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결음만 이어질 뿐,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이 개같은 놈! 왜 전화를 안 받는 거야? 설마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 제발 좀 받아. 할 얘기가 있단 말이야.”서은아는 서태원이 방으로 들어오기 전부터 전화를 걸었다. 여러 통 걸었지만 상대는 전화를 계속 받지 않았다. 서은아의 전화번호를 진작에 스팸 번호로 설정했거나 전화번호를 아예 바꾸었을 수도 있었다.“하, 정말 짜증 나! 아직 살아있다면 전화라도 좀 받으라고! 정말 속 터져.”서은아는 방에 놓여있던 화분을 전부 바닥에 던지면서 씩씩거렸다. 서은아가 절망스러워서 힘없이 주저앉자 갑자기 조용하던 전화가 울렸다.“무슨 일로 전화했어?”전화를 건 사람은 목소리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서은아와 말을 섞기 싫은 모양이었다.“성진, 이 개자식아! 도대체 왜 전화를 안 받는 거야? 내가 몇 번이나 전화를 건 줄 알아?”서은아는 휴대폰을 꽉 잡고 울분을 토해냈다. 긴급상황이 아니었다면 서은아는 절대 이런 나쁜 놈과 엮이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니까 무슨 일인데?”성진의 목소리는 더 차가워졌다. 듣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그러자 서은아는 잔뜩 겁을 먹어서 목소리를 낮추었다.“성도윤이 벌써 의심하고 있어. 대단한 신경외과 의사를 찾았다고 하면서 뇌수술을 다시 받겠다고 했단 말이야. 만약 성도윤이 뇌수술을 받으면 지난 기억도 다 떠오를 거고 우리가 한 짓이 들통날 것 같아. 우리 이제 어떡해?”“그럼 어쩔 수 없어. 나의 실력은 예전과 달리 많이 녹쓸었지만 성도윤이 복수하고 싶다면 기다리고 있어야지.”“나쁜 놈,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서은아는 화가 나서 씩씩거렸다.“나한테 부탁할 때와 말이 다르잖아. 들통나면 너는 성도윤한테 좀 맞으면 되겠지만 나는 어떡해? 성도윤이 알게 되면 나뿐만 아니라 서씨 가문, 우리 부모님까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너 하나로 끝날 일이 아니라서 연락한 거야.”“그러니까 네 말은 성도윤이 뇌수술을 받으면 안 된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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