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의 모든 챕터: 챕터 1421 - 챕터 1430

1573 챕터

제1421화

조순영은 고개를 숙이고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권욱 앞에서 조순영은 강인하지도 않았고 날카로움이나 당당함도 찾아볼 수 없었다.조순영에게 남은 것은 그저 억울함과 끝없는 불만뿐이었다.알고 보니 최군형은 이미 동혜림이 몰래 사진을 찍고 있는 걸 보고 있었고 경호원에게 연락해 동혜림을 데려가게 하려 했었다.하지만 그 모든 것이 채 실행되기도 전에 조순영이 먼저 ‘정의를 실행’한 셈이었다.최군형은 두 사람을 보고 미소를 지은 뒤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백인서도 최군형을 따라갔다.조용한 곳에 이르자, 최군형은 걸음을 멈추고 몇 마디 더 당부했다.“제가 말한 것들, 다 기억하고 있죠?”백인서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절대로 육연우가 소아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해요.”“알겠습니다.”백인서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말했다.“우리가 미리 대비하는 게 맞아요. 지금 육연우의 정신 상태는 정상이 아니에요.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니까, 소아 언니는 임신 중이라 더 조심해야 해요.”“그렇죠.”최군형은 백인서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보아하니 정말 소아를 많이 신경 쓰는 것 같네요.”백인서는 잠시 멍해졌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왜죠?”“그건...”백인서는 고개를 숙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소아 언니가 저한테 정말 잘해줬으니까요.”“소아는 예전에 육연우에게도 정말 잘해줬죠.”“저는 육연우와 달라요!”백인서는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저는... 저는 절대 소아 언니를 배신하지 않을 거예요!”최군형은 더 묻고 싶었지만,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멈췄다.사실 최군형은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그중에는 최지용이 처음에 의심했던 것, 즉 백인서의 성향 문제도 있었다.하지만 지금 백인서와 최지용은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백인서가 남자를 좋아하는 건 확실했다. 그렇다면...최군형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세상에 이유 없이 누군가에게 잘해주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가족끼리도 이익 때문에 서로를 해칠 수 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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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2화

이전에 성소월을 조사할 때 이미 알아냈다. 성소월은 몰래 오성의 작은 조직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그 일당은 모두 소규모의 불량배들이었다.성소월이 절벽에서 떨어지자, 그 일당은 마치 바람 속 나뭇잎처럼 흔적도 없이 흩어져 사라졌다.육경섭은 그 일당을 얼마든지 잡아들일 수 있었지만, 그는 그럴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했다. 겨우 몇 명의 작은 잡범일 뿐, 큰일을 일으킬 인물들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뜻밖에도 그들은 암시장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희철 형이 그들에게 물어봤다더군.”육경섭은 차를 홀짝이며 말을 이었다.“그들은 삶의 길을 찾지 못해 작은 비리를 저지르며 보호비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갔다더군. 그러다 약품 암시장을 눈여겨보게 됐고 이 업종이 돈이 된다고 생각해서 함께 일하게 된 거지.”“그러다 얼마 전, 육연우가 그들을 찾아간 거였어.”조용히 이야기를 듣던 최군형의 얼굴에는 서서히 어둠이 드리웠다.“육연우가 그들에게 구해달라고 한 수면제는 ‘자살 명약’이라는 약이었어. 몇 년 전에 이미 나라에서 판매 금지 조치를 내렸지만, 여전히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었어. 그들 진술에 따르면 육연우는 그들에게 꽤 많은 돈을 건넸고, 약을 받은 후 정해진 용량대로 복용했기 때문에 생명에 큰 지장은 없었던 거지.”“육연우가 약을 복용한 후에도, 그들에게 전화를 걸어 약에 대한 주의 사항을 물었다고 하더군.”육경섭은 조사한 통화 기록도 보여주며 말을 이어 나갔다.최군형은 눈을 가늘게 뜨고 통화 기록을 확인했다. 연우는 사고 전에 실제로 그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역시 육연우가 치밀하게 계획했던 것이었군요!”최군형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육연우는 이런 방식으로 군성의 마음에 죄책감을 심어, 군성이를 곁에 붙잡아두려 했던 겁니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속셈이죠!”육경섭의 얼굴이 굳어졌다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군형아, 정말 미안하구나... 난 육연우가 이렇게 변할 줄 몰랐다.”“아버님, 이건 아버님의 잘못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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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3화

최군성의 만화 연재가 며칠째 업데이트되지 않았다.최군성의 만화는 1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탄탄한 팬층을 쌓았고 플랫폼에서도 좋은 추천 자리를 차지했다.그러나 갑작스러운 연재 중단은 플랫폼에 손실을 입혔을 뿐만 아니라 추천 목록에서 곧바로 제외되었고 팬들의 불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많은 사람들이 댓글에서 직업 정신이 없다며 비난했다. 팬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고 일부 악성 팬들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부었다.비서가 이 사태를 조심스럽게 최군형에게 보고했다.최군형이 홍보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을 때, 이미 누군가가 댓글 관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최 대표님, 우리가 처리할 필요가 있을까요?”최군형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누가 한 일인지 알아낼 수 있을까요?”홍보팀은 서둘러 조사를 시작했고 금세 답을 찾아냈다.“위치는 어느 작업실로 추정됩니다.”기술팀 직원이 대답했다.“이 댓글 관리 방식은 좀 단순하긴 한데, 불리한 댓글을 하나하나 지우고 긍정적인 댓글을 올려서 위로 올리는 방식입니다.”“단순한 방법이지만, 효과는 꽤 있네요.”“혹시 둘째 도련님 팬 아닐까요?”누군가 농담처럼 말했다.“이렇게 성가신 일을 도맡다니, 진정한 헌신이네요!”“쉿...”모두가 최군형의 표정을 살폈다.최군형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누군지 단번에 짐작할 수 있었다. 분명 배윤아일 것이다.그러나 육연우는 최군성이 온라인에서 공격을 받을 때조차, 연락 한번 없었다.최연준과 강서연은 최군성의 상태를 걱정하며 하루에 세 번씩 최군형에게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물었다.최군형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군성이를 지켜줄 사람이 있으니까요.”“무슨 말이야?”최군형은 웃으며 대답하지 않았고 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군형아.”강서연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네 동생이 요즘 방 안에만 틀어박혀 있고 거의 먹지도 않아... 심지어 만화도 그리지 않더구나. 이런 적은 없었잖아! 전에 누구를 만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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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4화

최군성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천천히 최군형의 뒤를 따라갔다.형제는 차를 타고 교외로 나섰다. 해는 이미 저물어 하늘은 짙은 푸른빛을 띠었고 붉게 물든 노을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최군형은 텐트를 설치한 뒤, 최군성을 불러 함께 저녁을 먹었다.교외는 고요했고 밤하늘엔 수많은 별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최군성은 잠시 멍하니 하늘을 바라봤다. 형제 둘만이 남은 이 공간은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었다.어릴 적, 두 형제는 남양에서 아무 걱정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고 종종 윤상 빌라의 개인 정원에서 "캠핑"을 하곤 했다.그때도 밤하늘은 별빛으로 가득했고 주위에는 반딧불이 어른거렸다.최군성의 마음은 조금씩 풀어졌고 얼굴에는 희미한 미소가 스쳤다.“군성아.”최군형이 낮은 목소리가 조용히 울렸다.“지금 여기 우리밖에 없으니, 형이 너한테 솔직하게 묻고 싶어.”“응?”“너, 연우랑 계속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아?”최군성은 순간 멍해졌고 얼굴이 다시 어두워지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형, 나...”최군형은 동생의 그런 모습을 보고 모든 걸 알아차렸다.“계속 갈 수 없다면, 여기서 그만둬. 이미 들인 시간이 아깝겠지만 계속 이 구멍을 메우기보다는 낫지 않겠어?”최군성도 그 이치를 이해하고 있었지만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형, 그게 소유였으면 이렇게 쉽게 말할 수 있었을까?”“그런 상황 자체가 없을 거야.”최군형은 최군성을 바라보며 말했다.“소유는 변하지 않았으니까.”최군성은 잠시 침묵했다.“난 아직도 연우를 처음 본 날이 생생해... 그때 육명진은 우리에게 소유라고 소개했지. 연우는 겁에 질린 얼굴로 다가와 차를 내주었고 그 목소리도 참 부드럽고 따뜻했어... 그런데, 왜 이렇게 변해버린 걸까?”최군형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고 잠시 후 조용히 말했다.“사람은 변하잖아.”“왜 하필 연우가 변한 거야?”최군성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얼굴을 감싸며 말했다.“형, 사실 난 연우가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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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5화

최군성은 깜짝 놀랐다. 최군형은 미소를 지으며 동생을 데리고 위층으로 향했다.한 층에 두 세대만 있었고 그들이 갈 곳은 금수 작업실 맞은편이었다.“여긴...”최군형은 열쇠를 최군성에게 건넸다.“앞으로 당분간 여기서 지내.”“뭐라고?”“이곳은 육자 그룹에서 개발한 아파트라 품질은 확실히 보장되지!”“그걸 말하는 게 아니고 나는...”최군성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맞은편 문이 살짝 열렸다.배윤아가 붓을 손에 든 채로, 웃으며 모습을 드러냈다.최군성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기쁨에 찬 웃음을 터뜨렸다. 최군성은 배윤아의 작업실 안을 들여다보았다. 여전히 어수선한 상태였고 물감과 화판, 그림 용지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다. 그곳에 있던 아기 고양이들은 벌써 많이 자라 있었고 고양이들은 뚱한 표정으로 낯선 사람을 둥근 눈으로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최군성은 크게 웃었다. 그동안 이렇게 즐겁게 웃은 건 처음이었다.최군형은 이제 물러날 때가 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짐을 동생에게 건네고 배윤아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앞으로는 군성이가 너 맞은편에 살게 될 테니, 잘 부탁한다!”아파트를 나서며 최군형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최군성을 배윤아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좋은 결말일 것이다.하지만...최군형의 눈빛이 잠시 어두워졌다. 아직 처리되지 않은 일이 남아 있으니 완벽한 결말이라 할 수 없었다.그 생각이 스치자 최군형은 서둘러 육자 그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동혜림은 더 이상 회사에 머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판매부의 일부 고객 정보를 헐값에 팔아넘길 계획을 세웠다.어쨌든 수년간 영업을 해왔으니 동혜림에게는 우수한 고객 자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자료들은 비밀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었다.하지만 지금 동혜림에게 중요한 건 돈이었고 무엇보다 육자 그룹에 대한 복수가 더 중요했다. 고객 자료를 유출하면 돈도 조금 벌 수 있고 육자 그룹의 평판을 망가뜨려 개인 정보 유출이라는 죄목을 안길 수 있을 터였다.동혜림은 휴일을 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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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6화

“아니에요...”동혜림은 몸을 떨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사실, 동혜림과 육연우는 같은 배에 탄 처지였다. 만약 동혜림이 고객 자료를 빼돌린 일이 알려지면 목격자인 육연우도 이 일에서 무사할 수 없을 것이다.이사회에 있는 영악한 늙은이들은 이 일을 빌미로 육연우를 공격할 것이고 그때가 되면 육연우는 해명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동혜림은 재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차라리 육연우를 이 일에 끌어들이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럼, 돈을 벌어서 나누면 될 테니 말이다!“연우 아가씨.”동혜림은 마음을 다잡고 육연우를 똑바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솔직히 말씀드리죠. 전 이제 육자 그룹에서 더 버틸 수가 없어요... 하지만 저는 억울합니다! 그래서 회사를 떠나더라도 육자 그룹이 이 업계에서 평판을 망가뜨리고 싶어요. 이 고객 자료를 팔 생각인데 조금이라도 돈을 벌 수 있으면 좋은 거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경쟁업체들이 육자 그룹이 고객 자료를 파는 회사라고 알게 될 거예요. 그럼 앞으로 육자 그룹이 좋은 파트너를 찾는 건 거의 불가능해질 겁니다?”육연우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건 불법이에요!”“연우 아가씨!”동혜림은 눈에 악독한 표정을 띠며 웃었다.“이 일, 우리가 입만 다물면 아무도 모를 거예요. 나중에 일이 터지면 사람들은 그냥 육자 그룹이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거라고 생각할 겁니다!”육연우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연우 아가씨, 저도 아가씨가 쉽지 않은 상황에 있는 걸 알아요.”동혜림은 설득하듯 부드럽게 말했다.“아가씨는 육 대표님의 사촌이시지만, 요즘 그 백인서이라는 여자가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잖아요. 마치 연우 아가씨를 대신하려는 것처럼요! 이걸 참을 수 있겠어요?”육연우의 주먹이 단단히 쥐어졌다.백인서의 이름이 나오자, 육연우의 화가 치밀어 올랐다.육연우의 마음에는 복수 이외에 다른 것은 들어설 여지가 없었다.사실, 육연우도 느끼고 있었다. 요즘 강소아가 백인서와 점점 가까워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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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7화

육연우는 미소를 지으며 백인서의 자료를 조용히 제자리에 되돌려 놓았다.육연우는 고개를 돌려 동혜림에게 재촉했다.“다 끝났어요?”동혜림은 겁에 질린 채 억지로 용기를 내어 몇 가지 자료를 챙기고 컴퓨터에서 전자 파일을 찾아냈다. 두 사람은 모든 일을 서둘러 마치고 인사부를 빠르게 떠났다.육연우는 인사부 출입구의 사각지대를 잘 알고 있어, 의도적으로 CCTV를 피해 움직였다.그러나 두 사람은 몰랐다. 그 순간, 깊고 날카로운 눈동자가 화면을 응시하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고 있다는 사실을.*3일 후, 육자 그룹 이사회가 평소와 다름없이 열렸다.평소 잘 출석하지 않던 육연우가 이번에는 특별히 이사회에 참석했다.최군형도 참석했다. 육연우가 회의실에 들어서자마자 최군형의 시선과 마주쳤다. 육연우는 속으로 당황했으나 아무렇지 않은 척 자리에 앉았다.사람들이 모두 모이자 최군형은 가볍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오늘 이사회의 주제는 육자 그룹의 미래 발전입니다. 각자 건설적인 의견이 있으시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최근 작은 대표님이 몸이 좋지 않으니, 저에게 말씀하셔도 똑같습니다.”이사회의 고참들은 상황을 빠르게 눈치채고, 먼저 최군형에게 아부성 발언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어서 최상 그룹의 투자를 기대하는 발언을 했다.최군형은 그저 미소만 지으며 말없이 육연우를 바라보았다.다른 주주들이 모두 발언을 마치자, 육연우는 고개를 들고 미소를 지으며 차분히 말했다.“저는 현재 회사가 인사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곳에 있을 자격조차 없으며, 오성에 남아 있을 자격도 없습니다.”최군형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최군성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육연우는 바로 사람을 시켜 주우남을 호출했다.모두가 의아해하는 가운데, 육연우는 주우남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주우남 씨는 판매부 팀장이니 부하 직원들의 인사 자료를 열람할 권한이 있죠, 그렇죠?”주우남은 잠시 당황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맞습니다.”“그럼 주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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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8화

최군형은 옆에서 차분히 상황을 지켜보며 마치 자신과는 무관한 일인 듯 무심한 태도를 유지했다. 최군형의 차가운 무관심은 회의실에 있던 주주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주우남 씨.”육연우는 마음을 추스르고 냉소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인사부에 가서 자료를 가져오지 않으려는 건, 분명히 백인서의 인사 기록이 비어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그런 거죠, 맞죠?”주우남은 백인서를 힐끗 쳐다보며 경멸 섞인 미소를 지었다.“백인서 같은 사람, 과거에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누가 알겠어요?”육연우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백인서가 정말 결백하다면 왜 자기 부모의 이름조차 적지 않았을까요? 왜 자신의 과거를 숨기려 하는 거죠?”“백인서는 일부러 숨기고 있는 거예요! 내가 회사에 자주 오지 않지만, 한가지는 확실히 알아요. 이건 육자 그룹 규정을 어긴 거라고요!”그때 몇몇 주주들이 육연우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그 사람 뭔가 수상해 보였어요. 영업부 직원 맞나요?”“우리 육자 그룹은 큰 기업인데, 인사 문제는 신중해야 합니다!”“주우남 팀장님, 번거롭겠지만 그 직원의 자료를 가져와서 우리에게 보여주세요. 혹시 오해가 있을 수도 있잖아요. 우리가 자료를 보고 나면 연우 아가씨에게도 잘 설명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주우남은 최군형을 바라보았으나 최군형은 여전히 차가운 시선으로 상황을 지켜볼 뿐이었다.육연우는 그 순간이 승리의 순간인 듯 기뻐하며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최군형의 휴대전화에는 이미 인사부 출입구의 감시 카메라 영상이 도착해 있었다는 사실을 육연우는 전혀 알지 못했다. 바로 며칠 전 육연우와 동혜림이 한 짓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었다.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하자 최군형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최군형의 날카로운 얼굴에는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육연우 씨의 말이 맞습니다.”최군형은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육자 그룹에는 분명히 그런 규정이 있습니다. 직원들은 입사 시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기재해야 하며 고의로 숨기면 안 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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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9화

최군성은 이미 며칠째 육연우와 연락하지 않았다.최군성은 점차 두 사람의 관계가 더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달았고, 그 사실을 차츰 받아들이게 되었다. 인연이 다했다면 그저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는 것이 옳았다.억지로 이어가려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감정을 존중하는 방법이자 서로를 위한 마지막 배려였다.더군다나 최군성은 이제 좋아하는 일이 생겼다.최군성은 매일 배윤아와 만화를 논의하며 줄거리를 구상하고 있었다. 막힐 때면 배윤아가 최군성을 도와 인물들을 함께 그리기도 했다.최군성의 만화도 다시 연재를 시작했으며 배윤아의 도움으로 몇 가지 수정이 이루어졌고 조회수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었다.비록 예전처럼 10만 회를 넘는 기록은 아니었지만 매일 점점 올라가는 수치를 보며 최군성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성취감을 느꼈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배윤아 앞에서는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배윤아는 최군성에게 두꺼운 처세술 책을 강요하지 않았고 형과 최상 그룹을 두고 경쟁하라고 부추기지도 않았다. 배윤아에게는 가족의 정과 행복이 무엇보다 중요했으며, 베윤아에게도 자신을 아끼는 오빠가 있었다. 배윤아 역시 가문의 일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배윤아는 최군성에게 말했다.“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이익과 손해를 따지지 말고, 그저 좋아한다면 용감히 나아가야 해. 꾸준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야.”“그래서 너는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게 시간 낭비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지?”최군성은 배윤아를 바라보며 물었다.배윤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건 네가 좋아하는 거고 의미 있는 일이니까 시간을 낭비하는 게 아니지.”그 순간 최군성은 '가치관이 같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비로소 깨달았다.최군성과 배윤아는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었고 비슷한 관점과 가치관을 공유했으며 가정 환경도 비슷했다.둘 다 생계를 위해 애쓸 필요가 없었고 두 사람의 가정은 그들이 좋아하는 일을 지원해 줄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그래서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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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0화

다음 날 두 사람은 육자 그룹 빌딩 옆의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육연우는 하얀 옷을 입고 있었고 약간 수척한 모습이었다. 육연우는 최군성보다 먼저 도착해 조용히 창가에 앉아 최군성을 기다리고 있었다.이 카페는 두 사람이 예전에 자주 오던 곳이었고 이 자리 또한 두 사람의 ‘전용 좌석’이었다.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변해버렸다.최군성이 카페에 들어서자, 창가에 앉아 있는 육연우를 보고 잠시 멍해졌다. 마치 오랜 시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육연우는 그때처럼 조심스럽게 컵을 쥐고 있었고 두려움에 찬 눈빛으로 최군성을 바라보며 큰소리 한마디 하지 못했다.최군성은 가슴이 아려왔다. 마치 뾰족한 바늘이 가슴속을 찔러 피가 배어 나오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최군성은 천천히 다가가 육연우의 맞은편에 조용히 앉았다.육연우는 최군성을 보고 잠시 멍하니 있더니 곧 아첨하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미리 주문해 둔 바닐라 라테를 최군성의 앞에 밀어놓았다.“이거, 군성 씨가 좋아하는 거 맞죠.”최군성은 바닐라 라테를 잠시 바라보다가 쓴웃음을 지었다.최군성은 바닐라 라테를 좋아하지 않았다. 최군성이 좋아하는 것은 달콤한 마키아토였다.처음 육연우와 이곳에 왔을 때, 육연우가 이 음료를 시켰기에 최군성은 자신도 좋아한다고 말했을 뿐이었다.그 이후로 최군성은 한 번도 바닐라 라테를 시킨 적이 없었고 항상 마키아토만 주문했었다.그러나 육연우는 그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아니, 어쩌면 육연우는 최군성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애초에 신경조차 쓰지 않았을 것이다.돌아보니,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것들이 드러나 있었던 셈이었다.“고마워.”최군성은 조용히 대답하고 예의상 컵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군성 씨, 나...”육연우는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눈가가 먼저 붉어졌다.최군성은 육연우에게 휴지를 건네며 조용히 물었다.“무슨 일이야?”“내... 내가 잘못했어요.”육연우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군성 씨, 제발 나 좀 도와줘요. 나는 이제 군성 씨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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