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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9화

작가: 배시아
일주일 뒤, 병원에서 정밀 검사 결과를 알려주었다.

차설아의 허리가 심하게 다친 건 맞지만 치료를 제때 받고 푹 쉬어서 생각보다 빨리 나았다. 그러기에 반신불수가 될 거라는 의심을 거두어도 되었다.

그 소식을 알게 된 뭇사람들은 기쁨에 눈물을 흘렸다.

“복 받은 사람들은 내가 딱 알아본다고 했잖아. 우리 설아가 복 받아서 빨리 나은 거야.”

배경윤은 차설아를 끌어안고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 배경윤은 제대로 자지 못하고 먹지 못해서 살이 많이 빠졌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배경윤이 다친 줄 알 것이다.

“앞으로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하는 운동은 절대 하면 안 돼! 암벽 등반, 등산은 절대 안 되고 계단을 오를 때는 꼭 옆에 누군가가 있어야 해.”

차성철은 미간을 찌푸린 채 진지하게 말했다. 한 번 큰 사고를 당했기에 차설아가 다치는 일이 없도록 더 신경 쓰고 싶었다.

“성철 형,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옆에 붙어있으면서 스파크가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할게요.”

선우시원은 차설아를 힐끗 쳐다보면서 사뭇 엄숙하게 말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한 달 정도 입원하면 거의 다 나을 거래. 병실에만 있어서 답답하겠지만 참아. 오빠가 병원에 퇴원 신청을 하면 예정일보다 더 빨리 퇴원해서 집에 데려갈 거야. 간병인을 미리 알아보았으니 너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

차성철은 병실 침대에 누워 있는 차설아를 바라보면서 울상을 지었다.

“그러지 않아도 돼.”

차설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말을 이었다.

“나는 병원에 있는 게 좋아. VIP 병실이라 편하게 지낼 수 있잖아. 미리 퇴원 신청을 하지 않아도 돼. 귀찮고 복잡한 건 딱 질색이야.”

“설아야, 너를 위해서라면 귀찮은 일도 다 해줄 수 있어. 너는 걱정하지 말고 푹 쉬어. 퇴원 예정일을 앞당기는 건 복잡한 절차도 아니야.”

차성철은 차설아의 어깨를 토닥이면서 말했다.

“오빠가 다 해놓을 테니 그날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자. 설아야, 오빠 믿지?”

“아...”

차설아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했다. 차설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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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은아는 손으로 얼굴을 막고 서럽게 울면서 말했다.“발이 미끄러져서 물에 빠졌다든지, 도윤이를 너무 그리워하다가 쓰러져서 입원했다든지... 지어낼 수 있는 이야기는 많잖아요. 왜 하필 그 아이를 언급한 거예요? 그 아이는 성씨 가문의 보물이라고요. 감동적인 이야기를 지어서 들려주면 나를 용서해 줄지도 모르는데, 그 아이를 언급했으니 어떻게 기회가 차려지겠어요? 아주머니와 도윤이는 나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이제는 전부 끝이에요...”마음 아파하던 서태원은 서은아의 어깨를 토닥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은아야, 진정하고 아빠 말 잘 들어. 성도윤과 결혼할 방법은 그것 하나뿐인 게 아니잖아. 아빠가 생각해 놓은 게 있는데 좀 극단적이긴 해. 하지만 이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어. 한번 들어볼래?”“그게 정말이에요?”서은아는 붉어진 두 눈으로 서태원을 바라보면서 물었다.“당연하지. 아빠가 언제 너한테 거짓말한 적 있어?”“어떤 방법인지 어서 알려주세요. 도윤이를 못 본 지 너무 오래되어서 미칠 것 같단 말이에요.”“성도윤은 성씨 가문의 도련님이라 바로 만날 수가 없어. 하지만 거만하던 도련님이 비굴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면 쉽게 접근할 수 있지.”서태원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비굴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고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지난번에 성대 그룹이 위기에 놓였을 때, 우리 가문이 투자금을 내어준 덕분에 해결했잖아. 문제가 해결되니 성도윤은 여유가 생겼고 은혜도 모르고 너를 차갑게 대했지. 내 생각에는 더 큰 위기를 조성해서 성대 그룹을 날려버리는 거야. 완전히 추락해서 밑바닥에 떨어지면 서씨 가문에 기대고 싶어지지 않을까? 그때가 되면 네가 성도윤이 기댈 수 있는 나무가 되어줘. 그럼 너랑 결혼할 수밖에 없을 거야.”서태원은 솔직하게 말했다. 이 세상은 약육강식의 법칙대로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강한 자는 선택권을 얻고 약한 자는 탈락하거나 강한 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우리 은아는 생각보다 똑똑하지 못

  • 선 이혼, 후 집착   제1481화

    서태원은 소영금을 한바탕 욕한 뒤, 서은아가 있는 병실로 향했다. 서은아는 물에 빠져서 의식을 잃고 쇼크 상태가 이어졌다가 다시 회복했다. 하지만 며칠 동안 입원하면서 계속 지켜봐야 했다.“아빠, 어떻게 되었어요? 아주머니는 뭐라고 하시던가요? 이제는 도윤이를 만날 수 있는 거예요?”서은아는 서태원이 오기 전까지 병실에서 안절부절못하면서 손을 덜덜 떨었다. 서은아가 입원한 뒤부터 매일 서태원한테 울면서 성도윤을 만나게 해달라고 빌었다.서은아는 서태원의 힘을 빌려 성도윤의 마음을 얻고 싶었다.“이제는 만날 수 없을 거야. 성씨 가문과의 협력은 더 이상 없어! 진작에 그래야 했는데 말이야.”서태원은 팔짱을 낀 채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사실 서태원은 예전부터 성씨 가문을 완전히 끊어내고 싶었다. 하지만 서은아의 체면을 생각해서 지금까지 꾹 참았던 것이다.앞으로 성씨 가문을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콧노래가 저절로 나왔다.“뭐, 뭐라고요? 가서 성도윤을 만나게 해달라고 빌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성씨 가문과의 협력을 중지하면 어떡하냐고요!”“은아야, 정신 좀 차려. 성도윤을 비롯한 성씨 가문 사람들은 서씨 가문을 업신여겼어. 무시당하면서 그 가문과 혼약을 맺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야. 서씨 가문의 사업 규모가 성씨 가문보다는 작아도 괜찮아. 혼약을 파기하면서 성씨 가문은 해안시의 웃음거리가 될 테니 말이야. 그동안 너 때문에 참았었는데 이제는 끊어내는 게 맞아. 우리 가문이 왜 성씨 가문의 시종처럼 끌려다녀야 해? 너는 평생 그렇게 살고 싶어?”서씨 가문은 이 혼약을 위해 굽신거리면서 부르면 달려가는 강아지 노릇을 했다. 서태원은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었기에 불만이 아주 많았다.그러면서 성씨 가문에 악감정이 생겼고 성씨 가문이 파산하길 바랐다.“아빠, 나는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다른 남자를 마음에 담은 적이 없어요. 내가 제일 사랑하는 남자는 성도윤뿐이라고요. 도윤이랑 겨우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성씨 가문과의 협력을 중지하면 나는 어쩌라고요? 내

  • 선 이혼, 후 집착   제1480화

    진무열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서 물었다.“나는 괜찮아. 이 바닥에 저런 미친놈이 한둘이야? 하도 봐서 이제는 신경 쓰지도 않아.”소영금은 흩어진 머리를 정리했고 우아한 사모님의 자태를 뽐냈다. 미친개가 달려들면 같이 물어뜯지만 해결한 후에는 여전히 해안시 4대 미인 중 한 명으로서 품위를 유지했다.“서씨 가문이 처음부터 다른 마음을 먹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 우리 가문과 혼약을 맺기 위해 막대한 투자금을 선뜻 내놓았지만 이제는 두 아이가 결혼할 수 없다는 걸 알았던 거지. 그래서 발을 빼는 것도 이해할 수 있어. 이제라도 발을 빼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소영금은 서태원 때문에 화난 것보다 성도윤을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컸다.“도윤이가 성대 그룹의 자금에 대해서 말한 적 없었어? 분명 턱없이 부족했을 텐데 말이야.”성도윤은 2년 동안 성대 그룹의 투자 영역을 몇 배 넓혔다. 투자금이 몇십 배 더 늘어났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수익이 아주 적었다.그리고 많은 일이 벌어지면서 경쟁자들의 실력이 늘었고 회사 경영은 점점 힘들어졌다.“자금이 부족하긴 해요. 성대 그룹에서 맡았던 프로젝트가 갑자기 줄어들면서 다른 경쟁자들한테 시장을 빼앗겼어요. 대표님은 인공지능 영역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어 하지만 신흥산업이라 연구개발 비용만 해도 몇억, 몇십억이 필요해요. 하지만 다른 사업의 수익은 계속 줄어드니 경영이 어려워진 상태예요.”진무열은 성도윤의 유능한 오른팔로서 성대 그룹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영역을 계속 확장한 바람에 관리가 힘들어졌고 자금이 부족해서 언제든지 파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성도윤은 소영금이 걱정할까 봐 회사의 상황을 비밀에 부쳤다.“그동안 도윤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나도 잘 알아. 게다가 감정 문제마저 도윤이를 힘들게 하니 기댈 곳도 없이 혼자서 버텼겠지. 불쌍한 우리 도윤이를 어쩌면 좋아...”소영금은 울먹이면서 말했다.성도현이 살아있었을 때, 성도윤은 그저 관심이 있는 영역만 책임지면서 편하게 지냈었다.“내가

  • 선 이혼, 후 집착   제1479화

    서태원의 말을 들은 소영금은 원이가 더 마음에 들었다. 원이의 성격은 차설아와 소영금을 닮아서 똑똑하고 과감했다. 성도윤처럼 답답한 성격이 아니라서 다행이었다.나중에 원이가 성대 그룹을 이어받는 것이 소영금의 소원이었다.원이는 성도윤보다 훨씬 멋진 어른으로 자라서 성대 그룹을 이끌 것이다.“지, 지금 말 다 했어요? 우리 은아가 당신 손주 때문에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고요. 사람이 죽었다가 살아났는데 웃음이 나와요?”서태원은 소영금을 궁지로 몰고 나서 성도윤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소영금은 미안한 기색이 하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대놓고 비웃으면서 서태원의 심기를 건드렸다.소영금은 콧방귀를 뀌고는 말했다.“이렇게 웃긴 상황에 울어야 하나요? 성인이 5살 된 어린아이한테 당했다는 게 믿기지 않아서 그래요.”소영금은 서태원 쪽으로 한 걸음 다가가면서 진지하게 말했다.“그리고 내 손주가 어떤 아이인지는 내가 제일 잘 알아요. 누군가가 위협하지 않는 이상, 절대 아무 이유 없이 먼저 다른 사람을 공격할 아이가 아니에요. 당신 딸이 왜 내 손주한테 밀려서 호수에 빠졌는지 직접 물어보세요. 알지도 못하면서 피해자인 척하지 말고요.”“소영금 씨! 지금 말 다 했어요?”서태원은 소영금을 손가락으로 짚으면서 씩씩거렸다.“예전부터 당신 같은 여자랑 결혼하고 싶었던 내가 더 우스워요. 당신은 생각보다 더 미친 여자였군요. 우리 은아가 성도윤한테 간이고 쓸개고 다 바쳤지만 결국 이렇게 버려졌네요.”“아무도 당신 딸을 버린 적 없어요. 만약 억울하다면 알아서 다른 남자를 찾으라고 전하세요. 도윤의 곁에 계속 남아있다는 건 얻을 게 있다는 뜻이겠죠.”소영금은 피식 웃으면서 대답했다.“이제는 서씨 가문이 안중에도 없다는 거네요. 오늘부터 우리 서씨 가문과 성씨 가문의 협력은 여기까지예요. 혼약대로 결혼할 수 없다면 원수 사이로 지내는 게 맞아요!”서태원은 독기 서린 눈으로 소영금을 바라보았다.사실 서태원은 진작에 다른 계획이 있었다. 그러

  • 선 이혼, 후 집착   제1478화

    성씨 가문은 여전히 해안시 8대 가문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었다. 서씨 가문이 아무리 사업을 발전시켜서 막대한 부를 얻었다고 해도 성씨 가문에 밉보이면 안 되었다.“이렇게 소란을 피우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요.”소영금은 차갑게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태원 씨, 한밤중에 부하들을 데리고 온 건 나를 겁주기 위함이 아니었어요? 갑자기 불쌍한 척하는 건 태원 씨답지 않아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우리 은아가 자꾸 도윤이를 보고 싶어 해서 그러죠. 두 가문에서 혼담이 오가고 결혼 날짜까지 정해서 청첩장을 돌렸는데... 은아는 도윤의 약혼녀잖아요. 적어도 은아는 도윤이를 만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은아가 도윤이를 얼마나 걱정하고 그리워하는지 아세요?”서태원은 차분하게 말했지만 솟구쳐 오르는 화를 참기 위해 주먹을 꽉 잡았다.“그건 그렇지만 예전과 상황이 달라요. 은아가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나 보죠? 은아는 도윤이가 수술받지 못하게 하려고 주치의를 죽이려고 했어요! 그런데 은아가 기어코 수술을 받은 도윤이를 만나면 심정이 어떻겠어요? 도윤이한테 무슨 짓을 할지 누가 아냐고요.”소영금은 서태원의 체면이 구겨지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 앞에서 서은아의 만행을 떠들어댔다.반년 동안 서은아가 성도윤을 정성껏 보살피고 사랑해 주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소영금은 서은아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딱히 다른 방법이 없었다.이대로 아무 일 없이 잘 지낸다면 두 가문의 혼약대로 결혼하게 할 생각이었다.서은아와 성도윤은 어릴 적부터 같이 자란 친구였기에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었다. 두 가문의 실력 차이도 크지 않았으니 이 혼약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거래였다.그러나 고분고분 말을 듣던 서은아는 아무도 모르게 음험한 짓을 저지르고 다녔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소영금은 더 이상 서은아를 믿지 못하게 되었다.“그런 일이 있었다고요? 우리 은아가 그럴 리 없어요. 무슨 오해가 있었던 것 같은데, 조금 더 조사해 보는 게 어

  • 선 이혼, 후 집착   제1477화

    소영금은 손을 내저으면서 성도윤의 말을 끊어버렸다.“됐어! 수술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애한테 내가 무슨 말을 한 건지... 엄마가 생각이 짧았어.”소영금은 성도윤이 어떤 대답을 할지 알고 있었다. 성도윤이 무슨 말을 하든 차설아가 받아주지 않는다면 소용없었다.“만약 너랑 차설아의 사주가 상극이라서 걱정이 된다면 당장 사주를 봐준 사람을 찾아갈게. 그분이라면 두 사람을 갈라놓으려는 기운을 없애줄 수 있을 거야.”소영금의 말에 진무열이 엄지손가락을 척 내밀면서 말했다.“역시 모성애는 위대해요. 너무 멋지세요.”진무열은 성도윤을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대표님, 아무 생각 말고 푹 쉬세요. 차설아 씨에 관한 일이든 회사 일이든 저희가 해결할게요. 대표님한테 가장 중요한 건 얼른 낫는 거예요.”이때 보디가드가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와서 다급히 말했다.“저... 말씀을 나누는 중에 죄송하지만 보고할 것이 있어서요. 나오시면 따로 보고드릴게요.”소영금은 미간을 찌푸린 채 보디가드를 노려보고는 성도윤을 향해 말했다.“도윤아, 먼저 쉬고 있어. 무슨 일이기에 호들갑을 떠는지 직접 나가봐야겠어.”보디가드는 소영금이 병실을 나서자마자 재빨리 보고했다.“서씨 가문에서 부하들을 모아 이곳으로 왔어요. 병실 앞까지 오겠다는 걸 겨우 말렸더니 사모님과 대표님이 직접 해명하라면서 협박했고요. 사모님이 가보셔야 할 것 같아요.”“서씨 가문이라고?”소영금은 별생각 없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당장 한 대 칠 기세였고 씩씩대면서 소리를 질렀다. 깜짝 놀란 환자들과 의사는 멀찍이 떨어져서 지나갔고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다.“영금 씨, 드디어 나를 만나주러 내려왔군요. 계속 내려오지 않으면 병실을 쳐들어갈 생각이었거든요.”인파속에서 씩씩대던 서태원은 소영금을 보자마자 미소를 지으면서 다가왔다.“태원 씨, 여기까지 와서 소란을 피우는 건 선을 넘은 거 아닌가요? 도윤이가 수술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온 거예요?”소영금도

  • 선 이혼, 후 집착   제1476화

    소영금은 기쁜 마음을 감추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네. 기억났어요...”성도윤은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정확히 말하면 행복한 기억만 떠올랐어요. 슬프고 아팠던 기억은 흐릿해져서 잘 생각나지 않아요.”불행한 기억은 흐릿해진 것이 아니라 성도윤이 잊으려고 애쓰는 것이었다.성도윤과 차설아는 많은 일을 함께 겪었다. 행복한 추억, 잔인한 장면과 복잡한 기억이 머릿속에 축적되면서 과부하가 되었다.그래서 성도윤은 스스로 슬프고 아팠던 기억을 잊고 행복한 기억만 간직하려고 했다.“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야?”소영금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성도윤이 자극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물어보지 않으려 했지만 원이를 만나게 되어 기뻤던 소영금은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소영금은 성도윤이 차설아의 마음을 얻게 되면 매일 원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성도윤은 차분하게 대답했다.“그게 무슨 말이야? 설마 차설아랑 화해할 마음이 없다는 뜻은 아니지? 네 아이가 다른 남자를 아빠라고 부르는 걸 지켜만 볼 셈이야? 너는 원래 정이 없어서 그럴 수 있다고 해도 나는 절대 용납할 수 없어!”소영금은 화가 나서 씩씩거렸다. 성도윤은 아버지처럼 어설프고 여자의 마음을 하나도 몰랐다.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도 않고 시간만 끌면서 여자를 괴롭혔다.‘도윤이가 나의 성격을 조금이라도 닮았다면 진작에 차설아랑 화해하고 셋째, 넷째까지 낳았을 거야. 차설아가 그동안 먼저 다가와 주었으니 이제는 도윤이가 나설 차례인데 어쩌려고 그러는지...’“대표님이 차설아 씨와 화해하고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세요?”곁에 있던 진무열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당연한 걸 왜 물어?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는데 그것을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잖아.”소영금은 팔짱을 끼면서 당당하게 말했다.“하지만 예전에 차설아 씨와 대표님의 사주가 상극이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두 분이 함께 있으면 불행한 일만 생긴다면서 엮이지 못하게 하라고 하셨잖아요. 기억 안 나세요?”진무열은 계

  • 선 이혼, 후 집착   제1475화

    성도윤의 말을 들은 원이는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 어린아이 특유의 순진함은 숨길 수가 없었다.“약속대로 꼭 와야 해요. 저랑 엄마를 보러 오지 않으면 또 100점을 깎을 거예요.”“걱정하지 마. 이제부터 아빠는 너랑 한 약속을 지킬 거야. 이리 와, 손가락 걸고 약속하자.”성도윤도 웃으면서 손가락을 내밀었다.“흥! 손가락 걸고 약속하는 건 어린아이들이 하는 짓이거든요? 정말 유치해서 못 봐주겠어요.”원이는 입을 삐죽 내밀면서 투덜거렸지만 재빨리 달려가서 성도윤의 손가락에 자신의 손가락을 걸었다.“이렇게 손가락을 걸고 약속한 다음에 손바닥을 이마에 대면 도장을 찍는 거예요.”원이는 환하게 웃으면서 손바닥을 이마에 갖다 댔다. 민이 이모는 원이를 데리고 병원을 나섰다. 그 뒤로 소영금이 따라오면서 말했다.“벌써 가시는 거예요? 조금 더 얘기를 나누다가 가시지 그래요. 원이는 아빠랑 잘 얘기했어? 원이를 기억해 냈대?”소영금은 어렵게 만난 원이를 돌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일초라도 더 눈에 담고 싶어서 두 사람의 뒤를 계속 따라왔다.“네! 그래서 1점을 주기로 했어요.”원이는 피식 웃으면서 대답했다. 사실 소영금과 같이 있은 시간이 많지 않아서 특별한 감정은 없었다. 게다가 차설아의 편에 서면서 소영금과 성도윤을 전부 적이라고 생각했었다.소영금과 성도윤이 차설아를 괴롭혔기에 점수를 많이 깎였고 점수를 더하려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정말 다행이야. 너한테 말하지 않았지만 네 아빠는 예전부터 아팠었어. 그래서 너랑 네 엄마를 잊은 것이니 네 아빠를 탓하지 말아 주렴. 네 아빠를 용서해 줄 수 있겠어?”소영금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성도윤과 원이가 잘 지내게 되면 소영금은 앞으로 원이를 더 자주 볼 수 있었고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용서할지 말지는 제가 정하는 게 아니에요. 우리 엄마가 용서한다고 하면 저도 생각해 볼게요. 그리고 마이너스 99점에서 점수를 더 깎을지 아니면 더할지는 그분이 알아서 할 거예요.”원이는 팔짱을 낀 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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