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Chapter 1401 - Chapter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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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1화

“그래, 그렇게 나이가 많진 않아.”주우남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하지만 젊다고 얕보면 안 돼. 그는 손재주가 뛰어난 사람이거든. 회사 초창기 때 육 회장님은 돈만 있었지, 다른 건 아무것도 없었어. 그때 최씨 가문의 도움뿐 아니라 권 대표님이 인맥을 넓히는 데 큰 공을 세웠고 덕분에 ‘정섭 엔터테인먼트’가 차근차근 성장할 수 있었지.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기반으로 다른 자회사들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고.”“그럼, 권 대표님도 공을 많이 세운 거네.”백인서는 웃으며 말했다.“그래서 그가 바깥에 첩을 두는 것도 눈감아주는 거겠죠?”주우남은 웃으며 백인서를 살짝 밀었다.“그만해, 괜히 그런 말 하지 마.”“알아요.”백인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우리끼리 있을 때나 하는 말이지 밖에서는 절대 입 밖에 내지 않을게요.”주우남의 눈빛이 깊어지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다.“내가 하고 싶은 말은, 권 대표님과 재클린의 관계가 분명치 않다는 거야.”“뭐라고요?”백인서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사실 이 문제는 백인서도 한 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동혜림은 백인서가 본 중 가장 '첩답지 않은 첩'이었다.도대체 어떤 첩이 이쁨받아도 모자를 판에 이렇게 고생하면서 밖에서 일해야 할까?마치 모든 게 혼자만의 착각인 듯, 동혜림의 말은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한 것 같았다.백인서는 가볍게 웃었다. 아마 이 권 대표님이 무척 매력적인 청년이겠지. 그런 남자라면, 여자가 대시해도 기꺼이 받아들일 거야.*동혜림은 몰래 몇 차례 육연우를 만났다.하지만 최근 육연우는 최군성의 냉담한 태도에 온통 신경이 쏠려 있었기에, 동혜림이 백인서에 대해 열심히 떠들어도 마음이 딴 데 가 있었다.동혜림은 육연우의 표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곧바로 말을 멈췄다.그러자 육연우가 물었다.“왜 말을 멈춰요?”“아... 제가 커피 한 잔 더 가져다드릴까요?”동혜림은 빠르게 말을 돌리며 미소 지었다.“여기서 디카페인 커피도 팔던데 맛이 꽤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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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2화

여자의 날카로운 외침에 겁에 질린 동혜림은 마치 굴러가듯 비틀거리며 도망쳤다.하지만 그 여자는 체력이 대단했고 7~8cm 높이의 하이힐을 신고도 경쾌하게 달려 금세 동혜림을 따라잡았다. 여자는 순식간에 동혜림의 손목을 잡아채었다.동혜림의 사원증이 드러났다.“어머, 네가 바로 재클린이구나?”여자의 목소리는 우렁찼고 그 기세는 무섭게 몰아붙였다.“어쩐지, 아까 나를 보자마자 쥐가 고양이 본 것처럼 도망가더라!”“아, 그게 아니에요...”“이 나쁜 여자야! 감히 내 남편을 유혹해? 너는 오늘 내 손에 죽을 줄 알아!”순식간에 로비는 혼란에 휩싸였고 동혜림의 비명과 여자의 욕설이 뒤엉켰다. 출근 시간이었지만 보안 요원들은 섣불리 나서지 못했고 로비는 구경꾼들로 가득 찼다. 사람들은 각자 얼굴에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육연우는 찡그리며 혼란에 휘말리기 싫은 듯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놔주세요... 아아!”여자는 끝까지 저돌적이었고 동혜림은 이미 상당히 당하고 있었다.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동료들은 모른 척하며 핸드폰을 들어 이 장면을 촬영하는 데만 열중하고 있었다. 마치 이건 진짜 부인이 첩을 응징하는 연중 최고의 쇼라도 되는 듯했다.“여러분, 보고만 있을 건가요?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아! 사모님, 제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잘못했다고?”여자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너 참 용감하구나! 말해두지만, 나 조순영은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야. 누구든 내 남편을 빼앗으려 한다면 그 사람을 저승길로 보내버릴 거야!”조순영은 동혜림을 힘껏 밀쳤고 동혜림은 비틀거리며 로비의 기둥에 부딪혔다. 그리곤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바닥에 나가떨어졌다.하필이면 초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어 구경꾼 중 몇몇은 음흉하게 웃음을 터트렸다.이때, 백인서가 계단을 내려왔다.백인서는 막 강소아의 사무실에 삼계탕을 전해주고 나오는 길이었다. 비서가 로비에서 난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자 백인서는 CCTV를 한 번 훑어보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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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3화

동혜림은 머릿속이 멍해졌고 눈은 동그랗게 커진 채 얼굴은 불타는 듯 뜨겁게 달아올랐다. 입을 몇 번이나 열었다 닫았지만, 한마디도 내뱉지 못했다.“너... 너...”동혜림은 백인서를 손가락질했다.백인서는 재빨리 동혜림의 손을 쳐냈다.동혜림은 히스테리컬하게 비명을 지르며 달려들어 백인서와 맞붙으려 했다. 하지만 백인서는 재빠르게 몸을 돌려 동혜림의 두 손을 능숙하게 뒤로 꺾어 제압했다.옆에서 지켜보던 조순영은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백인서가 동혜림을 제압한 틈을 타 동혜림의 뺨을 번갈아 두 대나 때렸다.“이제 그만하시죠. 서로 한발 물러서는 게 좋을 것 같네요.”백인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재클린, 당신은 판매부의 얼굴이에요. 제발 판매부의 이미지를 망치지 말아 주세요.”그렇게 말하면서도 백인서는 동혜림의 손을 여전히 붙잡고 있었다.조순영은 웃으며 다시 두 대를 더 때렸다.“그만하라는 말 안 들립니까?”백인서가 찡그리며 말했다.“아직도 싸우실 겁니까? 작은 대표님이 바로 위층에 계세요. 그분까지 내려오시게 하실 겁니까?”조순영은 손바닥이 붉어질 때까지 웃음을 참으며 동혜림을 때렸다.“그만, 이제 그만...”“그만둬요!”조순영은 이제 속이 풀린 듯했고 백인서는 동혜림을 놓아주었다.동혜림은 목이 터지라 울면서 두 여자를 매섭게 노려보다가 사람들을 밀치며 달아났다.그제야 보안 요원들이 몰려와 사람들을 흩어지게 하고 질서를 유지했다.장소는 서서히 평온을 되찾았다.백인서는 무표정하게 서 있었다. 자신이 방금 한 행동이 옳았는지 그른지 알 수 없었다.그저 동혜림이 본처인 권 사모님을 도발하며 거만하게 구는 모습이 못마땅했을 뿐이다. 결국 첩에 불과한데, 어디서 그런 큰 용기가 나왔는지 의문이었다.그러나 곧 생각은 백인서의 어머니로 이어졌고 자신의 존재가 사실은 첩의 자식이라는 사실이 떠오르자, 백인서의 마음은 한없이 가라앉았다.“이봐요!”그때 맑은 목소리가 귀를 스쳤다.백인서가 고개를 돌리니 조순영이 인사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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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4화

백인서는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주우남의 말이 떠올랐다. 혹시 권욱과 동혜림은 아무 관계도 없는데, 조순영이 오해한 걸까?“내 아내가 방금 대승을 거둔 건 당신 덕분인가 보군요!”백인서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 권욱의 어두운 눈빛과 마주쳤다.백인서가 무언가 변명하려 했지만, 조순영은 손을 휘두르며 자리를 떠났다. 권욱은 조순영을 따라가면서도, 떠나기 전 백인서를 한 번 더 돌아보며 차가운 시선을 던졌다.백인서는 그 자리에 한참 서 있다가 마치 꿈에서 깨어난 듯 정신을 차렸다.오늘 권욱을 기분 상하게 한 건가?하지만 권욱은 회사의 고위층이고 백인서는 평범한 사원일 뿐이니 앞으로 특별히 얽힐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백인서는 크게 숨을 내쉬고 발걸음을 재촉해 사무실로 돌아갔다.*배윤아는 최군성의 만화를 수정해 주고 나서 직접 최씨 집안을 찾아갔다.며칠 동안 기운 없이 지내던 최군성은 배윤아가 가져온 원고를 보자 눈빛이 되살아났다.배윤아는 미소를 지으며 원고를 최군성에게 건넸다. 배윤아의 세심한 손길 덕분에 이야기와 캐릭터가 한층 더 생동감 있게 살아났다.“와, 배윤아!”최군성이 감탄하며 말했다.“넌 진짜 그림의 천재야. 아니, 넌 그림의 신이야! 어떻게 이렇게 잘 고치는 거야? 이 캐릭터들이 다 그림 밖으로 걸어 나올 것 같아.”배윤아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저었다.“네 그림이 워낙 좋았으니까. 나는 그저 색감과 작은 디테일만 조금 조정했을 뿐이야.”“성공과 실패는 디테일에 달린 법이지!”최군성은 신이 나서 말했다.“네가 볼 때 내가 그린 그림 괜찮은 것 같아?”“지금 웹사이트에서 연재하고 있지?”배윤아가 물었다.“조회수는 어때?”“예상보다 좋아.”최군성은 머리를 긁적였다.“조회수가 벌써 10만 회를 넘었고, 몇몇 출판사에서 만화를 출판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 그런데 그 사람들이 혹시 사기꾼일까 봐 아직 연락은 안 했어.”“윤아야, 사실 난 너의 확신이 가장 필요해. 너는 전문가잖아. 그 사람들보다 네 말이 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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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5화

최군성은 멍하니 배윤아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육연우는 이런 말을 한 번도 해준 적이 없었다. 두 사람이 가까웠을 때조차, 항상 최군성이 좋은 말만 하려 애썼을 뿐이었다.두 사람의 사이가 소원해진 후, 육연우는 가족 재산을 두고 최군형과 싸우라거나, 최군성이 그리는 그림은 별 의미 없다는 말만 늘어놓곤 했다.배윤아의 말이 최군성의 마음을 아리게 했다. 눈가가 뜨거워지며 눈물이 금방이라도 흐를 것 같았다.“최군성!”배윤아는 놀라서 최군성을 달래려 했다.“왜 이러는 거야? 너... 제발 이러지 마!”“나 괜찮아.”최군성은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그냥... 기뻐서 그래. 네가 나를 인정해 줘서 정말 기뻤어.”“사실, 나는 집에서 많이 외로웠어.”최군성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부모님은 내 그림을 이해하지 못하고 형은 그림을 그저 취미로만 여겼어. 생계를 위한 일로는 생각하지 않았지. 외할머니는 화가이시지만 멀리 남양에 계셔서 자주 대화할 수가 없어.”“이제서야 만화를 그릴 기회를 얻었다는 게... 난 정말로...”말이 끝나기도 전에 최군성은 다시 감정에 휩싸였다가 한참 후에야 차분해졌다.배윤아는 웃으며 최군성에게 원고를 내밀었다.“그림을 좋아한다면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해! 하지만 미리 말해둘게. 이 길은 쉽지 않아. 나도 이름을 알리기까지 7년 동안 무명으로 지내며 여러 스튜디오에서 아르바이트했어. 때로는 내 이름조차 적히지 않는 그림도 그렸고...”배윤아는 최군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윤아의 눈빛은 맑고 투명했다.“최군성, 너도 이 고난을 견딜 수 있겠어?”“당연히 할 수 있지!”최군성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내가 좋아하는 일을 위해서라면 아무리 많은 고난이라도 감수할 수 있어!”“나도 그렇게 생각해!”배윤아가 웃자, 볼에 작은 보조개가 사랑스럽게 패였다.진정한 열정만이 오랜 세월을 견딜 수 있는 법이다.정말로 좋아하는 일이라면, 비록 결과가 기대만큼 좋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한 과정이 있었기에 후회는 남지 않는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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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6화

“네?”“며칠 동안 웃지 않았잖아. 그 정도면 충분히 고통받은 거 아닌가?”그때 거실에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최군성과 배윤아는 방금 완성한 그림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서로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주현정이 음식을 가져와 두 사람을 식탁으로 불렀다.최군성은 식탁에 앉아 갈비를 집어 들고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제대로 된 식사를 못 했던 탓이다.강서연은 아들이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순간이었다.“여보.”최연준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우리도 가서 함께 먹자고.”“그만둬요!”강서연은 살짝 째려보며 말했다.“우리는 별실에서 먹어요!”최연준은 입을 삐죽 내밀었지만, 더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따라갔다.별실로 향하던 중, 강서연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렸다. 전화를 받자, 그 너머로 임우정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서연아... 다들 너희 집에 있어?”“무슨 일 있어요?”“나... 지금 병원이야...”임우정은 흥분한 나머지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았다.“연우가... 연우가... 아이고, 내가 왜 그 애를 잘 보살피지 못했을까? 다 내 잘못이야...”강서연은 임우정의 떨리는 목소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강서연은 급히 최군성을 불러 병원으로 달려갔다....응급실 밖, 임우정은 긴 의자에 앉아 창백한 얼굴로 몸을 떨고 있었다. 육경섭은 심각한 표정으로 초조하게 병원 복도를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최연준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섰다.“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우정 씨가 전화해서 설명을 제대로 못 하는 바람에 서연이가 급하게 우리를 다 데리고 왔어요.”“군성이도 왔어요?”임우정이 갑자기 고개를 들며 물었다.최군성은 이미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혀 응급실을 멍하니 바라보며 온몸이 굳어 있었다.“군성아!”임우정이 다가와 먼저 강서연의 손을 잡고는 이내 최군성을 바라보며 한 마디씩 또박또박 내뱉었다.“연우가...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어.”“뭐라고요?”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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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7화

“다 내 잘못이에요, 전부 내 잘못이에요!”최군성은 눈물과 콧물에 범벅이 된 채 울부짖었다.“내가 연우를 이렇게까지 몰아붙였어요... 우리가 문제를 겪을 때, 내가 먼저 사과하고 풀어야 했는데, 오히려 연우를 이런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갔어요...”“엄마, 내가 연우를 죽인 거예요! 난 정말 쓰레기예요!”최군성은 자신을 때리려 손을 치켜들었지만, 최연준이 그의 손목을 단단히 붙잡았다.“정신 차려!”최연준이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호통쳤다.“남자가 이렇게 울고불고해서야 되겠냐!”“아빠...”“군성아.”육경섭이 다가와 최군성을 다독였다.“네가 워낙 착하고 여리니까 모든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려 하는 거지. 이건 네 탓이 아니야. 너무 자책하지 마라.”최군성은 눈물로 붉어진 눈으로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강서연은 괴로워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더 깊이 아려왔다.강서연은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다. 이번 일로 육연우가 순진한 아들을 완전히 붙잡았다는 사실을.그때 응급실 문이 열리고 최연희가 나왔다. 최연희는 모두에게 차분히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응급처치가 제때 이루어졌어요. 이제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겁니다.”최군성은 그 말을 듣는 순간 긴장된 몸이 풀리며, 온몸의 힘이 빠진 채 벽에 기대어 힘없이 서 있었다.“군성아, 이제 걱정 안 해도 돼.”최연희는 복잡한 눈빛으로 조카를 바라보며 말했다.“믿어 줘. 이모가 있는 한, 연우에게는 절대 아무 일도 없을 거야.”“연희 씨.”강서연이 다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연우가 수면제를 얼마나 많이 먹었나요?”“양이 꽤 많았어요.”최연희는 솔직하게 대답했다.“한 번 위세척을 했지만 잔여 약물이 남아 있어서 두 번 세척했어요. 그렇다고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어요. 후유증이나 합병증이 남을 가능성이 있어 한동안은 상태를 면밀히 지켜봐야 해요.”“그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나요?”“네.”강서연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최군성은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육연우가 들것에 실려 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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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8화

강소아는 근심이 가득했고 최군형은 소아가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까 봐 병원에 가서 육연우를 만나보는 것을 금지했다.그러면서 백인서가 더 자주 강소아 곁에 머물러 주며 주의를 돌리도록 했다.백인서도 자연스럽게 강소아와 함께 있는 것을 좋아했다. 육연우의 자살 시도 소식은 강소아에게 마치 잔잔한 호수에 이는 물결처럼 순간적인 충격을 주었지만, 곧 지나가는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다.강소아는 육연우가 진정으로 죽고 싶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이 모든 것이 아마 최군성에게 보여주기 위한 연극일 것이라고 생각했다.육연우의 목적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이렇게 죽어버린다면 너무 아쉽지 않겠는가?*그날도 백인서는 정성스럽게 끓인 삼계탕을 회사로 가져왔다. 점심시간이 다가올 때쯤 강소아에게 전달하려 했는데, 다른 부서의 동료가 백인서를 불러 세웠다.“판매부의 백인서 씨 맞죠?”백인서는 잠시 당황했다.동료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는 권 대표님의 비서입니다. 우리 권 대표님께서 백인서 씨를 위층으로 모시라고 하셨습니다. 저를 따라오시죠.”백인서는 손바닥에 땀이 맺히는 것을 느끼며 긴장했다.권욱의 사무실은 강소아의 사무실 바로 아래층에 자리 잡고 있었고, 넓은 공간은 오직 소수의 고위층만을 위한 공간이었다.권욱의 사무실은 최고의 전망을 자랑했다. 창밖으로는 강소아의 사무실과 마찬가지로 번화한 상업가와 멀리 바다까지 한눈에 들어왔다.비서는 백인서를 데려다주고 나가버렸다.백인서는 불안한 마음으로 천천히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권욱은 아직 휴식을 취하지 않고 있었고 컴퓨터 화면에 집중하며 문서의 글자 하나하나를 꼼꼼히 검토하고 있었다.“왔어요?”권욱은 고개도 들어주지 않은 채 나른하지만 위압감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네.”백인서는 조용히 답했다.권욱이 문서를 꼼꼼히 읽는 동안, 백인서는 그저 서 있었다. 권욱은 앉으라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백인서?”마침내 권욱이 백인서에게 시선을 주었다.“네.”백인서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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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9화

작은 소녀는 맑고 투명한 모습에 복숭아처럼 분홍빛이 감도는 뺨과, 눈웃음을 지을 때 더욱 돋보이는 큰 눈을 가지고 있었다.소녀는 작은 천사처럼 문을 열고 들어왔고 백인서는 그 순간 자신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하지만 백인서의 어린 시절은 이 소녀처럼 행복하지 않았다.어린 백인서는 이렇게 깨끗하고 예쁘지 않았고 늘 더럽고 헝클어진 머리에 몇 치수나 큰 옷을 입고 다녔다. 다른 아이들은 어린 백인서를 괴롭히며 “부모 없이 자란 아이”라고 놀렸다.어린 시절의 백인서는 꿈속에서도 이 소녀가 들고 있는 인형을 갖고 싶어 하곤 했다.백인서의 마음은 갑자기 먹먹해지며, 아무 표정도 없이 고개를 돌렸다.조순영이 백인서에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여기 계셨군요? 점심도 안 먹고 계속 일하고 계셨어요?”백인서가 대답하기도 전에 차가운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누구나 당신처럼 한가한 줄 알아?”조순영의 얼굴이 잠시 굳어졌지만, 이내 화를 참았다.그러나 권욱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해서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오늘은 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고? 딸까지 데리고 와서 감시라도 하러 온 건가?”“조순영, 우리 딸은 권씨 성이야, 잘못된 길로 이끌지 마!”“당신...”조순영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다가 창백해졌고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백인서는 더 이상 이곳에 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느껴 떠나려 했지만, 그 순간 따뜻한 작은 손이 백인서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이모!”백인서는 깜짝 놀랐다.“너...”고개를 내려다보니 작은 소녀가 백인서의 손을 잡고 달콤하게 웃고 있었다.소녀의 웃음은 마치 햇살에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처럼 백인서의 마음을 서서히 부드럽게 만들었다.“온유!”조순영이 급히 다가와 말했다.“이분은 이모가 아니야. 왜 그렇게 부르니?”“엄마, 그건 엄마가 가르쳐 준 거잖아요?”권온유는 고개를 살짝 갸우뚱하며 천진난만하게 말했다.“예쁜 여자를 만나면 이모라고 부르라고 했잖아요!”조순영이 눈을 깜빡이며 웃음을 지었다.“아니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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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0화

육연우의 몸은 하루하루 회복되어 가고 있었고 이 사건은 겉으로 보기에는 이미 지나간 것처럼 보였다.하지만 최군성은 차분해진 마음으로 육연우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도 예전의 감정을 다시는 되찾을 수 없었다.사람들은 생사의 기로를 넘기면 다시 태어난다고들 말한다.육연우는 분명 다시 태어난 듯했지만, 더는 예전의 육연우가 아니었다.최군성은 혼란스러웠다.그토록 순수하고 착하며, 심지어 겁 많던 육연우는 이제 정말 사라져 버린 걸까?정말로 육연우는 성소월이 절벽에서 뛰어내릴 때, 함께 추락해 산산조각 나버린 걸까?이제 최군성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펜을 집으면, 육연우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곤 했다. 최군성이 펜을 내려놓고 게임을 끌 때까지 육연우의 시선은 변함없이 차가웠다.그러고 나서 육연우는 최군성에게 책 몇 권을 건네주었다.기업 경영, 금융 경제, 심지어 권모술수에 관한 책들까지 있었다.육연우는 최군성의 귀에 대고 이렇게 말했다.“군성 씨는 형보다 이미 큰 차이가 있어요. 그러니까 두 배로 노력해야 따라잡을 수 있어요!”최군성은 그 책들만 봐도 머리가 지끈거렸다.결국 두려움이 생겨 꿈속에서조차 육연우가 반복하는 말들이 따라다녔다.“군성 씨, 그림이랑 게임으로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걸로는 절대 성공 못 해요!”“만약 그것들이 그렇게 좋은 거라면 왜 군성 씨 형이 하지 않겠어요? 왜 소아 언니는 하지 않겠어요?”“군성 씨, 왜 이렇게 아무것도 못 해요? 내 말에 모두 따르겠다고 약속했잖아요!”“저는 군성 씨를 돕고 있는 거예요... 군성 씨가 너무 나태하니까 이렇게라도 자극을 줄 수밖에 없잖아요! 군성 씨, 군성 씨 부모님은 형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군성 씨에게는 너무 너그럽게 굴었어요. 결국 최상 그룹을 군형 씨에게만 물려주는 게 공평하다고 생각해요?”때때로 최군성은 악몽 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고, 등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백인서가 새로 만든 수프를 또다시 실패한 날, 최지용은 집에서 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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