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 동방설령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어찌 됐든 한군림은 결코 한지훈이 아닌데, 굳이 이렇게까지 화를 낼 필요가 있긴 한 걸까? 차라리 짓밟히게끔 내버려두는 게 낫지 않을까? 일단 한군림이 무도 학원에 나타나기만 하면, 동방설령은 그와 한 씨 가문을 모욕할 방법은 수만 가지가 됐다. 설사 한지훈이 이미 죽었다 하더라도, 그녀는 한 씨 집안의 체면을 철저히 구기고 싶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조용히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한편 오늘 있을 이 수업은,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한 번도 듣지 못한 수업이었다. 예를 들자면, 자석을 몸에 그었을 때 자력에 빨려 붙는 느낌은 아마도 모든 사람들이 느낄 수 있긴 할 테지만 아무도 마음에 두지는 않을 것이다. 더욱 깊고 진지하게 그 속의 함의를 체득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여청양이 강의할 내용은, 어떻게 보면 수강생들이 진법루로 들어설 때 과연 어떤 진법을 얻을 수 있는가에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말할 수도 있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은 한평생 이 한 번의 기회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비록 한지훈은 이 길을 걸어오면서 무수한 진법을 얻기는 했지만, 일반인에게 있어 그것은 아득히 일이었다. 도청 전인 역시, 만약 한지훈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의 남은 일생은 줄곧 검경에 멈추어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진법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었을 테고, 더더욱 접촉할 인연조차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배경과 신분은 한 무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필칸트가 젊은 나이에 유럽 10대 샛별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 역시 칸트 가문이 모든 자원을 그 한 사람에게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두들 여청양이 강의하는 자기장과 인체 사이의 관계를 진지하게 듣고 있는 한편, 유독 아름다운 눈동자를 가진 에밀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는 한지훈을 걱정하고 있었다. 수업이 끝난 후에야 에밀리는 직접 여청양을 찾아가, 한지훈은 의도한 것이 아니라고 사전에 확실히 휴가를 먼저 냈다고 재초 강조했다.
이 말을 듣자, 에밀리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여 선생님, 방금 전에 다른 사람은 한 달 동안 휴가를 낼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왜 한 선생님은 하루도 안 된다는 거죠?!”“그리고 한 선생님도 용국에서 오셨잖아요. 같은 용국 사람이라면 서로 좀 도와야 하는 거 아닙니까?”에밀리는 도저히 여청양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설마 오륙의 모든 국가와 가문들이 전부 용국을 적대하는 걸까?선생님이라면서 그런 것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인가?!“나에게 전화한 사람은 우리 용국의 대단한 인물의 자손인데, 어찌 감히 한군림 따위와 비교를 한단 말인가!”여청양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수십 년 전, 서천술은 역외 전장에 들어가 용국의 중심인물 중 한명이 되었다!용국 전체의 무종조차 서천술의 체면을 세워주어야 할 정도였고, 심지어 무종의 원로들조차 그를 선배라고 부르며 존경했다.그러니 그의 직계 아들인 서영호의 지위가 낮을 리가 있겠는가?!한군림이란 사람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가?지금까지 받은 건 국왕의 구두 명령 한 장뿐, 그것도 정식 칙서도 아니었다!즉, 한군림은 무종 내에서 아무런 배경도, 든든한 후원자도 없다는 뜻이었다!그야말로 뿌리 없는 잡초 같은 존재인데, 누가 그런 잡초에 신경이나 쓰겠는가?!“용국 사람들은 원래 단결을 중시한다고 들었는데요? 한마디만 해주시면 될 일을요!”에밀리도 참을 수 없어 목소리를 높였다.그녀의 가문 역시 오륙의 10대 가문 중 하나였기에, 말투는 더더욱 강경해졌다.“한마디만 하면 된다? 그 한군림이라는 자가 누군데 왜 내가 그 한마디를 해줘야 하지?”“게다가, 너는 도대체 그와 무슨 관계인데 계속 그의 편을 드는 것인가? 솔직히 말해두지, 네가 아무리 입술이 닳도록 설득해도 나는 절대 그에게 호의를 베풀지 않을 것이다!”여청양의 분노가 폭발하자, 에밀리는 속으로 울컥하는 감정을 애써 눌렀다.그녀가 여청양을 두려워해서가 아니었다.무도 학원의 공식 책임자는 어디까지나 안드레였고, 10
여청양과 말싸움하지 않은 건 순전히 안드레의 체면을 생각해서였지만, 여청양에게 무슨 체면이 있단 말인가! 장령풍은 에밀리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한지훈에 대한 분노가 다시 끓어올랐다.그는 심지어 에밀리가 자신을 무시한 것조차 한지훈의 탓으로 돌렸다.자신은 조룡의 무덤을 지키는 수호자이지 않은가! 용국이든 오륙이든, 그가 나타나면 누구든 고개를 숙이는데 이 에밀리라는 여자는 뭐란 말인가?그저 한군림을 먼저 알았다는 이유로, 장령풍의 호의를 가차 없이 무시해 버렸다!“장 도령, 그 여자는 지금 네가 넘볼 상대가 아니다. 그녀의 가문도 오륙의 10대 가문 중 하나이니 일정 수준의 힘이 없다면, 그녀의 눈길조차 받기 어려울 거야.”“오륙에서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면, 출신을 제외하고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실력이야! 이 점은 용국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그러니 열심히 노력하도록 해라!”여청양은 장령풍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그는 이미 오래전에 오륙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었기에 용국과 오륙의 본질적인 차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용국에서는 인맥 관계를 중요시 여겼고, 출신과 가문이 충분히 좋다면 어디를 가든 다른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오륙에서는 실력이 없는 자는, 어떤 명문가의 자손이라도 아무런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감사합니다 여 선생님. 잘 새기겠습니다!”장령풍은 이를 악물며 속으로 되뇌었다.한군림이 무도 학원에 도착하는 순간, 반드시 모든 사람 앞에서 무릎 꿇게 만들어줄 테다!그리고 에밀리에게 자신만이 그녀에게 어울리는 선택지라는 걸 똑똑히 알려주겠다고 되뇌었다. 그 시각, 한지훈은 필칸트와 함께 칸트 가문의 연회에서 막 돌아와 찰리 고성으로 들어섰다.성문을 통과하자마자, 필칸트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가문의 어르신인 것을 확인하고는 긴장한 얼굴로 황급히 받았다.몇 번 고개를 끄덕인 후 전화를 끊은 필칸트는 한지훈에게 급히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한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무도 학원 내
“한 선생님, 이 그림에 관심 있으십니까? 원하시면 사람을 불러서 거실로 옮기겠습니다.”필칸트는 한지훈이 거의 오후 내내 지하실에 머물러 있는 걸 보고, 직접 갓 짜낸 과일주스를 들고 그에게 다가갔다.한지훈은 필칸트를 흘깃 바라보고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이 그림 자체는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지하실을 벗어나면 이 그림은 완전히 무의미해진다.이 고성 아래에는 틀림없이 어마어마한 비밀이 묻혀 있을 것이다!한지훈이 고개를 젓자, 필칸트는 다급히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한 선생님, 이 그림은 옛날에 찰리 대제가 직접 그린 것이라고 전해집니다. 우리 가문의 어르신들 말씀으로는, 찰리 대제는 과거에 역외 전장에서 돌아온 강자였다고 합니다!”“뭐라고? 역외 전장에서 돌아온 강자라니? 그 말은 그는 원래 플랜지 제국의 국주가 아니었단 말인가?”한지훈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고, 필칸트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 이 찰리 대제는 플랜지 제국을 통일한 찰리 대제와는 전혀 다른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의 업적이 워낙 위대해서 후세 사람들이 그에게 같은 칭호를 붙인 겁니다.”“가문의 기록에 따르면, 당시 역외 강자들이 대거 귀환하면서 각국이 플랜지 제국을 압박했을 뿐 아니라, 플랜지 제국 내부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합니다.”“어떤 문제이지?”한지훈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많은 강자들이 군주 자리를 노리기 시작했고, 당시 군주는 결국 퇴위당하며 부르봉 왕조가 무너진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찰리 대제는 그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실력을 지니고 있었기에 군주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죠.”“그 후 그는 플랜지 제국을 이끌고 오륙을 휩쓸며, 국경을 우란산까지 확장했습니다. 원래 목표는 용국이었으나 어떤 이유에선지 갑자기 이 성에서 급사해 버렸습니다.”한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이것은 무도 현세가 곧 다시 열릴 것이라는 소문이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강력한 증거였다.용국에서만 무력을 기반으로 왕권이 바뀐 것이 아니라,
굳이 물어볼 필요도 없이,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전날 수업을 빠진 한군림임이 틀림없었다!어쨌든 서 도령은 홀로 교실 문 앞에 나타날 리가 없는 인물이었다! 게다가 한지훈의 옷차림은 너무 평범해서 도저히 명문가 출신처럼 보이지 않았다.장령풍과 동방설령은 한지훈을 몇 번 훑어보고는 바로 고개를 돌렸다.이런 작은 인물쯤은 언제든 가볍게 밟아줄 수 있었으니, 굳이 시간을 낭비할 이유도 없었다.하지만 한지훈은 그들의 시선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조용히 빈자리에 앉았다.오늘의 시간표를 한 번 훑어본 장령풍은 코웃음을 쳤다.어제 여청양을 건드려 놓고, 오늘도 뻔뻔하게 그의 강의를 들으러 왔다고?한지훈은 정말 죽고 싶다는 건가?!예상대로 잠시 후, 여청양이 실험 도구와 사전에 준비한 강의 자료를 들고 교실에 들어섰다.문을 열자마자 여청양의 시선은 바로 한지훈에게 고정되었다.그는 이미 서 도령를 본 적 있었으니 굳이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이 사람이 바로 어제 결석한 용국의 젊은이, 한 군림이었다!“자네가 한군림인가?”여청양은 강단으로 올라가면서 날카로운 어조로 물었다.한지훈은 그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학생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지훈에게 쏠렸다.어제 여청양을 건드린 것도 모자라, 오늘은 대놓고 무시한다고? 이 얼마나 오만한 태도인가!“한군림 이게 무슨 태도지? 내가 묻고 있지 않나!”여청양은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책상 위에 세게 내던지며, 눈에서 불꽃이 튀는 듯 노려봤다.여청양이 화를 내자 교실 안의 학생들은 다들 재미있다는 듯 구경하기 시작했다.무도 학원의 배경이 얼마나 무서운지 여기 있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었다.교장인 안드레는 오륙의 10대 명문가조차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인물이었으니, 그런 학원에서 누가 감히 거들먹거릴 수 있을까?그런데 한지훈은 감히 교수까지 무시하고 있었다!한지훈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여청양은 냉소하며 말했다.“어제 내가 뭐라고 했는지 다들 기억하지? 내 수업
무도 학원이 설립된 지 고작 일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한지훈이 첫 번째 퇴학생이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게다가, 무도 학원의 규율에 따르면 단순한 규칙 위반 정도로 퇴학당하는 일은 없었다.심지어 수련 중 실수로 동료를 중상에 빠뜨리거나, 최악의 경우 상대를 죽이더라도 퇴학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한지훈이 정말로 퇴학당한다면,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용국의 국격이 무너지는 일이었다.다른 나라에서 온 학생들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여청양을 바라봤다.용국의 존엄성을 이렇게 쉽게 짓밟아도 된다는 것인가?! 여청양의 말을 듣자, 문을 나서려던 한지훈의 발걸음이 멈춘 뒤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흥미롭다는 듯 여청양을 바라봤다.“제가 잘못 들은 것입니까? 저를 퇴학시킨다고요?”그러자 여청양은 비웃듯 두 번 웃고는 차갑게 말했다.“아주 잘 들었다, 너는 지금부터 퇴학이다. 당장 용국으로 돌아가!”그 말에 한지훈은 손가락을 살짝 흔들며 나지막이 말했다.“여청양 당신은 그냥 평범한 선생님일 뿐일 텐데요. 학원 규정에 따르면, 선생님은 학생을 퇴학시킬 권한이 없습니다!”“지금 당신이 하는 짓은 도를 넘었습니다!”여청양은 이 말을 듣고 차갑게 웃기 시작했다. 확실히 학칙에는 이 조항이 있었지만, 이곳에 와서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단순한 배경 없이 올 수 있을 리 없었다. 여청양 자신도 화산파 출신이었고, 화산은 이미 오륙의 주요 세력들과 깊게 얽혀 있었다.그가 나서기만 하면, 교장 안드레조차 섣불리 반박하지 못할 터였다.게다가, 단지 학생 한 명을 퇴학시키는 것인데 무도 학원이 이런 사소한 일로 화산과의 사이를 틀어지게 할 리 있겠는가? “그래, 난 네 말대로 평범한 선생일 뿐이지. 하지만 내 뒤에는 화산이 있다! 내가 널 퇴학시킨다고 하면 아무도 네 편이 되지 못할 거다!”여청양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확실히 오륙의 10대 가문 중 절반 이상이 화산과 연관이 있을 정도로 화산의 영향력은 막강했다.여청양이
여청양은 자신만만하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기 너머의 주임은 상대가 용국 출신이라는 말을 듣자, 순간 말문이 막혔다.안드레 원장은 늘 강조해 왔다.절대, 절대, 웬만하면 용국 사람을 건드리지 말라고.그는 이미 한 번 용국에 가서 무릎 꿇은 기억이 있었다.그런데 여청양은 용국 출신 교사였기 때문에, 이 같은 지시는 그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모두가 여청양은 당연히 용국 학우들을 감싸줄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의 전화는 주임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이건 제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안드레 교장님께 직접 여쭤봐야 할 것 같습니다.”주임의 말에, 여청양의 자신감은 더욱 불타올랐다.안드레가 승인만 하면, 10분도 채 안 돼서 퇴학 서류에 도장이 찍힐 거라고 확신했다.곧장 전화기를 내려놓은 주임은 서둘러 안드레의 사무실로 뛰어갔다.“교장 선생님, 여청양 교사가 용국 학우 한 명을 퇴학시키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신문을 읽고 있던 안드레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냥 알아서 하게 둬.”그런데, 신문을 접는 순간 그의 눈빛이 급격히 차가워졌다.“잠깐... 그 학생 성이 뭐라고?”“아, 아직 확인을 못 했습니다. 잠시만요!”주임은 급하게 다시 여청양에게 전화를 걸었다.“여 선생님, 퇴학시킬 학생 이름이 뭡니까?”“한군림입니다!”여청양은 승리를 확신한 얼굴로 대답했고, 주임이 한군림의 이름을 기입하기만 하면 그는 당장 학교에서 제명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교장 선생님, 그 학생은 한군림이라고 합니다!”주임이 전화기를 내려놓고 공손하게 말했다. 뭐!? 안드레는 순간 사무실 책상을 부술 뻔했다, 누가 감히 한군림을 퇴학시키겠다는 건가?안드레조차 그런 결정을 내릴 용기가 없었다.“어서 가! 내가 나서긴 어려우니까 자네가 직접 가보게! 그 학생에게 절대 미움을 사면 안 돼, 알겠나?”안드레의 다급한 목소리에 주임 아이모스는 얼굴이 하얘졌고, 그는 안드레가 이토록 조급해하는 것을 처음 보았다.
아이모스의 말이 끝나자, 교실 전체가 얼어붙었고 모든 학생들은 멍하니 여청양을 바라보았다.화산과 무도학원 고위층 사이의 관계는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었다.그런데도 아이모스는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았다.수십 명의 학우들 앞에서 여청양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고, 너무나도 수치스러운 순간이었다.더욱 치욕스러운 건, 한군림이 방금 전 감히 그에게 내기를 걸었다는 것이다.설령 그가 해고되는 한이 있어도, 무도 학원에서는 그를 퇴학시킬 수 없다 하지 않았던가!여청양은 완전히 얼어붙었고, 한지훈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떻습니까, 여 선생님? 방금 저를 퇴학시킨다고 하셨고, 그 누구도 날 못 지켜준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금 결과는 당신이 한 말이랑 매우 다르군요.”이 한마디에, 여청양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그는 분노와 굴욕으로 온몸을 떨며 아이모스에게 빠르게 다가갔다.“아이모스 선생님, 지금 보셨죠? 이 학생은 저를 선생으로 대하지 않습니다! 전 학생들 앞에서 날 조롱하고 있어요! 이런데 제가 무슨 낯으로 계속 교사직을 유지하겠습니까?!”여청양은 마치 최후의 카드를 꺼내듯 외쳤다.한군림을 퇴학시키든, 자신이 퇴직을 하든 둘 중 하나였다!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여청양을 바라보았다. 누구도 교사가 자신의 직위를 걸고 학생과 맞서는 장면을 상상하지 못했다.“여 선생, 이건 사실을 왜곡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학생을 존중하지 않은 것 아닙니까? 그럼 제가 묻죠. 이 학생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습니까?”아이모스는 여청양의 체면을 조금도 세워주지 않고 반박했다. “그... 그가 아까 한 말만 봐도 알 수 있잖습니까?! 그런 태도로 앞으로 제가 학우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설마… 설마 저더러 그만두라고 말씀하시지는 않겠지요?!”여처양은 얼굴을 붉히며 큰 소리로 말했다. “그만두라고요?”아이모스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여 선생, 지금 사직서를 들먹이며 날 협박하는 겁니까? 아니면 무도 학원을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