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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1화

어느새 한지훈의 표정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이 고성은 엄연히 그가 큰돈을 들여 산 개인 재산이다. 그런데 이들은 마치 제 집 드나들듯이 한 무리씩 그의 집에 뛰어들었다. 다시 한번 유럽인들이 골치 아픈 존재라는 걸 확인하게 된 순간이다. 피를 좀 보지 않는 이상, 그들은 영원히 다른 사람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상식을 모를 것 같았다. 숀과 눈을 마주한 한지훈은 눈빛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고, 이내 차가운 웃음을 띤 얼굴로 말했다. “난 너희 집 사람들만을 죽이려는 게 아니라, 너까지 죽이고 말 거야. 그런데 네가 뭘 할 수가 있는데?”“과연 네가 해낼 수 있을까?”한지훈의 미소에는 삼엄한 살기가 띠여 있었다. 바로 그때, 한지훈의 그림자가 순식간에 사라지더니 이내 한 줄기 유령처럼 되어 순식간에 숀 앞에 나타났다. 그 충격에 숀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한지훈은 냅다 따귀를 세게 때렸다. 이내 숀은 포탄처럼 순식간에 몸이 날아가 버렸다. 성벽에 세게 부딪힌 후에야 다시 튕겨 나와 한지훈의 발밑에 떨어졌다. “쾅!”숀의 몸이 땅에 세게 떨어지게 되면서, 엄청난 연기와 먼지까지 일었다. 한지훈이 방금 날린 이 따귀는 그야말로 속도도 빠르고 힘도 엄청 셌다. 게다가 바람 가르는 소리도 전혀 없이, 전체적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쓰러진 숀의 두 눈앞은 뿌옇게 되었고, 심지어 순간 눈이 멀게 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게 되었다. 숀의 시력은 30분이 흐르고 나서야 다시 회복되었다. 방금 맞게 된 따귀는, 숀으로 하여금 마치 얼굴이 웬 별똥별에 부딪히기라도 한 것 마냥 아픔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얼굴 전체가 아예 마비된 듯했다. 눈앞의 이 장면을 목격한 이리나는 완전히 멍해졌다. 게다가 로저스 역시 말문이 막혔다. 상대는 무려 암살자 숀이잖아! 그동안 얼마나 많은 10대 가문 고수들이 그의 손에 죽게 됐는데. 로저스마저 매우 두려워하는 고수가 한지훈의 따귀를 맞고 중상을 입게 됐다니? 한편 그제야 정신을 차린 숀은 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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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2화

한지훈의 말 한마디는 고성 전체에 오랫동안 메아리쳤지만, 아무도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 로저스와 이리나 역시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 않았다. 방금 한지훈이 참살된 사람은, 무려 유럽 전역에서 오랫동안 이름을 날린 숀이다. 로저스와 이리나는 이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고 있었다. 한때 로저스는 그가 도시를 도살하는 것을 직접 보기도 했다. 그 후 해당 나라는 대량의 군대를 파견하여 추격하고 심지어 대량 살상 무기까지 동원하지만, 숀의 털 끝 하나 다치지 못했다. 그런데, 그런 숀이 바로 1분 전에 죽음을 당하게 됐다. 심지어 전체 과정은 물 흐르듯이 아주 자연스러웠다. 로저스는 방금 자신이 한지훈에게 한 그 말을 되새기게 되면,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그들이 한지훈을 보호하고 있었다고? 한지훈이 과연 그들로부터 보호가 필요한 사람이긴 할까? 숀이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한지훈 앞에서는 땅강아지 같은 존재였다. 결국 이리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지금의 자신이 너무나도 수치스러웠다. 어쩐지 그동안 자신과 로저스에 대한 한지훈의 태도가, 줄곧 그렇게 그렇게 싱겁더라니. 알고 보니 한지훈은 그들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던 것이다. 거인이 개미들을 신경 쓴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긴 한다. 하지만 정작 이리나는, 그동안 한지훈이 줄곧 자신의 팔자가 좋은 것도 모르는 한심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자신이 줄곧 참고 양보해 주고 있었다고 생각하였다. 예상치 못한 이 반전은, 이리나로 하여금 당장이라도 쥐구멍을 찾아 숨어들고 싶게 만들었다. 하지만 한지훈에 비해, 온종일 그의 곁을 에워싸고 있는 귀족 학우들은 정말 언급할 가치조차 없었다. 비록 하나같이 키가 크고 기품이 있어 보이고, 하늘을 찌를 듯한 재능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냥 그뿐이었다. 그들은 한지훈에 비하면 그야말로 매우 평범했다. 전혀 같은 차원에 있지 않았다. 유럽인들이 줄곧 그렇게나 무시하고 경멸해 온 용국인들이 뜻밖에도 이렇게나 뛰어난 실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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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3화

심지어 드류 가문 사람들조차도 최강 진법에 대한 인식이 남달랐다. 이리나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한지훈을 바라보는 눈빛이 아예 180도 바뀌게 되었다. 그녀는 드류 가문과 비슷한 유럽 대족 중 한 가문에서 자라게 됐는데, 그녀는 태어난 순간부터 범상치 않은 존재로 여겨져 왔다. 그 아무리 대단한 귀족 도련님들, 왕실 성원들이 눈앞에 있다 하더라도 그녀에게 있어서는 그저 평범한 사람들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녀는 여태 한 번도 이렇게 가슴이 뛰는 경험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한지훈을 마주한 이 순간, 그녀의 가슴은 뜨겁게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이내 이리나가 고개를 들어 한지훈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려 할 무렵, 필칸트는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그녀와 로저스에게로 향했다. 그 눈빛 속에는 은은한 적대감이 있었다. 한편 한지훈은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며 손을 흔들었다. “신경 쓸 필요 없어!”그러자 필칸트는 비로소 매서운 눈빛을 거두고는 입을 열었다. “네, 선생님!”한지훈에게 연락한 사람은 바로 진개국이었다. “무슨 일이야?”한지훈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진개국은 다소 격동되어 말했다. “한 선생님, 저희가 정보를 얻어냈는데 마영리는 지금 현재 유럽에 있고 듣던 얘기와는 달리 한부의 정보도 팔지 못한 건 아니라고 합니다.” “전에 매우 중요한 정보 하나를 칼이라는 사람한테 팔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그 사람의 행방을 알아내긴 했는데 문제는...”“문제가 뭔데!”한지훈은 덤덤하게 물었다. “한 선생님, 그 사람의 배후에 있는 세력은 유럽에서 랭킹 1, 2위를 다투는 카일 가문과도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그를 잡고 용국으로 돌아가거나 그 정보를 되찾으려는 건 매우 어려울 것 같습니다!”“그래서 진 총사님께서는 저더러 한 선생님께 연락을 드려 해결할 방법을 물어봐달라고 하셨습니다.”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잠시 생각에 잠기고는 다시 물었다. “혹시 그 사람 사진이라도 있어?”“네!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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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4화

그 중년 남자가 바로 칼이었다. 듣던 얘기와는 달리 그다지 늙어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매우 교활하고 야비한 성격 때문에 영감이란 별명이 생기게 된 것이다. 비록 그가 플랜지 제국을 완전히 장악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카일 가문 세력에서도 최상위 몇 명의 거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칸트 가문의 샛별을 상대하게 되더라도 그는 전혀 밀리지 않는다. 필칸트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뗐다. “칼, 내 뒤에 있는 이 분이 너를 만나고 싶어 하셨어. 아주 중요하게 해결할 일이 있거든!”뭐라고? 칼은 한지훈을 자세히 살펴보고는 하찮은 웃음을 보였다. 그의 눈에 있어 한지훈은 용국에서 온 젊은이에 지나치지 않는다. 그렇기에 감히 자신의 앞에서는 제멋대로 행동하려는 용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긴 엄연히 용국이 아닌 유럽이니까. 설령 용국의 국왕이 온다 하더라도 칼은 개의치 않는다. “너 신중히 생각하고 나서 입을 놀려. 네가 지금 상대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기나 해?”칼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당연히 너지!”이내 필칸트는 몸을 살짝 기울여 한지훈을 도와 의자를 옮겨주었다. 한지훈이 자리에 앉고 나서야 필칸트는 자연스럽게 그의 옆에 서서 곁눈질하지도 않고 정면만을 주시했다. 뭐야? 그 모습에 칼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필칸트의 지위는 그다지 높지 않긴 하지만 그래도 칸트 가문의 희망이다. 그런데 대체 왜 한지훈에게 이렇게 공손 한 걸까? “나한테 무슨 볼일이 있는 건데?”칼은 한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대답했다. “내가 알아온 소식에 따르면, 얼마 전에 마영리라는 용인한테서 정보 하나 샀다며?”“그런 일이 있었나?”칼은 미간을 찌푸린 채 한참 동안 한지훈을 훑어보고는 의심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 “대체 뭔 말을 하고 싶은 건데!”“딱히 특별한 뜻은 없어. 당장 그 정보를 용국에 돌려주고, 나중에 직접 용국에 와서 잘못을 인정하고 법적인 책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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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5화

그러나 필칸트는 그의 말을 듣는 체도 하지 않고, 여전히 똑바로 선 채 앞을 주시하고 있었다. 필칸트는 칼의 이런 위협적인 말들을 완전히 우스갯소리로 여겼다. 안드레마저 고개를 숙이게 만든 사람인데, 유럽에서 감히 어느 누가 건드릴 수가 있겠는가? 그에게 있어 한지훈이 바로 부적이었다. 한지훈이 있는 한, 필칸트는 그 누구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마찬가지로 그는 칼과 굳이 따질 생각도 없었다. 뭐가 됐든 칼이 비참한 결과를 맞이하게 될 건 뻔하니까. 한편 한지훈은 커피 잔을 든 채 한 모금 마시며, 여유롭게 앞으로 나아가 전혀 말릴 의사도 없어 보였다. 칼이 전화를 마치는 순간까지도 한지훈은 미동이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훈의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진우로부터 걸려온 전화인 것을 확인한 한지훈은 그제야 전화를 받았다. “한지훈, 그 정보를 쫓는 일은 이젠 그만두는 게 나을 것 같아. 방금 플랜지 제국과 서국의 대사가 직접 국왕을 만나러 왔었어. 지금 우리가 저지른 일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더라고!”“안 그래도 지금은 용국 국교가 걸린 중요한 순간이기에 국왕 말씀으로는…” “나한테 맡겨!”한지훈은 바로 말을 끊었다. 진우는 잠깐 망설이다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하지만 절대 외교상의 분쟁을 일으키지는 마. 그렇지 않으면 우리 용국은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돼!”이내 진우는 전화를 끊었다. 칼은 득의양양한 표정을 한 채 한지훈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뭐래? 흑병대 총사한테 연락이 온 것 같은데? 이 상황에도 여전히 나한테서 정보를 뺏어내길 바라는 거야? 하하하...”“흑병대는 정보가 내 손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찾아오지 못하잖아. 진우한테 물어봐, 감히 직접 와서 빼앗아갈 용기가 있는지!”그는 이젠 용국을 상대로 도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칼의 건방진 발언에도, 아무도 감히 반박하지 못했고 더우기는 비웃지 못했다. 카일 가문의 자원이 곧 그의 자원이었다. 유럽 전역에서 재주가 뛰어나다고 소문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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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6화

한지훈의 말에, 칼은 그저 비웃을 뿐이었다. 그는 암만 봐도, 눈앞의 이 어린 친구가 정말 세상이 무서운 줄 모르는 것 같았다. 감히 그 앞에서 이런 큰소리를 치는 사람이라면, 좋은 결말을 맞이하지는 못할 거라 생각했다. 이내 칼은 통화 버튼을 누르고는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난 단지 네가 헛되이 목숨을 잃는 꼴을 보고 싶지 않을 뿐이야! 그럼 차라리 이렇게 해, 나는 너한테 기회를 줄게. 넌 무릎 꿇고 나한테 사과하기만 하면, 난 너를 놓아줄 생각도 있어!”“만약 이 제안을 거절하여 내가 부른 사람이 이곳까지 찾아오게 되면, 너 혼자만 재수 없는 꼴을 당하는 게 아니라 너의 상사인 진우도 제대로 당하게 될 거야!”그는 결코 단지 한지훈을 협박하려는 것이 아니다. 카일 가문의 영향력으로, 심지어 유럽의 기타 수십 개 작은 나라들에게 호소하여 동시에 용국과 단교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용국의 국제적 지위도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심지어 용국은 유럽과 이국 양대 세력 집단에 의해 소외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사실 용국 국왕도 이런 국면은 절대 보고 싶지 않았다. 만약 일이 잘못 틀어졌다가는 이번 사건의 장본인인 진우는, 필연적으로 국왕에게 미움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같은 군인인 점을 봐서라도, 너한테 진심이 담긴 조언 한마디 해줄게. 만약 칼 선생의 배후에 있는 사람이 정말 이곳에 찾아오기라도 한다면, 이번 일은 절대 쉽게 끝나지는 않을 거야!”“카일 가문은, 너 같은 낮은 직급의 사람이 쉽게 미움을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야!”한편에 있던 마리오는 책상을 가볍게 두드리며 오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플랜지 제국의 육군 원수인 마리오는 그 가문의 영향력이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그가 육군 원수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그 가문의 덕분이었다. “내가 말했지, 너의 신분을 최대한 이용해서 네 배후에 있는 가장 강력한 세력을 데려오라고. 난 여기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테니!”하지만 한지훈은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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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7화

방금까지 노발대발하던 노인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라도 본 것 마냥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러나 칼은 마스터의 표정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는, 여전히 차갑게 웃으며 몸을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이젠 너도 잘 알겠지?”“내 뒤에는 바로 카일 가문이 있어. 플랜지 제국이 카일 가문의 핵심 영지인 건 말할 것도 없고, 카일 가문은 유럽 다른 그 어느 곳도 쉽게 깔아뭉갤 수 있어!”“그러니 네가 아닌 설령 진우가 직접 찾아온다 하더라도, 그는 감히 오만하게 굴지 못할 거야. 그런데 넌 이 상황도 눈치채지 못하고 나더러 그 정보를 내놓으라고 하는 거야? 심지어 나더러 용국에 가서 죄를 인정하라고?”칼은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카일 가문의 집사가 2성 천왕계 고수 4명을 데리고 찾아온 이상, 이 일은 절대 가볍게 끝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한지훈의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서 필칸트는, 가만히 있을 뿐 감히 손을 댈 수가 없었다. 그가 일단 손을 대게 되면, 칸트 가문이 카일 가문에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 된다. 그런데 그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팍!”마스터는 갑자기 손바닥을 휘두르더니 우렁찬 소리로 큰 따귀를 때려 그의 앞니를 세 개나 날려버렸다. 한지훈을 마주한 순간, 마스터는 칼이 분명히 큰 화를 일으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날 공해상에서는, 안드레마저 한지훈에 의해 패배하게 되었다. 유럽에서는 신과도 같은 존재였던 안드레는, 한지훈 앞에서 비참하게 결말을 마주하게 되었고 심지어 당시에는 반격할 힘도 없었다. 게다가 한지훈의 핍박을 이기지 못하여 용경으로 달려가 용국 국왕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까지 하였다. 그 후로, 카일 가문은 유럽으로 돌아오자마자 즉시 모든 가족 성원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여 한지훈의 모습을 머릿속에 명기하게끔 하여 앞으로는 절대 미움을 사지 않기로 했다. 일단 누구든지 이 약속을 어기면 즉시 추방하고 관용을 베풀 생각도 없었다. 그러나 카일 가문이 생각지 못한 점이 있었다. 줄곧 그들을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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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8화

칼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마스터는 또다시 한번 매서운 따귀를 갈겼다. “팍!”칼의 마지막 앞니까지 떨어뜨릴 정도의 거센 따귀. 순간 칼의 머릿속은 텅 비어버렸다. 그는 자신이 대체 뭘 잘못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마스터님, 전 평생 카일 가문을 위해 일해왔습니다. 그동안 보여준 충성심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대체 저한테 왜 이러시나요!”칼은 불복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마스터는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 “그 이유가 궁금해?”“넌 그동안 확실히 우리 가문을 위해 많은 공헌을 했고, 그 공적을 전혀 무시할 수도 없지만, 지금 넌 우리 카일 가문의 재앙을 초래하고 있어!”“네가 저지른 잘못에 비하면, 그동안 네가 이룬 모든 성과는 더 이상 언급할 가치도 없어! 그래도 난 단지 너의 카일 가문 구성원 신분만 박탈했을 뿐 널 죽이지는 않았잖아. 그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해!”마스터의 얘기를 들은 칼은 완전히 멍해졌다. 재앙이라니? 카일 가문이 멸망이라도 한다는 거야? “넌 지금 네 앞에 앉아 있는 이 선생이 누구인지 알기나 해? 어디 감히 이 분 앞에서 망언을 해?”“거울 한번 봐봐, 네가 여기에 끼어드는 게 어울리기나 하는지! 너는 말할 것도 없고 안드레가 직접 오더라도 이 분 앞에서는 공손히 인사해야 해!”“칼, 이젠 네가 저지른 잘못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겠지!”마스터의 말에 모든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방금까지만 해도 한지훈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던 마리오조차도 식은땀을 흘렸다. 안드레마저 공손하게 모셔야 하는 사람을, 내가 비웃었다니? 그중에서도 특히나 칼은 더욱 마음이 무거웠다. 그는 마리오와 마스터를 소환하여, 그들의 신분을 들먹이며 한지훈이 고개를 못 들게끔 만들 계획이었다. 심지어 직접 한지훈을 죽이게 되더라도 용국이 감히 자신을 어떻게 하지는 못할 거라 생각했다. 머릿속으로는 한지훈을 어떻게 부려먹을지도 다 생각해놓고 있었다. 우선 무릎 꿇어 자신에게 사과하게 하고, 그의 두 손과 두 발을 잘라 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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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9화

하지만 마스터의 말 한마디에, 그는 죽는 것조차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 만약 그가 용국에 가서 사죄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온 가문이 카일 가문에 의해 몰살될 것이니까. 멀어져 가는 한지훈과 필칸트의 뒷모습에, 칼은 털썩하고는 땅에 쓰러졌다. 마리오도 마치 가위눌리다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칼, 네가 이렇게나 어리석은 놈일 줄은 몰랐어. 다른 사람한테 손을 대기 전에 상대의 배경을 제대로 조사했었어야지!”방금 칼이 한지훈에게 한 말을, 마리오로부터 곧이곧대로 돌려받게 됐다. 이튿날 아침, 필칸트는 일찍 고성에 와 한지훈을 찾았다. “한 선생님, 마영리와 1000톤의 황금은 이미 용국에 보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희 가문의 족장께서는, 한 선생님께서 마영리에게 공을 세워 지난 과실을 메울 수 있는 기회를 한번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정식으로 한 선생님을 만찬에 초대하려고 합니다!”그러자 한지훈을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저희 족장님께서 정식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저희 칸트 가문이 한 선생님을 위해 한 몸 바칠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필칸트는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사실 그는 전날 밤 자신이 본 모든 광경을 가문에게 보고했다. 칸트 가문 현 족장은 자초지종을 듣고는, 내심 한지훈에 대해 좀 더 거리낌이 생겼다. 만약 이 기회에 한지훈과의 관계를 잘 맺지 않는다면, 한지훈의 심기를 건드렸다가 칸트 가문이 아예 역사 속에서 지워질 위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필칸트더러 한지훈을 초청하라고 한 것이다. 게다가 족장 베레칸트는, 한지훈을 모셔오지 못하면 다시는 칸트 가문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필칸트에게 압박까지 가했다. 그 말은 즉, 한지훈을 초청하지 않으면 그는 칸트 가문에서 제명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오늘은 무도 학원이 개학일인데, 이렇게 하는 건 좀 너무하지 않겠어?”그러자 필칸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심하세요. 제 말 한마디면 무도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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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0화

심기 불편한 여청양의 표정을 읽어낸 에밀리는, 문득 무엇인가 생각난 듯 급히 일어서서 말했다. “선생님께 보고 드립니다. 한... 한군림은 오늘 휴가를 냈습니다!”사실 다른 선생님들한테는 필칸트가 이미 진작에 얘기를 해뒀었다. 하지만 용국에서 온 몇 명의 선생님들은, 전혀 안중에 두지를 않았다. 심지어 부교장한테도 다 얘기를 해놓은 상황인데, 용국에서 온 고작 몇 명의 선생님들이 감히 어떻게 이 상황을 빌어 한지훈한테 트집을 잡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가 전혀 생각지 못했던 사실은, 여청양은 남다르다는 것이다. 그래도 다행히 에밀리가 눈치 빠르게 나서서 한지훈을 도와주었다. 그녀가 보기에는, 한지훈은 용국에서 온 학생이고 여청양 또한 마찬가지로 용국인이니 반드시 한지훈을 특별히 돌보아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에밀리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여청양은 눈썹을 치켜세우고는 차갑게 물었다. “뭐라고? 개학 첫날부터 휴가를 냈다고? 배짱이 대단하네!”“너희들 아마 인체 자기장 이 수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직 잘 모르고 있을 텐데, 설사 상위 가문의 직계 자녀라 하더라도 감히 함부로 내 수업을 빼먹지는 못할 거야.”“하물며 한군림은 아무런 배경도 없고 내력도 없는 일반 학생인데 말이야! 그리고 이참에 너희들한테 충고할게. 나는 너희들이 각자 어느 가문에서 왔든, 어느 나라에서 왔든, 배후에 어떤 사람이 있든!”“나 여청양의 수업은 그 누구도 결석해서는 안 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절대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야!”여청양은 노발대발하며 큰 소리로 외쳤다. 한편 장령풍만이, 한군림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듣고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사실 용국에 한 씨 집안은 오직 하나밖에 없다고 해서, 용국의 한 씨 집안이 전부 한용 일가만의 것이라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무도학원에 사람을 파견할 수 있는 건 오직 한용의 가문뿐이었다. 설마 한군림과 한지훈 사이에 다른 혈연관계라도 있는 건가? 정말 그런 거라면 심상치 않은 사실이 숨겨져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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