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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3 Bab

제2691화

“선배님, 칭찬 감사합니다!”한지훈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바로 그때, 뒷산 동굴에서는 이따금 굉음이 들려왔다. 산골짜기에서는 천둥 번개 소리가 울리더니, 무수한 먹구름이 온 천수동천을 덮어버렸다. “에휴, 내가 한평생 얻어낸 깨달음은 앞으로는 이젠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 같네!”호천은 무덤덤히 말했다. 산속에 울려 퍼진 천둥소리로부터, 호천은 틀림없이 도청 전인이 검경을 끌어들여 석벽의 기록을 전부 지워버린 거라 확신했다. 그러나 호천에게 있어서, 과거의 깨달음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하찮은 것이었다. 마지막 한 번의 천둥소리와 함께 산속에는 곧바로 광풍이 세차게 불더니 비까지 억수로 퍼붓기 시작했다. 무수한 빗물은 한곳에 모여 천수동천 앞의 강물을 더욱 세차게 만들었다. 그러자 호천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가볍게 손을 휘둘렀다. 이내 한 줄기 흰빛이 반짝이더니 온 하늘의 먹구름을 흩어버렸고 그제야 큰 비가 그쳤다. 그 광경에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크게 놀라 충격을 금치 못했다. 방금까지만 해도 그는 자신과 호천 사이의 차이는, 단지 심성 차이일 뿐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방금 호천이 손가락 하나로 비구름을 물리친 수법은, 한지훈이라면 도무지 따라올 수 없었다. 사실 호천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남다름을 과시한 것이었고, 그의 눈빛에는 어린 후배를 나름 깔보는 오만함도 있었다. 기왕 한지훈을 받아들이기로 한 거라면, 우선 그가 자신을 우러러보게끔 하고 싶었다. 이렇게 해야만 한지훈을 자신의 수중의 바둑돌로 둘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이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야. 그렇게 깊은 깨달음이 필요한 것도 아니거든. 자세히 생각해 봐 봐, 방금도 내가 이미 분명하게 얘기했어!”호천은 말하면서 하늘을 가리켰다. 그 말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설령 한지훈이 그 원리와 오묘함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자기장에 대한 장악력은 호천의 이러한 경지에 미치지는 못한다. “선배님은 역시 깊은 깨달음을 갖고 계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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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2화

뭐야? 그 말에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 나 씨 집안은 강중에 있는데, 해가 서쪽에서 뜨지 않는 이상 대체 누가 감히 나 씨 집안에 손 대려 한다는 거지? ”나 대표, 나 씨 집안은 강중에서도 아무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거 잘 알잖아. 그런데 대체 어떤 사람이 당신들한테 위협이 된 거야?“”한 선생님, 그게 사실... 천산 사람이에요!“나계홍은 떨리는 목소리가 말했다. 천산? 그러자 한지훈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나 씨 집안은 모두 일반인들이었기에, 천산이 굳이 그들을 위협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리저리 생각을 굴리던 한지훈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나 곧 강중으로 돌아갈게!“말을 마치자마자 고개를 돌려 도청 전인을 향해 손을 흔들고는,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강중으로 달려갔다. 원래 한지훈은 먼저 용경으로 향하여 국왕을 만나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더욱 급한 일이 생겼기에 당장 가서 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결국 그는 계획을 바꾸어 강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일찍이 한지훈과 화산의 일전이 있을 당시, 용월은 강우연을 데리고 강중으로 향했다. 용경도 좋긴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위험천만한 상황이었기에 용경에 남는 것이 절대적인 우선은 아니었다. 강우연은 TV 라이브를 통해 한지훈과 화산 11로의 대결을 직접 목격하고서야 한지훈의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그래도 이젠 사태가 조금 안정된 이상 강우연은 당연히 강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필경 막내아들은 이제 겨우 4개월 밖에 안되였기에 계속하여 용경에서 지내기는 확실히 불편했다. 한지훈과 도청 전인이 한 씨 공관으로 돌아왔을 무렵, 용월과 용운은 한 무리의 신룡전 고수들을 데리고는 조용히 공관을 지키고 있었다. ”전주님, 돌아오셨습니까!“용운은 잔뜩 흥분한 얼굴로 한지훈을 맞이하였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용운과 용월을 한번 훑어보았다. 그 두 사람의 성장은, 3대 용존 중에서도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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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3화

용운은 한지훈을 따라 함께 2층으로 걸어 올라갔다. 위층에 도착하니, 나계홍은 수심에 찬 얼굴로 앉아 강우연에게 하소연하고 있었다. 그는 한지훈을 보자마자 급히 자리에서 일어서고는 빠른 걸음으로 한지훈에게 다가갔다. “한 선생님,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오래간만에 이렇게 만나 뵙게 되니 저도 용기나 생기네요.”나계홍은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 한지훈의 손을 덥석 잡았다. 한지훈은 그런 나계홍을 흘깃 보고는 소파 앞에 다가가 앉았다. “나 대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나계홍은 강우연의 눈치를 살피더니 고개를 숙였다. 이번 일은 오직 나 씨 집안의 일이었고 한지훈과는 일절 아무런 연관이 없었기에 나계홍은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사실 나 대표님한테 조카 하나가 있어요. 이름은 나한우라고 하고요. 작년에 겨우 대학을 졸업하고 최근에는 두 집안이랑 같이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바로 3일 전에 유세위라는 사람으로부터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어요.”“나한우의 약혼녀인 두소령이, 자신의 아들인 유소봉의 여자친구라고 하면서 나 씨 집안더러 당장 두 씨 집안과 파혼하라고 강요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나 대표님께서도 이 일을 신경도 쓰지 않고 단지 무례하게 소란을 피우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제 오후 천산 쪽에서 글쎄 뜻밖에도 사람이 찾아와서 나 씨 집안에게 협박을 하더라고요. 만약 예정대로 결혼식을 거행한다면 나 씨 집안을 멸망시킬 거라고.”말을 마친 강우연은 동정 어린 눈빛으로 나계홍을 흘깃 보았다. 사실 강우연은 어제 이미 두소령을 만나, 그녀와 나한우 사이는 대체 어떤 관계인지 자세히 물었었다. 그 질문에 두소령은, 자신은 나한우가 아니면 시집가지 않겠다고 강우연에게 장담까지 했다. 유소봉이라는 남자는 사실 대학 시절부터 줄곧 그녀를 귀찮게 했다. 이전의 유 씨 집안은 나 씨 집안을 전혀 건드리지 못하였지만 지금은 달랐다. 유 씨 집안은 천산이라는 큰 나무에 의지하고 있었다. 심지어 유 씨 집안은, 나 씨 집안이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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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4화

나 씨 집안은 현재 강중에서, 이미 으뜸가는 가문이었다. 때문에 청첩장이 만들어지자마자, 강중에 있는 거의 모든 거물들이 전부 한 자리에 모이게 됐다. 이것은 단지 나 씨 집안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은 나 씨 집안과 한지훈이 가장 가깝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며칠 전 라이브를 통해, 모든 사람들은 한지훈이 절대 무너지지 않았고 화산의 고수들을 제패하게 된 거로부터 한지훈에 대한 경외심이 더욱 커졌다. 한편 오늘의 신랑 나한우는 신부와 함께 화장을 하고 있었다. 두소령은 용모가 청초한 데다가, 아리따운 차림새까지 더해져 더욱 사람을 매료시켰다. 두 씨 집안은 비록 큰 영향력은 없지만, 그래도 중위층이라고는 할 수 있었다. 그들은 비록 작은 장사를 하는 집안이긴 하지만, 나 씨 집안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돈은 지금의 나 씨 집안에게 있어서 그저 하나의 숫자에 불과했다. 영향력을 따지자면, 용국 전체에서 한지훈보다 영향력이 높은 사람이 있을까? 심지어 나 씨 집안과 한지훈의 관계가 긴밀한 것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나 씨 집안은 최대한 성의를 보이기 위해, 강중시에서 가장 좋은 호텔을 직접 전세까지 냈다. 게다가 관계를 들먹이며 부탁하여, 직접 강심 공원까지 통으로 빌려 장강에서 이 신혼부부를 위해 결혼식을 준비하기도 했다. 나 씨 집안의 큰 손에 강중의 거물들은 모두 감탄했다. 짧디 짧은 반년 사이에 나 씨 집안은 이젠 그들이 초월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단지 나계홍이 애초에 내린 정확한 결정 덕이었다. 일시에 사람들은 수군수군 열띤 토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어느새 강중 방송국은 또 직접 이곳까지 달려와 실황 중계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시각, 강중 시구 한 낡은 저택에서는 뚱뚱하고 추하기 그지없는 한 젊은 남자가 두꺼운 안경을 걸친 채 긴장한 표정으로 눈앞의 한 중년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중년 남자의 주변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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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5화

장홍학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아이고, 사존님. 제가 어찌 감히 거짓말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게다가 이 파렴치한 집안은 두소령을 빼앗기 위해 거의 집안의 모든 재산을 털어버려 지금 저희 유 씨 집안의 경영에도 문제가 생겼습니다!”“그리고 사실 두소령은 저희 소봉이한테 큰 호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때부터 같은 반 친구였고 대학에 가서는 같이 자주 점심 식사도 했죠! 게다가 주말이면 늘 함께 쇼핑하러 나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소령이 이 계집애가 나 씨 집안의 나한우한테 홀라당 반하고는, 잇달아 금전 공세까지 받으니 아예 속아 넘어간 겁니다!”“사존님께서 모르는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나 씨 집안은 하도 사업이 크고 게다가 재력까지 넘치지, 저희 소붕이는 어떻게든 소령을 되찾기 위해 제가 전에 새로 사준 차까지 전당포에 맡겼습니다!”“하지만 어쨌거나 저희 집안의 재력은 나 씨 집안과 비교했을 때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이죠! 그래서 지금 저희는 탈탈 털리게 된 지경인 겁니다! 그러니 부디 사존님께서 저희의 주인이 되어 주셨으면 합니다!”유세위는 우렁찬 소리로 말했다. 만약 이전의 그였다면, 절대 이렇게 허튼소리를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필경 그들 유 씨 집안은 작은 소상인일 뿐이기에, 나 씨 집안과는 비교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천산이라는 든든한 배후가 있은 후로부터 유세위는 더욱 날뛰기 시작했다. 반면 여전히 침묵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장홍학의 모습에 유세위는 한마디 덧붙였다. “사존님, 제가 한가지 더 말씀드리죠. 사실 두소령은 지금까지도 저희 소봉이한테 미련이 남아 있습니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소봉이한테 짧은 메시지까지 보냈었습니다!”“제가 보기에는 틀림없이 나 씨 집안이 두 씨 집안에 압박을 가해서, 소령이가 혼사를 받아들이도록 강요한 것 같습니다!”그때 장홍학은 유세위를 흘겨보았다. 천산의 서검원장인 그는 눈치 하나는 빨랐다. 그렇기에 유세위의 고작 몇 마디 말로 그는 속을 리가 없었다. 현실은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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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6화

한편 그 시각, 강심 광장에서는 나계홍이 강중 부자들을 맞이하며 인사를 하고 있었다. 공중에 날아오른 두 대의 헬리콥터에는 한쌍의 신혼부부 결혼사진이 높이 드리워져 있었다. 다정하게 껴안고 있는 한 쌍의 부부를 보면서, 강우연은 진심으로 축복을 보냈다. 나계홍은 살면서 강우연의 두둑한 돈 봉투를 받게 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하여 너무 기쁜 나머지 입이 다물어지지도 않았다. 강우연의 돈 봉투는 사실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한 푼만 들어있더라도, 그것은 1억만큼 가치 있었다. 이는 한지훈과 강우연이 나 씨 집안에 대한 인정을 보여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두 사람, 입장해 주세요!”사회자의 말이 떨어지자, 한 쌍의 젊은 남녀가 레드 카펫을 밟고는 조심히 강심 광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바로 동심문을 지나는 순간, 화창했던 하늘은 갑자기 광풍이 세차게 불기 시작하더니 뜻밖에도 먹구름이 가득 끼기 시작했다. “응? 이럴 리가 없는데. 보름 전에 기상청에 직접 확인할 때까지만 해도 오늘은 맑은 날이라고 했는데!”나계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날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먹구름이 덮이자, 사람들을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당황한 사람들은 잇달아 수군대기 시작했다. 바로 이때, 멀리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걸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비록 오늘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천 명이나 되긴 하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은 나 씨 집안과 어느 정도 친분이 있었다. 그런데 다가오는 저 무리의 맨 앞에 선 사람은 분명히 무자였다. 그동안 나 씨 집안과 무종 사이에는 줄곧 아무런 왕래가 없었기에, 이런 손님이 초대될 리는 없었다. “혹시 청첩장 있으세요?”나한비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예의 바르게 물었다. 동시에 나 씨 집안의 경호원들도 일제히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 우두머리 무자를 쳐다보았다. 일단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면 그들은 당장 손을 쓸 기세였다. 오늘은 엄연히 나 씨 집안 둘째 도련님의 결혼식 피로연이 있는 중요한 날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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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7화

그런데 그런 나계홍더러, 입을 열 자격도 없다고 하다니? 그제야 나계홍은 눈치를 챘다. 느닷없이 찾아온 이들은 바로 유 씨 집안에서 파견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이에 그는 급기야 소리쳤다. “각하,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함부로 간섭하실 수는 없죠. 저희 나 씨 집안이 여기서 결혼식을 올리는 게 각하와 뭔 상관인 겁니까?”“느닷없이 들어오셔서는 저희 조카를 건드리다니, 이건 제대로 해명해 주시죠!”이내 나계홍은 주위에 있던 몇 명의 경호원에게 눈짓을 했고, 시선을 받은 경호원들은 급히 앞으로 나가 나한비를 일으켜 세웠다. 비록 나한비는 골절을 입은 건 아니었지만, 이미 그는 일어날 수도 없는 상태였다.“뭐? 감히 나더러 해명하라고? 흥, 내가 제대로 본때를 보여주면 너희가 감당할 수 있기는 해?”바로 그때, 쌀쌀한 기운이 감돌더니 즉시 장내를 압도하였다. 순간 강심 광장 공기가 얼어붙은 듯 싸늘해졌다.더욱이 강에는 강풍이 불었고, 하늘의 먹구름은 더욱 짙어졌다. 한창 놈들을 바라보던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상대는 분명 일성 준천신계의 강자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단번에 하늘을 뒤흔들 수는 없었다. 그러나 천신계 강자라는 사람이 일반인과 시비를 걸고, 또한 자신의 강력한 기세로 한 사람을 압박하려 하자 한지훈의 마음은 매우 불쾌해났다. “여보, 이 사람 심상치 않은 것 같은데 나 씨 집안 대신해서 좀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요?”강우연은 나계홍의 안위가 다소 걱정됐다. 비록 한지훈이 자리에 있긴 하지만 상대는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만약 그가 갑자기 나계홍에게 손을 댔다가 혹여 한지훈이 제때에 나서지 못한다면 오히려 나계홍만 해치게 된다. “급할 거 없어.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고! 난 저 사람이 대체 뭘 하려 하는 건지 궁금해!”한지훈은 눈을 가늘게 뜬 채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장홍학을 쳐다보았다. 그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는 사람들 모두, 이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나 씨 집안을 괴롭히려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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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8화

나한우는 호족 도련님이긴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일찍이 나 씨 집안을 떠나 줄곧 해외에서 발전해 왔으며 평소에는 거의 돌아오지도 않았기에, 어릴 때부터 나계홍이 그를 가르치고 있었다. 그러나 평소에 나계홍은 의외로 소심한 사람이었다. 필경 반년 전까지만 해도 나 씨 집안은 강중에서 일반적인 가문이었으니까. 그리하여 그는 나한우에 대한 요구가 매우 엄격하여, 제멋대로 행동하기는커녕 조금도 엉뚱한 행동도 감히 하지 못하게 했다. 그렇기에 나한우는 가세가 남보다 조금 나은 것 외에는 일반 가정에서 자란 남자아이들과는 전혀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었다. 심지어 더욱 겸손하고 예의 바른 남자였다. 사실 그와 두소령은 대학 신입생으로 입학할 때부터 서로 좋아하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 후 나한우는 대학을 졸업한 지 1년이 넘도록 자신의 능력으로 나 씨 집안 회사에서 사장의 자리까지 차지하고서야 결혼의 전당에 들어선 것이었다. 그만큼 그는 20여 년의 인생동안 한 번도 엉뚱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그런데 대체 어떤 이유로 감히 시비를 거는 걸가? 그러나 나한우의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장홍학은 손을 들어 그의 뺨을 한 대 때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일이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데도 넌 아직도 궤변을 늘어놓아?”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조카가 얻어맞게 되자, 나계홍은 급히 앞으로 나아가 나한우의 몸 앞을 가로막고는 말했다. “이봐, 뭐가 됐든지 옳고 그름을 따지고 움직여야지. 대체 우리 조카가 뭘 잘못했다는 건지 그걸 묻고 싶네!”“만약 정말 잘못한 게 있다면, 난 결코 단점을 감싸주지는 않을 거야. 그러나 만약 잘못이 없다면, 나도 가만있지 않아. 우리 나 씨 집안사람들, 아무나 괴롭힐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야!”그 말에 장홍학은 눈을 가늘게 뜬 채 차갑게 나계홍을 흘깃 보고는, 이내 고개를 돌려 유소봉에게 말했다. “이 놈이 뭘 잘못했는지 말해봐!”그러자 유소봉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무리를 비집고 나와 두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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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9화

“됐어, 그럼 이젠 확실해졌네! 더 이상 얘기할 필요도 없어!”장홍학은 두소령의 말을 다 듣지도 않고 끊어버렸다. 더 이상 말도 말라고? 건방진 그의 태도에 자리에 있던 손님들은 미간을 찌푸렸고, 그들의 표정에는 하나같이 불만스러운 기색이 있었다. “아저씨, 전 정말 그 사람 몰라요. 대학교 다닐 때부터 하루 종일 저한테 귀찮게 굴고, 저희 여학생 기숙사 입구에까지 찾아와서 손목도 베고, 저더러 여자 친구가 돼달라고 강요하긴 했지만 전 줄곧 한 번도 그 사람을 상대한 적이 없어요!”두소령은 나계홍을 바라보고는 급히 변명했다. 그러나 나계홍이 입을 떼기도 전에 장홍학은 짜증을 내며 말했다. “자, 이젠 모든 게 분명해졌어. 넌 유소봉의 약혼녀여야 해. 그러니 지금 당장 나한우와의 결혼식도 정리해. 그리곤 우리랑 같이 천산으로 돌아가서 소봉이랑 결혼을 올리고, 오늘 저녁같이 합방해!”“뭐라고요? 제가 대체 왜 저놈이랑 결혼해야 돼요? 전 저 놈 여자 친구가 아니라니까요. 대학 4년 동안 한 번도 말을 섞지도 않았는데, 제가 왜 낯선 사람이랑 합방해야 돼요? 천산이면 뭐가 대단한데요? 천산이면 평범한 여자를 빼앗아갈 수도 있냐고요? 저는 때려 죽어도 저 못생긴 변태 놈이랑은 함께 하지 않을 거예요!”두소령은 화가 난 나머지 눈물까지 흘렸다. 그 말에 유소봉은 험상궂은 얼굴로 소리쳤다. “두소령! 이 천한 년 같으니라고! 내가 너한테 꽃을 선물하기 위해 차까지 모두 팔았어! 그동안 내가 널 위해 바친 게 얼마나 많은데? 고작 저놈이 나보다 잘생기고 돈 많다는 이유로, 나는 아예 무시하는 거야?”그 순간, 장홍학은 조용히 유소봉을 노려보았다. 그제야 사람들은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두소령은 한 번도 유소봉을 상대한 적이 없었다. “이젠 당신도 알아 들었을 거라 생각하는데. 우리 조카며느리, 그동안 유소봉와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의 여자 친구라고 할 수 있는 거야?” 나계홍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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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0화

“그래? 그럼 만약 내가 네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다면?”장홍학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차갑기 그지없는 누군가의 소리가 군중 속에서 울렸다. 이내 방금까지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한지훈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일어나는 동시에 한 손으로 공중을 가리키더니, 순간 온 하늘의 먹구름이 갑자기 흩어지고 강심 광장을 뒤덮은 겹겹의 살기도 사라져 버렸다. 그러자 모두들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한지훈과 강우연을 바라보았다. 그제야 강중의 상인들은 일제히 일어나 인사했다. “북양 왕을 뵈옵소서!”“한 선생님을 뵈옵소서!”“북양 왕을 뵈옵소서!”......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장홍학이 서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우선 나계홍의 앞에 다가와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나 대표, 더 이상 나설 필요 없어.” 나계홍은 급히 몸을 굽혀 말했다. “예, 한 선생님의 냉정한 판단에 감사드립니다.” 나계홍은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장홍학을 흘깃 보고는 한쪽으로 물러섰다. “한지훈?!”나무처럼 든든한 그림자를 가진 사람이라니. 하물며 며칠 전, 한지훈과 화산 11로의 놀라운 대전은 아직도 장홍학의 눈에 선했다. 그 일전을 펼칠 당시, 한지훈은 그야말로 마치 천신이 인간 세상에 내려온 것과도 같았다. 한 사람의 힘으로 11명의 천신계 고수를 감당해 내고는, 8명을 참살하고 3명에게는 중상까지 입혔다. 이건 대체 얼마나 대단한 천위인걸가? 비록 장홍학 역시 일성 천신계라고 하긴 하지만, 그는 경지를 돌파한 지 얼마 안 되어 아직까지는 불안정했다. 설령 그에게 100년이란 시간을 더 주더라도 한지훈의 수준까지는 도달할 수 없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그는 오로지 천산의 명예만 회복할 생각만 했을 뿐, 한지훈이 이 결혼식에 참석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진작에 알았다면, 그는 방금 폭언까지 퍼부어 그렇게 극단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 가문을 멸문시킨다는 건 쉽게 뱉을 수 있는 말이 아니다. 현재 역외 강자들은 아직 돌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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