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혜림은 순간 다른 속셈이 생겨 휴대전화를 꺼내 두 사람을 몰래 찍으려 했다.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동혜림의 어깨를 붙잡았다.“어머, 뭐해?”동혜림은 혼이 나갈 정도로 놀라 소리칠 뻔했다. 그녀는 몸을 움찔하며 뒤돌아서 조순영의 의미심장한 미소를 마주했다.“사모님...”“뭐 찍고 있어?”조순영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동혜림의 휴대전화 카메라가 향한 곳을 바라보았다. 그쪽에 서 있던 사람은 바로 백인서였다. 그리고 백인서와 대화를 나누는 정장 차림의 남자는 최근 임시로 회사에 상주하고 있는 육씨 집안 사위, 최군형일 것이다.조순영은 눈을 가늘게 뜨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최군형의 당당한 풍채와 백인서의 떳떳한 표정을 보아 두 사람은 그저 정상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을 뿐, 어쩌면 업무상 이야기를 하고 있을 수도 있었다.그런데 이 여자는 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걸까?조순영은 냉소적으로 코웃음을 지었다.마음이 불순한 사람은 모든 것을 더럽게 보기 마련이다.지난번 백인서가 자신을 도와준 적이 있었으니, 이번에 이 비열한 여자가 백인서의 명예를 더럽히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그래서 조순영은 동혜림을 향해 비꼬듯 말했다.“또 누구 남편을 눈여겨본 거야? 어머, 이번엔 최씨 집안의 도련님이네?”“아, 아니에요, 그게...”동혜림은 서둘러 해명하려 했지만, 조순영이 말을 막았다.“아이고, 동혜림 씨! 우리 집 그 평범한 남자를 꼬신 것도 모자라, 이제 금수저 물고 태어난 최씨 집안 도련님까지 노리려고? 그 사람 아내가 너희 회사 대표님이잖아!”“사... 사모님!”동혜림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제발 조용히 해요!”조순영은 억지로 웃음을 참았다.조순영은 알고 있었다. 동혜림이 자신을 두려워하면서도 동시에 얼마나 미워하는지, 그리고 그 소리가 저쪽에 있는 최군형과 백인서에게 들리는 걸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말이다.그때 조순영은 손에 들고 있던 팥빙수가 생각났다... 이건 아침에 집에서 만들어온 것이었다. 며칠 전 권욱과 다투고 친정
최신 업데이트 : 2024-10-2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