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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4화

Author: 봄가을
“한 선생님, 이 그림에 관심 있으십니까? 원하시면 사람을 불러서 거실로 옮기겠습니다.”

필칸트는 한지훈이 거의 오후 내내 지하실에 머물러 있는 걸 보고, 직접 갓 짜낸 과일주스를 들고 그에게 다가갔다.

한지훈은 필칸트를 흘깃 바라보고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이 그림 자체는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지하실을 벗어나면 이 그림은 완전히 무의미해진다.

이 고성 아래에는 틀림없이 어마어마한 비밀이 묻혀 있을 것이다!

한지훈이 고개를 젓자, 필칸트는 다급히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한 선생님, 이 그림은 옛날에 찰리 대제가 직접 그린 것이라고 전해집니다. 우리 가문의 어르신들 말씀으로는, 찰리 대제는 과거에 역외 전장에서 돌아온 강자였다고 합니다!”

“뭐라고? 역외 전장에서 돌아온 강자라니? 그 말은 그는 원래 플랜지 제국의 국주가 아니었단 말인가?”

한지훈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고, 필칸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이 찰리 대제는 플랜지 제국을 통일한 찰리 대제와는 전혀 다른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의 업적이 워낙 위대해서 후세 사람들이 그에게 같은 칭호를 붙인 겁니다.”

“가문의 기록에 따르면, 당시 역외 강자들이 대거 귀환하면서 각국이 플랜지 제국을 압박했을 뿐 아니라, 플랜지 제국 내부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어떤 문제이지?”

한지훈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많은 강자들이 군주 자리를 노리기 시작했고, 당시 군주는 결국 퇴위당하며 부르봉 왕조가 무너진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찰리 대제는 그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실력을 지니고 있었기에 군주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죠.”

“그 후 그는 플랜지 제국을 이끌고 오륙을 휩쓸며, 국경을 우란산까지 확장했습니다. 원래 목표는 용국이었으나 어떤 이유에선지 갑자기 이 성에서 급사해 버렸습니다.”

한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은 무도 현세가 곧 다시 열릴 것이라는 소문이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강력한 증거였다.

용국에서만 무력을 기반으로 왕권이 바뀐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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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사위   제2615화

    굳이 물어볼 필요도 없이,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전날 수업을 빠진 한군림임이 틀림없었다!어쨌든 서 도령은 홀로 교실 문 앞에 나타날 리가 없는 인물이었다! 게다가 한지훈의 옷차림은 너무 평범해서 도저히 명문가 출신처럼 보이지 않았다.장령풍과 동방설령은 한지훈을 몇 번 훑어보고는 바로 고개를 돌렸다.이런 작은 인물쯤은 언제든 가볍게 밟아줄 수 있었으니, 굳이 시간을 낭비할 이유도 없었다.하지만 한지훈은 그들의 시선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조용히 빈자리에 앉았다.오늘의 시간표를 한 번 훑어본 장령풍은 코웃음을 쳤다.어제 여청양을 건드려 놓고, 오늘도 뻔뻔하게 그의 강의를 들으러 왔다고?한지훈은 정말 죽고 싶다는 건가?!예상대로 잠시 후, 여청양이 실험 도구와 사전에 준비한 강의 자료를 들고 교실에 들어섰다.문을 열자마자 여청양의 시선은 바로 한지훈에게 고정되었다.그는 이미 서 도령를 본 적 있었으니 굳이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이 사람이 바로 어제 결석한 용국의 젊은이, 한 군림이었다!“자네가 한군림인가?”여청양은 강단으로 올라가면서 날카로운 어조로 물었다.한지훈은 그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학생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지훈에게 쏠렸다.어제 여청양을 건드린 것도 모자라, 오늘은 대놓고 무시한다고? 이 얼마나 오만한 태도인가!“한군림 이게 무슨 태도지? 내가 묻고 있지 않나!”여청양은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책상 위에 세게 내던지며, 눈에서 불꽃이 튀는 듯 노려봤다.여청양이 화를 내자 교실 안의 학생들은 다들 재미있다는 듯 구경하기 시작했다.무도 학원의 배경이 얼마나 무서운지 여기 있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었다.교장인 안드레는 오륙의 10대 명문가조차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인물이었으니, 그런 학원에서 누가 감히 거들먹거릴 수 있을까?그런데 한지훈은 감히 교수까지 무시하고 있었다!한지훈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여청양은 냉소하며 말했다.“어제 내가 뭐라고 했는지 다들 기억하지? 내 수업

  • 용왕사위   제2616화

    무도 학원이 설립된 지 고작 일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한지훈이 첫 번째 퇴학생이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게다가, 무도 학원의 규율에 따르면 단순한 규칙 위반 정도로 퇴학당하는 일은 없었다.심지어 수련 중 실수로 동료를 중상에 빠뜨리거나, 최악의 경우 상대를 죽이더라도 퇴학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한지훈이 정말로 퇴학당한다면,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용국의 국격이 무너지는 일이었다.다른 나라에서 온 학생들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여청양을 바라봤다.용국의 존엄성을 이렇게 쉽게 짓밟아도 된다는 것인가?! 여청양의 말을 듣자, 문을 나서려던 한지훈의 발걸음이 멈춘 뒤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흥미롭다는 듯 여청양을 바라봤다.“제가 잘못 들은 것입니까? 저를 퇴학시킨다고요?”그러자 여청양은 비웃듯 두 번 웃고는 차갑게 말했다.“아주 잘 들었다, 너는 지금부터 퇴학이다. 당장 용국으로 돌아가!”그 말에 한지훈은 손가락을 살짝 흔들며 나지막이 말했다.“여청양 당신은 그냥 평범한 선생님일 뿐일 텐데요. 학원 규정에 따르면, 선생님은 학생을 퇴학시킬 권한이 없습니다!”“지금 당신이 하는 짓은 도를 넘었습니다!”여청양은 이 말을 듣고 차갑게 웃기 시작했다. 확실히 학칙에는 이 조항이 있었지만, 이곳에 와서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단순한 배경 없이 올 수 있을 리 없었다. 여청양 자신도 화산파 출신이었고, 화산은 이미 오륙의 주요 세력들과 깊게 얽혀 있었다.그가 나서기만 하면, 교장 안드레조차 섣불리 반박하지 못할 터였다.게다가, 단지 학생 한 명을 퇴학시키는 것인데 무도 학원이 이런 사소한 일로 화산과의 사이를 틀어지게 할 리 있겠는가? “그래, 난 네 말대로 평범한 선생일 뿐이지. 하지만 내 뒤에는 화산이 있다! 내가 널 퇴학시킨다고 하면 아무도 네 편이 되지 못할 거다!”여청양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확실히 오륙의 10대 가문 중 절반 이상이 화산과 연관이 있을 정도로 화산의 영향력은 막강했다.여청양이

  • 용왕사위   제2617화

    여청양은 자신만만하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기 너머의 주임은 상대가 용국 출신이라는 말을 듣자, 순간 말문이 막혔다.안드레 원장은 늘 강조해 왔다.절대, 절대, 웬만하면 용국 사람을 건드리지 말라고.그는 이미 한 번 용국에 가서 무릎 꿇은 기억이 있었다.그런데 여청양은 용국 출신 교사였기 때문에, 이 같은 지시는 그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모두가 여청양은 당연히 용국 학우들을 감싸줄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의 전화는 주임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이건 제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안드레 교장님께 직접 여쭤봐야 할 것 같습니다.”주임의 말에, 여청양의 자신감은 더욱 불타올랐다.안드레가 승인만 하면, 10분도 채 안 돼서 퇴학 서류에 도장이 찍힐 거라고 확신했다.곧장 전화기를 내려놓은 주임은 서둘러 안드레의 사무실로 뛰어갔다.“교장 선생님, 여청양 교사가 용국 학우 한 명을 퇴학시키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신문을 읽고 있던 안드레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냥 알아서 하게 둬.”그런데, 신문을 접는 순간 그의 눈빛이 급격히 차가워졌다.“잠깐... 그 학생 성이 뭐라고?”“아, 아직 확인을 못 했습니다. 잠시만요!”주임은 급하게 다시 여청양에게 전화를 걸었다.“여 선생님, 퇴학시킬 학생 이름이 뭡니까?”“한군림입니다!”여청양은 승리를 확신한 얼굴로 대답했고, 주임이 한군림의 이름을 기입하기만 하면 그는 당장 학교에서 제명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교장 선생님, 그 학생은 한군림이라고 합니다!”주임이 전화기를 내려놓고 공손하게 말했다. 뭐!? 안드레는 순간 사무실 책상을 부술 뻔했다, 누가 감히 한군림을 퇴학시키겠다는 건가?안드레조차 그런 결정을 내릴 용기가 없었다.“어서 가! 내가 나서긴 어려우니까 자네가 직접 가보게! 그 학생에게 절대 미움을 사면 안 돼, 알겠나?”안드레의 다급한 목소리에 주임 아이모스는 얼굴이 하얘졌고, 그는 안드레가 이토록 조급해하는 것을 처음 보았다.

  • 용왕사위   제2618화

    아이모스의 말이 끝나자, 교실 전체가 얼어붙었고 모든 학생들은 멍하니 여청양을 바라보았다.화산과 무도학원 고위층 사이의 관계는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었다.그런데도 아이모스는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았다.수십 명의 학우들 앞에서 여청양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고, 너무나도 수치스러운 순간이었다.더욱 치욕스러운 건, 한군림이 방금 전 감히 그에게 내기를 걸었다는 것이다.설령 그가 해고되는 한이 있어도, 무도 학원에서는 그를 퇴학시킬 수 없다 하지 않았던가!여청양은 완전히 얼어붙었고, 한지훈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떻습니까, 여 선생님? 방금 저를 퇴학시킨다고 하셨고, 그 누구도 날 못 지켜준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금 결과는 당신이 한 말이랑 매우 다르군요.”이 한마디에, 여청양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그는 분노와 굴욕으로 온몸을 떨며 아이모스에게 빠르게 다가갔다.“아이모스 선생님, 지금 보셨죠? 이 학생은 저를 선생으로 대하지 않습니다! 전 학생들 앞에서 날 조롱하고 있어요! 이런데 제가 무슨 낯으로 계속 교사직을 유지하겠습니까?!”여청양은 마치 최후의 카드를 꺼내듯 외쳤다.한군림을 퇴학시키든, 자신이 퇴직을 하든 둘 중 하나였다!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여청양을 바라보았다. 누구도 교사가 자신의 직위를 걸고 학생과 맞서는 장면을 상상하지 못했다.“여 선생, 이건 사실을 왜곡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학생을 존중하지 않은 것 아닙니까? 그럼 제가 묻죠. 이 학생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습니까?”아이모스는 여청양의 체면을 조금도 세워주지 않고 반박했다. “그... 그가 아까 한 말만 봐도 알 수 있잖습니까?! 그런 태도로 앞으로 제가 학우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설마… 설마 저더러 그만두라고 말씀하시지는 않겠지요?!”여처양은 얼굴을 붉히며 큰 소리로 말했다. “그만두라고요?”아이모스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여 선생, 지금 사직서를 들먹이며 날 협박하는 겁니까? 아니면 무도 학원을

  • 용왕사위   제2619화

    이 두 가지 가능성을 제외하면, 여청양이 유일하게 떠올릴 수 있는 건 무도 학원이 정말로 공정함을 중시하는 곳이며, 모든 사람이 반드시 규정에 따라야 한다는 사실이었다!그렇다면 여청양은 절대 한군림을 퇴학시킬 수 없었다. 왜냐하면 한군림은 그다지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전날 수업에 빠진 것도 미리 결석계를 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여청양은 여전히 속이 상했다. 자신은 화산에서 오륙에 파견된 대표이자 무도 학원의 교사인데, 배경도 없는 한군림 하나 제대로 손보지 못한다는 말인가?!여청양이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계산을 하며 고민하고 있을 때, 한지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여 선생님, 당신 신분을 제대로 파악하십시오. 함부로 큰소리치다가는 스스로 망신당할 뿐입니다.”한지훈의 이 말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여청양의 얼굴을 세차게 후려친 듯했다!그리고 한지훈은 말을 끝내자마자 여청양에게 반박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몸을 돌려 교실을 떠나버렸다.한지훈이 교실을 나서는 순간, 모든 사람이 충격에 휩싸였다!그들 중 어느 하나 배경 없는 사람이 없었다. 어떤 이는 오륙의 10대 명문가 자제였고, 어떤 이는 부상 왕실의 일원, 또 어떤 이는 미륙 고위 관료의 자녀였다!하지만 한군림에게 일어난 일이 자신들에게 벌어진다면, 설령 간이 10개라도 여청양에게 이렇게 대놓고 맞서지는 못할 것이다!여청양의 배후 세력을 떠나, 무도 학원 교사라는 신분 하나만으로도 그들은 두려워해야 했다.무엇보다 최종적으로 누가 진법루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여청양에게 1표의 거부권이 있었다!더군다나 무도 학원의 장관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안드레였다!여청양의 얼굴을 깔아뭉개는 건, 곧 안드레의 얼굴에 먹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안드레조차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건 완전히 미친 짓이었다!학생들은 한군림을 부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의 앞날을 걱정하기 시작했다.무도 학원에 온 첫날부터 여청양과 이렇게 격렬하게 충돌했으니, 앞으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까?!장령풍과

  • 용왕사위   제2620화

    필칸트의 진심 어린 고백에 동방설령의 얼굴에는 햇살처럼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그 순간, 그녀는 모든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중심이 되었다!수많은 여학생들이 자신을 질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걸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필칸트는 정말 너무나도 완벽했다.칸트 가문의 떠오르는 신성일 뿐 아니라, 오륙 전역에서 안드레의 제자와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었다!이런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 여자가 어디 있을까?!누군들 이런 남자가 자신의 추종자나 연인이 되기를 바라지 않겠는가?!그 순간, 한군림 때문에 생겼던 온갖 불쾌한 감정들이 전부 사라져 버렸다.“필칸트, 고마워!”동방설령은 뜨거운 열정과 로맨스를 상징하는 붉은 장미를 받아들며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설령, 학교에서 누가 널 괴롭히면 언제든 나에게 말해. 난 좀 볼일이 있어서, 이따 다시 찾아올게.”필칸트는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돌려 한지훈의 방향으로 걸어갔다.필칸트가 떠나자, 동방설령은 순식간에 인파에 둘러싸였다.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그들의 눈에 동방설령은 용국의 한 가문에서 온 평범한 소녀에 불과했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필칸트의 등장과 그 장미 한 다발 덕에 동방설령의 위치는 질적으로 도약했다!무도 학원에서는 누구도 필칸트를 무시할 수 없었고, 이곳은 심지어 살인이 허용되는 곳이었기에 강자가 곧 법이었다.강자를 존중하거나 따르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배경과 신분을 가졌더라도 살아남지 못할 수 있었다.장령풍도 사람들 틈을 헤치고 다가오며, 눈썹을 찌푸린 채 동방설령을 바라보았다.“동방 아가씨, 설마 필칸트와 그런 관계가 있을 줄은 몰랐군요.”그의 목소리에는 명확한 놀라움이 묻어났다.필칸트가 누구인가?무도 학원에 입학한 첫날부터, 그는 이미 학원 최고의 실력자로 소문이 자자했다.그런 인물이 동방설령에게 노골적으로 구애한다는 건 동방설령에게 강력한 보호막이 생긴 것이나 다름없었다.앞으로 무도 학원에서 누가 감히 그녀를 괴롭힐 수 있겠는가?특히, 필칸트는 떠나

  • 용왕사위   제2621화

    비록 장령풍이 장씨 가문 출신이라 해도, 필칸트의 여자 친구 앞에서는 저도 모르게 한 수 접는 느낌이었다!여긴 오륙이지 용국이 아니었고, 장씨 가문의 체면은 이곳에서 통하지 않았다.방금 전, 화산파의 체면조차도 아무렇지 않게 짓밟혔으니 말이다.“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모두 용국에서 왔잖아요. 앞으로 서로 도와야죠!”동방설령은 온화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장령풍은 그녀의 말에서 의도를 단번에 읽어냈고,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아까 보니까, 동방 아가씨도 한지훈의 오만한 태도가 못마땅하신 것 같던데요?”“흥!”동방설령은 싸늘하게 코웃음을 쳤다.“한씨 가문과 우리 동방 가문 사이에는 피맺힌 원한이 있어요. 그가 한용의 손자든 아니든, 내가 살아 있는 한 그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장령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장씨 가문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지훈이 살아있었을 때 그가 우리 장씨 가문의 장도령을 살해했죠! 그리고 제 형 장월동도 그의 손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이 원한을 갚지 못하면 사내가 아니죠! 한군림의 정체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해도, 국왕과 그렇게 가까운 자라면 한씨 가문이 아니면 누가 있겠습니까?”동방설령은 장령풍의 분석에 깊이 공감하며 여러 번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우리가 더더욱 힘을 합쳐야겠네요. 우리 두 사람이 손잡고도 그자를 없애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우스운 일이겠죠?”장령풍은 재빨리 동의했다.사실 동방설령이 먼저 말하지 않았다 해도, 그는 스스로 이 제안을 하려고 했을 것이다.“듣기로는 일주일 내에 무도 학원에서 첫 번째로 자질이 뛰어난 학원생들을 뽑아 진법루에 들여보낸다던데, 그게 사실인가요?”동방설령이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묻자, 장령풍은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지금 많은 학원생들이 이미 가족의 인맥을 동원해 이 자리를 차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용국에서 온 우리 여덟 명에게 주어진 자리는 겨우 두세 자리뿐입니다. 이건 그나

  • 용왕사위   제2622화

    진법루 이야기가 나오자, 동방설령의 눈빛이 갑자기 굳어졌다.그녀는 며칠 전, 오륙 전역을 뒤흔든 그 붉은 빛을 떠올렸다!모두가 칭기즈 칸이 남긴 전설의 진법을 노리고 왔는데, 누군가는 그것을 손에 넣고도 곧장 파괴해 버렸다!그 사람이 대체 어디서 왔는지, 어떤 존재인지, 아직까지도 오륙의 수많은 세력들이 추적 중이었다.무도 학원 또한 전력을 다해 그 사람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사실 우리가 정말 손을 잡아야 할 사람은, 바로 그 진법을 파괴한 사람이에요. 그야말로 최정상급의 천재죠. 진법 상자를 열고도 진법의 반작용을 받지 않은 사람은 수백 년 동안 단 한 명도 없었으니까요!”동방설령은 어린 시절부터 오륙에서 자랐기에 진법루에서 가장 고귀한 진법을 파괴한 사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장령풍은 고개를 저으며 씁쓸하게 웃었다.“사실 우리 장씨 가문 쪽에서도 사람들을 보내 추적 중이지만, 그 사람에 대한 단서가 전혀 없습니다. 그날 반 진법루를 지키던 경비원들도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하더군요!”“진법루는 외관상 목조 건물처럼 보여도, 주변이 모두 강력한 진법으로 강화되어 있습니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천신계 고수조차 무단으로 침입하는 건 불가능합니다.”“그러니까 가능성은 둘 중 하나예요. 첫째, 그 사람의 배경이 너무 막강해서, 아무도 그의 정체를 입 밖에 내지 못하는 경우. 둘째, 외부에서 온 절대 고수가 세속으로 잠시 내려와 그 진법을 파괴하고 떠난 경우죠.”장령풍의 이런 추측은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었다.역외 강자들이 역외에서 세속으로 잠입하면 그 비진을 파괴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았다. 칭기즈 칸이 남긴 진법은 너무나 강력했기에, 만약 무도 학원 학생들이 그것을 손에 넣는다면 향후 오륙의 권력 균형이 완전히 무너질 것이 뻔했다.하지만 동방설령은 장령풍의 두 번째 추측을 단호하게 부정했다.학원장 안드레는 외부 강자들과 교류가 있었고, 만약 외부 강자가 한 일이라면 안드레가 학원 전체에 수색 명령을 내릴 이유가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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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사위   제2665화

    한편 그 시각, 알파 가문 역시 일찍이 안드레로부터 통지를 받고는 부대 전체를 동원하여 고성 문어귀에서 한지훈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점잖게 문 앞에 선 알파 멀린은, 다가오는 검은색 롤스로이스를 향해 목례를 하고 있었다. 안드레와 한지훈 두 사람이 나란히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자마자, 알파 멀린은 급히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 맞이했다. “한 선생님, 안드레 선생님, 두 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는 현세대 족장 알파 멀린이라고 합니다!”알파 멀린은 다시 한번 한지훈과 안드레를 향해 귀족 인사를 하였다. “어? 이름이 알파 멀린이라고? 너희 가문도 이름 짓는 규칙이 우리 용국과 같구나!”한지훈은 고성으로 들어서면서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한 선생님, 저희 가문은 로마왕 옥타비아누스에서 유래하여, 고대 로마 시기로부터 유럽에서는 용국과 똑같은 방법으로 이름을 지어왔습니다!”“다만 그 후 야만족이 로마 제국을 격파했는데, 그들은 본래 이름이 없었던 탓에 로마 시기의 통치를 제대로 구분하기 위하여 이름 짓는 법을 아예 바꾼 겁니다!”알파는 한지훈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한지훈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알파의 말대로 구 로마 시대의 이름은 용국과 다를 바 없었다. 어느새 그들은 고성의 거실에 들어서게 됐고, 알파는 거실에 남은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다들 물러나라는 뜻을 보였다. 한지훈과 안드레는 절대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만큼 필연적으로 중요한 일과 연관되어 있었기에 절대 외부인에게 그들의 소식이 전해져서는 안 됐다. “한 선생님, 이번에 어렵게 방문해 주셨는데 제가 뭐 좀 도와드릴 거라도 있을까요?”알파는 한지훈을 위해 차를 따르면서 웃는 얼굴로 물었다. 자고로 알파 가문은 커피는 전혀 마시지 않고 차만 마셔왔다. 이 습관은 구 로마 시대부터 줄곧 전해 내려온 것이다. “역외 강자가 돌아오는 사실에 대해 당신도 잘 알고 있을 거라 믿어. 게다가 내가 알기로는 일단 그들이 돌아오면 다시 한번 무도로 나라를

  • 용왕사위   제2664화

    안드레의 눈동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에, 서영호는 온몸을 떨었다. 하지만 서영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안드레는 다시 한번 손바닥을 휘두르더니 방금 한지훈에게 불경한 태도를 보인 그 젊은 여자 역시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었다. “어라?”이를 지켜본 서영호의 졸개들은 크게 놀라 바로 무릎을 꿇었다. 방금 전까지 보인 그 위풍은 볼 수가 없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안드레의 따귀에 너덜너덜해진 모습에, 서영호는 식은땀을 비 오듯 흘렸다. “알겠어요... 저... 무릎 꿇을게요! 꿇는다고요!”결국 서영호는 안드레를 향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털석하는 소리와 함께 한지훈의 발밑에 무릎을 꿇었다. “한... 한지훈, 네가... 감히 내 절을 받을 줄이야?”하지만 그는 여전히 달갑지 않았다. “감히 못할게 뭐가 있어?”한지훈은 싸늘한 표정으로 서영호를 쳐다보았다. 그의 성격상, 그는 서영호를 전혀 개의치 않았다. 게다가 그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역외 강자라 하더라도 용국의 근본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절대 쉽게 물러서지 않을 생각이었다. 서영호는 이를 꽉 깨물고 있었지만, 눈앞의 상황에 어쩔 수 없이 마음속 분노를 참고는 한지훈을 향해 연속 세 번 절을 했다. 안드레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서영호를 힐끗 쳐다보더니, 몸을 돌려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 선생님, 이 무식한 놈들을 한 번만 용서해 주시죠. 이들... 또한 협박을 받긴 했을 겁니다!”손가락으로는 뒤쪽에서 여전히 무릎 꿇고 있는 유럽 귀족들을 가리켰다. 그러자 한지훈은 살짝 손을 흔들었다. 이 사람들을 모두 죽였다가는 그저 대란에 빠지게 될 뿐이다. 혼란스러운 유럽은 용국에게도 매우 불리하다. 일단 역외 강자가 돌아오게 되면, 각국의 군주 체계를 전복시킬 것이고 그렇게 되면 유럽과 용국은 동병상련을 겪게 된다. 적군의 적군이, 바로 아군이 되는 격이다. “유럽에는 영국 왕실 외에 또 발언권이

  • 용왕사위   제2663화

    “음... 안드레 선생님, 이건 엄연히 저희 용국 집안의 일이니 선생님께서는 굳이 끼어들진 마시죠?”서영호는 서천술의 신분을 빌려 안드레와 좋은 인연을 맺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가 다시 입을 떼기도 전에, 안드레는 냅다 손바닥을 휘둘렀다. “팍!”비할 데 없이 우렁찬 소리가 산골짜기에 울려 퍼졌다. 서영호는 안드레의 강한 따귀를 감당해내지 못했다. 결국 아예 몸이 거꾸로 날아가 버렸고, 이빨마저 세 개나 떨어졌다. 그러나 서영호는 필경 예사로운 강자가 아니고, 엄연히 역외 강자의 적장자였기에, 이 따귀는 그에게 약간의 외상만 입혔을 뿐 골격은 전혀 다치지 않았다. 만약 일반적인 삼성 지급 천왕계였다면 진작에 얼굴마저 변형됐을 것이다. 서영호는 허우적거리며 땅에서 일어나, 두 눈에 불을 뿜어내며 안드레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는 곧 마음속 분노를 억누르고는 살기 어린 눈빛을 거두었다. “무릎 꿇어!”안드레는 서영호를 향해 삿대질하며 노호하였다. 뭐라고? 그러자 서영호는 고개를 들어 반박하기 시작했다. “안드레 선생님, 전 무도 학원의 학생으로서 당신을 매우 존중합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도 잊으시면 안 되죠. 제가 역외 강자의 자식이라는 것을!”결국 서영호는 더 이상 양보할 것도 없어 바로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역외 강자? 흥! 우리 유럽에는 역외 강자가 없는 줄 알아? 나한테 지금 협박하는 거야?”안드레의 눈빛은 더욱 무거워졌다. 서영호는 그제야 만장에 있는 수만 명의 사람들 중 오직 안드레만이 우뚝 서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10대 가문조차도 순순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 안드레가 단단히 화가 났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이 방금 한 행동이 확실히 부적절하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저기... 안드레 선생님, 부디 오해하지는 말아 주세요. 저는 단지 아버지를 대신하여...”“무릎 꿇어!”서영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안드레는 다시 한번 노호했다. 한편 그의 주먹은 희미한 흰 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서영호가 다시 한번 감히

  • 용왕사위   제2662화

    듣기가 극히 불편한 그 목소리는, 곧바로 수만 명의 눈길을 이끌었다. 방금 유럽 4대 천신계 고수들을 전부 칼로 찔러 죽인 한지훈인데, 대체 누가 감히 이 상황에 여전히 망언을 퍼붓는 거지? 죽고 싶어 환장한 건가? 이내 산기슭에서 한 쌍의 선남선녀가 귀족들의 곁을 지나치면서 걸어 들어왔다. 일제히 땅에 무릎을 꿇은 많은 사람들을 곁을 무심히 지나치는 한 쌍의 젊은 남녀는 이상하게도 유달이 눈에 띄었다. 한지훈은 서늘한 눈빛으로 선두에 선 젊은 남자를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 “뭐?”젊은 남자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표정을 보였다. “한지훈, 천신계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는 마. 역외 강자와 비교했을 때, 천신계는 그저 졸개일 뿐이야!”“당신이 죽인 그 사람, 역외 색슨족의 대표 맞지? 그나저나 용국의 역외 강자와 색슨족이 연맹 대계를 상의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어?”“너 한 사람이 저지른 일 때문에 연맹 대계가 물거품이 된다면, 네가 그걸 책임질 수 있어?”그러자 한지훈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뭐? 넌 대체 어떻게 그렇게 자세하게 알고 있는 건데. 역외랑은 어떤 사이인 건데?”이내 젊은 남자 옆에 요염하게 서있던 한 여자가 앞으로 나아가 남자의 팔을 잡고는 말했다. “감히 서 도련님도 몰라 보다니, 정말 무식하네! 서 도련님을 보고도 무릎 꿇지도 않고 인사도 안 해? 정말 교양도 없구나!”서영호? 한지훈은 전에 진우로부터 그 이름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는 바로 화산이 무도 학원에 추천한 수강생이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그는 역외 강자 서천술의 적장자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용국 무종에서도, 서영호의 소문은 항상 어마무시했다. 그러나 정작 직접 대면해 보니, 오만 가득한 태도밖에 보이지 않았다. “무릎 꿇는 건 이번에는 그냥 봐줄게. 그러니 혈령단이나 내놓아!”서영호는 오만한 표정을 한 채 다짜고짜 손을 내밀어 마치 자기 집 물건을 달라고 하는 것처럼 당연한 듯 요구했다. “내가 안 주겠다고 하면?”한지훈의 표

  • 용왕사위   제2661화

    몇몇 귀족들은, 알렉산더를 상징하던 은색 장총 마크를 아예 떼어내고는 발로 짓밟기까지 했다. “한지훈, 너... 너는 나를 죽일 수 없어. 난 유럽 지역의 색슨족 역외 강자 대표야! 네가 나를 죽이면 우리 배후 세력들이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알렉산더의 말에, 모든 유럽 귀족들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적대시하는 눈빛으로 알렉산더를 쳐다보았다. 색슨족? 약 천 년 전, 바로 색슨족의 침입으로 유럽 전체가 도탄에 빠진 적이 있었다. 두 발로 걷는 짐승과 다를 바 없었던 그들은 심지어 몇 살짜리 아이들조차도 가만히 놔두지 않고, 지나가는 곳마다 피를 튀겼다. 그 후, 프랑크왕이 직위에 오르고 나서야 색슨족 전부를 유럽에서 쫓아낸 것이다. “죽여!”“죽여버려!”“이 짐승 같은 놈!”이내 한바탕 사람들의 노호가 들려왔다. 그들이 이렇게까지 분노한 이유는 단지 알렉산더의 신분 때문만이 아니라, 줄곧 과학기술 최고라고 자부하던 자신들의 자랑스러운 유럽이 뜻밖에도 도둑놈을 수천 년 동안 존경해 온 것이 너무나도 자책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이는 그야말로 유럽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날 가만 두지 않을 거라고? 좋아, 그럼 내가 기다릴게!”차갑게 웃음을 보인 한지훈이, 손가락 사이로 힘을 약간 주자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알렉산더의 목은 부러졌다. 그렇게 죄악으로 가득한 시체 한 구가 또 떨어지게 됐다. “이게 바로 당신들의 신앙이야? 이게 바로 유럽의 자부심이냐고?”“적인지 아군인지도 분간 못하면서, 대체 당신들은 뭘 믿고 그렇게 강한 우월감을 갖고 있는 건데?”한지훈은 조롱하는 표정으로 아래에 서있던 모든 유럽 귀족들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안드레조차도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숙이고만 있었다. 이는 마치, 세상 물정 모르는 아이가 자신의 온 가족을 죽인 토비를 줄곧 친부모처럼, 자신의 구세주처럼 간주한 것과 같았다. 만약 한지훈이 아니었다면, 아마 그들의 후손들 역시 줄곧 도둑을 영웅처럼 여겼을 것이다. “무릎 꿇어!”

  • 용왕사위   제2660화

    오릉군 가시가 자신의 가슴을 향해 날아오게 되자, 아서왕은 급히 승리의 검을 들고는 칼을 휘둘러 막아 나섰다. 그러나 그 순간, 굉음과 함께 오릉군 가시는 승리의 검을 관통하여 아서왕의 가슴을 찔렀다. “너... 너... 너 대체 어떻게 삼성 천신의 전력을 가지고 있는 거야?”아서왕은 죽는 순간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에 답답해했다. 한지훈은 분명히 일성 준천신의 실력 밖에 안되는데, 어떻게 두 단계나 더욱 높은 경계를 끌어올릴 수 있는걸가? “넌 굳이 알 필요 없어!”한지훈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 오릉군 가시는 찰나에 멀리 떨어졌다가 다시 돌아와 뒤쪽으로 아서왕을 찔렀다. 쾅! 아서왕의 몸은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어 공중에서 사라졌다. 그의 몸에 있던 뼈들은 무수한 조각으로 부서져 공중에서 흩어져 버리게 됐다. 그렇게 순식간에 네 명의 천신급 강자, 유럽의 신앙이 모두 연기처럼 사라지게 됐다. 아래에서 관전하고 있던 사람들은 결국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지금 이 순간, 그들에게 한지훈은 바로 천신과도 같은 존재였다. 한편 한지훈의 차가운 눈빛은 먼 곳의 그 사람 모양의 깊은 구덩이로 향했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이미 피투성이가 된 알렉산더의 몸은 순식간에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이내 한 손으로 알렉산더의 목덜미를 잡고는 무덤덤한 눈빛으로 물었다. “유럽이 정말 그렇게 대단해?”알렉산더는 더 이상 대답할 힘도 없었다. 그는 이미 위아래 온몸의 모든 뼈가 부서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곧 삼성 지급 천왕계 진입할 강자였다. 적어도 역외 강자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그는 유럽 전역에서 가장 강한 존재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주먹을 휘두를 힘조차 없었다. 한지훈의 차가운 눈빛에 그의 마음은 무거워졌다. 연달아 세 사람이 죽어가는 상황을 모두 지켜본 그였기에, 자신은 결코 죽고 싶지 않았다. 이 상황에 그는 내심 이미 세속적인 것들은 전부 잊어버렸다. 체면이든 영욕이든, 이젠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

  • 용왕사위   제2659화

    그들을 이용해 진법을 연마하다니? 1성 준천신계 강자 한 명이, 4 명의 2 성 현급 천신을 손쉽게 제압하고 있었다.이는 그야말로 그들에 대한 모욕이었다. 특히나 알렉산더는, 그동안 수천 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감히 자신과 맞붙을 때 진법을 연마하는 상대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러나 한지훈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고, 수천수만 명이 보는 앞에서 그들에게 모욕을 안겨주었다. “너희들 할 줄 아는 수법이 고작 이 정도인가 보네. 그럼 이젠 내 차례야!”한지훈은 뒷짐을 진채 거만하게 입을 열었다. 그의 선전포고에 안드레는 식은땀을 금치 못했다. 그래도 방금 이 일에 연루되지 않아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그 역시 필연적으로 죽음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지훈은 심상치 않은 사람 같았다. 뜻밖에도 조금도 다치지 않은 한지훈의 모습에, 주위 모든 사람들은 멍하니 보았다. 아서왕 역시 다소 겁이 났다. 일성 준천신의 실력이 언제부터 이렇게 강해진 거지? 그는 평생 배운 것을 다 보여주고, 또 세 명의 2성 현급 천신과도 손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용국의 젊은 청년을 전혀 다치게 하지도 못했다. 더 싸우더라도 그들에게는 더 이상 이길 승산이 없어 보였다. 그때, 한지훈의 눈빛은 알렉산더를 향했다. “오늘 반드시 날 죽이겠다고 하지 않았어? 좋아, 죽여봐!”이내 한지훈은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더니, 손에 든 은빛의 오릉군 가시가 순식간에 알렉산더에게로 날아갔다. 오릉군 가시는 마치 빛처럼 매우 빠르고, 눈 깜짝할 사이에 알렉산더의 가슴에 박혔다. 이 모든 과정은 1초도 안 되는 시간 안에 발생하여, 알렉산더는 전혀 반응하지도 못했고 그의 손에 든 은색 장총은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이내 마찬가지로 저 멀리 몸이 날아간 그는 맞은편 설산에 부딪히게 됐다. “쾅!”맞은편의 설산은 순식간에 알렉산더에 의해 관통되었고, 그의 몸은 또 날아올라 직접 다른 작은 산까지 부딪히고 나서야 땅밑으로 떨어지게 됐다. “어?”그 장면에

  • 용왕사위   제2658화

    이 결정은 안드레에게 있어서, 유럽의 몇 개 대가문과 철저히 절교하는 것과 다름없었고 심지어 카일 가문에서 제명될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정말 자신을 도무지 설득할 수 없었다. 게다가 지금의 한지훈은 그날 공해상에서의 한지훈과는 완전히 다르다. 당시 그가 직접 목격한 그 수많은 수법들은 아직 발휘되지도 않았다. 한지훈은 그만큼 남다른 존재였기에 그는 자기 자신을 정말 설득할 수가 없었다. 비록 그는 한지훈이 왜 아직도 반격하지 않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는 한지훈의 실제 실력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특히나 그 기괴한 금빛 광막은 세상의 모든 공격을 거의 막아낼 수 있었다. 만약 한지훈이 원하기만 한다면, 굳이 이렇게 강한 압박을 감당할 필요도 전혀 없게 된다. “안드레! 만약 네가 오늘 나서지 않는다면, 넌 유럽인들로부터 죄인 취급을 받을 거야!”결국 아서왕은 노호하였다. 그러나 안드레는 이를 악문 채 눈을 살짝 감았다. 이 순간, 그는 정말 자신을 설득할 수 없었다. 설령 정말 유럽의 죄인이 된다 하더라도, 그는 이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았다. 안드레의 마음이 크게 흔들를 무렵, 갑자기 공중에서는 큰 소리가 들려왔다. “쾅!”굉음과 함께 한지훈 발밑의 음양어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주위의 모든 화초와 나무들이 시들어버렸다. 아래쪽에서 한창 관망하던 사람들조차도 눈 깜짝할 사이에 10살이나 늙어버린 모습이었다. 게다가 안드레는 갑자기 강한 흡인력이 마치 그에게서 중요한 무언가를 뽑아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안드레는 눈을 휘둥그레 뜬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이 순간, 붉은빛 속의 한지훈은 눈에 띄는 속도로 오히려 활력을 되찾고 있었다. “이럴 리가 없어! 한지훈, 너! 널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알렉산더는 눈 깜짝할 사이에 회복하는 한지훈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게다가 그 희끗희끗하던 머리카락도 점점 검은색으로 변하기 시작하자,

  • 용왕사위   제2657화

    “뭐라고?”놀란 다크라가 식은땀을 훔치기도 바쁘게, 그의 몸은 피투성이가 되어 순식간에 수백 미터 밖으로 날아가게 됐다. 아래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놀라서 어안이 벙벙해졌다. 누가 봐도 한지훈이 반드시 죽게 될 거라 확신한 상황에, 결과는 그야말로 예상 밖이었다. 아서왕의 검이 튕겨 나가자마자, 곧이어 다크라의 혈검마저 녹아내렸다. 이건 정말 믿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수사자왕의 장검 역시 허공에서 갑자기 튕겨나가게 되자, 그는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의 온몸을 감싸는 붉은빛을 바라보았다. 비록 한지훈은 조금도 다치지 않았지만, 지금 이 순간 오직 그만이 자신을 보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일단 그 빛 속에 몸을 담그고 있는 한, 한지훈은 전혀 유린당할 수 없게 된다. 즉 그의 몸을 감싸는 붉은빛만 깨뜨리면 그를 사지로 몰 수 있었다. “죽어!”바로 그때, 알렉산더가 갑자기 달려들더니 은색의 장총을 높이 들고는 한지훈의 가슴을 노렸다. “쿵!”큰 굉음과 함께 장총 위로는 불빛이 사방으로 튀었고, 한지훈을 감싸던 그 붉은빛도 다소 약해졌다. “죽으라고!”알렉산더와 아서왕은 거의 동시에 한지훈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수십 발의 총알, 수백 개의 검줄기가 보였다. 마침내 한지훈을 감싸던 붉은빛도 어두워졌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놀라운 눈앞의 장면에, 저도 모르게 두피가 저릿해났다. 네 명의 천신계 강자로부터 거듭되는 공격을 받아오면서도 지금까지 버텨낸 건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안드레, 왜 아직도 가만히 있는 거야! 저놈은 이미 극도로 약해졌어. 얼른 우리랑 같이 협공해야지!”수사자왕은 한창 아래쪽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안드레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이 정도 규모의 대결에서는, 천왕계 강자들의 존재는 근본적으로 무용지물이었다. 천신계 강자에게 대미지를 입힐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단지 천신계 강자뿐이었다. 그들 네 사람은 한지훈을 포위 공격하면서, 이미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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