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령풍과 동방설령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여청양은 미소를 지으며 소파를 가리켰다.“편하게 앉아라.”여청양은 두 사람을 전혀 외부인처럼 대하지 않았다.장령풍은 천산 장씨 가문의 후손이고, 동방설령의 오빠인 동방오우는 화산의 제자였다.이런 인연 덕에, 여청양은 처음부터 그들을 진심으로 키우려는 의지가 강했다.무도 학원의 첫 번째 기수는 학원의 명운을 좌우할 만큼 중요했기에, 그들에게 막대한 자원을 쏟아붓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만약 이들 중에서 뛰어난 고수들이 나오지 않는다면, 무도 학원의 명예는 한순간에 추락할 터였다.다만, 한군림만큼은 예외였다.여청양은 처음부터 그를 철저히 배제했고, 그 이유는 간단했다.그가 ‘한’ 씨였기 때문이다.화산파와 한씨 가문의 원한은 뿌리가 깊었으며,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원한은 이제 서로 멸망할 때까지 끝나지 않을 지경이었다.다만, 용국 내부에서는 국왕과 조정의 압박 탓에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을 뿐이다.만약 조정을 격노하게 만든다면, 화산파조차 나라의 군사력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다.“며칠 후면 학원 측에서 첫 번째 학생들을 진법루에 들여보낼 예정이다. 너희는 진법루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여청양은 차 한 모금을 음미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장씨 가문과 동방 가문은 이미 많은 정보를 수집했지만, 진법루는 워낙 철저히 봉인된 구역이었기에 외부에서는 도무지 내부의 실체를 파악할 수 없었다.장령풍과 동방설령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살짝 고개를 저었다.그나마 장령풍이 먼저 입을 뗐다.“선생님, 들은 바로는 진법루에 수백 년간 유실된 모든 진법이 보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들어가면, 자신에게 맞는 진법을 골라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하지만 한 가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마음대로 진법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인데 왜 아무도 칭기즈 칸이 남긴 비진을 열지 못했나요?”이는 확실히 수수께끼였다. 만약 정말 비진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면, 제1비진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몇백 년 전에 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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