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청양은 자신만만하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기 너머의 주임은 상대가 용국 출신이라는 말을 듣자, 순간 말문이 막혔다.안드레 원장은 늘 강조해 왔다.절대, 절대, 웬만하면 용국 사람을 건드리지 말라고.그는 이미 한 번 용국에 가서 무릎 꿇은 기억이 있었다.그런데 여청양은 용국 출신 교사였기 때문에, 이 같은 지시는 그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모두가 여청양은 당연히 용국 학우들을 감싸줄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의 전화는 주임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이건 제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안드레 교장님께 직접 여쭤봐야 할 것 같습니다.”주임의 말에, 여청양의 자신감은 더욱 불타올랐다.안드레가 승인만 하면, 10분도 채 안 돼서 퇴학 서류에 도장이 찍힐 거라고 확신했다.곧장 전화기를 내려놓은 주임은 서둘러 안드레의 사무실로 뛰어갔다.“교장 선생님, 여청양 교사가 용국 학우 한 명을 퇴학시키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신문을 읽고 있던 안드레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냥 알아서 하게 둬.”그런데, 신문을 접는 순간 그의 눈빛이 급격히 차가워졌다.“잠깐... 그 학생 성이 뭐라고?”“아, 아직 확인을 못 했습니다. 잠시만요!”주임은 급하게 다시 여청양에게 전화를 걸었다.“여 선생님, 퇴학시킬 학생 이름이 뭡니까?”“한군림입니다!”여청양은 승리를 확신한 얼굴로 대답했고, 주임이 한군림의 이름을 기입하기만 하면 그는 당장 학교에서 제명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교장 선생님, 그 학생은 한군림이라고 합니다!”주임이 전화기를 내려놓고 공손하게 말했다. 뭐!? 안드레는 순간 사무실 책상을 부술 뻔했다, 누가 감히 한군림을 퇴학시키겠다는 건가?안드레조차 그런 결정을 내릴 용기가 없었다.“어서 가! 내가 나서긴 어려우니까 자네가 직접 가보게! 그 학생에게 절대 미움을 사면 안 돼, 알겠나?”안드레의 다급한 목소리에 주임 아이모스는 얼굴이 하얘졌고, 그는 안드레가 이토록 조급해하는 것을 처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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