 병실도 그 층에 있었다. 차설아를 만나기 위해 뛰어다니다가 결국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차설아의 병실에는 가족과 친구, 배경윤과 선우 시원이 모여있었다.성도윤이 병실 앞에 도착했을 때는 차설아의 곁으로 다가갈 틈조차 없었다. 또한 차설아를 걱정할 만큼 여유로운 상황도 아니었다.이때 병실에서 간호사가 걸어 나왔다. 성도윤이 눈짓하자 진무열은 재빨리 간호사 옆으로 다가갔고 사람이 적은 복도 끝으로 데려갔다.“저... 혹시 저 병실에 있는 환자의 상태를 알 수 있을까요?”간호사는 진무열과 성도윤을 경계하면서 말했다.“환자의 보호자예요? 아니라면 환자의 상태에 대해 말해줄 수 없어요. 이건 환자의 프라이버시나 마찬가지니까요.”“이분이 보호자예요. 우리 대표님이 저 병실에 있는 환자의 남편이라고요.”“환자의 남편이에요?”간호사는 성도윤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팔짱을 낀 채 따져 물었다.“남편이면 병실에 바로 들어가지, 왜 사람이 없는 곳까지 데려와서 물어보고 있어요? 허튼짓할 생각은 하지 마세요. 이 복도에 감시카메라가 5개나 있다고요.”“그런 거 아니라고 몇 번 얘기해요. 우리 대표님은 환자의 남편 되는 사람인데...”진무열이 간호사와 싸울 기세로 말하자 성도윤은 머리가 지끈했다. 그러고는 참다못해 진무열을 옆으로 끌어당겼고 간호사한테 진지하게 말했다.“사실 얼마 전에 아내랑 심하게 싸웠어요. 지금 들어가면 아내가 안 좋아할 거예요. 그런데 너무 걱정되어서 간호사님한테 여쭈었던 거고요. 아내의 상태가 어떤지 알려줄 수 없을까요?”“아, 알려드릴게요.”간호사는 조각상처럼 빛나는 성도윤의 얼굴을 보고 원칙 같은 건 진작에 잊어버렸다. 차설아의 상태가 어떤지 솔직하게 말했다.“환자분은 고비를 넘겼지만 허리가 크게 다쳐서 2주일, 제일 길게는 1달 정도 입원해야 해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만약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다면...”“회복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는데요?”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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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7화

성도윤은 차가운 표정을 짓고서 말했다.“갓난아기도 아닌데 뭘 그렇게 걱정해요?”“도윤아, 몸이 나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 좀 엄마 말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소영금은 말을 듣지 않고 고집 피우는 성도윤을 쳐다보면서 눈물을 훔쳤다. 그러자 진무열이 성도윤의 앞을 막아서면서 말했다.“저... 탓하려면 저를 탓하세요. 대표님 탓이 아니에요. 전부 저 때문에 일어난 일이에요.”“내가 왜 너를 탓해야 하지?”소영금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진무열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대표님은 차설아 씨를 보러 가겠다고 했어요. 제가 똑바로 알아보지 못한 탓에 병원 밖으로 나갔고요. 그런데 알고 보니 차설아 씨도 같은 병동에 입원했더라고요. 제가 민폐를 끼쳤어요.”진무열이 솔직하게 말하자 성도윤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려보았다.“쓸데없는 소리만 하는 걸 보니 시간이 남아도나 봐? 북아메리카 광석 프로젝트 담당자 명단에 네 이름도 추가할 테니 내일부터 진행해.”깜짝 놀란 진무열은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다.“대표님, 죄송해요.”“진무열, 당장 나가. 엄마도 이제는 나가주세요. 머리가 아파서 혼자 있고 싶어요. 깨어날 때까지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세요.”성도윤은 사복을 벗고 환자복으로 갈아입었다. 침대에 누운 성도윤은 머릿속에 전부 차설아와 함께했던 추억뿐이었다.병실을 나선 소영금은 긴 한숨을 내쉬면서 진무열한테 말했다.“어떻게 다쳐도 우리 도윤이랑 같은 병원에 입원한 거야! 정말 악연이라는 말이 맞구나. 한쪽이 죽을 때까지 다치는 건 아니겠지?”“예전에는 미신을 믿지 않으셨죠? 상극이든 악연이든 전부 미신이에요. 그저 우연히 일어난 일이 겹쳐 보여서 미신을 믿게 되는 거잖아요.”진무열은 입을 삐죽 내밀면서 말했다.“너도 곧 믿게 될 거야. 내가 유명한 점집에 가서 두 사람의 사주를 봐달라고 했더니 둘이 상극이라잖아. 도윤이가 차설아랑 만나기만 하면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한쪽이 다치지 않으면 다른 한쪽이 이상한 일에 휘말려 들었어. 지금은 둘 다 입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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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8화

차설아는 침대에 누워서 배경윤을 위로해 주었다. 비록 허리에 통증이 밀려오긴 했지만 침으로 찌른 것처럼 따끔할 뿐이었다.선우시원과 배경윤은 동시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자 차설아는 미소를 지으면서 농담했다.“설마 반신불수가 되었는데 숨기는 거 아니지?”“절대 아니야! 그런 말 더 이상 하지 마.”차성철은 주먹을 꽉 쥐면서 말했다.“전 세계를 뒤져서라도 유명한 의사를 찾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설아야, 너는 걱정하지 말고 푹 쉬어.”“오빠야말로 걱정하지 마. 내가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몰라서 그래? 내가 정말 반신불수가 된다면 차라리 죽여줘.”차설아는 피식 웃더니 덤덤하게 말했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한평생을 불구로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설아야, 곧 나을 거니까 그런 말은 하지 마. 완치해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자.”잠잠해졌던 배경윤은 또다시 울먹이면서 말했다. 차설아는 한숨을 쉬더니 손을 내저으면서 말했다.“푹 자고 싶으니까 자리 비켜줘. 가서 밥도 먹고 쉬어.”차설아는 병원에 이송된 후로 통증을 잘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병실로 들어오는 사람마다 차설아를 부둥켜안고 울어서 내일이면 당장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래. 우리는 이만 나가볼게. 설아야, 푹 자고 일어나면 연락해.”차성철은 심호흡하고는 뭇사람들을 데리고 병실을 나섰다. 선우시원은 미소를 지으면서 부드럽게 말했다.“회사의 일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나랑 성철 형이 알아서 할 테니까 너는 회복하는 것에만 집중해. 나중에 또 보자.”“바람아, 정말 고마워. 퇴원하면 네가 좋아하는 레스토랑에 가자. 내가 맛있는 걸 사줄게.”차설아는 선우시원을 바라보면서 환하게 웃었다. 선우시원은 그동안 차설아를 위해서 온갖 노력을 했다. 차설아는 선우시원에게 늘 고마워하고 있었다.텅 빈 병실 안에 적막이 흘렀다. 차설아는 그제야 편안하게 누울 수 있었다.새하얀 천장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가족과 친구 앞에서는 밝고 쿨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혼자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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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9화

성도윤은 의자에 기대앉아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면서 물었다.“내가 왜 당신을 만나러 왔는지 알아?”“잘 모르겠어요.”차설아는 휴대폰을 찾으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다.“당장 나가는 게 좋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오빠한테 전화할 거라고요.”“마음대로 해. 이 시간에 전화해도 구하러 오지 못할 거야.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고 얘기했잖아. 내가 아무 대책 없이 들어왔을 것 같아?”성도윤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면서 차설아를 비웃었다. 계획적인 성도윤이 아무런 생각도 없이 차설아의 병실로 들어왔을 리 없었다. 미리 손을 써서 아무도 오지 못하게 했었다.“당신이라면 그랬겠죠.”차설아는 휴대폰을 내려놓고는 두 눈을 감고 천천히 말을 이었다.“복수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요. 오늘 나의 목을 졸라서 죽인다고 해도 반항하지 않을 거니까요.”병실 안으로 내려앉은 달빛이 더 차갑게만 느껴졌다. 성도윤은 침대 위에 누워있는 차설아를 바라보더니 코웃음 쳤다.“당신은 나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야?”“도윤 씨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차설아는 성도윤이 자신을 죽이러 온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는 의자에 앉아 있는 성도윤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말했다.“성대 그룹 대표가 뒤끝이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어요? 당신은 절대 손해 볼 타입이 아니에요. 저번에 내가 당신을 목 졸라 죽일 뻔했으니 당신이 날 죽인다고 해도 할 말 없어요. 억울하게 죽는 것도 아니니 상관없어요. 그러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해요.”“그렇게 해야 우리 둘에게 공평하다는 말인가?”병실 안이 너무 어두워서 성도윤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성도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차설아 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가늘고 약한 목에 손을 올려놓았다.“당신을 목 졸라 죽이는 건 참 쉬운 일이야. 백조처럼 목이 하얗고 가늘어서 비틀어 꺾어도 될 것 같아.”“잘 생각해 보고 죽여요. 충동 살인의 후과는 늘 좋지 못한 법이거든요. 시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미리 고려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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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0화

차설아는 성도윤이 이상한 짓을 할까 봐 두려워서 이불을 꽉 잡고 있었다. 그러고는 일부러 성도윤을 자극해서 이성을 되찾게 하고 싶었다.하지만 예상과 달리 성도윤은 차설아의 말에 넘어가지 않았고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당신이 그동안 오해한 것 같아. 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야. 당신처럼 예쁜 여자가 내 눈앞에 있는데 나더러 가만히 있으라고? 멍청이가 아닌 이상 당신을 이대로 내버려둘 리 없어. 정말 탐나는 여자거든...”성도윤은 손끝으로 차설아의 쇄골을 매만지더니 환자복의 첫 단추를 천천히 풀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차설아의 몸에 손을 댄 것만으로도 흥분되었다.“성도윤 씨, 지금 멈추지 않는다면 내 손으로 직접 당신을 죽일 거예요!”차설아는 성도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당신이랑 사귄 적이 있었다고 했잖아. 당신과의 추억은 전부 잊었지만 어른들의 연애는 아주 뻔해. 옷 단추 하나 풀었다고 호들갑 떨 나이는 아니지 않아? 오버하지 마.”“이미 헤어진 사이에 이래도 될 것 같아요? 당장 이 손 치워요.”차설아는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성도윤을 노려보았다.“곧 결혼한다는 사람이 약혼녀를 두고 나를 겁탈하는 건가요? 제발 정신 좀 차려요.”차설아의 말을 들은 성도윤은 피식 웃더니 의자에 털썩 앉았다. 흥미를 잃었는지 표정이 굳어있었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내가 무슨 짓을 하든지 상관없잖아. 그런데 왜 자꾸 나를 걱정하는 거야? 왜 나의 인생에 간섭하는 건데?”“당신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약혼녀가 불쌍해서 그래요. 당신 같은 남자를 거두어 주겠다고 나서는 여자는 천사니까요. 그 여자랑 결혼하면 다른 여자한테 더 이상 찝쩍대지 말아요.”차설아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차설아, 당신은 두 아이의 엄마야. 아이나 잘 키울 것이지 왜 다른 남자를 유혹해?”성도윤은 미간을 찌푸린 채 차갑게 대답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은아와 맺은 혼약을 취소하고 차설아랑 잘 지내고 싶었다. 그러나 차설아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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